관심 – 속한 세상에 마음의 길을 내다

“이번에 산 아파트가 대박 터졌어! 빚 좀 지긴 했지만, 주변 시세가 계속 오르니 금방 다 갚고도 남을 것 같아. 자녀 교육과 노후 준비도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잖아.”

직장 동료 김 과장이 연신 싱글벙글이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뜨겁다. 너도나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해 집을 사려고 했고, 그 결과 서울 아파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덩달아 전세난은 심화되고 월세는 폭등하여, 많은 사람이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현실이다. 신혼부부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었고, 자녀를 키우는 가정은 더 넓은 공간을 찾아 헤매다 결국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반면에 지방 도시들은 아파트의 과잉 공급과 인구감소로 미분양 사태가 심각하게 이어지고 있어 건설사들의 줄도산이 코앞인데도 정부와 건설사 모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교회 안에서도 이런 이야기는 예외가 아니다. 주일예배 후 삼삼오오 모여 앉은 교인들의 대화 주제는 자연스레 부동산으로 흘러간다. 누가 얼마를 벌었는지, 어디가 유망한 투자처인지, 심지어는 교회 재정으로 부동산 투자를 해서 선교와 구제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러한 현실은 현대 교회와 크리스천 가정에 심각한 도전과 문제를 던진다. 

첫째, 부동산 투기는 계층 간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양극화를 고착화시키는 주범이 된다. 집 없는 서민은 더욱 살기 힘들어지고, 자산 격차는 다음 세대에게까지 고스란히 이어진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모든 사람이 존엄하게 살아가야 할 땅이 소수의 투기 수단으로 전락하고 공동체적 삶의 기반이 흔들리는 것이다. 

둘째, 이러한 투기적 행위는 기독교의 핵심 가치인 정의와 공평, 이웃 사랑의 정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불로소득에 대한 욕망이 팽배해지면서, 정직한 노동의 가치가 퇴색하고 물질주의적 가치관이 신앙생활에까지 침투하는 양상이다. 과연 이러한 풍토 속에서 그리스도인 가정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을까? 

셋째, 교회조차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교회가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재정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로소득을 통해 교세를 확장하려 하거나, 성도들에게 투기를 권장하는 듯한 인상을 줄 때, 세상으로부터 지탄받을 뿐만 아니라 복음의 본질마저 훼손될 우려가 크다. 실제 서울의 S교회는 교회가 포함된 구역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교회 부지의 수용을 완강히 거부하며 수백억 대의 토지 보상금을 조합에 무리하게 요구하며 철거를 거부하다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우리는 땅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상실한 채 세속적 가치관의 물결에 떠밀려가고 있지는 않은가 심각하게 돌아보아야 할 때다. 

핵심 – 주의 말씀에 길을 묻다

성경은 땅의 소유와 사용에 대해 매우 독특하고 깊이 있는 가르침을 제시한다. 성경 속 땅의 원리에는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공동체 간의 관계를 규정하는 신학적, 인문학적, 교육학적 통찰들이 담겨 있다.

첫째, 땅의 근원적 소유주는 하나님이시다. 구약성경은 일관되게 땅의 주인이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선언한다. 레위기 25:23은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니라 너희는 거류민이요 동거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라고 명시한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기업으로 받았지만, 그 땅에 대한 절대적인 소유권은 여전히 하나님께 있음을 분명히 하는 말씀이다. 인간은 단지 청지기로서, 하나님께서 맡기신 땅을 관리하고 경작하며 그로부터 나오는 소산을 누릴 권리만 가진다. 이는 인간의 유한성과 피조물 됨을 인정하고, 모든 생명의 근원이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하는 겸손한 태도를 요구한다. 땅을 사유재산 이상의 개념으로 이해할 때, 우리는 자연스레 탐욕과 독점에서 벗어나 공동체적 나눔과 정의를 추구하게 된다.

이러한 사상은 비단 이스라엘 백성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시편 24:1은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중에 거하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라고 선언하며, 하나님의 보편적 주권과 온 세상의 소유권이 주께 있음을 강조한다. 이는 모든 피조 세계가 하나님의 것이며, 인간은 그분의 창조 질서 안에서 모든 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신학적 기초를 제공한다. 현대사회에서 부동산을 철저히 사적 소유의 영역으로 간주하고 무한한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은 이러한 성경적 주권 개념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우리는 땅을 소유하고 사용하는 방식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그분의 뜻을 따르고 있는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 땅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진정으로 고백한다면, 우리는 땅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을 멈추고, 땅이 가진 본래의 목적과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세상보다 앞서 노력해야 한다.

