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교회력을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묵상하게 도와주며, 우리의 삶에 거룩하고 영원한 주님을 알려 주는 좋은 안내자이자 인생의 순례길에서 천국을 맛보는 여정에 함께하는 소중한 벗”이라고 정의한다.¹ 성서정과는 이러한 거룩한 체험의 과정에 성경 본문을 제공해 하나님 말씀을 공동체가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한다. 성서정과는 교회력을 기반으로 하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긴밀하게 연관돼 있고, 다른 교회들과 본문을 공유하기에 보편적 교회의 일원으로 참여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설교를 위해 성경 본문을 찾는 시간을 줄여 주는 부수적인 유익도 있다. 교회 공동체마다 교회력에 대한 이해가 다양하기에 교회력과 성서정과의 사용에 절대적인 기준을 제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선용한다면 대단히 깊고 넓은 신앙적인 유익이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² 

2025년 절기 설교의 준비

통상 사순절 동안 지나치게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역사적으로 사순절 기간에 주일을 포함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 신앙의 선조들은 주일을 작은 부활절로 여기고 부활의 메시지를 나눴다. 고난도 물론 중요한 주제지만, 부활을 앞두고 우리 신앙을 점검하고 다듬는 기회를 가져보기를 제안한다. 금식과 절제, 회개와 기도, 선행의 전통을 염두에 두고 신앙의 본질적인 내용을 다루는 시간으로 삼았으면 좋겠다.³ 

다음은 2025년 성서정과의 본문을 토대로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절까지의 설교를 계획한 것이다. 전체 주제는 ‘은혜’다. 은혜의 여정’, ‘은혜로의 거룩한 여정’이나 ‘다시 생각해 보는 은혜’, ‘모든 것이 은혜입니다’ 등 제목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주제 성경 구절이 필요하다면 설교를 위한 본문 중에서 선택해도 되고 고린도전서 15:10, 에베소서 2:8, 요한복음 1:17과 같은 구절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잘 알고 있는 주제라고 해서 쉽게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 꼼꼼한 해석 과정을 통해 설득력 있게 주제를 전달하고자 하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설교 제목과 내용에서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설교가 통일된 주제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회중이 충분히 숙지하고 있으면 더욱 좋다. 형식을 되도록 유사하게 구성해도 좋지만, 본문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것도 괜찮다. 

특별히 은혜를 지나치게 개인적 차원에서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설교를 통해 은혜가 담고 있는 관계적인 차원과 사회적인 차원의 내용도 담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설교 방법론에 대하여

필자는 삼대지 설교를 가장 무난하면서도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하나의 방법에 연연하지 말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기 바란다. 필자는 폴 스콧 윌슨의 《네 페이지 설교》4를 자주 추천하고 사용하는데 하나님의 은혜 혹은 활동을 주제문으로 정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설교의 내용을 만든다는 면에서 대단히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네 페이지의 내용이다. 

 페이지 1 (성경의 문제) - 그 여인은 물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페이지 2 (세상의 문제) - 많은 사람들은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모른다
 페이지 3 (성경에서 하나님의 활동/은혜) - 예수님은 그녀에게 생수를 주셨다
 페이지 4 (세상에서 하나님의 활동/은혜) - 예수님은 우리에게도 생수를 주신다

페이지 3에 등장하는 ‘성경에서 하나님의 활동/은혜’가 주제문인 셈인데 토마스 롱이 이야기한 “초점 진술”과 유사한 개념이다.5 폴 스콧 윌슨은 각각의 페이지에서 회중이 이미지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드시 설교를 네 페이지의 형식에 맞춰 준비할 필요는 없다. 다만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지, 생생하게 마음속에 남는지, 네 페이지의 구성 요소들이 설교에 담겨 있는지 점검할 때 이 방법론이 대단히 유용하다. 

