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 {{x.scr_name}}
  • 미분류

북리뷰 2024년  05월호 〈신명기〉 설교를 위해 무엇을 읽을 것인가? 강해 설교를 위한 필독서(5)

기사 메인 사진 오경의 마지막 책인 신명기는 출애굽 지도자인 모세가 모압 평지에서 약속의 땅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출애굽 제2세대, 곧 광야 세대를 향해 설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신명기는 이스라엘의 사회 질서와 성문화된 법률 원리 및 재판 절차, 하나님의 통치 하에서의 이스라엘의 자기 이해 등을 정의해 놓은 책임과 동시에,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에 있는 이스라엘의 삶을 총괄하는 책이기도 하다. 

신명기는 그 서두에서 이스라엘이 40년의 광야 생활을 거의 마치고 이제 가나안 땅을 목전에 둔 채로 모압 평지에 진을 친 것으로 묘사한다(1:1-5). 그리고 모세는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전의 역사와 율법을 새롭게 가르치고 있다. 일종의 언약 갱신 의식이 행해진 것이다. 신명기가 갖는 이러한 기본 특징은 신명기가 모압 평지에서 행해진 언약 갱신 의식을 통해 출애굽 제2세대 또는 광야 세대로 하여금 광야 생활을 마치고서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서 성공적인 신정 공동체의 삶을 살 수 있게 하려는 목적을 가진 책임을 암시한다. 

신명기는 이렇듯 이스라엘이 이미 갖고 있던 율법과 그들의 지난 역사를 가나안의 상황에 맞춰 새롭게 해석한 책으로 소개되고 있다. 때문에 신명기가 말하는 율법은 이스라엘 자손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서 지켜야 할 새로운 공동체의 삶의 원리로 이해된다. 
따라서 신명기는 이스라엘이 이미 갖고 있던 율법과 그들의 지난 역사를 새롭게 해석한 책임이 분명하다. 이를 위해 신명기는 몇 가지 중요한 쟁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다음과 같다. 

우상숭배와 각종 주술 행위를 버리고(4:15-24; 7:2-5, 25-26; 12:29-31; 18:9-14; 27:15 등) 오직 야훼 하나님만을 섬기라는 명령(6:4-9), 야훼께서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선택한 한곳에서만 예배를 드릴 것을 강조하는 이른바 예배 장소의 단일화 강조(12:5, 11, 14, 21; 14:23-24; 16:2, 6, 11; 17:9; 18:6; 26:2), 순종하면 복을 받지만 불순종하면 저주를 받을 것이라는 인과율의 신학(4:25-40 ; 8:11-20; 11:8-32; 28-30장), 사회적인 약자를 돌볼 것을 명하는 신학적인 인도주의(14-16장; 24장 등) 등이다.

통계 자료에 의하면, 한국 교회 목회자들은 구약을 설교할 때 대체적으로 창세기, 출애굽기, 이사야, 시편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네 권의 책에 비해 신명기는 상대적으로 덜 설교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신명기는 이스라엘 백성의 삶과 신앙 속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신약성서에서 자주 인용되는 책이기도 하다. 따라서 오늘의 목회자들은 신명기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설교 본문으로 택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설교 준비와 관련해 목회자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거나 꼭 참고했으면 좋겠다고 여겨지는 네 권의 책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UBC 신명기》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신명기가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기 직전 상황에서 출애굽 2세대 내지는 광야 세대를 향한 시내 산 언약법의 갱신에 해당하는 책임을 강조한다. 신명기는 단순히 출애굽 2세대가 새로운 땅 가나안에서 어떻게 하나님을 믿고 살아야 할지를 가르치는 행위 규범으로서의 성격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널리 퍼져 있는 바알 종교와 다신교 문화의 도전을 어떻게 극복하고 야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잘 지키며 살 것인지를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이처럼 신명기가 복음과 문화의 갈등 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라이트는 신명기를 경계선에 속한 책으로 규정한다. 신명기가 야훼 하나님 한 분만을 섬기면서 그의 말씀과 뜻에 온전히 순종함으로써 하나님의 복을 누리는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바알 종교의 우상숭배 문화에 굴복해 가나안 원주민과 똑같이 혼합종교에 빠짐으로써 하나님의 심판과 저주에 묶이는 삶을 살 것인지 결단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라이트는 복음과 문화의 갈등 관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신명기가 타 문화권 선교의 중요한 지침서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신명기를 설교하려는 목회자들은 라이트가 말하는 신명기의 특징을 염두하고, 오늘날의 기독교인이 세상 문화와의 갈등 구조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신앙 정체성을 어떻게 지켜나갈지를 가르쳐야 한다. 아울러 기독교인이 말씀 중심의 신앙적인 정체성을 확고하게 견지함으로써, 다른 문화권에 속한 주변 사람에게 하나님의 선하신 뜻과 계획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의 책무에도 관심을 갖도록 설교해야 한다. 한마디로 신명기는 문화 선교의 중대한 과제를 실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귀한 책인 셈이다. 

