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나는 신이다〉는 이단 문제가 단순히 교리 문제를 넘어 누군가의 인생을 빼앗고 파괴하는 반사회적 차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고발하는 데 일조했다. 교회의 역사는 이단과 치열한 전투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단의 잘못된 가르침은 교회를 혼란스럽게 했다. 이에 대응해 교회 지도자들은 교회의 신조와 원칙의 일치를 위해 회의를 소집하고 잘못된 가르침을 바로잡기 시작했다. 이단이 축출되는 과정은 정통 신학이 확립되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단은 계속해서 교회를 위협해 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한편으로는 교회가 바른 신학에 기초한 가르침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각성제 역할을 했다.

이단들이 미혹하기 위해 사용하는 왜곡된 교리는 모두 교회에서 반드시 가르쳐야 할 성경 교리에 관한 핵심 주제다. 그동안 교회는 성도들에게 제대로 된 성경과 교리를 가르치지 못했음을 반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 교회의 가장 위협이 되는 이단은 무엇일까? 한국 사회에 규모나 다양한 측면에서 위협이 될 만한 이단은 많지만 한국 교회로 한정해 본다면, ‘누가 제일 잘 속이냐?’의 문제다. 제일 잘 속이는 이단 집단은 단연 신천지다.
 

신천지, 이단인가 사이비인가

일반적으로 이단과 사이비를 혼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단이 종교적 용어라면 사이비는 사회적 용어에 가깝다. 먼저 이단은 헬라어 ‘하이레시스’에서 유래했다. 하이레시스는 ‘선택’을 의미하는 가치중립적인 용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복잡한 의미 변화의 과정을 거쳐 ‘종교적 분파’의 의미로 사용된다. 2세기에는 이단 문제가 교회 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중립적인 의미보다는 점차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됐다. 결국 이단은 성경과 교리를 왜곡해 정통 신학의 범주를 벗어난 주장 혹은 개인, 단체 등을 의미한다.

그다음 사이비는 문자적으로 ‘겉으로는 비슷하나 근본적으로 완전히 다른 집단’을 의미한다. 이단적인 주장을 전파하는 동시에 반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개인이나 단체를 지칭할 때 ‘사이비 종교’라고 한다. 사이비 종교는 종교라기보다는 종교를 빙자한 사기 집단으로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신천지는 한국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키는 교주를 구원자로 믿도록 잘못된 교리를 전파하는 동시에 학업과 직장 포기, 가정 파괴 등 반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기에 ‘이단 사이비’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본고에서 편의상 신천지를 ‘이단’이라는 표현으로 사용할 것이다.
 

신천지 예방을 위한 그리스도 중심의 교리 백신

그동안 신분을 속이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친분을 쌓은 뒤 성경공부를 하자며 복음방과 센터로 유인하는 신천지의 포섭 활동인 ‘모략 전도’를 통해 수많은 피해자가 생겨났다. 2018년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이하 전피연) 주도하에 신천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했다. 신천지에 빼앗긴 세월을 돌려 달라는 취지에서 ‘청춘 반환 소송’이라고 불린다. 재판부가 1심과 2심에서는 신천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 신천지의 ‘모략 전도’가 불법 행위로 종교 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그러나 3심 대법원은 이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신천지의 행태를 사회적·윤리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정당한 범위를 일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놨다. 피해자들이 그간 교육받아 온 것이 기성 교회가 아니라 신천지였다는 점을 뒤늦게 인지한 후에도 교리 공부를 중단하지 않았으며, 교리 교육이 강압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대법원은 신천지가 전도하는 과정에서 ‘기망적 행위’가 존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해자들의 종교 선택에 관한 자유가 상실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조 씨가 신천지 입교 생활을 한 1년 6개월간 예상치 못한 재산상의 불이익이나 일상생활의 문제가 있지는 않다고 판단했다.¹ 이러한 재판부의 솜방망이식 판결은 이단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책을 공권력에서 결코 찾을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공권력은 그마저도 문제 발생 후에 개입한다. 문제 발생 후에 공론화하는 것은 언론 매체도 예외일 수 없다.

