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개의 말씀 

우리의 찬송가 책에는 앞뒤의 여백 페이지에 주기도와 사도신경 그리고 십계명이 수록돼 있다. 고대로부터 교회는 초신자들에게 교리 교육을 할 때 이 세 본문을 교재로 삼았다. 루터의 《대 교리문답》은 십계명으로 시작해 사도신경, 주기도로 이어진다.¹ 십계명은 그만큼 기독교 신앙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뜻이다. 

십계명은 출애굽기 20장과 신명기 5장에 나온다. 출애굽기 20장은 시내산에서 모세가 하나님께 율법을 받는 장면이고, 신명기는 광야 유랑을 끝낸 후에 모압 광야에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준 고별 설교다. 신명기의 십계명 본문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상기시켜 주는 형식으로 돼 있다.

출애굽기 20장에도, 신명기 5장에도 ‘십계명’이라는 단어가 없다. 그 대신 출애굽기 34:28 혹은 신명기 4:13은 십계명 본문에 대해 ‘아세레트 핫데바림’(열 말씀)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여기서 ‘데칼로그’(the Decalogue)라는 영어 이름이 나왔다.² 그러니까 ‘십계명’이라는 이름과 영어의 ‘Ten Commandments’라는 이름은 후대에 붙여진 이름이다.

출애굽기 20장에도, 신명기 5장에도 열 말씀에 번호가 매겨져 있지 않다. 이 본문을 열 개의 항목으로 정리한 것은 유대교 전통으로 따져도 필론 시대의 일이다.³ 그는 출애굽기 20:1-3을 묶어서 첫 번째 항목으로 삼았고, 4절부터 7절을 두 번째 항목으로 삼았다. 그런 다음 17절을 절반으로 나누어 열 개의 말씀으로 정리했다. 그렇게 해서 하나님에 관한 계명은 안식일 계명까지 합해서 셋이 되고, 사람에 관한 계명은 일곱이 됐다. 

종교 개혁자들은 17절을 하나의 계명으로 간주하고, 가톨릭의 제1계명으로부터 우상 숭배 금지 계명을 따로 분리해 냈다. 가톨릭 교회의 우상 숭배 전통에 대한 종교 개혁자들의 문제 의식이 이 해석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로 인해 개신교 십계명은 하나님에 대한 계명이 네 개, 사람에 대한 계명이 여섯 개가 됐다. 종교개혁자들 중 루터는 가톨릭 교회의 구분을 그대로 따랐다. 지금도 루터 교회는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높으신 하나님

십계명을 하나씩 분석하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십계명 전체의 구조와 그 맥락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십계명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본다. 첫 네 계명은 하나님에 대한 계명이고, 뒤의 여섯 계명(5-10계명)은 사람에 대한 계명이다. 제4계명(안식일 준수 계명)은 하나님에 대한 계명으로 분류되지만, 내용상 앞의 세 계명과 뒤의 여섯 계명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안식일 준수가 왜 이런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논할 것이다.

이 구조는 ‘주기도’의 구조와 닮았다. 예수님은 기도 중에 먼저 하나님에게 관심을 둘 것을 가르치셨다. 우리의 기도는 자신의 필요에서 나오고 그것에 묶이는 경향이 있다. 피조물로서 하나님 앞에 나아가 자신의 필요를 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기도를 통해 하나님에게 눈 뜨면 일상의 필요에서 눈을 돌려 하나님과 그분의 나라에 관심을 두게 된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먼저 눈을 들어 그분의 이름과 나라와 뜻을 구하라고 하셨다. 그런 다음 자신과 이웃에 관한 기도를 올려야 한다. 
하나님은 열 말씀을 주시기 전에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여신다.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출 20:2; 신 5:6). 

유대교와 가톨릭 교회는 이 말씀을 이어지는 3-6절에 대한 도입문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이 도입문은 십계명 전체에 대한 도입문으로 보는 것이 옳다. 

우리말 번역에서는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가 문장 끝에 나오지만 히브리어 본문에서는 ‘나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니라’가 문장 서두에 나온다. ‘하나님’은 ‘엘로힘’(אֱלֹהִים)의 번역으로서 신(神)을 가리키는 보통 명사이고, ‘여호와’(יְהוָה)는 모세에게 나타나셔서 십계명과 율법을 알려 주신 분의 고유 명사다.  

