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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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2년  01월호 위드 코로나 시대 전도에 대한 10가지 제언 2022 목회 리뉴얼

사례1 20대 청년 J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그간 준비해 온 취업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 좌절된 마음을 여자 친구에게 털어놨다. 크리스천인 여자친구는 우리의 모든 인생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J를 위로했다. J는 교회라도 가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싶다고 했고, 이에 여자친구는 반가워하며 함께 교회를 가기로 했다. 
전혀 다른 지역에 살던 둘은 중간 위치에 있는 교회 한 곳을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사회적 거리두기 중에도 주일에 교회를 찾았다. 안내하던 교역자가 처음 교회에 왔다는 말을 듣고 현장 예배에 참석할 수 있게 해 줬다. J는 새신자 부서 담당자와 연결돼서 줌을 통해 기독교 신앙을 더 배우고 최근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했다. 

사례2 30대 중반의 여성 Y는 생애 처음으로 자기 사업(카페)을 시작했다. 평탄치 않은 가정에서 자라 삶의 우여곡절을 겪은 뒤였다.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신실한 크리스천이었는데 Y에게 교회에 나오라고 강요하지는 않지만, 이따금 하나님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하며 Y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혼자 사는 자신을 늘 챙겨 주는 남자친구의 어머니에게 고마움을 느꼈던 Y는 그분이 한겨울에도 교회 봉사를 하고 이웃을 섬기는 모습에 의아함을 가졌다. 그러던 중 어느 주일에 Y는 스스로 교회를 방문했다. 
처음 참석한 예배에서 목사님은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정직한 돈 벌기에 대해서 설교했다. Y는 마침 자신의 상황과 연결되는 그 메시지가 신기했고, 어느덧 온라인 예배에 계속 참석하게 됐다. 최근에 자신의 어머니가 카페 일을 도와주기 시작했는데, 수요일 저녁에는 함께 온라인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Y는 자신의 어머니도 하나님을 만나기를 기도하고 있다. 

사례3 40대 주부 H는 지인들과 함께 공간 대여업을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자신을 제외한 다른 창업 멤버들이 모두 크리스천이었다. 그들은 참고할 만한 여러 장소를 탐방했다. 불교 집안에서 자란 H는 근처에 근사한 사찰이 있는데 같이 가 보자고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멤버들은 선뜻 좋다고 하면서 함께 사찰을 탐방했다. H가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이런 곳을 싫어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그들은 문화 유적을 둘러보는 것이라 괜찮다고 하며 신앙은 그보다 더 중요한 마음의 문제라고 대답했다. 기독교는 배타적인 줄로만 알았던 H는 이들의 유연한 태도에 호감을 느꼈고 함께 일을 하면서 종종 신앙에 관해서도 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점점 기독교 신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H는 친구가 다니는 교회의 온라인 예배에 참석했다. 목사님의 설교는 이전의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줬다. 적극적인 성격의 H는 교회에 전화를 걸어 교인으로 등록하겠다고 했고, 초등학생 아들도 주일학교 사역자와 연결해 예배에 참석하게 했다. 

팬데믹 시대에도 하나님의 역사는 계속된다

앞의 이야기들은 최근에 필자가 직접 인터뷰한 교회의 실제 사례들이다.1 코로나로 인해서 한국 교회는 긴 시간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존 교인들도 현장 예배에 참석하기 힘든 마당에 새신자가 교회에 오기는 더욱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이러한 악조건 속에도 여전히 전도는 이뤄지고 있다. 사람들이 점점 교회를 싫어하고 전도를 거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진리를 갈구하며 하나님을 만나기 원하는 영혼들은 존재한다. 필자는 위의 사례들을 통해서 코로나 상황 속에서 어떻게 전도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제안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역사는 계속된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팬데믹 중에도 하나님은 일하신다! 

교회성장학자 톰 레이너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상황에서도 전도가 지속되는 아이러니를 이렇게 표현한다. 

“폐쇄 기간 중에 많은 교회가 전도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이는 참으로 아이러니다. 사람들을 직접 만날 수 없는데 오히려 전도를 더 많이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하지만 바쁨의 함정을 생각하면 이것은 충분히 말이 된다. 이제 교회 리더와 교인들은 산더미처럼 쌓인 활동의 늪에서 해방됐다. 이제 주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 같은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 삶의 많은 영역을 제한했고, 교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기존의 많은 일이 멈추면서 교회는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을 구분해서 핵심 사역에 집중할 기회를 얻었다. 그것은 복음 전도의 사명을 재각성하는 것이며, 집회나 프로그램으로서의 전도가 아니라 일상의 습관으로 실천하는 전도였다. 코로나는 우리의 관계망을 좁혔다. 이러한 제한된 삶의 영역은 우리로 하여금 소수의 사람에게 충실하며 그들과 복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급속도로 비종교화돼 간다. 특히 젊은 층에서 종교에 대한 무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의 상황은 역설적으로 비종교인들의 종교에 대한 필요성을 증가시켰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발표에 의하면 종교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수가 2017년 40%에서 2020년 49%로 늘었다.3 위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더 큰 힘을 찾게 한다. 

