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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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2024년  07월호 양육과 헌신과 교제를 통해 십자가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다: 제천제일교회 복음을 전하는 전도 현장(7)

기사 메인 사진 일제강점기인 1907년 8월 23일, 제천에서 대화재가 났다. 제천을 중심으로 일어난 의병 활동에 대한 복수로 일본군이 제천에 있던 가구 전부를 불태워 버린 것이다. 사람들 모두 불을 피해 산으로 도망갔기에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피난한 사람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도시는 사라지고 폐허가 돼 있었다. 터전을 잃고 절망과 울분에 빠진 사람들에게 다가간 것은 교회였다. 제천 신월리 출신의 최병헌 목사가 정동교회의 제2대 담임목사로 있으면서 초대 신자 10명과 함께 복구에 힘쓰며 전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천읍교회를 세웠다. 고통 중에 세워졌지만 빠르게 부흥해 30-40년 후엔 수백 명이 모이는 교회로 성장했다. 제천읍교회의 창립 기념일은 명확히 알 수 없다. 그래서 1907년 8월 23일 제천 대화재 날을 창립 기념일로 정하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1954년 8월 15일, 제천읍교회는 제천제일교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제천제일교회는 1950년부터 분립 개척을 시작해 지금까지 총 17개 교회를 개척했기에 제천과 그 부근 지방 사람들에게 모교회나 다름없다. 제천제일교회는 올해로 117주년을 맞았다.

지난 5월 29일 제천시 고암동에 있는 제천제일교회를 방문해 안정균 담임목사를 만났다. 안 목사는 17년 전, 제천제일교회 100주년 행사 직후에 부임했다. 안 목사는 40대까지 서울에서 열정적으로 목회를 하다가 큰 병을 얻었다. 생존 확률이 1%밖에 안 되는 심장병이었다. 그런데 하나님이 기적적으로 회복시키셔서 1년 반 만에 완치됐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제천제일교회에 청빙됐다. 안 목사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고 부목사, 교회 개척, 담임목사 생활을 전부 수도권에서 했기 때문에 전혀 예상치 못한 행보였다. 안 목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이 교회에 오게 된 것이 제게는 하나님의 큰 축복입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천은 서울보다는 여유로운 도시니 목회도 여유로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일이 이렇게나 많을 줄 몰랐습니다. 저희 교인들은 열심이 특심입니다”라고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열심 있는 목사를 뛰어넘는 성도들로 가득 찬 제천제일교회의 전도 비결은 무엇일까?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과 양육 도구

안 목사는 전도에 있어 우선적인 건 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저는 중학생 때 큰 은혜를 경험해 온 동네를 다니며 전도지를 뿌렸습니다. 부목사 시절엔 선교 담당 목사를 자청해 1년 반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주 수요일마다 70인 전도대를 이끌고 나갔습니다. 전도에 관한 책자는 모두 사다가 읽고 연구해 교인들을 훈련시켰습니다. 병원과 신축 아파트 전도를 위한 새로운 전략까지 구상했었죠. 개척 교회 목사 시절엔 1년에 한 명이라도 전도한다는 생각으로 밖에 나갔습니다. 많은 사람을 전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1년에 한 명을 목표로 두고 그 사람을 귀하게 여기며 하루 한 시간이라도 투자해 친절을 베푸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즉 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도를 시작해야 합니다. 저도 하나님께서 그 마음을 주셔서 전도에 열심을 낼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한 영혼을 훈련해 전도자로 양육하는 일이다. “전도 자체도 중요하지만, 전도한 영혼을 신앙인으로 세우는 일은 더욱 중요합니다. 그러니 목회자에게는 영혼을 잘 양육시킬 특화된 도구가 하나라도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일대일 제자 양육을 제 도구로 삼고 20년간 꾸준히 실행 중입니다. 현재 저희 교회에는 8주간의 양육자반이 있습니다. 그 반은 제가 일대일로 맡아 직접 교육합니다.”