그렇다면 왜 교회 직분이나 신앙 연륜과 상관없이 신천지에 미혹될까? 정통 교회에서 성경적인 분별력과 신자로서 분명한 정체성을 확립해 주는 성경적 교리를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코로나 방역이나 치료법보다 전염되지 않도록 하는 백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처럼 이단에 대한 바른 분별력을 길러 주는 교리 백신의 접종이 필요하다. 한국 교회에 바른 신앙의 뼈대를 구축하는 교리 교육이 부실해 많은 성도가 이단들의 주장을 분별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넘어간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그리스도 중심’의 해석에 기초한 기독교의 핵심 교리를 교육해야 한다. 한국 이단들의 자의적인 성경 해석과 교리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를 넘어 신격화된 이단 교주 등장의 필연성을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와 동일한 방법으로 신천지도 구원자 되시는 예수를 왜곡한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다. 성도는 예수를 바로 알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참 하나님이자 참 사람이 되신 유일한 구세주로 믿는 것이 기독교의 핵심이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바른 이해는 하나님의 특별 계시를 온전히 이해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건강한 기독교 교리를 세우는 데 결정적이다.

성경은 근본적으로 하나님 중심적인 책으로 시종일관 하나님과 그분의 일하심을 증언한다. 성경의 등장인물은 예외 없이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드러내기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본문을 읽을 때 하나님이 직접 표현되지 않더라도 여지없이 하나님은 일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전제할 필요가 있다. 문맥에 기초해 행간에 생략된 하나님이나 소재를 통해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본문에 대한 하나님 중심이 궁극적으로 그리스도 중심의 이해가 될 필요가 있다.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 성령의 오심을 정점으로 하나님의 구속적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 성경의 본질이다. 동시에 타락한 인간의 진정한 필요는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채워질 수 있다. 즉 ‘그리스도 중심성’은 성경을 교육하는 철학, 원칙, 방향성과 직결된다. 

모든 본문은 그리스도와 관련돼 직접적으로 그리스도를 주목하거나, 암시적으로 그리스도를 보거나, 미래적으로 그리스도에게 향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수께서도 성경을 자신과 구원 사역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셨다(눅 24:13-49; 요 5:39). 그러나 이것이 모든 성경 저자들이 의도적으로 예수를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 아닌, 성경을 완전한 정경적(구속사적) 맥락에서 이해한다면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흐름을 짚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하나님이 ‘궁극적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드러내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히 1:1-2). 따라서 그리스도 중심의 해석은 모든 본문이 하나님의 구속사의 한 부분임을 유념해 문맥 안에서 그 본문을 해석하는 것에 달려 있다.

그동안 한국 교계의 신천지에 대한 대부분의 대처는 그들의 포교 방식을 알리거나 교인이 신천지에 미혹되면 전문 상담소를 통해 회심 상담 및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단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문제 발생 후 어떻게 대응하느냐보다 문제 발생 전 미리 ‘예방’하는 것에 있다. 신천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전문 상담소와 정통 교회가 연합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 장기간 성경공부를 통해 이단 교리에 세뇌된 경우 이단에서 빠져나오기 매우 어렵다. 이는 여러 피해 사례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이단 대처 사역자들은 한결같이 이단에 대한 예방을 강조한다.

정통 교회는 신천지로부터 미혹 예방적 측면에서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 앞으로 교회가 준비되지 못하면 기성교인이 신천지나 신천지 교리와 맥을 같이 하는 또 다른 이단에 빠질 위험을 막지 못할 것이다. 한국의 수많은 이단은 한국 최초 이단의 성경 해석이나 생활 양식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모방 및 분파돼 생겨난 집단이기 때문이다. 신천지의 교리도 통일교, 전도관, 장막성전, 재창조교회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단의 교리가 혼합돼 만들어졌다. 신천지는 이만희 교주가 여러 이단을 전전하며 피해자로 살다가 결국 자신이 경험했던 이단 교리들을 기초로 모방 및 변개해 세운 것이다.
 