모세는 호렙산의 불붙은 떨기나무에서 여호와 하나님과 처음 조우했다. 이집트의 다신교 문화 안에서 자란 모세는 자신에게 나타난 신이 세상의 여러 신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여쭈었다.

“모세가 하나님께 아뢰되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가서 이르기를 너희의 조상의 하나님이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면 그들이 내게 묻기를 그의 이름이 무엇이냐 하리니 내가 무엇이라고 그들에게 말하리이까”(출 3:13). 

그러자 하나님께서 이렇게 답하신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또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기를 스스로 있는 자가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라”(출 3:14).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는 히브리어 ‘에흐예 아셰르 에흐예’(אֶהְיֶה אֲשֶׁר אֶהְיֶה)의 번역이다. 개역개정의 번역은 그리스어 번역 성경(70인역)의 번역 ‘에고 에이미 호 온’(ἐγώ εἰμι ὁ ὤν)의 의미를 담아낸 것이다. 히브리어 표현 ‘에흐예 아셰르 에흐예’는 새번역처럼 ‘나는 나다’라고 번역된다. 영어로는 ‘I AM WHO I AM’ 혹은 ‘I AM WHO I Will Be’로 번역할 수 있다.  

모세의 요청에 대한 응답으로 이름을 알려 준 것이 아니다. 이름을 알려 달라는 모세의 청을 완곡하게 거절한 것이다. 의미로 풀면 이런 뜻이다. ‘나를 이름 지으려 하지 말라. 나는 너희가 규정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스스로 존재하는 전능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출애굽기 3:15에 나오는 ‘여호와’라는 표현은 יהוה(YHWH)를 음가로 표기한 것인데, 이것도 하나님의 이름이 아니라 ‘에흐예 아셰르 에흐예’를 가리키는 기호인 셈이다. 그래서 이 기호를 ‘테트라그람마톤’(네 글자 이름, tetragrammaton)이라고 부른다. 

이 말씀으로써 하나님은 열 개의 말씀(십계명)을 주시기 전에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천명하신다. 이 계명을 주시는 분은 스스로 존재하시며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 가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시다. 많고 많은 신들 중 하나가 아니라 오직 한 분이신 전능자 하나님이시다. 

그 하나님은 인간의 어떤 논리로도, 어떤 이름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분이다. 캔터베리의 안셀무스는 ‘YHWH’라는 기호 외에는 달리 표현할 수 없는 그분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그것은 최고 본질, 최고 생명, 최고 이성, 최고 행복, 최고 정의, 최고 지혜, 최고 진리, 최고 신성, 최고 위대, 최고 미, 최고 불사성(不死性), 최고 불변성, 최고 복락, 최고 영원성, 최고 권능, 최고 일성(一性) 등이다. 그것은 최고 존재(summa ens), 최고 생명체, 그리고 기타 이들과 유사한 것들이다.”⁴

그분은 인간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좋은 단어들의 최상 이상이며 그 단어들의 총합 이상이다. 그분은 ‘절대자요 완전자요 영원자요 초월자요 전능자’이시다. ‘YHWH’로 표기되는 그 하나님은 이 모든 표현을 합한 것보다 더 크시다. 

가까이 오신 하나님

그런 분이 주시는 말씀이기에 한마디 한마디가 귀하고 값지다. 또한 그런 분의 말씀이기 때문에 열 가지 명령에는 군더더기 설명이나 이유가 붙지 않는다. 그것을 ‘정언 명령’(apodictic command)이라고 부른다. 아무런 조건이나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확정적으로 명령하는 것을 말한다. 

‘나는 나다’라고 하신 ‘절대자요 완전자요 영원자요 초월자요 전능자’가 하시는 말씀이니 피조물인 인간은 군말 없이 순종해야 한다. 그분의 말씀에 대해 “왜 그래야 하나요?”라고 묻는다는 말은 그분을 우상으로 끌어내리는 일이다.   

하나님은 당신 자신에 대해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이라는 말을 덧붙이신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시내산으로 부르신 것은 이스라엘이 이집트 군대의 추적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다음의 일이다. 여호와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일 뿐 아니라 그들의 고통을 보시고 구원하신 분이다. 