2025년 재의 수요일에서 부활절까지의 시리즈 설교

1.     
제목: 주님의 대사로 사는 은혜 
본문: 고린도후서 5:20b-6:10
주제어: 주님의 대사
우산 질문: 어떻게 주님의 대사로 살 것인가?  
대지 1. 주님을 통한 화해의 메시지를 전함으로(5:20b-21)
대지 2. 주님의 종으로 살아감으로(6:1-4)
대지 3. 고난 속에서 인내함으로(6:4-10) 
적용: 사순절을 시작하며 우리가 주님의 대사이자 증인으로 사는 영광을 회복하자. 

2025년 사순절을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의 본문 중에서 고린도후서의 말씀이 적절해 보인다. 새로운 결심을 하는 날, 바울 사도의 고백을 통해 마음에 깊은 울림을 경험하게 된다. 설교를 통해 새로운 결심으로 초대하면서 주님의 은혜 가운데 주님의 대사로 거듭나는 결심이 있기를 독려하면 좋을 것이다. 물론 재의 수요일에 우리의 유한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의 삶을 어떻게 하면 값지고 의미 있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내용도 포함하면 좋겠다. 

2.    사순절 첫째 주일
제목: 광야의 은혜 
본문: 누가복음 4:1-13
주제어: 광야/은혜
우산 질문: 어떻게 광야에서 은혜를 경험하는가? 
대지 1. 성령에 의한 인도-광야를 우연이 아닌 주님의 선하신 목적으로 이해하자
대지 2. 유혹과 시험-우리의 힘이 아닌 주님의 말씀으로 극복한다
대지 3. 오늘 우리가 걷는 길에서 광야의 은혜를 사모하고 주님의 모범을 따르자(적용) 

이 본문의 주제를 ‘광야에서 경험하는 은혜’로 잡았다. 많은 사람이 광야를 불필요한 경험이나 고난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주님에게 광야는 은혜를 만끽하는 시간이며 사역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우리도 그렇게 주님의 말씀과 성령으로 우리에게 닥친 고난과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우리 자신을 준비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메시지를 준비한다. 
이 설교의 경우 삼대지로 구성했는데 2+1의 방식이다. 즉 두 가지 원리에 한 가지의 적용을 더한 형식이다. 

3.    사순절 둘째 주일
제목: 약속의 은혜
본문: 누가복음 9:28-36
주제: 하나님의 임재를 통한 영광의 약속
대지 1. 제자들을 이끄심: 하나님께서 보여 주실 영광스러운 변모의 현장으로 주님께서 제자들을 이끄셨다. 
대지 2. 제자들에게 주님의 진면목을 보여 주심: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변모를 통해 그분에 대한 신뢰를 확증하셨다. “이는 내가 택한 내 아들이라. 그의 말을 잘 들어라.”
대지 3. 제자들에게 제자들의 사명을 알려 주심: 하나님께서 장래의 영광의 편린을 보여 주셨다. 오늘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그 빛을 주셨다. 주님의 빛 가운데 살아가자. 
적용: 하나님의 임재를 구하고, 주님을 주인으로 고백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가 있음을 기억하자.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분의 은혜 가운데 인도하신다! 

본문은 폴 스콧 윌슨이 제안한 대로 하나님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나님께서 주도하신 사건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키며 시간 순서에 따라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서술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이 설교의 핵심 메시지는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자는 초대와 더불어 하나님 은혜를 경험한 이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당당히 십자가를 지는 것까지 포괄한다. 주의할 점은 은혜가 다양한 통로를 통해 주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경험이 목적이라기보다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시고 기대하신다는 것을 강조해야겠다. 즉 그리스도의 변모를 통해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고 이와 같은 영광이 미래에 있을 것임을 상기시켜 주는데 이 약속의 은혜에는 감당해야 할 십자가가 놓여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4.    사순절 셋째 주일 
제목: 회개와 변화의 은혜
본문: 누가복음 13:1-9
주제어: 회개/열매 

1안-삼대지 설교
우산 질문: 주님께서 왜 무화과 나무를 저주하셨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대지 1. 주님께서 무화과 나무에 열매가 없음을 통탄하셨다. 
대지 2. 우리의 삶에도 열매가 없다: 교만하고 무감각한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아야 한다.
대지 3. 주님께서 우리에게 참된 회개를 원하시고 우리를 변화시키신다. 
적용/결론: 사순절 기간 우리의 영적 생활을 돌아보고 열매를 맺는 삶을 위해 분투하자. 