둘째, 땅은 생명의 근원이자 공동체의 터전이다. 성경에서 땅은 자산의 개념을 넘어선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땅에서 생명을 내고, 인간에게 땅을 경작하며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명령하신다(창 1:28, 2:15). 땅은 생명을 품고 길러내는 어머니 같은 존재이며, 인간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삶의 터전이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약속된 가나안 땅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묘사되며, 이는 물질적 풍요를 넘어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 속에서 누릴 평화와 번영의 상징이었다. 한편 땅은 인간이 공동체를 형성하고 문화와 역사를 일구어가는 공간으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땅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역사의 장이자 관계의 장이 되는 것이다. 땅을 투기 대상으로만 여길 때, 우리는 그 속에 담긴 생명과 공동체의 가치를 간과하게 된다.

더 나아가, 성경은 땅이 인간의 죄로 인해 저주받고 신음하기도 한다고 말한다(창 3:17-18). 이는 인간과 땅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 준다. 인간의 죄악된 욕망과 탐욕은 땅을 황폐하게 만들고, 불균형을 초래하여 결국 인간 공동체까지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반대로, 인간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회복하고 땅을 청지기적으로 돌볼 때, 땅은 본래의 풍요를 회복하고 모든 생명에게 복을 가져다준다. 따라서 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경제적 손익 계산을 넘어, 우리 삶의 생태학적, 사회적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깨달아야 한다. 부동산 투기는 땅이 가진 생명력을 착취하고, 소수의 이익을 위해 다수의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성경적 가치관에 위배된다.

셋째, 땅은 공평과 정의의 원리가 실현되는 장소다. 성경은 땅의 소유와 분배에 있어 약자와 소외된 자들을 배려하는 희년 제도를 강조한다(레 25장). 50년마다 돌아오는 희년에는 팔렸던 땅이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고, 노예는 해방되며, 빚은 탕감됐다. 이는 부의 편향된 축적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막고, 모든 이가 최소한의 삶의 기반을 유지하며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희년은 경제적 제도를 넘어, 하나님의 정의로운 통치를 땅 위에서 구현하려는 신학적 비전이었다.

얼마 전 타계한 구약학자 월터 브루그만은 그의 저서 《완전한 풍요》에서 성경적 ‘풍요’는 일차원적인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정의와 공동체의 회복을 통해 모두가 함께 누리는 ‘완전한 풍요’임을 강조한다. 그는 특히 ‘장소’(place)를 물질성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다루며, 땅이 상품화되고 독점되는 현실에 저항하고, 성경이 지향하는 공평하고 정의로운 분배의 원리를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브루그만은 소비지상주의와 독점적 소유 개념이 성경적 풍요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저항으로서의 물질성을 통해 하나님의 정의로운 공동체를 회복할 것을 촉구한다. 땅을 사고파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탐욕과 불의가 개입되는 걸 철저히 경계하는 것이다. 신학적으로 볼 때, 희년의 정신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의 복음, 즉 가난한 자에게 기쁜 소식을,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선포하시는 사역과 맞닿아 있다(눅 4:18-19). 결국 땅은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돼야 할 신성한 공간이며, 우리의 소유 방식은 공동체의 안녕과 약자 보호라는 도덕적 책임을 수반한다.

중심 – 말씀에 비추어 갈피를 잡다

그렇다면 크리스천 가정은 부동산에 대해 어떠한 자세를 지녀야 할까?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고 수용하며 지적하고 요구해야 할까?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땅에 대한 성경적 통찰을 근거로 말씀과 상황 모두에서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이다. 

먼저, 땅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하며 청지기 의식을 회복하라. 우리는 토지의 소유자가 아니라 관리자임을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 부동산을 소유하고 사용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은혜의 통로이지, 개인적인 욕망을 채우는 수단이 아니다. 내 땅이라는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창조 질서 안에서 모든 생명이 함께 누려야 할 공공재로서의 땅을 인식해야 한다.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니라 너희는 거류민이요 동거하는 자”(레 25:23)라고 하신 말씀처럼, 우리는 잠시 이 땅을 빌려 쓰는 나그네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에 대한 제도적인 적용과 실천은 토지공개념을 통해 엿볼 수 있다. 19세기 후반 미국의 헨리 조지는 지공주의(Geoism)를 주창하여 모든 사람은 토지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함으로 현대적 토지공개념의 토대를 완성했다. 개인의 소유권은 인정하되 공공복리에 적합하게 규제하려는 시도는 대부분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도입해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1989년 토지공개념3법의 제정으로 실행하고 있다. 이런 제도적 보완뿐 아니라 개인적 실천도 이어지고 있다. 