코로나 감염병의 발발이 갑자기 불어 닥친 눈보라와 같다면, 방역 체계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팬데믹에 대응하는 기간은 겨울과 같다. 백신과 치료제를 갖추고 장기적으로 코로나에 적응하며 일상의 회복을 모색하는 위드 코로나 기간은 일종의 빙하기다. 이 기간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모르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재개될 수도 있다.4 

위드 코로나 시대는 비록 어느 정도의 일상이 회복되더라도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변화, 즉 비대면 근무와 수업 그리고 물리적 거리두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설령 코로나의 종식이 가까워지더라도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라이프 스타일은 뉴 노멀로 정착될 것이다. 왜냐하면 비대면 문화와 개인주의적 라이프 스타일은 코로나 이전부터 시작된 변화였으며, 코로나로 인해서 앞당겨졌을 뿐이기 때문이다.5 이제 우리는 싫든 좋든 위드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자아와 관계의 법칙 가운데 전도 사역을 모색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변화의 가속이 붙은 시대, 전도에 일어나야 할 변화

1.    전도 현장의 변화, 제1의 장소에서 제3의 장소로
그동안 전도라고 하면 가장 눈에 선한 풍경이 단연 축호 전도였다. 한국 교회 부흥기에는 전도지를 들고 가가호호를 다니며 복음을 전하는 역군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아파트의 구조상 축호 전도는 어려우며,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법적으로 중시되는 사회 구조에서 함부로 남의 집 문을 두드리는 행동은 자칫 무례한 태도로 간주될 수 있다. 이제 복음을 나누기 위해서 사람들을 만나는 방법은 집으로 찾아가는 것만이 유일하지 않다. 

사회학자 레이 올덴버그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고 편하게 만나는 공간을 제3의 장소(the third place)라고 명명한 바 있다. 집이 제1의 장소라면, 일터는 제2의 장소다. 제3의 장소는 나의 공간도 아니고 너의 공간도 아닌 중립적이고 비공식적인 공간이다. 대표적으로는 카페, 문화센터, 공원 벤치, 공공회관 같은 곳이다. 최근 유행하는 소셜 살롱(social salon)과 같은 커뮤니티 플레이스도 부상하는 제3의 장소다. 이러한 비종교적인 공간에서 사람들은 서로 친밀한 교제와 대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적 주제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다. 

2.    홍보 방식의 변화, 광고지와 현수막에서 SNS와 온라인으로
코로나 상황에서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또한 인정하는 변화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다. 전통 미디어의 쇠퇴와 함께 인쇄물과 아날로그식 홍보의 비중과 효과도 감소한다. 이는 복음의 본질이 아닌 문화적 상황화의 문제이기 때문에 교회의 존재와 사역을 알리는 방식도 이러한 시대 변화를 따라가야 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채널, 밴드 등과 같은 SNS는 이미 가장 유력한 소통의 공간이 됐다. 초기 기독교의 사도들이 이방인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했던 장터와 광장은 오늘날 SNS와 온라인 공간으로 바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튜브를 통해서 교회 예배 실황만을 틀어 줄 것이 아니라, 교회 내 공동체 모임이나 교인들의 신앙생활을 공유해야 한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블로그의 재발견’이라 할 정도로 자기의 일상과 생각을 기록하는 붐이 일고 있다. 목회자나 교인이 교회 생활에 대한 블로그를 만들어 생각을 나누며, 교회 밖의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실행할 수 있는 일이지만 교회를 알리고 복음을 드러내는 변화된 사역이 될 것이다. 

3.    교회 건물에서 교회 웹사이트로
필자는 물리적 공간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예배드리고 교제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한다. 그러나 교회 밖 사람 입장에서 신앙에 대한 관심이 생겼을 때 건물로서의 교회를 먼저 찾기보다 교회 웹사이트나 인터넷 카페를 먼저 검색해 볼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신앙을 탐색하는 첫 관문이 교회 건물이 아닌 교회의 웹페이지로 바뀔 수밖에 없다. 이 또한 코로나가 재편한 뉴 노멀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회의 웹페이지를 점검해 보자. 교인뿐 아니라 기독교에 관심 있는 이들, 혹은 교회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이들에게 친절한 웹페이지인가? 교회에 관한 일반적인 궁금증에 답을 주는 Q&A 섹션이나, 교회를 처음 방문하려는 이들을 위한 코너를 만들면 어떨까? 

