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에 대한 무관심

신자는 매주 예배 시간에 사도신경을 통해 주님의 재림을 이렇게 고백한다.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아쉽게도 이 신앙이 신자의 삶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다. 실제로 적지 않은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육체적 재림을 믿지 않는다. 자유주의 신학에 물든 이들은 주님의 재림을 단지 정의나 평화가 사회 속에 이뤄지는 것으로 이해한다. 더 큰 문제는 주님의 재림을 정말로 믿더라도 재림과 아무런 상관없이 살아가는 신자들이다. 그들은 재림을 믿더라도 간절히 소망하지는 않으며, 재림에 대한 신앙이 그들의 삶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

신자들이 재림을 소망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세상이 살 만해서일 것이다. 현재의 삶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굳이 재림을 소망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 일제강점기에 고난 중에 있었던 신자가 주님 오실 날만 기다리며 살았던 이유는 이 세상의 삶이 더 나아질 가능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유일한 소망이 있다면 오직 주님의 재림밖에 없었기에 종말을 대망하면서 이 세상을 살 수밖에 없었다. 

신앙이 십자가의 죽음에만 머물면 과거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그 신앙은 단지 역사적인 신앙에 지나지 않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신자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부활 신앙이 승천으로 승화되지 않는다면 신자는 ‘여기’에만 관심을 가진다. 승천 신앙이 재림으로 발전하지 않으면 ’지금’에만 관심을 가진다. 온전한 신앙은 여기(here)와 지금(now)을 넘어서 저기(there)와 마지막(end)을 포함해야 한다. 재림을 제외하고 온전한 신앙을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종말: 마지막과 목적

종말(終末)은 문자적으로 마지막을 의미한다. 인간에게는 두 가지 마지막이 존재한다. 하나는 개인의 마지막이고 다른 하나는 세상의 마지막이다. 전자를 죽음이라 하고 후자는 종말이라 부른다. 개인의 마지막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이 마지막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은 본질상 목적을 포함한다. 영어 단어 end는 경우에 따라 마지막이나 목적을 의미한다. 세상의 종말은 단순히 세상 끝이나 소멸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세상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허무주의에 빠질 수밖에 없다. 세상의 마지막을 안다는 것은 세상이 가진 목적에 대해서 안다는 걸 의미한다. 

세상의 마지막에 대해서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불신자 대부분은 세상의 마지막이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세상의 시작도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시작이 있었다 해도 오랜 과거의 일일 뿐이다. 당연히 세상의 종말도 먼 미래의 일일 뿐이다. 지구의 자원이 모두 고갈되거나 기후변화로 육지가 모두 잠기거나 태양의 핵융합이 끝나면 지구의 존재도 사라지게 되겠지만 이 모든 가능성은 영화 속에서만 실현될 뿐이다. 그 영화들이 시청자에게 흥미나 경각심은 주겠지만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신자들이 세상의 종말에 대한 바른 교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그 지식이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세상의 종말을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세상을 똑같이 바라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이 세상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갈 수도 없다. 만약 차이가 전혀 나지 않는다면 종말을 실제로 믿지 않거나 성경이 가르치는 바대로 믿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신앙의 선배들은 주님께서 오시면 언제든지 주님을 맞이해야 한다는 신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기 전 머리맡에 항상 깨끗한 옷을 준비하기도 했다. 

거짓 종말론과 그 기준

안타깝게도 종말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해 한국 교회는 성도들에게 종말론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고 그 결과 수많은 거짓 종말론이 양산됐다. 신천지를 비롯한 우리나라에 유행하는 상당수의 이단은 대부분 거짓 종말론에 기초한다. 교회가 종말을 가르치지 않으니 종말에 관심을 가진 신자들이 이단들의 가르침에 쉽게 빠지는 것 같다. 신자들에게 그 많은 이단들의 오류에 대해서 일일이 다 가르칠 필요도 없고, 또 종말에 대한 성경의 교훈을 세세하게 다 설명할 필요도 없다. 종말 외에도 신자에게 가르칠 중요한 교훈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짓된 종말을 분별하는 중요한 기준들은 가르쳐야 할 것이다.  

