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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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4년  05월호 세대통합 목회 디자인 A에서 Z까지 한 몸 된 교회, 세대통합 목회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발표한 청소년들의 결혼과 가정에 대한 인식은 충격적이었다. 대한민국 청소년 남학생들의 결혼에 대한 생각이 2012년도 82% 동의에서, 2023년 40%로 낮아졌다. 여학생들의 경우는 2012년 63% 동의에서, 2023년 19%로 낮아졌다. 무려 81%가 장래에 결혼 의사가 없다고 답변한 것이다.1 이런 상황을 단순히 철이 없는 생각쯤으로 가볍게 여길 것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결혼율과 출산율과도 연결되는 심각한 문제다. 한국 사회가 미디어와 매체에서 그려 내는 가정의 모습은 어떠한가? 세대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세태는 어떠한가? 젊은 세대는 장년 세대를 소위 ‘꼰대’라고 통칭하며 대화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어른들은 젊은 세대를 MZ라는 개념에 가둬 기본적인 예의와 생각이 없는 그룹으로 규정해 버린다. 최근 정치권에서 제시하는 엄청난 지원을 약속하는 출산 정책에도 젊은 세대의 반응은 뜨겁지 않아 보인다. 최근 가장 큰 사회 이슈로 떠오른 ESG(Enviromental, Social, Governance) 문제 중, 교회는 지배 구조의 문제를 직격탄으로 맞았다. 일방적으로 장년 세대가 교회의 모든 결정권을 갖는 구조에 청년들은 미련 없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그럼에도 세대 간 갈등과 극심한 한국 사회의 위기 요인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교회밖에 없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성경의 원리로 다시 돌아갈 때다. 

한국 교회에 세대통합 목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은 생각보다 오래됐다. 하지만 각 교회는 여전히 전통적인 교회학교 시스템을 선호했다. 변화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 결과가 어땠을까? 안타깝게도 코로나 이후 한국 교회의 다음 세대 상황은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각자 흩어져서 예배를 드렸던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는 이제 서로를 잃어버린 세대가 됐다. 

필자는 미국 교회의 대표적인 세대통합기관인 D6(Deuteronomy, 신명기 6장)을 한국에 소개했으며, 매년 ‘D6콘퍼런스코리아’를 협력 개최하고 있다. D6의 총 책임자인 론 헌터 목사는 미국의 D6운동을 잘 실행한 교회들, 즉 세대통합의 형태를 갖는 교회는 여전히 견고하고 다음 세대가 살아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온 세대가 함께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가정의 하나님 이야기가 넘칠수록 신앙 전수가 잘 이뤄진다고 주장한다. 

세대통합 목회 오해 풀기

보통 세대통합 목회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우리는 세대통합 예배를 생각한다. 조부모 세대, 부모 세대, 자녀 세대가 한자리에 모여서 다양한 특순과 함께하는 예배를 준비한다. 열심이 있는 교회들은 3세대가 온가족 새벽기도회에 모여 기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대통합 예배를 2-3년간 진행한 많은 교회가 한계에 부딪치기 시작했다. 세대통합 예배를 드리면 좋다고 해서 예배를 드렸는데, 생각보다 목회적 효과나 열매가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사역은 동일하게 유지하며 세대통합 예배까지 드리니, 목회자들은 오히려 더 분주해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다. 많은 교회가 아주 중요한 과정을 생략한 채 바로 세대통합 목회를 시도하기에 발생하는 일들이다. 

이는 세대통합 목회가 세대통합 예배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간과하는 데서 시작된다. 세대통합 예배와 성경공부 등은 세대통합 목회의 실제적인 결과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교회가 중간 과정을 생략한 채 세대통합 예배를 기획해서 진행한다. 

공동체가 변화되기 위해서 선재돼야 할 아주 기본적인 일은 ‘왜?’(Why)에 대해서 공감하고 동의하는 일이다. 한국 교회가 앞서 언급한 지배 구조(Governance)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바로 이 ‘왜?’의 과정 없이 일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사실 성도들은 우리 교회가 왜 세대통합 목회로 나가야 하는지,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 한두 번의 설교로 당위성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20-30년을 봉사해 온 교회학교 교사들은 당황하기 쉽다. 자칫 그동안의 자신들의 헌신과 수고가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대통합 목회는 교사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사들의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 부모 세대 역시 마찬가지다. 교회가 갑자기 자신들에게 신앙 교육의 무거운 책임을 지어 준다고 생각할 수 있다. 교회 중심, 목회자 중심의 신앙생활을 해 왔던 3040 부모 세대는 ‘가정의 신앙 교사’의 사명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전혀 감을 잡기 어렵다. 