모세를 부르실 때 하나님은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분명히 보고 그들이 그들의 감독자로 말미암아 부르짖음을 듣고 그 근심을 알고 내가 내려가서 그들을 애굽인의 손에서 건져 내고 그들을 그 땅에서 인도하여 아름답고 광대한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곧 가나안 족속, 헷 족속, 아모리 족속, 브리스 족속, 히위 족속, 여부스 족속의 지방에 데려가려 하노라”(출 3:7-8). 

스스로 존재하시는 분, 스스로를 마음대로 만들어 가시는 분, 전지전능하신 분 그리고 천지를 창조하신 분은 저 멀리 물러가서 팔짱 끼고 지켜보지 않으셨다. 그분은 당신의 백성이 학대 받는 모습을 ‘보시고’, 그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그들이 얼마나 고통 받고 있는지를 ‘아셨다’. 그래서 그분은 그들에게로 ‘내려가서’ 그들을 ‘건져내고’, ‘인도하여’, ‘데리고 나가셨다’. ‘절대자요 완전자요 영원자요 초월자요 전능자’이신 그분이 ‘상대자요 불완전한 자요 덧없고 한계적이며 무능한’ 인간 하나 하나를 살피시고 보호하신다는 뜻이다. 

열 말씀은 그들을 그토록 아끼시는 분이 주신 명령이다. 십계명을 주신 이유는 이집트에서 그들을 해방시킨 이유와 동일하다. 그들을 사랑하시기에 그렇게 하셨다. 율법 전체가 그렇지만 십계명은 더욱 더 이스라엘 백성을 사랑하셔서 주신 말씀이다. 그들은 이집트에서의 노예 살이로부터 해방을 얻었다. 

이집트를 떠나 시내산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이집트 군대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지상 과제였다. 시내 광야에 이르렀을 때 그들은 그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 이제부터 그들은 제사장의 나라로 세워져야 했다. ‘~로부터의 자유’(freedom from)는 ‘~을 위한 자유’(freedom for)로 이어지지 않으면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⁵ 십계명과 율법은 그들에게 부여된 자유의 의미를 완성하도록 주어진 지침이었다. 

새 계약과 율법

십계명과 율법은 옛 언약 백성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명령이다. ‘구약’(舊約)이라는 이름은 언약 신학의 틀에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과 언약을 맺으시고 선물로 십계명과 율법을 주셨다. 후대에 유대인들은 그것을 구원을 얻는 도구로 오해했지만, 실은 구원 받은 언약 백성의 지침으로 주어진 것이다. 태어난 지 여드레 만에 할례를 받고 언약 백성이 됐다면, 계명과 율법을 지킴으로 제사장의 나라로 자라야 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모세를 통해 맺어 주신 언약에 이스라엘은 신실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이 완전히 실패했을 때 하나님은 예언자들을 통해 ‘영원’(사 55:3)하고도 ‘새로운’(렘 31:31) 언약을 주실 것을 약속하셨다. 

이 예언은 오백 여 년이 지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졌다. 예수 그리스도는 옛 선민의 실패한 역사 끝에서 오셔서 새로운 선민을 일으킬 언약을 맺으셨다.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누시면서 포도주 잔을 돌리시면서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눅 22:20)라고 하셨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하는 것은 그분을 통해 하나님께서 맺으신 새롭고도 영원한 언약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새로운 언약에 속한 사람들도 옛 언약을 읽는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옛 언약을 완성하셨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셨던 그 하나님은 모세에게 나타나셔서 ‘에흐예 아셰르 에흐예’라고 말씀하신 그분이시다. 그분이 옛 언약 백성에게 주신 십계명과 율법은 새 언약 백성에게도 의미가 있다. 

물론 절대적인 구속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옛 언약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기대가 담겨 있다. 새 언약에 속한 사람들도 십계명과 율법을 소중히 여긴다. 그 모든 명령에 대한 완전하고도 철저한 순종이 요구되지는 않지만,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뜻은 여전히 소중하다.

그렇다면 새 언약에 속한 우리는 십계명을 어떻게 읽고 실천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십계명에 대해 예수님이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를 살펴 보아야 한다. 십계명과 관계해 예수님은 세 가지의 중요한 말씀을 남기셨다. 

