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목회 철학은 골로새서 1:24-29에서 발견된다. “내가 교회의 일꾼 된 것은 하나님이 너희를 위하여 내게 주신 직분을 따라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려 함이니라 … 우리가 그를 전파하여 각 사람을 권하고 모든 지혜로 각 사람을 가르침은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려 함이니.” 

사도 바울이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려는’ 목적을 향해 힘을 다해 수고했던 선례가 모든 목회자에게 모범적인 선례를 제공한다. 이러한 목적은 설교자 편에서 어느 주일날 감동적인 설교 한 편으로 단시간에 달성될 수 없다. 오히려 3-5년의 거시적인 목회 철학과 비전이 수립되고, 그 목회 비전 안에서 매년의 목회 전략과 그 전략의 일환으로 연간 설교 계획이 작성되고, 그러한 거시적이고 전략적인 설교 사역을 통해서 공동체적인 상호작용 안에서 누적적이면서 유기적·점진적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연간 설교 계획을 작성하려는 목회자는, 그전에 먼저 거시적인 목회 철학을 수립해야 한다. 모든 목회 철학은 삼위일체 모델을 고려해 다음 세 가지 요소의 조화와 통합이 요구된다. 첫째, 복음과 하나님 나라에 관한 목회자의 분명한 신앙고백이 먼저 수립돼야 한다. 둘째, 복음과 하나님 나라의 능력과 영광을 가시적으로 구현하도록 그리스도께서 핏값으로 구속하신 교회의 조직체와 유기적 역동성에 대한 목회신학적인 이해를 갖춰야 한다. 셋째, 지상의 교회가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교회 주변의 문화적인 환경과 상황과 교회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갖춰야 한다. 

미국 리디머교회 담임이었던 팀 켈러 목사는 미국의 뉴욕 같은 도시 지역에서 리디머교회를 통해 나름 성공적인 목회 사역의 열매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모든 교회에 적용 가능한 성경적인 원리와 신학적인 교리의 기반(하드웨어)만으로도 아니고, 실용적인 목회 프로그램이나 효과적인 목회 프로젝트(소프트웨어)만으로도 아니고, 교리(하드웨어)와 실천적인 사역(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신학적인 비전 또는 미들웨어(middleware) 때문이었다고 말했다.¹

교회가 부흥하거나 침체하는 원인의 대부분은 성경적인 원리와 교리적인 기초를 확보했느냐의 여부도 아니고, 특정 목회 프로그램을 실시하느냐 마느냐의 여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부흥하거나 침체하는 교회의 근본 원인은 성경적인 원리와 교리적인 기초를 실제 목회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는 중간 연결 고리 같은 신학적인 비전이 복음과 교회, 문화의 세 자기 요소를 효과적이고 긴밀하게 통합했느냐 여부에 달렸다. 팀 켈러가 《센터처치》에서 제안하는 미들웨어는, 복음(Gospel)과 도시문화(City), 그리고 교회의 조직체와 유기적 역동성을 결합한 운동(Movement)이 하나의 신학적인 비전으로 결합한 GCM 모델이다. 

하나님 말씀을 섬기기로 헌신한 목회자라면 교회가 2025년도에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실현하기를 기대하는지에 관한 분명한 청사진을 확보해야 한다. 매 주일, 한 해 동안, 앞으로 3년, 5년, 10년 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말씀을 선포해 지역 사회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복음과 하나님 나라에 관한 신학적인 비전을 전달할지를 계획해야 한다. 이러한 거시적인 목회 청사진을 확보하려면 교인들이 함께 교회의 역사와 발자취, 건축이나 증축, 교역자의 이동에 따른 교회의 긍정적 또는 부정적 파장, 그동안 목회자가 교인과 공유하고 추구해 온 영적인 가치관과 비전, 사명 선언문, 목회 사역을 점검하고 그 효과와 긍정적·부정적 파장을 점검해야 한다. 