미국 리더십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진 사이먼 사이넥은 TED 강연 중, “훌륭한 리더가 어떻게 행동에 영감을 주는가?”(How great Leaders inspire action)란 강의에서2 골든 서클(앞 장의 그림)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지속적이고, 강력한 힘을 가진 기업과 공동체는 Why(목적, 비전)의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한다. 반대로 변화를 두려워하고 혁신이 없는 집단의 특징은 리더가 What(결과)에 집착하면서 빠른 결과를 보려고 한다고 말한다. 즉 결과로부터 출발한다. 

세대통합 목회를 시행하면서 Why의 질문을 던지고 응답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세대통합 목회의 정착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우리 교회는 세대통합을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응답의 과정을 거쳤는가? Why(목적) 과정 없이 What(결과)으로 출발하지는 않았는가? Why를 온전히 실행했는지 〈표1〉의 질문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위의 질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무엇일까? 바로 “담임 목회자가 얼마만큼 준비가 됐는가?” 여부다. 세대통합 목회는 교육 담당자나 부목회자가 이끄는 것이 아니라 담임 목회자가 감당할 때, 큰 동력과 변화가 생긴다. 

만약 담임 목회자가 세대통합 목회의 전면전에 나서면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서울 서초구 반포에 있는 한 교회는 세대통합 목회를 준비하기 위해 교인들과 약 1년의 과정을 거쳤다. 매주 주일 오후에 담임 목회자가 다양한 그룹을 만나서 Why를 확인하는 시간을 철저히 가졌다. 그리고 모든 세대가 동일한 Why를 꿈꾸자, 구역을 자녀 연령별로 새롭게 개편했다. 엄청난 도전과 변화였지만 기존 구역 시스템보다 훨씬 역동적인 소그룹이 탄생했다. 

필자가 사역하는 충신교회는 ‘가정의 신앙 교사’를 세우기 위해 Good Parenting(부모학교)이라는 과정을 13년째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을 준비하면서 전 교인에게 다음 세대 리더십 학교인 가들리 가든(Godly Garden, 하나님의 정원)이 왜 필요한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쇼케이스와 세미나를 열었다. 친절한 안내와 명확한 비전을 통해 전 교인이 새로운 사명을 갖도록 안내했다. 각 가정 안에 믿음의 귀한 청사진이 그려지자 놀라운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부모학교를 지원하는 분들이 넘쳐나기 시작했고, 주중 신앙 활동을 하는 가정이 늘어났으며, 가정 예배의 붐이 일어났다. 결국 3040 부모 세대의 신앙이 더욱 견고해졌으며, 교회의 허리 역할을 감당하기 시작했다. 가정에서 신앙 활동을 열심히 해 온 자녀들은 자연스레 예배를 사모하는 믿음의 세대로 성장하는 역사가 나타났다. 이것이 세대통합 목회 철학을 가진 교회가 거치는 Why과정의 변화이다. 

세대통합 목회의 정의

미국 D6의 신학적 기반을 제공하는 달러스신학교의 티모시 폴 존스 교수는 세대통합 목회(가정 사역)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가정 사역이란 교회 안의 모든 구성원이 다양한 제자 관계들을 형성하고, 부모들이 자녀의 삶에 가장 중요한 가정 신앙 교사임을 스스로 인정해 잘 준비되고,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교회의 목회 영역들을 조정하는 과정이다.”3

폴 존스 교수의 정의에 따르면, 교회 안에는 두 가지 제자도가 존재한다. 하나는 교회 안에 다양한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교회 안의 장로 그룹, 권사 그룹, 집사 그룹과 다음 세대가 이전과 다른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야 함을 말한다. 자녀 세대는 이제 남의 자녀나 다른 권사의 손자가 아니다. 우리 교회가 책임지고 양육해야 할 믿음의 자녀들이다. 

두 번째로는 부모의 정체성과 사명을 새롭게 해야 한다. 그동안 부모들은 자녀의 신앙 교육 책임을 교회학교 교사와 목회자에게 일임해 왔다. 이제 성경의 원리로 돌아가 부모가 자녀를 제자 삼을 때, 가정과 교회는 엄청난 영적 동력을 얻게 됨을 그는 역설하고 있다.  

폴 존스 교수가 말한 첫 번째 정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리 교회는 다음 세대와 장년 세대가 만나는 예배나 공간이 있는가? 세대통합 예배나 함께 만나는 연결점을 가지고 있는가? 필자의 교회에서는 최근 당회가 각 교육 부서를 방문하고 있다. 핫도그 선물을 손에 들고 찾아간 담임목사와 장로들은 아이들을 축복한다. 그 방문에 감사해서 학생들도 장로들에게 작은 꽃이나 에너지 음료로 화답을 한다. 앞으로 권사회, 안수집사회도 각 교육 부서를 방문할 예정이다. 

