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타래와 같은 문제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유명한 철학자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1 인간은 동물과 달리 태어나면서부터 여러 형태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갓 태어난 아기는 가족이라는 사회 속에서 자라고, 얼마 있으면 학교라는 사회 속에서 성장하며, 학교를 졸업하면 직장이라는 사회 속에서 생활한다. 중간에 군대 같은 특별한 사회를 경험하기도 하고 산악회나 동아리 같은 자발적인 소모임에 참여하기도 한다. 물론 신자에게는 교회라는 가장 중요한 사회가 있다.
사회생활을 잘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하지만 또한 본인이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 만약 어떤 사회에 (특히 군대) 단 한 명이라도 저급한 인격의 소유자가 있다면 그 모임은 잘 유지될 수 없다. 자기가 속한 모임에서 소위 왕따를 당한다면 그 사회는 당사자에게 지옥이나 다름없다. 처음에는 좋은 모임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곤혹스러운 모임으로 변하기도 한다.
사교성이 뛰어난 사람은 어떤 모임이라도 잘 적응하지만 성격이 아주 내성적인 사람은 사회 생활 자체를 견디기 힘들어 한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잘 맺지 못하기 때문에 모임에 참석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부담으로 느낀다. 신자 중에는 그렇게 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야 할 의무가 있는 신자들은 최선을 다해서 사회적인/친교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제5계명과 대교리문답
신자들이 사회 생활을 잘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성경의 가르침을 잘 배우는 것이다. 하지만 성경은 사회 생활을 위한 교본이 아니기 때문에 이 주제에 대해 잘 정리해 놓은 안내서가 필요하다. 이 점에서 십계명에 대한 교리문답의 해설은 신자들에게 매우 큰 유익을 제공한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 중에서 십계명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십계명을 열심히 공부하고 암송한다고 해서 십계명을 잘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마태복음 19장에 등장하는 부자 청년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어려서부터 십계명을 배웠고 잘 실천했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간음만 하지 않으면 7계명을 잘 지켰고, 사람만 죽이지 않으면 6계명을 잘 지켰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우리도 부자 청년의 오류에 쉽게 빠질 수 있다. 제5계명을 한번 생각해 보자. 5계명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이 계명을 효도와 비슷한 것으로 이해한다. 가정의 달인 5월에 목사들은 제5계명에 대해 설교하며 부모에 대한 효도를 강조한다. 효도가 제5계명에 포함돼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효도의 관점에서만 제5계명을 보는 것은 제5계명에 담긴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이점에서 교리문답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파를 막론하고 모든 교리문답은 십계명을 다루면서 십계명을 해석하는 중요한 지침들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제5계명을 해석함에 있어서 웨스트민스터 대교리문답은 가장 뛰어난 삶의 지침을 제공한다. 놀랍게도 이 대교리문답은 다른 계명들보다 훨씬 많은 질문을 다루는데, 이 교리문답이 없었다면 아마 대부분의 신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못했을 것이다.
놀랍게도 대교리문답은 제5계명과 관련해 무려 11개의 질문을 한다. 이것은 대교리문답을 작성한 사람들이 제5계명을 얼마나 세밀하게 다뤘는지를 보여 준다. 교리는 단지 지식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의 삶도 다룬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대교리문답은 목사들을 위해 작성한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장로교 목사들은 이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제5계명의 일반적 의도
제5계명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다(123문). 그렇다면 부모는 누구인가?(124문) 여기서 대부분의 신자는 별 생각 없이 자기 부모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교리문답의 안내 없이 성경을 보면 성경은 우리에게 별 유익을 주지 못할 수 있다. 부모가 돌아가신 분들은 이 계명에 주목할 필요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들은 제5계명을 지킬 수도 없고 이 계명에 담긴 약속의 복을 누리지도 못할 것이다(133문). 하지만 대교리문답은 육신의 부모뿐만 아니라 나이와 은사와 직위에 있어서 더 뛰어난 모든 사람을 부모라고 가르친다(124문).
십계명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경건)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크게 구분된다. 그런데 네 이웃을 제 자신과 같이 사랑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하다. 십계명은 이웃의 생명(6계명), 순결(7계명), 소유(8계명), 명예(9계명)를 아끼고 보호하라고 가르친다. 5계명은 이웃이 가지고 있는 권한 혹은 권리를 아끼고 보호하라는 정신을 담고 있다. 5계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사회적 관계다. 대교리문답은 126문에서 “제5계명의 일반적인 의도는 우리가 맺고 있는 여러 관계, 즉 아랫사람들, 윗사람들,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서로 지고 있는 의무들을 행하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한다.