이만희 사후 신천지 탈퇴자의 회복을 위한 준비

한국 교회는 예방 외에도 신천지 탈퇴자들이 온전히 회복되도록 그들을 품어 줄 준비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만희의 생애가 얼마 남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신천지인들은 신천지 포교에 전념하기 위해 일하던 직장을 그만두거나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로 대체한다. 또한 포교 중에 발생하는 부모나 가족과의 갈등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들이 이러한 반사회적인 생활을 자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신천지에서 주장하는 천년왕국이 완성되는 날에 신천지인들이 육체를 가진 상태로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육체 영생’ 교리에 세뇌됐기 때문이다. 신천지에게 ‘육체 영생’의 모델은 바로 이만희다. 그래서 많은 신천지인은 이만희가 죽는다면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최근 들어 이만희는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는 말을 계속하고 있다. 신천지 내부자의 제보에 의하면, 그는 사후를 대비하는 목적으로 자기 인생을 가나안 땅을 목전에 두고 죽은 모세에 비유한다. 이뿐만 아니라 자꾸 죽음에 대한 암시를 하고 있다. 작년 4월 22일 쉐라톤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신천지 말씀대성회에서도 “여러분, 보세요. 이 사람이 나이가 93살입니다. 너무 오래 살았죠?”, “인명재천(人命在天)이라, 죽고 사는 게 하나님께 매여 있는 거 아닙니까?”라며 자신이 육체 영생하는 존재가 아님을 자인하는 발언을 했다.² 신천지에서 육체 영생에 관한 믿음이 가장 없는 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만희다. 그는 신천지인을 대상으로 성경을 왜곡해 종교 사기를 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이만희가 자신의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내뱉는다 해도 여전히 신천지인에게 이만희는 육체 영생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따라서 그의 죽음이 신천지에 큰 타격이 될 것이며, 그로 인해 상당수의 신천지 탈퇴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탈퇴자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자신들을 받아 줄 교회를 찾는 것이다. 물론 이단 상담소가 교회 역할을 하는 경우 그곳에 정착할 수도 있다. 상담소 교회는 주로 이단에 관해 같거나 비슷한 경험을 한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로 구성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공동체를 세워 가는 데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상담소 교회에 정착하는 경우만으로는 부족하다. 만일 자신을 공감해 줄 수 있는 일반 교회를 찾지 못해 상담소 교회에만 머문다면 이는 일반 교회가 탈퇴자들을 받아 줄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이만희 사후 탈퇴자들을 품을 수 있는 공동체로 준비돼야 한다.
 

신천지 대처를 위한 설교적 접근의 필요성

위드(with) 이단 시대다. 상담소 사역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교회마다 이단 전문 사역자가 준비돼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아직도 이단 사역은 특수 사역이니 이단 경험자나 전문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선입관부터 깨져야 한다. 이단 사역은 특수 사역이 아니라 선교 사역이다. 물론 목회자들에게는 성도들을 중심으로 목회하기도 바쁜데 이단 사역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게 낯설고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필자는 이단 대처 수단 중 ‘설교’를 제안한다. 자발적인 신청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성경 교육과 달리, 설교는 모든 성도에게 일시에 교육할 수 있다. 무엇보다 특히 한국 교회 목회에서 설교의 비중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독리서치 전문기관인 라이프웨이리서치 전 대표이자 교회 성장 전문가인 톰 레이너가 신앙에 이르는 경로 과정을 추적하는 신학적 회심자 조사를 했다. 불신자에서 기독교로 회심한 이들이 신앙을 갖는 교회를 정할 때 가장 중요했던 기준이 ‘목사의 설교’였다.3 이는 다수에게 효과적으로 바른 복음과 교리를 전하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가 설교임을 의미한다. 기독교에서 회심이라고 하면 불신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자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단 사역에서의 회심은 비진리에 빠졌던 자가 이단 단체가 틀렸음을 깨닫는 것을 1차적 회심이라고 한다. 물론 설교만으로 신천지에 빠져 교리에 세뇌된 자가 회심하기는 어렵다. 이들은 이전에 반드시 밀도 있는 전문 회심 상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신천지 대처를 위한 예방이나 탈퇴자의 회복적 측면에서 설교는 분명 효과적인 교육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신천지에 대처하기 위해 교회에서 예방과 회복 교육의 차원으로 그리스도 중심의 신학적 해석에 기초한 교리 설교가 정기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신천지 해석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교리를 파악하고 규명할 필요가 있다.
 