현대인의 문화 내러티브를 고려하는 설교 메시지

거시적인 목회 철학과 연간 목회 계획이 확정되면, 다음 단계는 올해 목회적인 특정 전략과 교육 계획, 그리고 교회력을 고려해 연간 설교 계획을 작성해야 한다. 연간 설교 계획을 작성할 때 팀 켈러의 GCM 모델의 장점을 참고하면 현대의 포스트모던 세계관이 지배하는 도시민의 문화 내러티브(cultural narrative)를 파악하게 될 것이다. 이는 복음을 타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전히 불신앙에서 벗어나지 못한 신자들의 심층 세계관에 아직도 남아 있는 세속적인 문화 내러티브와 접촉점을 마련하고, 그 심층까지 파고들어가 복음의 다이너마이트 반전의 능력이 나타나도록 설교 플롯의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팀 켈러에 의하면 포스트모던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적인 다섯 가지 문화 내러티브는 합리성 내러티브, 역사 내러티브, 사회 내러티브, 도덕/정의 내러티브 그리고 정체성 내러티브다. 

1.    합리성과 역사 내러티브 
합리성과 역사 내러티브는 과학과 기술이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의 유토피아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사고방식이다. 설교자는 창세기 1-3장의 천지창조 이후 타락 기사와 구약 이스라엘의 언약 파기에 관한 말씀, 욥기 28장의 말씀들로 인간의 합리적 이성과 과학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 마음 중심의 탐욕과 극단적인 이기심, 살인적인 경쟁 구조를 결코 해결할 수 없음을 폭로해야 하고, 청중이 합리성과 역사 내러티브의 한계를 인정했을 때, 비로소 오직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복음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설득할 수 있다.

2.    사회 내러티브 
사회 내러티브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무장한 개인의 행복과 자유를 내세운다. 자신의 선택이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직접 침해하지 않는 한, 각자가 이끌리는 것을 선택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동성애의 문제는 겉으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개인의 고유한 권리처럼 주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포스트모던 사회 내러티브의 문제는 각 개인이 ‘남에게 해를 끼칠지의 여부’를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의 여부를 제대로 심사숙고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공립학교에서는 동성애 의무교육법(SB48)에 따라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를 대상으로 LGBT를 가르칠 수 있다. 문제는 LGBT 동성애 성향을 학습한 초등학생이 자기 내면에 동성애 성향을 느끼고 이를 실제로 실행에 옮기고자 할 때, 부모가 개입하면 위법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정과 직장 사회 공동체 안에서) 개인의 자유가 극단적으로 공동체적인 질서에서 벗어날 때, 얼마나 끔찍한 지옥의 판도라가 펼쳐지는지 우리는 매일 뉴스를 통해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설교자는 개인의 자유가 공동체의 질서와 적절한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파생되는 끔찍한 해악과 비극을 설교 메시지 서론에서 지적함으로써 설교 본론에서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적인 질서의 조화와 균형에 관한 성경적인 교훈을 받아들일 준비를가 마련할 수 있다.

3.    도덕/정의 내러티브 
도덕/정의에 관한 내러티브는 현대 포스트모던 세계관에 빠진 사람들이 마음에 품고 있는 도덕과 규범, 공의에 관한 나름의 생각들이다. 사람들이 도덕과 공의, 규범, 원칙, 공정성을 생각하고 나름대로 추구할 수 있는 배후에는 공의의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시고, 사람들 마음에 양심의 지성과 정서, 의지의 성향 속에 하나님의 공의의 흔적을 남겨 두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경의 울타리를 벗어난 현대의 도덕/정의 내러티브는 불의한 오늘의 현실 속에서 현대인 스스로 그 불의를 (잠깐 파편적으로 그리고 이기적으로) 개선하도록 자극한다. 포스트모던 세계관에 푹 빠진 현대의 영화가 관객의 심리를 작품 세계로 유인하는 내러티브는 실존주의의 자유와 도덕/공의 내러티브다. 

실존주의 기본 명제는 ‘나의 실존이 내 바깥의 모든 본질에 우선한다’는 것이다. 실존주의적 자유를 암시하는 영화 메타포가 결혼과 무관한 섹스와 불의한 폭력배에 대한 정당한 복수다. 결혼과 무관한 섹스를 미화하고, 상황만 갖추어지면 어디에서든 누구나 언제든 내면의 성적인 느낌을 따라 성행위를 할 수 있다고 유혹한다. 세상의 상식적인 규범과 질서를 무너뜨리면, 그 범죄자는 반드시 보복을 당해야 한다. 공권력이나 기존 질서와 권위는 어차피 부패했기 때문에 해결 불가능하다는 식이다. 