거짓된 종말론의 가장 큰 특징은 공포와 두려움이다. 시한부 종말론인 휴거는 대표적인 예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나 그림은 그것을 접하는 신자들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 내용이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그들의 교리는 무조건 틀렸다고 단언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의 교리가 신자에게 위안이나 평안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들은 성경해석에도 충실하지 못하다. 휴거론자들은 데려감을 당한 자가 구원을 받았다고 가르치는데, 예수님께서 휴거의 예로 제시한 노아와 롯의 시대를 생각해 보면 데려감을 당한 자가 아니라 오히려 남은 자가 구원을 받은 자다(눅 17장). 

거짓 종말론의 또 다른 특징은 세상에 대한 무관심이나 도피를 유도한다. 교회사 속에서 존재했던 대부분의 거짓 종말론자들이 이런 삶의 태도를 보였다. 그들의 논리는 아주 간단하다. 세상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기 때문에 이 세상에 미련을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매우 설득력 있게 들리기에 일단 거짓 종말론에 빠진 자들은 이 논리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이 논리에 현혹된 이들은 자기 재산을 이단 교회에 갖다 바치기도 한다. 정작 그 교주들은 그 헌금으로 자신의 부를 축적한다. 하지만 성경의 바른 종말론은 신자들에게 이 세상의 삶을 성실하게 살라고 권면한다. 

거짓 종말론은 거의 예외없이 새로운 계시와 연관돼 있다.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은 ‘그날과 그 시’를 인간에게 감추셨다. 그 이유를 우리는 알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그렇게 한 이유는 우리의 신앙이 유익하다고 하나님께서 판단하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만한 인간들은 예수를 믿고 나서도 그날과 그 시를 알고 싶어 한다. 시한부 종말론은 바로 이 인간의 호기심을 파고든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 자신들의 선지자들에게는 특별히 그날에 대해서 새로운 계시를 통해 알려 주셨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시한부 종말론이 위험한 이유는 성경의 최종적 권위를 훼손하기 때문이다. 거짓 종말론의 내용보다 이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교회가 예언적 성경에 대해 해석의 열쇠를 가진다고 주장한다. 계시록이 상징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주장이 더욱 힘을 받기도 한다. 그날과 그 시는 아들도 모른다고(마 24:36) 했다고 설명해도 그것은 예수님이 그때에만 몰랐고 이제는 새로운 계시를 통해서 그 날을 알려 주셨다고 강변한다. 오늘날에도 하나님께서 새로운 계시를 주실 수 있다는 교묘한 논리의 덫에 걸리면 거짓 교리에 빠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심판의 날

종말은 심판의 날이다. 이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교리다. 하지만 이 교리가 신자들에게 어떻게 위안을 줄 수 있을까?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신자는 많겠지만 세상의 심판을 소망하는 신자는 많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의 마지막, 주님의 재림, 세상의 심판은 분리될 수 없다. 세상의 마지막은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이고 그 목적은 심판이다.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면서 주님의 심판을 기다리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누가, 어떤 신자가 주님의 재림을 간절히 사모할까? 그는 바로 주님의 심판을 사모하는 자들이다. 그 심판을 사모하는 신자는 과연 누구일까? 우리는 이에 대한 답을 시편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시편은 모두 하나님의 의로운 심판을 호소하는 간구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뜻에 따라 살기 원한다. 하지만 하나님과 교회의 원수(마귀와 이 세상과 육신의 정욕)에 의해서 고난과 핍박을 당할 뿐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싸워 이길 수 없을 정도로 원수들의 힘은 강력하다. 유일한 소망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의로운 심판을 시행하는 것이다. 

많은 신자가 이 세상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하면서 살아간다. 생계를 위해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상사들의 갑질을 감내해야 한다. 장사하는 이들은 매상을 더 올리기 위해서도 고객들의 부당한 항의를 묵묵히 들어야 한다. 공무원과 교사들은 악성 민원에 시달려야 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런 일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자들이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하나님께 심판을 호소하는 것뿐일 것이다. 이 세상에서 의로 인해 수모를 당하면 당할수록 심판의 날을 사모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연약한 신자들의 삶이다. 하지만 주님의 심판을 정말로 믿기 때문에 오히려 이 불의한 세상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힘을 얻는다.