이만희 중심의 신천지 핵심 교리

신천지 교리의 핵심은 교주 이만희를 신격화하는 것이다. 다른 이단 사이비들과 마찬가지로 신천지도 교리나 가르침이 결국 교주인 이만희를 지향하고 있다. 기독교 교리의 특성이 ‘그리스도 중심성’에 있다면 신천지 교리의 특성은 ‘이만희 중심성’에 있다. 이만희는 그의 성경 해석의 당위성 확보를 위해 한글 성경이 가장 정확하다고 주장하며 ‘개역한글’ 성경만을 고집한다. 이러한 주장은 신천지의 수많은 해석의 오류가 발생되는 근본적인 토대를 제공한다. 이만희는 문맥에 상관없이 필요에 따라 성경 구절을 가져와서 자의적 해석을 자행하기 때문이다.

1.    예언과 실상
성경은 약속의 책이다. 신천지는 구약의 약속이 신약에 모두 성취됐고, 예수의 약속은 요한계시록에 성취되는 것으로 획일화한다. 아직 성취되지 않은 구약의 종말에 대한 묵시 예언들을 무시하고, 신약의 약속은 무조건 요한계시록에 성취돼야 할 것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성경의 내용을 크게 역사, 교훈, 예언, 실상(성취)으로 구분하는데 여기서 예언은 미리 ‘예’(豫) 자와 말씀 ‘언’(言) 자로 이해해 장래사를 의미한다. 실상은 하나님께서 장차 이루실 것을 예언하시고, 그 일이 예언대로 이 땅에서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 신천지는 그 실상을 믿고 따르는 것이 이 시대의 구원을 얻기 위한 믿음이라고 가르친다. 이렇게 내용을 구분한 의도는 궁극적으로 성경의 지난 역사가 아닌 오늘날 신천지에 초점을 맞추기 위함이다.

2.    선의 세계와 악의 세계
성경에는 영계와 육계가 있고, 하나님을 중심으로 한 선의 세계와 사탄을 중심으로 한 악의 세계로 나눠져 있다. 영의 세계에서 하나님은 선(善)이시고, 사탄은 악(惡)이다. 따라서 선의 세계는 진리의 세계이고, 악의 세계는 비진리의 세계다. 신천지에서 성령은 하나님의 삼위 되신 한 분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모든 영으로 천군, 천사들, 사도들, 순교자들을 포함한 하나님 즉 선에 속한 선령들이다. 반면 사탄에게 속한 옛 뱀, 마귀, 범죄한 천사들, 귀신은 모두 악에 속한 악령들이다. 이러한 이해를 통해 성령을 진리, 비진리, 하나님, 사탄, 영계, 육계 등으로 나눠 보는 이원론적 세계관을 심어 준다.

3.    비유 풀이
마지막 때에 요한계시록에 약속한 목자를 통해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야만 하나님과 예수님을 알 수 있고, 천국과 영생(육체 영생)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마 11:27; 요 17:3). 여기서 약속한 목자는 이만희를 가리킨다. 예언은 비유로 감춰져 있는데 이만희 본인만이 감춰진 비유의 실제적인 뜻을 밝혀 주며, 예언대로 이뤄진 실제적 사건을 증거하는 자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성경의 저자들도 그 의미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이 비유는 신천지가 주장하는 요한계시록 풀이의 핵심 열쇠가 된다. 신천지의 비유 풀이 특징은 문맥을 고려하지 않는 단어 중심의 문자적 혹은 알레고리적 해석이다. 이들은 각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공식을 세워 비유를 풀어 낸다.