그러나 복음의 시각으로 현대의 도덕/정의 내러티브를 분석해 보면, 양심의 보좌에 좌정하신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무력화하고 그 중심에 인간 자아를 재판관으로 세워둔 꼴이다. 설교자는 설교 서론에서 세속적인 도덕/공의 내러티브를 긍정적으로 언급하다가 그 끝자락에서 도덕/공의 내러티브의 한계를 지적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우리 마음에 종종 폭발하는 도덕적인 느낌이나, 도덕적인 태도, 혹은 도덕적인 행동은 하나님 없이도 존재하지만, 그러나 사람들이 동의할 수밖에 없는 보편적인 도덕적 의무는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 특정 이슈에 대해, 우리의 느낌과 내면의 도덕적 직관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의 도덕적 판단을 기각할 근거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의 잣대가 다른 문화권 사람들과 다를 때는 도대체 누구의 잣대가 옳은 것일까? 

도덕적인 느낌 단계에서 도덕적인 의무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은, 옳고 그름에 대한 모종의 도덕적인 근본 원천이나 근본 규범에 호소하는 것뿐이다.²

설교자는 현대인의 도덕/공의 내러티브의 한계점을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문제점과 연결시킴으로써, 그 마음 중심에 도덕/공의 내러티브로 무장한 현대인들과 복음의 접촉점을 마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박국 선지자는 자신의 시각에서 바라볼 때 악인들의 번영에 분노를 느꼈다. “여호와여 내가 부르짖어도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니 어느 때까지리이까 내가 (악인의) 강포로 말미암아 외쳐도 주께서 구원하지 아니하시나이다”(합 1:2). 예수님께서 최후의 순간에 대제사장들이 보낸 무리에게 체포되려 할 때, 그 곁에 서 있던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을 보호하려는 순수하지만 그러나 인간적인 혈기로 칼을 휘둘러 대제사장의 종 말고의 귀를 베고 말았다(마 26:51). 이러한 세속적인 도덕/정의 내러티브에 대한 성경 메시지는 단호하다. “네 칼을 도로 칼집에 꽂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마 26:52). 

4.    정체성 내러티브
포스트모던의 실존주의에 물든 정체성 내러티브의 핵심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우리가 자기 내면의 욕망을 바깥으로 당당하게 표현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상을 통해 내면의 거울을 깊이 들여다보면서 그 속에서 울컥 솟아오르는 내면의 격정과 열망을 (세상 사람이나 도덕 종교가 무어라 비난하거나 평가하든 관계없이) 말과 행위로 표현할 때 비로소 참다운 자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자신의 모습을 내가 먼저 있는 그대로 긍정해 주라는 것이다. 내가 나에게 자발적으로 존엄을 부여하라는 것이다. 실존주의적인 정체성 내러티브의 주장은 언뜻 그럴듯해 보이기 때문에, 그동안 전통이나 권위로부터 긍정적인 경험보다는 부정적인 경험이 더 많았다고 생각되는 현대인에게 상당한 설득력을 발휘하고 있다.

설교자는 설교 서론에서 이러한 정체성 내러티브를 언급하다가 그 마지막 부분에서는 정체성 내러티브의 심각한 문제점과 그 한계를 제시해야 한다. 실존주의적인 정체성 내러티브의 한계는 자신이 내재적으로 지니고 있는 유한성을 초과하는 존엄을 우리 자신에게 결코 부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인간은 유한하므로 자신에게 부여하는 존엄도 유한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가 추가로 투입되지 않더라도 일단 작동을 시작하면 영원토록 작동한다는 영구기관(永久機關, Perpetual motion machine)이 열역학 법칙을 위배하는 허구인 것처럼, 인간이 자신에게 존엄을 부여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결코 실현 불가능하다.