2안-네 페이지 설교
페이지 1. 성경의 문제-열매 맺지 못한 무화과 나무와 주님의 저주
페이지 2. 세상의 문제-열매 없는 삶
페이지 3. 성경 속 은혜-주님께서 회개를 통한 변화의 은혜를 베푸신다. 
페이지 4. 세상 속 은혜-오늘도 주님께서는 우리가 회개하고 돌이켜 변화된 증인으로 살도록 인도하신다. 

1안의 경우 네 페이지 설교를 응용해 삼대지로 구성했다. 즉 원리 2+적용 1의 방식인데 대지 1에서는 성서의 문제, 대지 2에서는 세상의 문제로 구성됐음을 알 수 있다. 2안은 네 페이지 설교로 구성했다. 두 설교의 주제는 회개를 통해 변화의 은혜를 경험하자는 것이다. 특별히 사순절은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인 만큼 시의적절한 내용이 될 것이다. 회개는 주님을 만나 점검하고 고치는 시간이며 기회인데 여기서 명심해야 할 부분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회개로 초대하신다는 사실이며 이 또한 은혜의 선물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회개를 통해 우리의 삶 속에서 열매를 맺도록 초청받았다. 주님의 경고가 느껴질 때 우리는 용서와 사명의 은혜가 배후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별히 사순절이 역사적으로 개인적 영성의 차원에서 가난한 이를 구체적으로 돕는 관계적 영성, 더 나아가 사회적 영성의 실천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강조해도 좋을 것이다.  

5.    사순절 넷째 주일 
제목: 용서와 환대의 은혜
본문: 누가복음 15:1-3, 11b-32
주제어: 용서/환대 
대지 1. 작은 아들: 가족을 떠남, 회개, 회복의 여정
대지 2. 맏 아들: 성실함의 이면에 담긴 독선 교만 
대지 3. 아버지의 마음: 회개하는 한 명의 죄인에 대한 하나님의 기쁨
적용: 하나님의 마음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주님은 우리를 보면 마음 아파하시고 죄를 용서하시며 환대하며 회복을 축하하는 분이다. 그 은혜를 마음에 담고 실천하며 살아가자. 

이 설교의 주제는 잃어버린 자를 향한 하나님의 용서와 환대의 은혜다. 너무 유명한 이야기이고 다양한 방식의 설교가 가능하다. 작은 아들과 큰 아들과 아버지를 나누어 설명하는 방법은 팀 켈러의 방법을 응용한 것이다.6 동영상을 참고하여 자료의 출처를 밝히고 일부 내용을 사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이야기식으로 전개하는 것도 좋은데 워낙 잘 알려진 이야기라서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식상하지 않도록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6.    사순절 다섯째 주일
제목: 헌신의 은혜
본문: 요한복음 12:1-8
주제: 예배와 헌신

1안-삼대지 설교
우산 질문: 마리아의 헌신은 무엇을 교훈하는가?
대지 1. 헌신은 진정한 사랑으로부터 
대지 2. 헌신은 아낌없이 드리는 것
대지 3. 헌신은 좌고우면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 가운데 하는 것(혹은 헌신을 통해 주님의 죽음을 준비하게 된 것으로 연결)
적용/결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상황에 관계없이 일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내어 주는 환대와 헌신의 삶을 살자!