4.    교회로의 초대에서 신앙으로의 초대로
칼뱅이 말한 것처럼, 교회는 신자들의 어머니 역할을 한다. 교회는 건물이나 제도이기에 앞서 그리스도의 몸이며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신앙의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비신자들에게 교회는 종교 조직으로 비쳐진다. 따라서 신앙을 탐색하는 것이 건물로서의 교회나 종교 행사로서의 예배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요구할 필요는 없다. 먼저 우리가 믿는 가치와 내용에 대한 대화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교회 웹사이트에서도 신앙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을 위한 실제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기도 요청을 접수하는 메뉴나 인생의 문제와 관련된 상담이나 이야기들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해 준다면 사람들은 자신들의 실제 삶과 직결되는 신앙의 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될 것이다. 꼭 교회 웹페이지가 아니더라도 다른 신앙에 대한 관심사를 다루는 별도의 웹페이지를 개설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5.    복잡한 복음 제시에서 단순한 복음 제시로
그동안 복음 제시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적인 개요들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 뒤 영접 기도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이러한 복음 제시를 할 수 있도록 교회에서는 검증된 복음 제시 대본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훈련시켰다. 이를 통해서 많은 전도의 열매도 맺어졌지만,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상황에서는 유효하게 적용하기 힘들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대역폭(bandwidth)이 축소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숏폼(short-form) 메시지라고 하는 짧고 간결한 의사소통이 지배적인 방식이다. 이러한 흐름이 바람직하진 않지만, 일단 긴 문장과 설명에는 특히 젊은 사람들일수록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둘째, 진정성은 모든 인간 교류의 키워드가 됐다. 자신의 삶이 배어 있지 않은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 많은 경우 전통적 복음 제시는 긴 분량의 대본을 외워서 상대방에게 낭독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제는 내용을 떠나서 그러한 형식 자체가 인격적 의사소통의 기본으로 인정받기 힘들다. 그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자신에게 신앙이 소중한 이유를 간단하게 고백하거나, 먼저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의 삶에 임하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짧게라도 선포하는 훈련과 준비가 필요하다. 

6.    명제에서 내러티브로
위에서 언급한 대본 전도는 주로 기독교 신앙을 설명하는 명제들로 채워져 있다. 이러한 교리적 개념들은 신앙의 기초를 형성할 때 반드시 숙지해야 할 내용이다. 그러나 신앙을 찾는 이들에게 처음 복음을 전할 때는 경험을 담은 이야기가 더욱 잘 연결된다. 최근에 가장 각광받는 미래 사회의 키워드인 메타버스는 현실을 모방하는 가상세계를 구축한다. 또 하나의 세계가 형성되려면, 거기에는 세계관과 내러티브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내러티브는 목적과 틀이 있는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메타버스의 시대에 가장 필요한 역량은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물질적이고 유한한 세계를 초월하는 하나님 나라의 맥락에서 내 인생의 여정과 의미를 담은 자기만의 내러티브가 있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 전의 이야기,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이야기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내 삶이 변화된 이야기로 “너희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들에게 대답할 것을 준비”(벧전 3:15)해야 한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영적 자서전을 쓰는 것도 좋다. 사람들은 생생한 이야기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7.    교회와 연결되는 통로의 다변화
사람들이 교회와 연결되는 통로는 더욱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주일뿐 아니라 주중에도, 교회 건물뿐 아니라 앞서 말한 제3의 장소에서도 교회 밖 사람들이 신앙의 교제권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부부 간의 불화와 가정 경제의 위기로 우울증을 앓던 C는 친구의 권유로 어느 크리스천 상담사가 진행하는 ‘내적 치유 소그룹’에 참여했다. 교회에 다녀본 적은 없지만 절박한 현실 때문에 무엇이라도 의지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 모임에 참석하면서 자신에 대한 객관적 진단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위로와 조언도 들으면서 치유를 경험했다. 

그렇게 2년간 그 모임에 참석하던 중, 중학생인 아들이 ‘온 가족이 교회에 가자’고 제안했다. 그 아들은 이미 친구를 따라 교회를 다니고 있었고, 엄마가 치유 모임에 참석한 이후로 많이 안정된 모습을 보고 용기를 내서 제안한 것이다. 이에 온 가족이 동의하고 아들이 다니는 교회에 나가게 됐다. 교회 밖에서 사람들의 실제 삶에 도움을 주는 작은 모임들은 신앙으로 연결될 수 있는 유력한 통로가 된다. 

8.    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
코로나 상황은 흩어지는 교회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다시 예배로 부름받은 교회의 기능이 회복되겠지만, 동시에 교회는 세상에 흩어져 섬김과 증언의 사명을 수행하는 선교적 공동체임을 명심해야 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사람들과 교회를 연결하는 다양한 통로를 위해서라도 흩어지는 교회의 사역이 정립될 필요가 있다. 