오직 하나님의 계시 말씀만이 이 일을 할 수 있다. “너는 또 여호와의 손의 아름다운 관, 네 하나님의 손의 왕관이 될 것이라 다시는 너를 버림받은 자라 부르지 아니하며 다시는 네 땅을 황무지라 부르지 아니하고 오직 너를 헵시바(나의 기쁨이 그에게 있다)라 하며 네 땅을  라(결혼한 여자)라 하리니 이는 여호와께서 너를 기뻐하실 것이며 네 땅이 결혼한 것처럼 될 것임이라 마치 청년이 처녀와 결혼함 같이 네 아들들이 너를 취하겠고 신랑이 신부를 기뻐함 같이 네 하나님이 너를 기뻐하시리라”(사 62:3-5).

목회 일정과 교육 계획을 반영한 연속 시리즈 설교

연간 설교 계획을 작성할 때 중요한 기준은 목회 철학에 근거한 한 해의 구체적인 목회 일정과 교육 계획과 교회력이다. 교회의 규모에 따라서 목회 일정과 교회력이 밀접하게 결부된 교회도 있고, 목회 일정 안에서 교회력의 비중이 적은 교회도 있다. 예를 들어 목회 일정은 송구영신예배, 가정주일, 추수감사주일, 세례식 주일과 같은 목회 달력에 등장하는 한 해의 중요한 목회 사역들이다. 

1.    목회 일정을 고려한 연속 시리즈 설교. 
연간 설교 계획을 세우는 목회자는 작년의 중요한 목회 일정을 고려하면서도 새해를 향한 목회 비전과 전략을 고려해 해당 목회력 또는 목회 사역이 진행되는 주일의 설교 메시지를 연속 시리즈 형태로 준비해야 한다. 

설교자가 목회 일정에 관한 연속 시리즈 설교를 위해 미리 구상해야 하는 목회적 주제들은 새해에는 하나님의 인도를 따르는 방법으로서의 이신성화에 관한 주제로부터 구원받은 신자에게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감당하는 삶, (5월 가정의 달에)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는 가정, 신자가 직장 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삶, 영적 침체를 극복하는 방법(말씀 사경회 주제), 변화하는 세상 문화 속에서 불변하는 진리를 붙잡는 방법, 일상적인 삶과 인간관계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방법, 기독교 세계관 등등 다양한 주제를 목회적인 절기 행사와 결부시켜서 준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례식을 준비할 때, 세례 및 입교 예비자 대상 교육은 해당 수세자나 입교 대상자만을 위한 교육으로 진행하지 말고 교인 전체가 세례의 의미를  함께 새롭게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기독교 세례에 관한 3-5편의 연속 시리즈 설교를 준비하는 것이다. 

세례식의 첫 번째 의미는 우리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앞에서 내 죄와 사망의 끔찍한 저주를 깨닫고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내 죄를 용서해 주시도록 회개하는 것이다(고전 6:11). 세례식의 두 번째 의미는 그리스도 십자가 앞에서 철저하게 회개한 신자는 하나님의 은혜로 죄와 사망의 권세로부터 해방되고, 하나님의 자녀로 입양됐고, 즉시 영생을 선물로 얻었다는 것이다(요 3:5). 세 번째 의미는 신자가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감동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과 영생에 동참하는 것이다(롬 6:3-5). 네 번째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영접한 신자에게 성령 하나님께서 영생의 축복을 은사로 제공하시며 성령 하나님께서 그 심령 가운데 항상 내주하시고 동행하시며 결코 떠나지 아니하신다는 것이다(고후 1:12-22). 다섯 번째 의미는 세례받은 신자는 하나님의 은혜로 주님과 동행하는 영생을 선물로 받고,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 안에서 성찬에 참여하며 시간적으로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성도들과 함께, 공간적으로는 성찬에 함께 모인 신자들과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거룩한 공동체적 연합과 하나 됨을 이룬다는 것이다(엡 4:4-6).

2.    교육 계획을 반영한 연속 시리즈 설교 
앞서 확인한 바와 같이 장기 목회 철학과 단기 목회 전략을 구상했다면 그 안에서 전체 교인에게 가르쳐야 할 중요한 교육 주제는 너무 많다. 장로교회라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또는 도르트 신조를 잘 가르쳐야 한다. 또는 삼위 하나님의 구속과 섭리, 하나님 나라와 언약 신학, 구원론, 교회론, 성령론, 종말론 같은 신학 주제서, 또는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 응답 받는 기도 생활, 주기도문, 십계명, 영적 전쟁 등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교육을 연속 설교 계획으로 염두에 둬야 한다. 