에드워드 우즈의 《신명기》

에드워드 우즈는 매우 보수적인 학자지만, 단순히 보수적인 학자들의 견해만을 일방적으로 알리려 하지 않는다. 역사비평 학자들의 입장도 비교적 공평하게 소개한다. 목회자나 독자가 여러 학자 사이에 있는 다양한 견해 차이를 인정하고, 스스로 성경 해석의 올바른 길을 잘 찾아 나가도록 돕기 위해서다.

우즈는 이 주석에서 신명기가 십계명의 해설에 해당하는 책으로, 약속의 땅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 앞과 다른 사람 앞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중요한 시내산 언약 갱신의 의미를 갖고 있음을 역설한다. 특히 그는 신명기의 중심을 이루는 신명기 법전(12-26장)의 구조가 십계명의 확장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봄으로써, 신명기를 철저하게 시내산 언약법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십계명의 기본 틀 안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예로써 우즈는 하나님을 버리고 다른 신을 섬기는 우상숭배의 죄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장 큰 위험이요, 그들을 파멸로 이끄는 무서운 심판의 근거임에 주목한다. 십계명의 첫 두 계명이 강조하는 배타적인 야훼 숭배야말로 십계명의 핵심이요, 신명기에 있는 다양한 가르침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이 그러한 위험과 죄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세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오직 야훼 하나님만을 열심히 사랑하고 예배할 것을 강조한다. 그렇게 할 때만이 그들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 성공과 번영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음을 보증한다. 

신명기를 십계명의 확장으로 보는 우즈의 시각은 신명기를 설교하고자 하는 오늘의 목회자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도 십계명이 현대인의 삶과는 무관한 것으로 이해되는 오늘의 상황 속에서 신명기에 있는 모세의 설교가 이스라엘 백성이 바알 종교에 깊이 빠져 있는 가나안 원주민과 더불어 살아가게 될 때 지켜야 할 십계명의 중요한 가르침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세속 문화의 범람 속에서 기독교 인구 감소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기독교인에게 하나님 아닌 것들을 하나님보다 더 앞세우는 행동도 우상숭배에 해당함을 잘 가르친다면 신명기 역시 오늘의 기독교인에게 호소력 있는 메시지로 전달될 수 있다. 
또한 오늘의 목회자들은 십계명의 현대적인 의미를 설교나 성경 공부를 통해 성도들에게 잘 가르쳐야 한다. 바로 이 점에서 신명기를 십계명의 확장으로 이해하는 우즈의 주장이 매우 설득력 있다. 신약성서가 여러 군데에서 십계명과 신명기를 인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더욱 그렇다. 예수님께서도 필요할 때마다 십계명과 신명기 말씀을 인용하셨다는 사실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목회와신학 편집부의 《신명기,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