교인들에게 자기가 있는 곳에서 선교적 실천을 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이웃들과 인사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그들의 필요를 돌보는 습관이 형성돼야 한다. 이는 교인 각자에게 맡기기보다 같은 지역에 살거나 같은 네트워크(동호회나 직장)에 속한 두세 사람 이상의 소모임 단위를 이루게 하는 편이 낫다. 그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사는 지역과 네트워크를 위해서 함께 기도하고 섬김을 위해 협력하게 하는 것이다. K는 뮤지컬 연기 동호회에 참석하다가, 그 모임의 선배들과 친분을 갖게 됐다. 그들은 한 교회를 다니고 있었고, 마침 처음 다닌 교회에서 상처를 받고 신앙생활을 멀리하던 그는 선배들의 보살핌과 좋은 교제 가운데 닫혔던 마음이 열렸고 그들의 교회로 자연스럽게 인도됐다. 

9.    대본 제공에서 돌봄 제공으로
앞서 제시된 사례 1과 2를 보면 그들이 신앙으로 인도될 때에는 그들의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하며 돌봄을 베풀었던 이들이 있었다. 그동안 전도 사역은 먼저 복음을 제시하고 영접을 하면 교회에 와서 공동체의 교제를 갖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였다. 이제는 흩어져서 선교적 삶을 사는 교인들이 그들의 이웃과 지인들과 먼저 인격적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경청하고, 그들의 곁을 지켜 주며 신뢰의 관계를 맺는 것이 전도의 마땅한 순서가 됐다. 

이러한 관계는 인생에 관한 그리고 신앙에 관한 대화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조성하며, 이는 비로소 진지하게 복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때 복음 제시는 전도 대본을 외우는 방식이 아니라, 앞서 말한 것처럼 그 사람의 상황에 연결되는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 그리스도의 용서와 위로를 단호하고 따뜻하게 선포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의 고충을 들은 다음에 가능하다면 그 자리에서 그를 위해서 기도하라. 많은 사람들이 교회로 나오라는 얘기에는 거부감을 보여도 기도해 준다는 말에는 고마워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전도자는 돌봄 제공자(care-giver)의 역할을 갖춰야 한다. 

10.    초대의 문화
디지털 시대의 피상적인 관계망 그리고 프라이버시를 우선시하는 문화 속에서 사람들의 외로움은 더욱 깊어져 간다. 디지털 시대의 관계 문법은 친구가 되려고 먼저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관심사와 취향을 표시만 하고 선택받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기독교는 문화를 이해하고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동시에 문화에 저항하고 문화를 변혁시키는 도전도 해야 한다. 

휘튼대학 전도학 교수인 릭 리처드슨은 성공적인 전도 사역을 하는 교회들은 ‘초대의 문화’(A Culture of Invitation)를 형성한다고 말한다.7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도 취업에 실패한 청년에게는 그의 여자친구가, 홀로 창업을 했던 여성 기업가에게는 한 어른이, 우울증을 앓던 엄마에게는 아들의 진정성과 배려를 갖춘 초대가 그들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열쇠가 됐다. 

초대의 힘은 돌봄 제공에 수반될 때 나타난다. 타인의 삶에 대한 진실한 관심 없이 교회로만 초대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경청과 배려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품으로 초대하는 것이다. 위드 코로나가 영혼을 살리시는 성령과 함께하는 영적 갱신의 시대가 되기를 기도한다. 



1)    관련 내용은 한국 교회 탐구센터의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www.youtube.com/watch?v=xPoZ8TmbXc0 
2)    톰 레이너, 《코로나 이후의 목회》(두란노, 2020), pp. 25-54 (ebook). 
3)    mhdata.or.kr/bbs/board.php?bo_table=koreadata&wr_id=142&page=2 
4)    눈보라-겨울-빙하기의 구도는 아래 앤디 크라우치(Andy Couch)의 글에서 빌려왔다. journal.praxislabs.org/leading-beyond-the-blizzard-why-every-organization-is-now-a-startup-b7f32fb278ff 
5)    스콧 갤러웨이, 《거대한 가속: 10년 앞당겨졌다》(리더스북, 2021), pp. 6-108, 75-108(ebook). 
6)    메타버스와 세계관, 그리고 내러티브를 연결하는 분석에 대해서는, 김난도 외, 《트렌드 코리아 2022》(미래의창, 2021), pp. 418-420과 신수정 외, 《2022 트렌드노트》(북스톤, 2021), p. 130을 참조하라. 
7)    Rick Richardson, You Found Me (Downers Grove: IVP, 2019), pp. 198-294(eBook).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선교학 교수. 풀러신학대학원(Ph.D.). 저서로 《교회를 위한 전도 가이드》, 《전도의 유산》 등이 있다.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