한 크리스천 사업가는 자신의 부동산 수익 중 상당 부분을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투자한다. 그는 “이 땅은 원래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라는 고백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부를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사용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땅을 사적인 이윤 추구의 수단이 아닌, 하나님의 선한 청지기로서 관리하고 나누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는 부의 재분배를 넘어 땅에 대한 인간의 존재론적 태도를 바꾸는 일이다. 우리가 땅을 통해 얻는 모든 재물은 결국 하나님의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둘째, 탐욕을 경계하고 이웃 사랑의 실천으로 나아가라. 부동산 투기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다. “탐심은 우상 숭배니라”(골 3:5b)고 말한 성경은 탐욕을 우상숭배에 비유하며 강력히 경고한다. 부동산을 통해 쉽게 부를 축적하려는 욕망은 이웃의 주거 안정을 침해하고, 사회적 약자를 더욱 궁지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세상의 흐름에 저항하며, 이웃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불로소득을 추구하기보다, 정직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소유한 것을 나눔으로써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 경기 과열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던 코로나19 기간, 시세차익을 위해 무리한 투기를 하지 않고, 자신의 소유 주택을 주변 시세보다 낮은 전월세로 공급하며 이웃의 주거 안정을 돕는 크리스천들이 있었다. 그들은 물질적인 이득보다 이웃의 필요를 우선시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한 것이다. 탐욕은 우리를 물질의 노예로 만들고, 하나님과의 관계뿐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까지 단절시킨다. 예수님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 22:39)라고 말씀하셨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도 이웃 사랑은 경제적 불의에 저항하고 약자의 주거권을 옹호하는 실천적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

셋째, 땅을 생명의 터전이자 공동체의 기반으로 이해하라. 땅은 경제적 자산이 아니라, 인간의 생명이 영위되고 공동체가 형성되는 중요한 공간이다. 주거의 안정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기본적인 권리이며, 건강한 가정을 이루는 필수적인 요소다. 부동산 투기는 이러한 주거의 권리를 침해하고, 가정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기반을 흔든다. 우리는 땅을 통해 얻는 경제적 이익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땅이 제공하는 삶의 터전으로서의 가치, 그리고 그 위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회복해야 한다.

실제로 도시에 사는 한 청년 그리스도인 가정은 높은 월세에 시달리다 교외로 이주하여 작은 땅을 빌려 텃밭을 가꾸고 있다. 그들은 이 땅을 통해 자녀들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노동의 가치를 가르치고, 이웃과 농작물을 나누며 공동체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땅을 ‘투기할 대상’이 아니라 ‘삶을 가꾸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공간’으로 이해하는 좋은 예시다. 또한, 공동체 주택이나 셰어하우스를 통해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적 삶을 지향하는 움직임도 땅을 생명의 터전이자 관계의 기반으로 이해하려는 현대적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많은 교회가 지방에서 올라온 청년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가 공동주택을 짓거나 사들여 싸게 공급하는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것 역시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부동산이 가정을 불안하게 만들고 공동체를 해체하는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가정과 공동체를 더욱 든든히 세우는 도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희년 정신을 회복하여 공평과 정의를 추구하라. 구약의 희년 제도는 소유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모든 사람이 균등하게 땅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하나님의 정의로운 원리였다. 비록 현대사회에서 희년 제도를 문자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그 정신인 ‘공평한 분배’와 ‘약자에 대한 배려’는 여전히 유효하다. 교회와 그리스도인 가정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부동산 구조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사회적 약자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만 듣고 내가 오늘 네게 내리는 그 명령을 다 지켜 행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신 땅에서 네가 반드시 복을 받으리니 너희 중에 가난한 자가 없으리라”(신 15:4-5)라는 말씀처럼, 모든 이가 풍요를 누리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희년 정신의 적용은 땅의 원상회복을 넘어선다. 이는 주거 약자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주택 보조금 확대, 공공임대주택 확충, 전월세 상한제 도입, 전세 사기 피해자 구제 등 주거 정의를 위한 정책 제안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또한, 교회 재정의 일부를 부동산 투기 대신, 사회 주택 기금이나 저소득층 주거 지원 사업에 투자함으로써 희년의 정신을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단지 개인의 선행을 넘어, 하나님 나라의 정의가 이 땅에 실현되도록 하는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접근을 포함한다. 부동산 투기로 야기되는 불평등에 대해 침묵하지 않고, 약자 편에 서서 정의를 외치는 것이 바로 희년 정신의 현대적 적용이다. 한국 교회가 대형화와 함께 토지 매입과 수양관 건립에만 치중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창의적인 사역들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열심 – 단단한 마음으로 힘 있게 걷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본질적으로 공공성을 띤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복음을 받은 자로서 공공선을 추구할 소명이 있으며, 이는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예배 공동체인 동시에 공공선을 추구하는 사회적 공동체여야 한다. 이에 지역 교회는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을 실제적인 삶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들을 실천할 수 있다.