속히 오지만

종말에 대한 성경의 또 다른 분명한 가르침은 그날이 속히 온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 교리는 성도들을 당황하게 한다. 재림하신다는 예언을 주님께서 한 지가 벌써 2000년이 됐다. 그렇기에 신자들 중 주의 재림이 늦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여기에 대해서 사도 베드로는 우리에게 “… 오직 주께서는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벧후 3:8-9)라고 분명히 말씀한다. 사도 베드로의 가르침은 분명하다. 주의 오심은 더디 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주님께서 아직 오시지 않은 이유는 택한 백성들이 다 회개하시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님의 참고 인내하심을 가볍게 치부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택한 백성의 회개를 위하여 회개의 복음을 전파하는 데 더욱 힘써야 한다. 

속히 오는 그날을 우리는 알 수 없다. 주님께서 속히 오시지만 언제 오실지 모른다면 신자는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겠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우리는 사도 바울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바울은 그날이 도둑같이 임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동시에 우리에게는 도둑같이 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살전 5:1-4). 이는 무슨 뜻일까? 신자는 그날을 알 수 있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그날을 모른다는 점에서 신자와 불신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신자는 항상 깨어 있기에 (어둠에 있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투 준비가 잘 된 군인은 갑자기 전투가 벌어져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과 유사하다. 

깨어 정신을 차리라!

마태복음 25장에는 종말에 대한 세 가지 비유(열 처녀 비유, 달란트 비유, 양과 염소 비유)가 등장한다. 이 세 비유는 각자 종말에 대한 특유한 교훈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 세 가지를 따로 보기보다는 상호보완적으로 볼 때 종말에 대한 종합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다. 예수님은 이 비유를 통해 성도들이 1)종말을 늘 준비하도록, 2)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에 충실하도록, 3)고난을 끝까지 견디도록 격려하신다. 예수님이 가르친 종말론이야말로 참된 종말론이라고 할 수 있다. 

성경의 모든 종말 교리가 신자들의 삶에 주는 교훈은 아주 명확하다. 그것은 바로 ‘깨어 정신을 차리는 것’이다. 열 처녀 비유는 이를 우리에게 잘 가르쳐 준다. 이를 통해 비유의 핵심 주제가 지혜임을 바로 알 수 있다. 이 비유에 따르면 누가 지혜로운 사람인가? 지혜는 ‘마지막’을 아는 것이다. 열 처녀 모두 신랑이 올 것을 알았지만 언제 올지 몰랐다. 그렇다면 그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지혜로운 처녀는 속히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등과 기름을 준비했고, 미련한 처녀는 늦게 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등만 준비했을 뿐이었다. 

예수님은 비유의 마지막에서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날과 그때를 알지 못하느니라”(13절). 여기서 ‘깨어 있으라’는 주의 오심을 항상 준비하라는 뜻이다.  깨어서 정신을 차리는 것이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것임을 의미하는 건 분명하다. 지혜로운 다섯 처녀가 등과 기름을 준비했다면 신자는 주의 오심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그날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열 처녀 비유에 이어지는 달란트 비유를 살펴보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달란트를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사나 재능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은데 본문을 좀 더 정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유에 등장하는 주인은 종들에게 ‘재능대로’ 달란트를 주었다. 따라서 주인이 종에게 준 것은 재능을 준 것이 아니라 재능에 따라 준 직무(사업 자금)였다. 이 비유에서 달란트와 재능은 명백하게 구분된다. 따라서 이 둘을 혼동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달란트 비유에서 그날은 결산의 날이다. 주인은 종들이 한 일에 따라 심판을 수행한다. 이 심판에 따라 충성된 종은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하지만 악한 종은 그 즐거움에서 쫓겨나서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된다. 주목할 것은 주인의 심판이 주인이 맡긴 달란트를 어떻게 처리했는가에 따라서 시행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달란트를 종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 아니라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맡기신 직무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직무는 비유에 명확하게 나타나 있지 않지만 복음 선포의 직무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주님께서는 이 세상에 오신 이후에 교회에 모든 민족에게 복음 전해 제자를 삼으라는 사명을 주셨다. 그 주님은 이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그리고 승천하신 후 성령을 파송하셔서 교회를 세우시고 제자들에게 그 사명을 수행하도록 하셨다. 승천하신 주님은 성부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최후의 날에 오셔서 맡기신 일에 얼마나 충성했는가에 따라 제자들을 심판하실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주님의 재림을 열심히 소망하겠는가?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 받은 종은 주인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소망했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신자들이 주님께서 맡기신 일에 헌신하면 할수록 주님의 재림을 갈망할 것이다.