안 목사는 이 모든 과정을 제천제일교회에 오기 전, 부목사 시절에 준비했다. 하나님이 담임목회자로 부르실 날을 기도로 준비하며 자신의 목회 철학, 교회론, 양육 체계와 방법 등을 연구했다. “교회론을 연구하던 중, 사도행전 1:8 말씀이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관심이 영혼을 구원하는 데 있고, 교회는 영혼을 구원하는 공동체라는 확신을 얻게 됐습니다.” 

전도 훈련을 통한 직접 전도

제천제일교회는 안 목사가 부임하기 전부터 이미 전도에 익숙했다. 오히려 전도에 대한 지나친 강조로 많이 지친 상태였다. 안 목사는 전도에 힘을 잃어가는 영혼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다가갔다. 아주 작고 조용하게 전도폭발훈련의 시작을 알렸다. 1기 훈련생은 권사 2명이었다. 2명이 다른 2명을 훈련해 2기는 4명, 3기는 8명, 그렇게 훈련생 수가 점점 늘어났다. 17년간 꾸준히 실시해 작년 12월에는 22기 훈련생들을 배출했다.

22기 전도폭발 훈련자였던 박은실 집사는 수료 후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훈련하며 많은 말씀을 외우고, 대상자를 만나기 전엔 한없이 기도해야 했으며, 복음 제시 내용의 철자 한자라도 틀리지 않기 위해 수시로 암기해야 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제겐 너무 신기했습니다. 부담스럽고 힘들 것 같아 두려웠던 훈련이었는데, 어떤 연유인지 아무렇지 않았고 오히려 수월했으며 심지어 대상자를 한 분씩 만나 복음을 전할 때마다 마음이 기뻤습니다. 그분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훈련 이후,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전도 훈련을 받은 성도들은 자발적으로 전도에 앞장섰다. 현재 제천제일교회는 화요전도대와 주일전도대를 운영 중이다. 안 목사의 강요가 아닌 성도들의 자발적 요구로 꾸려졌다. 전도를 가르치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거리로 나간 것이다. 또한 1년에 한 번 ‘예수 사랑 큰 잔치’라는 이름으로 새신자 초청 예배도 연다. 3-4개월 전부터 기도로 준비하고 전도 대상자를 정하고 선물을 전달하며 준비한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 교회에 등록하는 새신자 10명 중 3명은 복음을 처음 접한 초신자다.

봉사와 헌신을 통한 간접 전도

안 목사는 제천제일교회의 전도 방법을 ‘농사 전도법’이라 정의한다.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이 네 가지 밭의 비유를 설명합니다. 씨앗은 좋은 땅에 떨어져야 잘 자랍니다. 전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전도 대상자의 마음 밭이 바뀌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모두가 지금은 전도가 어려운 시대라고 합니다. 이런 시대에 사람의 마음 밭을 바꿀 수 있는 건 봉사와 헌신입니다.”

제천제일교회에는 1994년에 창단돼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무지개봉사단이 있다. “무지개봉사단은 청소년, 이·미용, 지역 아동, 반찬 나눔, 장애우, 집수리, 병원 영역을 담당하는 일곱 개의 봉사단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제천 산골 마을에 찾아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이발해 드리고, 청소년을 위해 재능기부를 하거나 비행 청소년을 보호하고 치료하는 사역을 합니다. 토요일이면 60가정을 위한 반찬을 만들어 배달합니다. 집수리 봉사팀에는 혼자서도 집 한 채를 거뜬히 만들 수 있는 실력 좋은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해외에 있는 교회 중 인건비 문제로 수리에 어려움을 겪는 교회를 찾아가 봉사합니다. 지역 병원 봉사단은 교회 주변에 있는 두 개의 종합병원에 찾아가 예배를 드리고 복음을 전합니다. 이 모두가 간접 전도입니다.” 