첫째, 영생을 얻는 길에 대해 어떤 부자 청년과 나눈 대화에서 예수님은 십계명을 언급하셨다(마 19:16-22). 예수님은 그 사람에게 영생을 얻으려면 계명을 행하라고 답하신다. 그 사람이 “어떤 계명을 지켜야 합니까?”라고 묻자 예수님은 십계명 중에 이웃과 관계된 계명들을 언급하신다. 그 청년은 그 계명들을 모두 지켰다고 말하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한다. 그러자 예수님은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주고 제자로 따라 나서라고 하신다. 그 말씀에 그 청년은 근심하면서 떠나갔다. 

이 대화에서 예수님은 계명을 완전하게 지켜서 의롭다 함을 얻을 수 있다는 그 청년의 자신감을 깨뜨리신다. 계명과 율법을 완전하게 실천해서 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라면 몸을 불살라 바쳐도 부족하다. 십계명은 의를 쌓아 올려 하나님의 커트라인을 넘어서게 하려고 주어진 것이 아니다. 구원을 얻는 수단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구원의 선물로 주어진 것이다. 그 청년의 자의식(自義識)이 그의 구원을 막고 있는 장애물이었다. 

둘째, 마태복음 5장에 나오는 ‘여섯 반제’(21-48절)에서도 예수님은 십계명을 언급하셨다. 여기서 예수님은 여섯 개의 계명을 예로 들어 옛 언약과 새 언약의 차이를 설명하신다. 이 말씀에서 예수님은, 새 언약에 속한 이들은 계명에 대한 ‘최소 실천’이 아니라 ‘최대 실천’을 목표해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죽이지만 않으면 된다’라는 것이 최소 실천이고, ‘미워하지도 말아야 한다’라는 것이 최대 실천이다. ‘섹스만 안 하면 된다’라는 생각이 최소 실천이고, ‘모든 사람을 온전한 인격으로 대해야 한다’라는 것이 최대 실천이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는 말이 있다. 계명과 율법은 언약 백성이 넘어서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범위를 정해 준 것이다. 죄 된 인간이기에 그 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새 언약에 속한 사람들은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들이다. 그들은 법의 형식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 예수님은 십계명과 율법 중 많은 것들이 새 언약에 속한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셨다. 다만 형식 논리에 따라 위반하지 않는 정도에 만족하지 말고 계명의 본뜻을 살펴 온전히 실천하라고 하신다. 

셋째, 가장 큰 계명에 대한 말씀(마 22:34-40)은 계명과 율법에 대한 예수님의 입장을 잘 보여 준다.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찾아와 613개의 계명과 율법 중에 가장 큰(중요한) 계명이 무엇인지를 여쭈었다. 그것은 당시 율법 교사들이 자주 토론하던 문제였다. 가장 중요한 계명으로 꼽는 것을 보고 그 율법 교사의 자질을 판단하곤 했다. 그래서 예수님께 그런 질문을 한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예수님은 신명기 6:5과 레위기 19:18을 꼽으셨다. 모든 계명과 율법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요약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단어로 요약한다면 ‘사랑’이다. 그 사랑은 우리의 조잡한 감정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표현된 하나님의 영원하고도 완전한 사랑을 말한다. 

위에서 살펴본 세 가지 말씀을 통해 드러나는 사실은 1) 예수께서는 십계명의 유효성을 인정하셨으며, 2) 하지만 계명과 율법은 의를 쌓아 올려 하나님의 커트라인을 통과하라고 주어진 시험 문제가 아니라 언약의 백성으로 살아가라는 지침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셨다. 또한 3) 십계명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는 형식 논리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살펴야 하며, 4) 십계명과 모든 율법 안에 담긴 하나님의 뜻은 사랑이라고 하셨다.  

이것이 새 언약에 속한 사람들이 십계명과 율법에 대해 가져야 할 바른 태도다. 의를 얻어내는 도구로서 계명과 율법을 대하면 그것은 우리의 존재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과 멍에가 된다. 예수께서는 당신에게 와서 그 짐과 멍에를 벗으라고 하셨다(마 11:28-30). 그분 안에 거하면 성령으로 거듭나게 되고, 그럴 때 계명과 율법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십계명을 공부하는 우리의 마음은 즐겁다. 그 안에 당신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애틋한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이고, 그 뜻을 행할 때 우리는 가장 자유하고 복된 삶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십계명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