1. 성경적 토지관 교육 및 캠페인

- 강단 설교 및 소그룹 성경 공부: 담임목사 또는 교육 담당 목회자가 레위기 희년 정신, 신명기의 땅 개념, 아모스 선지자의 불의한 재물 축적에 대한 경고 등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설교를 연중 기획하여 진행한다. 소그룹에서는 월터 브루그만의 《완전한 풍요》 같은 관련 서적을 함께 읽고 토론하며, 부동산을 비롯한 물질성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심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 정직한 재정 교육 프로그램: 청년 및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자산 증식에 대한 건강한 성경적 관점을 제시하는 재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무분별한 빚을 내는 투기 대신, 근면한 노동과 지혜로운 투자를 구분하고, 십일조와 나눔의 원리를 가르쳐 건강한 재정 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 영상 및 콘텐츠 제작: 교회 내 미디어팀이나 청년들이 주축이 돼 부동산 투기의 문제점과 성경적 대안을 담은 짧은 영상이나 카드 뉴스 등을 제작하여 교회 홈페이지, SNS에 게시하고 공유한다. 이를 통해 성도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선한 영향력을 확산한다.

2. 공동체적 주거 지원 사업

- 주거 지원 기금 마련 및 운용: 교회가 불필요한 부동산 투자 대신,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 지원 기금’을 조성한다. 이 기금을 통해 저소득층 성도나 지역 주민에게 주거 보증금 대출을 지원하거나, 주택 개보수 비용을 돕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 공유 주택 또는 셰어하우스 운영: 교회 유휴 공간을 활용하거나 뜻 있는 성도들이 건물을 기증받아 청년, 신혼부부, 홀몸 어르신 등을 위한 공동체형 주거 공간(셰어하우스)을 조성하고 저렴하게 제공한다. 이는 주거 부담을 줄여줄 뿐 아니라,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주거 관련 상담 및 정보 제공: 교회가 지역사회 복지관이나 주거 관련 NGO와 협력해 전월세 계약, 주거 복지 정책 등 주거 관련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용한 정보를 공유한다.

3. 지역사회 연대 및 정책 제안 참여

- 주거권 옹호 연대 활동: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 내 시민단체나 다른 종교 단체들과 연대하여 불평등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주거권 보장을 위한 캠페인 및 정책 제안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 나눔의 공간 제공: 교회 시설 중 일부를 지역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공부방, 임시 주차장, 취약계층을 위한 식사 나눔 공간 등으로 개방하여 땅이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누리는 공공의 장소임을 보여 준다.

- 부동산 투기 근절 서약 운동: 교회 성도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자발적인 서약 운동을 전개하여, 윤리적 소비와 건강한 재정 생활을 다짐하도록 독려한다. 서약식 등을 통해 공동체적 결속력을 다지고 사회적 책임을 공유한다.

땅과 하늘의 모든 것이 하나님 것이다. 우리는 잠깐 이 땅을 거니는 나그네로서 주어진 땅과 자원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해야 할 청지기적 사명을 지닌다. 

영원하신 하나님에 대한 완전한 신뢰는 ‘공격적 축적’(Aggressive Accumulation)을 넘어 ‘감사의 풍요’(Grateful Abundance)로 나아갈 근거가 된다(월터 브루그만의 표현을 따라). 교회와 성도는 세상적 방법으로 땅을 얻고 부를 축적하려는 유혹에 맞서, 하나님의 넉넉하신 사랑과 은총을 세상에 보이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