아이들과 교사들의 반응이 어떨까? 아이들은 우선 일차적으로 담임목사의 핫도그 선물에 감동한다. 또한 담임목사의 축복을 기뻐한다. 당회 분위기는 어떨까? 당회에서 교육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더 쏟아질 수밖에 없다. 사랑스러운 다음 세대 자녀들이 장로들에게 꽃을 주고, 포옹까지 해 주니 당연한 일이 아닐까? 또한 때마다 아이들은 원로 장로들에게 축복을 받기 위해 방문한다. 원로 장로들이 아이들에게 안수기도를 해 주는 장면은 그야말로 세대통합의 현장이다. 우리 교회는 이런 세대 간의 만남과 연결점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 

폴 존스 교수의 두 번째 정의는 부모가 스스로 신앙의 가정 교사임을 고백하는지 여부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교회학교 교사에게 모든 신앙적인 책임을 일임했다. 이것은 모든 전문가들이 첫 번째로 지적하는 다음 세대 신앙 교육의 문제점이다. 하지만 큰 문제는 그것이 문제인지 모르고 있었던 부모들이다. 갑자기 교회에서 당신들이 신앙의 교사가 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 부모 세대는 오히려 큰 부담과 짐으로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이들을 처음부터 깨우고, 새로운 비전을 주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부모 세대가 자녀와 함께 가정 예배를 드리는 기쁨을 깨닫기 시작하고, 그 은혜를 경험하도록 인도해야 한다. 자녀 양육이 온통 짐처럼 무거운 숙제라고 여기는 문화에서 그것이 거룩한 사명으로 바뀔 때 진정한 은혜가 임하게 된다. 우리 교회는 부모 훈련 과정을 세대통합 목회를 준비하면서 함께 고안하고 있는가? 아니면 세대통합 예배만 준비했는가? 세대통합 목회는 부모들을 위한 훈련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한다. 

세대통합 목회의 방향성과 핵심 키워드

폴 존스 교수는 《가정 사역 패러다임 시프트》에서 가정 사역에 대한 4가지 패러다임을 말한다. 최근에는 많은 교회가 가정 기초 모델과 가정 구비 모델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대통합 목회를 준비하면서, 우리 교회의 현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 지금 우리 교회가 부모와 가정 관련해서 어떤 사역들을 하고 있는지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표2〉). 그 후에 앞으로 어떤 모델로 가야할지 기준점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폴 존스 교수는 ‘가정 기초 모델’과 ‘가정 구비 모델’과 ‘가정 통합 모델’ 중 무엇이 더 우위에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전통적인 교회의 분위기를 가진 교회가 갑자기 모든 예배와 성경공부까지 전 세대를 통합하는 모델인 가정 통합 모델로 가기는 어렵다. 프로그램 사역 모델부터 가정 구비 모델까지는 교회학교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정 통합 모델은 교회학교 시스템을 과감히 해체하고 모든 예배를 전 연령대가 같이 드리며, 성경공부까지 함께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각 교회의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여, 추구하는 모델을 설정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교회의 현 위치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점검하는 것이다. 

한편 한 교회가 5년이 지난 시기에도 가정 기초 모델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충분한 준비 후에 가정 구비 모델을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대통합 목회를 시작하며 우리 교회의 1년 차, 5년 차, 10년의 장기 계획이 교인들에게 비전으로 제시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표3〉은 필자가 제시하는 세대통합 목회 디자인 과정이다.

너무도 원론적이지만 세대통합 목회는 하나님의 원안이며, 한국 교회가 살아나기 위한 하나님의 비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대통합 목회는 하나의 트렌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부교역자에게 일임하지 말고, 담임 목회자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바라기는 강력한 세대통합 목회의 열매들이 곳곳에서 일어나, 다음 세대와 3040세대가 살아나고, 장년 세대와 노년 세대도 신앙 전수의 새로운 사명으로 충만하다는 소식이 들리길 간절히 소망한다.  



1)    목회데이터연구소 numbers vol. 229, 출처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23 청소년 가치관 조사 연구’, 2023.12. (전국 만 11-18세 청소년 7,718명, 면접 조사, 2023.05.15.~07.14.)
2)    Simon Sinek의 강의는 TED 강의 중 가장 조회 수가 많이 나온 강의 중 하나로 유명하다.
3)    https://www.timothypauljones.com/family-ministry-a-new-definition-for-family-ministry-part-3/ 부분 인용

이도복 충신교회 교육 총괄 목사. 샌프란시스코신학대학교(D.Min.). 저서로 《모든 날 모든 순간 가정예배》, 《손자녀를 세우는 52일 기도 습관》 등이 있다.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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