대교리문답의 작성자들은 성경을 편협하게 혹은 문자적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물론 자의적으로 해석하지도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그 결과 성경을 보다 풍성하게 해석할 수 있었으며, 이 해석에 따라 우리는 인간관계에 대해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도전받는 권위
예전과 달리 권위는 오늘날 상당히 생소한 개념이다. 권위와 꼰대는 같은 개념으로 취급을 받고 있다. 예전에는 당연했던 권위가 요즘에는 상당히 도전을 받고 있다. 이것은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예를 들어 직분자는 섬기는 자로만 인식되지 다스리는 자로는 잘 인식되지 않는다. 성도는 고객이고, 부교역자는 직원일 뿐이다. 교회의 직분자들이 그리스도께서 주신 권세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이에 반해 대교리문답은 제5계명이 말하는 ‘부모’가 특별히 하나님의 규례에 따라 세워진 자들이라고 명시한다(124문).
에베소서는 권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6:1). 성경에 따르면 부모가 가진 권위는 당연한 것이다. 이것은 1+1=2와 같이 자명한 것이기도 하다. 사도 바울은 자녀가 부모에게 순종해야 하는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 순종하는 방식만 (“주 안에서”) 언급할 뿐이다. 바울 사도는 로마교회 성도들을 향해 권세 있는 자들에게 복종하라고 명령하면서 모든 권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나왔고,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고 선언할 뿐이다(롬 13:1).
권위는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우리가 부모에게 순종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만약 부모가 더 경험이 많고 지식이 많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면 이는 적어도 오늘날에는 답이 될 수 없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에서 옛날 지식은 금방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자녀들에게 순종을 가르치기가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질서나 순종보다는 창의력과 자기 주관을 강조하는 교육이 지나치게 대세를 이룬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자녀들에게 권위의 개념을 정확하게 가르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성경의 권위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분명해야 권위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다음 세대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권위의 사용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권위를 잘 이해했다 하더라도 그 권위를 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이는 특별히 교회 직분자들이 명심해야 하는 문제다. 성경 구절만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복종을 말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일 수 있다. 그 권위가 자기 스스로에게 있지 않고 위에서, 즉 하나님에게서 왔다는 걸 안다면 자기 마음대로 권위를 행사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아랫사람들이 진심으로 잘 순종해서 하나님의 법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아담의 타락으로 인해 하나님께서 세우신 모든 관계가 완전히 틀어졌다. 선악과를 먹은 것에 책임을 묻는 하나님께 아담은 하나님께서 하와를 만드셔서 자기와 짝 지어 주셨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댔다. 하와는 더 이상 남편에게 순종하지 않고 지배하려는 욕구를 가지게 됐다. 뱀은 인간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고,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다. 남자는 이마에 땀이 흘러야 먹을 것을 얻을 수 있고, 여자는 엄청난 진통을 겪은 후에야 자녀를 출산할 수 있을 것이다. 거듭난 신자 역시 여전히 이와 같은 상황에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하나님은 죄인들을 이와 같은 상황에서 건지셔서 전혀 다른 사회를 이루게 하셨다. 구원이란 단지 한 개인이 죄사함을 받고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니다. 구원은 본질적으로 사회적/교회적이다. 우리는 이를 에베소서에서 가장 분명하게 찾아볼 수 있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 교인들에게 성령으로 충만을 받으라고 명령하면서(엡 5:18)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어서 설명한다. 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피차 복종”이다(21절). 성령으로 충만하게 된 새로운 사회는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 상전과 종이 서로 복종하는 공동체다.
이와 같은 상호 복종은 일반 사회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다. 부모는 자식을 통제하고 조절하려 하고, 자녀들은 부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오늘날 부부는 서로 돕기보다 각자 자기 일을 할 뿐이다. 노동자와 사용자의 갈등은 위험 수위를 넘은 지 오래다. 하지만 복음이 능력이 강하게 나타날수록 이와 같은 계층 간의 갈등은 사라진다. 초기 한국 교회가 형성됐을 무렵, 금산교회의 한 하인이 장로로 선출됐을 때, 그의 주인이 그 장로를 잘 도왔다는 얘기는 매우 유명하다. 결국 우리의 인간관계가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는 복음의 능력이 약해서다.
의무와 죄
대교리문답은 제5계명을 해야 할 의무와 하지 말아야 할 죄로 구분해서 상세하게 설명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인간관계를 잘하려면 해야 할 일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죄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우리의 경험을 통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싸움이 일어나는 이유가 무엇인가? 상대방에게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기 때문 아닌가? 따라서 인간관계를 잘하기 원한다면 여러 관계에 따라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아야 한다.
사회 생활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권위의 관점에서 볼 때 모든 인간은 다른 사람보다 위에 있을 수 있고, 아래에 있을 수 있으며, 동등한 관계에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인간관계를 잘하려면 윗사람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아랫사람은 물론 동료와의 관계도 좋아야 한다. 신학교에서 15년 가까이 가르쳐 본 경험에서 볼 때 이는 교회를 세우는 데 매우 중요하다. 교수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지만, 동기들에게는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 그들은 학교에서 일하는 미화원을 함부로 대하기도 한다. 따라서 교회는 목사를 청빙할 때 이런 점을 세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성도들에게는 잘 하지만 부교역자에게 함부로 하는 목사, 재산이나 은사에 따라 성도들을 은근히 차별하는 목사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설교를 잘하더라도 멀리해야 한다.