양과 염소의 비유 역시 25장의 문맥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본문을 가볍게 읽으면 주님을 위해 가난한 자들에게 착한 일을 하면 천국에 가고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만약 이렇게 성경을 보면 성경의 교훈과 세상의 종교적 가르침이 근본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게 된다. 이 세상에서 선한 일을 많이 하면 하나님께서 갚아 주신다는 것이 어떻게 복음이 될 수 있겠는가?

양과 염소의 비유에서 우리는 심판의 기준을 보게 된다. 그 기준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내 형제 중 지극히 작은 자에게 행한 것”이다. 따라서 임금의 심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형제’가 도대체 누구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들은 주린 자들이었고, 목마른 자들이었고, 헐벗은 자들이었고, 옥에 갇힌 자들이었다. 이들은 단순히 길거리에 있는 거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들은 복음 때문에 주리고 목마르고 박해를 받은 자들이었다. 그들은 주님께서 보내신 자들이었고 주님의 사명을 수행하다가 극심한 가난에 처했다. 실제로 모든 사도들이 그런 삶을 살았다. 

주의 제자들이 이 세상에서 복음을 위해 비참한 삶을 살게 될 때 두 종류의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마실 것을 주면서 환대를 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들을 완전히 무시하게 될 것이다. 자신들을 환대하는 이들에게 제자들은 아무것도 줄 것이 없을 것이다. 자신이 전하는 복음을 무시하고 대적하는 이들에게 그들은 수치와 모욕을 당하게 될 것이다. 

주님의 제자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끝까지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양과 염소의 비유는 바로 이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너희가 아무리 작다고 하더라도 너희는 내 형제다. 내가 너희들에게 행하는 대로 그들에게 갚아 줄 것이다.” 양과 염소의 비유는 특히 고난과 박해 가운데 있는 말씀의 사역자들에게 엄청난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나님의 심판 & 신자의 관용

마태복음 25장의 세 비유에서 우리는 주로 처녀, 종, 그리고 양과 염소에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이 비유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은 신랑, 주인, 그리고 임금이다. 이 셋은 모두 마지막 날에 있을 심판자이신 삼위 하나님을 가리킨다. 심판의 날을 성도들이 간절히 기다리는 이유는 의로우신 심판자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종말에 대한 신앙은 심판자에 대한 신앙이다.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신 분이시고, 세상을 심판하시는 분이시다. 심판하시는 하나님을 신자들이 사모하기보다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하나님의 심판을 기다리기보다 자신이 심판하기 원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자신이 심판자가 되면 그 심판은 의로운 심판이 될까? 상대방이 나에게 한 대 때렸을 때 나도 한 대만 때려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정말로 주님의 심판을 믿는다면 내가 원수를 갚기보다 의로우신 하나님께 맡기는 여유를 가질 것이다(히 10:30). 

최근 일어난 정치적 상황을 곰곰이 살펴보면 신자들이 너무 조급한 것 같다. 행동이나 태도를 보면 불신자와 별 차이가 없는 이들이 너무 많다. 그들은 마치 하나님의 심판이 없는 것처럼 살아간다. 바울 사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빌 4:5). 심판주이신 하나님에 대한 신앙은 이웃들에 대한 관용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오늘날 신자들에게 관용을 찾아보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재림과 심판에 대한 신앙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주께서 말씀하셨다.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지금이야말로 재림과 심판과 종말의 신앙을 회복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