4.    육을 통해 역사하는 영과 육체 영생
이만희는 영이 육을 들어 역사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이만희에게 예수의 영이 절대적으로 주관한다는 논리를 만들기 위함이다. 이 교리는 신천지인이 그들의 교리에 세뇌된 것으로부터 빠져나오기 힘들게 만든다. 예를 들어, 그들이 신천지 교리에 대한 모순을 이성적으로 알게 돼도 자신의 판단을 믿지 못하고 애써 부정한다. 그 순간 자신이 악한 영의 역사에 미혹돼 분별력이 흐려졌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신천지가 이해하는 영과 육의 관계는 정통 교회가 이해하는 성령과 인간 내면의 변화와 인격적 교제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신천지에게 영은 피조물을 움직일 수 있는 반면, 육계의 존재는 영들을 움직일 수 없다. 이는 신천지가 영과 육을 기계적으로 분리해 이해하며 절대적인 영의 통제를 받지 않는 사람은 로봇에 불과하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마치 무당이 신접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이해에 기초해 이만희는 순교한 영계의 영들과 신천지 신도들의 육체가 하나되는 영육합일이 되면 육신의 죽음 없이 영생한다고 주장한다(계 20:4-6; 고전 15:51-54).

5.    배도멸망구원
이만희는 시대마다 하나님께 택함받은 목자는 아담, 노아, 아브라함, 모세, 여호수아, 예수, 이만희 순이라고 주장한다. 아담에서부터 예수까지 모두 배도로 실패해 이만희가 마지막 목자라는 것이다. 택한 선민이 순종하지 않을 때는 하나님께서 ‘버리시고’, 새로운 선민을 창조해 일하셨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논리는 하나님께서 구원을 위해 ‘궁극적으로’ 택하신 자가 이만희라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이 교리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택함받은 목자 또는 목자의 시대, 심지어 목자가 죽은 이후에 조금이라도 허물을 발견할 수 있는 자를 배도자로 몰아세운다. 

무엇보다 배도의 대상을 예수로 삼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에서는 배도의 대상을 목자가 아닌 당시 예수를 영접하지 않았던 백성의 몫으로 돌리고 ‘영적 이스라엘의 배도’라는 용어로 대체한다. 이 교리를 통해 이뤄야 할 가장 큰 목적은 예수의 구속 사역의 불완전성을 만드는 것이다.
 

나가는 말

신천지에 미혹되면 성경 66권 어느 곳을 보더라도 그들이 주장하는 이만희 중심의 교리 프레임 속에서 보게 된다. 이는 그동안 한국 교회가 성경을 바로 보는 건전한 신학적 프레임을 제대로 제공해 주지 못했음을 시사해 준다. 목회자는 설교를 통해서도 성도들에게 ‘그리스도 중심’으로 성경을 읽고 해석할 수 있는 신학적 프레임을 가르쳐야 한다. 여기서 ‘그리스도 중심’은 성부와 성령 하나님이 사라진 채 단순히 모든 본문에서 그리스도를 발견하고 그분의 구속만을 강조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령은 더욱 그리스도를 알도록 도우시고, 그리스도를 통해 성부 하나님이 영광받으신다. 

이처럼 삼위 하나님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에 계신다. 다만 그리스도는 보이지 않는 영이신 성부와 성령이 아닌 보이고 만진 바 되신 분으로(요일 1:1), 이 땅에 오셨기에 하나님의 백성이 따라야 할 신앙의 기준이자 궁극적인 표본이심을 강조하는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신천지에 대처하는 설교 준비를 위한 한국 교회의 설교 진단과 처방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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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승현, “‘청춘반환소송’서 신천지 손들어 준 대법원 ‘모략전도, 윤리적 비난 여지 있지만 배상 책임은 없어’,” 뉴스앤조이, 2022년 8월 18일 자.
2)     “‘계시 성취 실상 증거’ 신천지 말씀 대성회”, www.youtube.com/watch?v=_7Aiy_HgKr4 참조.
3)     Thom S. Rainer, Surprising Insights From the Unchurched and Proves Ways to Reach Them (Zondervan, 2001), pp. 21, 5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