오래 전에 완간된 두란노 HOW주석은 기존의 주석과는 구별되는 네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이 주석은 순수하게 국내 학자만을 필진으로 해 신구약 주석을 완성했다. 둘째, 이 주석은 국내의 신구약 전공 신학자로 하여금 성경의 권위를 철저히 신뢰하는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집필하도록 했다. 셋째, 이 주석은 제목에서 보듯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매우 실용적인 주석이기에 학문적인 토론 위주인 기존의 주석과 차별성을 보인다. 넷째, 이 주석은 전반부에서 구약 각 책의 “배경 연구”를 다루며, 후반부에서는 구약 각 책의 본문을 실제로 주석하는 “본문 연구”를 담고 있다. 물론 배경 연구나 본문 연구는 한두 사람이 집필하지 않고 국내 여러 신구약 전공 신학자들이 주제별로 또는 본문별로 나눠서 집필했다. 
신명기를 설교하려는 목회자들은 《신명기,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를 통해 신명기의 배경 연구를 폭넓게 공부할 수 있다. 이를테면 “모세오경 및 구약에서 신명기의 위치와 의의”, “신명기 신학의 특징”, “언약 규정, 토라 준수의 중요성”, “십계명의 해설로서의 신명기 이해”, “신명기에 나타난 땅의 신학”, “땅의 완성을 통한 하나님 나라의 성취”, “‘보응신학’(Retribution Theology)의 지평을 넘어서”, “신명기의 교육사상”, “신명기의 축복사상”, “누가복음과 신명기 사이의 상관성 연구” 등이다. 

이처럼 다양한 주제를 통해 목회자들은 신명기가 어떠한 책인지를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신명기에 대한 선이해가 없으면 신명기 본문에 대한 설교나 가르침이 충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두란노 HOW주석의 이러한 이원적인 주석 방침은 여러모로 목회자에게 도움이 된다. 실제로 목회자가 배경 연구를 통해 신명기를 완벽하게 이해한 다음 신명기를 설교한다면, 신명기가 한층 은혜롭게 성도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강성열 외의 《신명기: 원문번역·역사비평주석》

《신명기: 원문번역·역사비평주석》는 감리교신학대학교의 방석종 교수 회갑기념 논문집으로, 2004년 2월 제자들과 동료 구약학자 15명의 원고를 모아 감리교신학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은 기존 주석과는 다른 시각에서 신명기를 주석하고자 했다. 일단은 국내 구약학자가 필진으로 참여했다는 점이 그렇고, 무엇보다도 본문비평과 번역비평 및 역사비평적인 주석을 본서의 핵심 내용으로 설정했다는 점이 그렇다. 

실제로 이 주석은 해당 본문의 히브리어 원문을 가장 앞에 그대로 옮겨 싣고 이어서 집필자 자신의 원문 사역을 소개한 다음, 그러한 사역을 하게 된 연유를 본문비평과 번역비평 시각에서 상세하게 설명한다. 그 후 해당 본문에 대한 역사비평적인 주석을 추가함으로써 각 장에 대한 주석을 마무리한다. 본서의 이러한 구성은 이 주석이 철저하게 본문비평과 번역비평 및 역사비평적인 주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 준다. 

실제로 이 세 가지 내용이 본서의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분량을 보더라도 세 가지 내용이 엇비슷한 양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복음주의적인 시각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다. 역사비평적인 주석 속에 복음주의적인 시각을 담은 내용이 많이 삽입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본서가 역사비평적인 주석에 치중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이 점에서 볼 때, 복음주의적인 주석과 더불어 이 책을 공부한다면 균형 잡힌 설교가 가능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신명기의 히브리어 원문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공부하려는 목회자는 반드시 이 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한글 개역개정판 번역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는 까닭에 이 주석의 원문 사역과 그 사역에 대한 본문비평과 번역비평을 읽게 되면, 히브리어 원문을 어떻게 번역하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히브리어 원문을 중심으로 해 신명기를 설교하려는 목회자에게 이 책만큼 좋은 주석이 없다. 각 본문 주석 마지막에 나오는 역사비평적인 주석도 마찬가지다. 역사비평적인 방법에 대한 이론만 무성했던 신학 풍토에서, 이제는 한층 구체적으로 신명기의 각 본문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정경 본문으로 완성됐는지의 역사를 국내 구약학자들의 독자적인 연구 성과를 통해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역사비평적인 시각에서 보는 해당 본문의 신학적인 의미에 곁들여서 말이다.  
 

강성열 호남신대 구약학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Th.D.). 저서로 《코로나19와 한국 교회의 회심》(공저), 《너희는 이렇게 살라》 등이 있다.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

목회와 신학

5월의 주요기사

추천 연재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