2안-네 페이지 설교
페이지 1. 성경의 문제- 사람들의 생각에 이해되지 않는 마리아의 헌신
페이지 2. 세상의 문제-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헌신의 가치
페이지 3. 성경 속 은혜-주님께서 마리아를 통해 참된 헌신의 모범을 알려 주셨다
페이지 4. 세상 속 은혜-오늘도 주님은 헌신의 은혜를 실천할 증인들을 찾으시고 도우신다.
1안은 전형적인 삼대지 구성이다. 이 분문은 예수께 향유를 부은 마리아의 행동이 죽음을 예비한 사려 깊은 행동임과 참된 헌신의 대가에 대해 가르쳐 준다. 이 본문이 참된 헌신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에 평이한 구성으로 알찬 내용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안은 네 페이지로 구성했는데 자신의 자리를 내어 주고 희생을 감수하는 것의 위대함과 그 믿음의 근거에 은혜와 사랑이 자리하고 있음을 강조하기에 적합하다. 네 페이지의 순서는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이 설교는 지금까지 이어 온 설교에 대한 일종의 작은 마무리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들을 위해 어떠한 희생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가 주님을 위해 무엇을 드릴 수 있을 것인가? 사회와 피조 세계를 위해 어떤 헌신이 필요한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아름답고 의미 있는 본문이라고 할 수 있다. 

7.    종려주일 
제목: 기억의 은혜 
본문: 누가복음 22:14-23
주제어: 기념하라!

1안 
대지 1. 몸을 기억하라-희생에 대한 기억
대지 2. 말씀을 기억하라-사역에 대한 기억
대지 3. 영원히 기억하라

2안
대지 1. 빵과 잔을 들고
대지 2. 축복하시고
대지 3. 쪼개시고
대지 4. 나누심
3안
성찬의 다섯 가지 의미에 대한 해설을 담은 주제 설교
대지 1. 하나님께 감사
대지 2. 주님의 희생을 기념
대지 3. 성령의 임재를 경험
대지 4. 공동체의 식사
대지 5. 천국 잔치의 기대와 맛봄 

2025년 종려주일의 본문은 누가복음 22:14-23:56다. 22:14-23은 최후의 만찬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고 이후 불의의 시련과 십자가 사건이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이 본문은 세 부분으로 나눠 설교하면 좋겠는데, 십자가의 승리를 다룬 누가복음 23:26-56은 고난주간, 특히 성금요일에 하면 적절할 것이다. 

성찬에 대한 본문은 사실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배신할 사람까지 섬기면서 겸손하게 섬기신 사건이기에 차별 없는 사랑에 대한 말씀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성찬에 집중하여 기억을 모티브로 구성하는 1안, 헨리 나우웬의 방법을 차용하여 성찬식의 네 가지 행동으로 설명하는 2안, 리마문서가 정리한 성찬의 의미를 알려 주는 3안 모두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다. 은혜를 주제로 한 설교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성찬이 하나님의 자기 주심의 상징이자 은혜의 선물임을 강조하며 성례전적 삶으로 성도들을 초대하고 독려하면 좋을 것이다. 그분의 희생을 기억할 뿐만 아니라 세상 속에서 성찬의 삶을 살아가도록 부름을 받았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8.    부활주일
제목: 소명의 은혜 
본문: 누가복음 24:1-12; 요한복음 20:1-18
주제: 부활로의 부르심
대지 1. 빈 무덤의 절망
대지 2.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
대지 3. 새로운 삶으로 나아감

소위 점층법을 사용하여 ‘절망-만남-희망’의 구조로 삼대지 설교를 구성했다. 이 설교의 주제는 절망 속에 있는 우리가 주님을 만나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고 부활의 생명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을 충실하게 이루며 살자는 것이다. 주제어는 주님께서 부활의 은혜, 소명의 은혜를 허락하셨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마리아에게 가서 제자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말씀하셨고 우리에게 담대하게 복음을 선포하라고 부르신다. 우리의 언어와 행동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그리스도의 부활의 증인이 되도록 주님께서 도우신다. 이 거룩한 은혜에 참여하는 성도가 되자는 것, 은혜의 증인으로 살자는 것이 이 시리즈의 최종적인 결론이다. 

