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unds of Silence: 침묵이라는 소리들
국어사전에 따르면, ‘침묵’(沈默)은 “아무 말도 없이 잠잠히 있음. 또는 그런 상태”, “정적(靜寂)이 흐름. 또는 그런 상태”, “어떤 일에 대하여 그 내용을 밝히지 아니하거나 비밀을 지킴. 또는 그런 상태”, “일의 진행 상태나 기계 따위가 멈춤. 또는 그런 상태”를 지칭한다.
1 국어사전이 내리는 ‘침묵’에 대한 네 가지 정의에는 공통 요소가 있다. 말 혹은 소리의 부재다. 또한 이런 부재로 인해 멈추어 있거나 숨겨져 있는 상태가 지속된다는 공통성이 있다.
이런 단순한 문자적 정의에 의하면, 침묵은 말의 부재, 소리의 부재를 뜻하므로, 뒤로 물러나 침잠하며 숨어드는 소극성을 대변하는 행위로 보인다. 물론, 침묵에는 이런 소극적이고 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침묵이 반드시 문자 그대로 아무 소리를 내지 않는 소극적 행동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1956년에 결성돼 한 세기를 풍미한 유명한 2인조 미국 포크 록 그룹 ‘사이먼 앤 가펑클’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1964년에 발매한 〈침묵의 소리들〉(The Sounds of Silence)이라는 곡이 있다. 서정적이고 감수성 넘치는 멜로디와 가사, 두 가수의 환상적인 발성이 만들어 내는 화음으로 유명한 곡이다. 그런데 이 곡의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직역하면 ‘침묵의 소리들’이지만, ‘침묵이라는 소리들’로 풀어쓸 수도 있다. 즉 침묵은 단순히 소리가 없는 상태, 소리가 부재하고 조용한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 침묵은 그 자체로 소리이며, 그것도 단수, 즉 하나의 소리가 아니라 복수, 즉 여러 소리들이다. 실제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