또한 기부나 장학금 수여를 통해 어둡고 그늘진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한다. “1년에 두 번, 제천에 있는 두 개의 대학과 일곱 개의 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장학생 추천을 받아 약 열두 명 정도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합니다. 장학금은 통장으로 주지만 장학 증서 수여식은 교회에서 합니다. 제가 증서를 수여하면서 잠시 대화하는 시간도 갖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라는 말보다는 먼저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외에도 가정폭력 피해자를 수용하는 시설인 ‘엘림의 집’과 방과 후에 학원에 가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지역아동센터 그리고 아동 돌봄센터와 여성·청소년쉼터 사역도 시행한다. 특별히 사단법인 ‘제천푸른청소년문화센터’는 매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센터에서 각종 문화 교육을 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게 바리스타 교실입니다. 권사님 한 분이 운영 중이신데 지난 10년간 800명 이상의 수강생을 배출하고, 협회 자격증을 300명 이상이 취득했을 정도로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수강료는 재료비만 받고 합격할 때까지 실습을 계속하게 해 줍니다. 그렇게 성실하게 가르치니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도 옵니다. 그러다 교회에 출석해 정착하는 예도 많습니다. 이외에도 악기 교실, 축구 교실 등 여러 문화 강좌를 엽니다.” 

여가 생활의 중심이 된 교회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여가 생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제천제일교회 성도들에겐 교회가 여가 생활의 중심지다. 교회 내엔 야구, 배구, 축구, 탁구, 게이트볼, 골프 등 많은 동호회가 있다. 몇 년 전엔 여자 축구단인 엔젤FC도 생겼다. 교인이 아니어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에 믿지 않는 사람도 많이 들어온다. 동호회가 많을수록 안 목사도 분주해진다. “저는 동호회 모임이 있는 날에 찾아가서 간식비를 주거나 밥을 사 주고 기도해 줍니다. 거기엔 믿지 않는 분들도 많은데, 그분들이 동호회를 통해 교인들과 가까워져 친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교회와 가까워지고 좋은 인식이 쌓이면 전도가 쉬워집니다. 실제로 동호회를 통해 교회에 등록한 분들도 많습니다. 따라서 동호회는 단순히 여가를 위한 모임이 아니라 전도에도 유익한 모임입니다.”

새신자 정착을 돕는 바나바 새가족팀

제천제일교회의 핵심은 전도, 정착, 양육 및 훈련 그리고 사역, 총 네 가지다. 이를 모두 이끌어 가는 것은 예배고, 받쳐 주는 건 소그룹이다. 소그룹은 속회, 선교회, 동호회 등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직간접 전도로 교회에 오게 된 새신자는 바나바 새가족팀을 통해 정착한다. 양육 및 훈련 단계에 가면 제자훈련을 받는다. 사역 단계에서는 무지개봉사단을 포함해 중보기도팀, 교회 청소 봉사팀, 성가대, 교회학교 교사 등에 참여한다. 이중 정착 단계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새신자가 교회에 방문하면 가장 먼저 바나바 사역자를 연결해 준다. 장로를 포함해 100명 이상의 바나바 사역자가 준비돼 있는데, 그중 새신자의 특징을 고려해 가장 어울릴 듯한 사역자를 선택해 배정한다. 새신자는 바나바와 함께 4주간 《우리 함께해요》 교재로 교회와 성경과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내용을 전반적으로 익힌다. 이후 4주간은 신앙의 기초를 배우기 위해 《주님과의 새생활》 교재로 부목사와 장로에게 교육을 받는다. 여기서 구원과 양육 및 훈련, 기도와 선교, 참된 예배와 예배자의 자세에 관해 배운다. 마지막엔 그리스도인은 삶에서 교제, 헌신, 봉사, 가정 및 사회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핀다. 두 교재는 모두 안 목사가 직접 만들었다. 총 8주간의 과정을 마치면 바나바가 새신자에게 복음을 제시하고 그걸 받아들일 때 정식 교인으로 등록된다. 등록 환영은 1, 2, 3부 예배 때 진행하는데 온 성도가 새신자에 찬양을 불러주며 축복한 후, 새신자와 바나바 모두에게 십자가 목걸이를 걸어 준다. 그리고 새신자 연령층에 해당하는 선교회나 소회에서 준비한 선물과 꽃다발을 증정한다.

제천제일교회는 일주일 내내 각자의 은사에 따라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이 교회를 통해 하나님 말씀을 실감한다.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며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행 2:44-47).  

안소희 목회와신학 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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