우선 하나님의 전적 은혜에 관한 연속 설교를 생각해 보자. 교회 내에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구원에 대한 인식과 공감대가 흐려지다 보면, 성도의 신앙 속에 인간 중심적인 자랑이나 공로나 선행이 끼어든다. 이렇게 되면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를 의지하며 선물로 받은 구원을 감사하고 그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경배하는 방향으로 신앙이 성장하기 어렵다. 오히려 세속 권력과 인간의 공로, 또는 선행을 과시하면서 성도 간의 차별과 갈등, 그리고 분열을 초래하는 공동체로 변질할 수 있다. 따라서 항상 자신의 구원과 현재의 삶의 토대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주권적으로 베푸시는 은혜로 말미암아 지탱되고 있다는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 성도의 심령에 인간의 공로나 선행을 의지하지 않고 다만 은혜를 구하는 성도를 불쌍히 여기시는 자비의 하나님이 깊이 각인되고 자리할 때, 비로소 그 공동체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흥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하나님의 절대주권적인 십자가 은혜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원의 은혜에 대한 감사로 누리는 영생의 삶에 관한 연속 시리즈 설교가 필요하다.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기적에 관한 내러티브는 본문은 하나님께서 거저 베푸시는 은혜의 선물로서의 구원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참고로 주차별 본문을 제안한다: 1주-문둥병자 치유 내러티브(마 8:1-13), 2주-베데스다 연못의 소경 치유 내러티브(요 5:1-9), 3주-날 때부터 맹인인 병자 치유 내러티브(요 9:1-12), 4주-죽은 나사로를 살려 주신 표적 내러티브(요 11:1-14). 이러한 표적 내러티브는 전적 부패와 타락으로 죄와 사망의 권세에 붙잡힌 사람을 그 어떤 노력이나 선행의 조건과 관계없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일방적으로 십자가 대속의 핏값을 담보로 우리 신자들에게 은혜를 베푸셨음을 선포한다. 

다음으로 교회론에 관한 연속 설교를 생각해 보자. 청년들의 경우에는 앞으로 평생토록 신뢰하고 의지할 교회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반 언론을 통해서 들려오는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때문에 과연 “지상의 교회는 자기 인생 전체를 맡길 만큼 안전하고 견고한 대상인지?”에 관해 고민한다. 이런 고민을 고려하여 목회자들은 “하나님 나라와 교회의 관련성”에 관해 체계적으로 교육할 목적으로 연속 설교를 준비해야 한다. 주차별 주제는 다음과 같다: 1주-지상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반석 위에 세워진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주님의 몸이다(마 16:13-20). 2주-교회와 신자들이 늘 의지하고 선포하고 확인하고 주장해야 할 메시지는 나사렛 예수가 여호와 하나님이 보내신 메시아 그리스도시라는 복음의 진리다(고전 2:1-6). 3주-지상의 교회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위임받아 복음을 증거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마 28:18-20).

마지막으로 연속 시리즈 설교 준비와 관련해 염두에 둘 점은 특정 주제에 관한 연속 시리즈 설교가 교회에서 진행하는 특정한 목회 프로그램이나 가시적인 목회 활동과 연계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례에 관한 연속 시리즈 설교의 마지막 주일에는 세례식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뿐만 아니라 세례자나 입교자의 짧은 간증 순서를 준비하거나, 전 교인 신앙서약결단식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자들의 귀에 선포된 들리는 말씀이 신자들의 눈으로 가시적으로 확인하는 보이는 말씀과 함께 결합함으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성례전적 임재(sacramental presence)가 신자들에게 입체적으로 확인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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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팀 켈러, 《팀 켈러의 센터처치》, 오종향 옮김(두란노서원, 2016), pp. 19-29.
2)    팀 켈러, 《팀 켈러의 설교》, 채경락 옮김(두란노서원, 2016), p.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