나가는 말

공교롭게도 이번 성서정과의 본문은 은혜의 경험으로부터 헌신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이 설교 시리즈는 참된 제자도와 영적인 변화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소명을 주된 내용과 목적으로 한다. 연속 설교의 여정을 통해 예수의 사역과 하나님의 은혜를 점진적으로 탐구하며, 개인의 영적 성장을 도모하고 공동체와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사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시리즈 설교에서 중요한 것은 일관성과 응집력이다. 반복되는 내용을 통해 회중은 중요하고 일관된 주제에 대해 익숙해질 것이다. 흐트러짐이 없도록 논리적으로 견고한 원고를 준비하는 것은 필수다. 물론 주제에 맞추다 보면 자칫 강해에 소홀할 것이라는 우려도 생긴다. 하지만 본문 내용에 대한 독서와 이해가 수반된다면 큰 무리 없이 성경에 충실한 설교문을 작성할 수 있다. 

만약 이렇게 주제로 진행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인물 중심으로 진행해도 된다. 예를 들어, “은혜를 경험한 사람들”, “우리는 누구인가?-사순절에 만난 사람들”과 같은 제목을 달아도 좋다. 믿음의 선조들이 어떻게 은혜를 받고 살아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권장할 만한 방법이다. 이 경우 성서정과의 본문을 따르거나 혹은 다른 본문과 섞어서 사용해도 좋을 것이다. 덧붙여 설교만 독립적으로 준비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성경 본문과 설교에 어울리는 기도문을 작성하고 찬송가와 교독문을 선택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설교 원고가 미리 나온다면 이 과정이 더욱 순조로울 것이다. 공동체의 목양적 필요를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한 사안이다. 여건이 된다면 다른 이들과 함께 준비하기를 권한다. 예를 들면 중요한 인용문을 공유한다거나 예화를 찾는 작업에 도움을 받는 것도 바람직하다. 설교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교회력과 절기가 신앙생활의 절대적 요소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교회력과 절기가 주는 유익이 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무래도 특별함이 부여되기에 예배에 참석하고, 설교를 듣고, 교회 안팎에서 이뤄지는 활동에 참여하는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다. 무뎌진 영성을 가다듬고 주님과의 친밀한 동행을 위해 사순절과 부활절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이 여정에서 설교자들이 거룩하면서도 행복한 부담을 짊어지고 주님의 말씀을 통해 은혜를 나눌 수 있음이 영광이며 축복이다.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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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덕원, 《예배 꿀팁》(홍성사, 2023), pp. 112-114.
2)    교회력과 성서정과를 위한 자료는 예장통합 홈페이지에서 구할 수 있다. 2025년 목회 달력(https://www.pck.or.kr/bbs/board.php?bo_table=SM02_03_12&wr_id=451)
3)    안덕원, 앞의 책, pp. 122-124을 참고하라. 다음 글을 참고하라. 안덕원, “목회를 위한 예배와 예전 레시피(14) : 고난주간과 부활절 예배를 위한 예전적 제안,” 〈목회와신학〉 381호 (2021.3), pp. 88-95. 
4)    폴 스콧 윌슨, 《네 페이지 설교》, 주승중 옮김(예배와설교아카데미, 2006).
5)    토마스 롱, 《증언설교》, 이우제·황의무 옮김(CLC, 2019). 지면을 고려해 자세하게 소개할 수 없음이 아쉬운데, 폴 스콧 윌슨과 토마스 롱의 설교를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안내가 깊이 있고 상세하여 설교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6)    https://www.youtube.com/watch?v=cx3bpoYX4-U “탕부 하나님” 동영상을 참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