타락한 세상 속에서 신자는 때때로 악인과도 관계를 해야 한다. 그들이 상관일 수도, 동료일 수도, 직원일 수도 있다. 그들이 불의하게 행동할 때 참으로 참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대해서 우리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세리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또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이같이 아니하느냐”(마 5:46-47). 예수님은 이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은 죄인이나 이방인과 달라야 함을 강조한다. 신자가 불신자와 무엇인가 달라야 한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를 대적하는 자, 우리와 아무런 상관 없는 자들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윗사람에 대한 의무와 죄
대교리문답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해야 할 의무와 그들이 저지르기 쉬운 죄를 상세하게 제시한다. 교리문답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너무 내용이 많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하나씩 검토해 보면 정말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다. 그중 하나만 강조하자면, 윗사람의 부당함과 연약함을 구분하는 것이다. 제5계명은 윗사람의 말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힘들지만 때로는 부당한 명령에 대해서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 반대로 그들의 연약함을 감당하고 때로는 사랑으로 덮어 주어야 한다. 실제 생활에 있어서 죄와 연약함은 잘 구분되지 않지만 신자들은 올바른 인간관계를 위해서 잘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을 평소에 길러야 할 것이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저지르기 쉬운 죄는 윗사람을 뒤에서 험담하는 것이다. 주로 아랫사람끼리 모였을 때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난다. 뒷담화는 부하들이 상사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자들은 이런 죄에서 자신을 지킬 필요가 있다. 이를 실천하려면 그런 행위가 죄라는 인식을 분명히 가져야 한다. 비록 어렵고 힘들더라도 하루에 잠시라도 상사를 위해서 진심으로 기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그 상사와 조금이라도 잘 지내는 길임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랫사람들에 대한 의무와 죄
대교리문답에서 윗사람이 행해야 할 의무 중 주목하게 되는 것은 권선징악이다. “그들이 잘할 때에는 격려하고 칭찬하며 상을 주고, 그들이 잘못할 때에는 반대하고 꾸짖으며 징벌하는 것이다.” 신학교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학생들에게 학점을 줄 때 항상 고민이 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학점을 후하게 주면 학생들에게 인기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과연 학생을 위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오랜 경험을 통해서 볼 때 확신하는 것은 학생들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교수가 해야 할 의무라는 것이다.
상사에 대한 아부가 진실이 드러날 때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듯, 부하에 대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곤혹스럽지만 엄중하게 야단을 치는 것이 그 사람을 위해서, 또한 공동체 전체를 위해서 윗사람이 해야 할 일이다. 지식의 한계 때문에 신자들은 자신의 결정이 인간관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전혀 알지 못한다. 아무리 자신이 선한 의도로 결정했다 하더라도 인간관계를 망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신자는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성경과 교리문답의 가르침에 따라 일관성 있게 사람들을 대해야 한다.
동료들에 대한 의무와 죄
교리문답에 따르면 동료들과 잘 지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동료가 잘 됐을 때 ‘자기 일같이 크게 기뻐하는 것’이다. 이것이 쉽지 않음을 우리는 본능적으로 잘 안다. 특히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이 한국 사람의 특징이다. 하지만 동료의 일을 진심으로 자기 일처럼 기뻐해 보라! 그 동료와의 관계가 금방 친밀한 관계가 될 것이다. 이 점에서 중요한 것은 공동체 정신이다. 이 정신을 가진다면 동료가 잘되는 것이 바로 내가 잘되는 것임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시기는 동료들 사이에 쉽게 일어나는 독특한 죄다. 나는 칼뱅이나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해서는 어떤 시기감도 가지지 않는다. 그분들이 나보다 뛰어나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고 오히려 그분들의 가르침을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한다. 하지만 동료 교수에 대해서는 시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부러움은 쉽게 느끼곤 한다. 나이가 들면서 학생들이 젊은 교수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걸 보면 조금 주눅들기도 한다. 이를 치료할 근본적인 약은 공동체성의 회복이다.
결론: 약속 있는 첫 계명
모든 권세를 가지신 하나님은 각 사람에게 적당한 권세를 주셔서 여러 인간관계를 맺도록 하셨다.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를 겸손하게 하시고 연단시키셔서 마침내 거룩한 성도로 변화시킨다. 이를 받아들일 때 우리 마음에서 불평과 불만이 사라지고 감사와 기쁨이 넘치게 될 것이다. 때로는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죄를 피하고 주어진 의무를 잘 수행하면 의와 평강과 희락이 넘치는 아름다운 사회(인간관계)가 이 땅에서 실현될 것이다. 이 약속이 제5계명 마지막에 제시돼 있다.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이 땅에서 복된 삶을 살기를 정말로 원한다면 제5계명을 이해하고 사모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주
1) 보통 ‘정치적 동물’이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정확한 의미는 ‘폴리스적 동물’이다. 폴리스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를 의미하는데, 이를 통해서 본다면 폴리스적 동물은 국가 공동체를 구성하는 동물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