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과 절차의 중요성
교회가 잘 세워지려면 중요한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잘 이뤄져야 하고 그 결정이 잘 시행돼야 한다.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교회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의사결정이 잘 이뤄졌다 하더라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교회의 질서와 평화가 유지될 수 없다. 예전에는 이 문제를 교회가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거의 대부분 중요한 의사결정은 담임목사가 했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교인들은 그대로 따랐다. 하지만 1세대 목사들이 은퇴하고 2세대, 3세대 목사가 청빙되면서 이전과 같은 강력한 리더십은 더 이상 발휘되기 어려워졌다.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이전과 달리 요즘에는 당회나 제직회 발언권이 훨씬 강해진 것을 자주 보게 된다. 목사가 독단적으로 교회를 운영하는 것도 문제지만 일부 당회나 제직회가 교권을 행사하는 것도 적지 않은 문제다. 교회 지도부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이제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이와 같은 갈등은 주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일어나기에 교회 지도자들은 여기에 수반되는 문제를 잘 인식해야 한다. 더 나아가 요즘 세대는 아무리 옳은 결정이라 하더라도 이를 바로 수긍하지 않는다. 그 결정 내용도 설명해야 할 뿐만 아니라 결정 과정에서 진행됐던 절차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해야 납득한다. 장로와 집사도 투표로 선출하는데 목사도 성도 중에서 투표로 선출하자는 주장이 그와 같은 예다. 따라서 다음 세대를 성공적으로 목회하기 위해서 목사를 비롯해 교회 지도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친절할 필요가 있다.
의사결정을 다루기 전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민주주의가 보편화된 현대 사회에서 교회도 민주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판단될 필요가 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이자 왕이라고 정말로 고백한다면 사실은 왕정이 교회 정치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