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 {{x.scr_name}}
  • 미분류

북리뷰 2021년  12월호존 파이퍼 외의 《당신의 행동에 숨겨진 일곱 가지 치명적인 죄》 전문가의 책 읽기

기사 메인 사진 보통 이런 류의 책은 죄의 속성을 드러내 독자가 스스로 죄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해 준다. 그런데 본서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죄의 속성을 면밀하고 자세하게 추적해 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뛰어넘어 상식적인 인식의 허를 찌르면서도(예를 들면, 나태의 죄에 게으름뿐 아니라 일중독과 무기력까지도 포함된다는 제안), 불필요한 죄책감에서 벗어나게 하는 역할(예를 들면, 과식과 탐식의 구별)도 감당하고 있다. 또한 일곱 가지 치명적인 죄를 방지하고 극복하기 위한 분명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도 독자의 흥미를 더해 준다. 

각 장별로 본서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장은 역사적으로 일곱 가지 죄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보여 준다. 죄의 근원에 대한 에바그리우스와 교황 그레고리오 1세의 이해와 죄를 대죄와 소죄로 구분한 아퀴나스의 이해 그리고 아퀴나스의 이해와 달리, 성경에 나오는 죄 구분법(예, 골 3:1-17)을 사용한 종교개혁자들의 죄 이해를 소개한다. 특히 저자는 아퀴나스가 주장한 죄의 범주화 한계를 지적하고 ‘모든 죄는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2장은 ‘교만’의 죄를 다루는데, 두 가지 양상의 교만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세우는 행동’(자만, 자기 과시, 자기 정당화)과 ‘무너뜨리는 행동’(자기 비하, 자기 격하, 자책). 저자는 교만의 반대 특징인 겸손을 설명하면서, 교만이 만든 가짜 겸손과 진정한 겸손을 구분한다. 전자는 자신을 경시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반면, 후자는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고’, ‘기쁨’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이런 기쁨은 하나님 안에서의 만족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 저자는 회심을 통해 자기 의가 약화될 때 비로소 겸손이 가능해지고, 성화를 통해 하나님과 자신의 존재를 더 알아갈 때 겸손이 강화되며,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온전히 볼 때 교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 

3장에서는 ‘시기’와 ‘부러움’의 차이, ‘시기’와 ‘교만’의 공통점을 설득력 있게 다룬다. 다윗을 시기한 사울과 다윗과 진정한 우정을 맺는 요나단을 대조하면서, 저자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깊은 수용만이 시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4장에는 ‘분노’의 죄가 나오는데, 가인의 사례를 통해서 저자는 분노를 일곱 가지 죄 중 가장 위험한 죄로 분류한다. 또한 분노는 ‘죄가 되는 분노’와 ‘정당하게 표현된 분노’로 구분한다. 화를 내서는 안 될 일에 화를 내고 하나님이 분노하시는 일에는 분노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지적하며, 분노에 대한 처방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5장에서는 ‘나태’의 죄가 이어지는데, 여기서는 나태를 게으름, 일중독, 무기력으로 분류하고, 나태 역시 자기 중심성의 표현이며, 나태가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게 만들고, 진정한 여유를 방해하는 죄로 언급된다.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나태의 죄를 극복하는 방안임을 제시한다.

6장의 주제는 ‘탐욕’으로 저자는 탐욕을 ‘하나님의 공급을 신뢰할 수 없다’는 불신앙의 표현으로 본다. 그 자체로 탐욕이 ‘하나님의 명예를 더럽히는’ 죄다. 그런 점에서 탐욕을 일종의 우상숭배라고 부른다. 저자는 사도 바울이 고백한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족함’을 통해 탐욕의 죄를 극복할 것을 제안한다. 

7장에서는 ‘탐식’을 ‘하나님이 그분과의 교제 가운데서 그리스도를 통해 주시는 만족을 미각에서 찾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탐식이 위험한 이유는 하나님을 하찮게 여기고, 형제를 미워하며,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탐식을 다스리는 길은 절제의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이 토대가 돼야 함을 강조한다. 

8장에서는 ‘정욕’을 ‘그 대상을 존중하지 않고 하나님을 무시하는 성적 욕구’(살전 4:1-8)라고 규정한다. 여기서 핵심적인 사항은 성욕이 거룩함과 존중함을 잃어버릴 때 정욕이 되며, 하나님을 모르는 것을 정욕의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저자는 정욕과 싸우는 전략으로 피하고, 거절하고, 돌아서고, 붙잡고, 즐기고, 움직이라는 여섯 가지를 제안한다.

더 깊이 생각해 볼 내용 

본서의 각 장에서 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사안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1장에 나오는 ‘죄의 범주화’에서 대죄와 소죄를 구분하는 것은 더 악한 죄를 짓지 않게 경고하는 나름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어떤 죄는 가볍게 생각해 함부로 짓게 할 근거를 마련해 줄 수 있다는 부정적 측면도 분명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모든 죄가 치명적’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더 설득력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돈, 성, 명예 등의 유혹에 빠져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된 경우를 보면, 대부분 작은 유혹과 작은 죄를 가볍게 생각해 반복적으로 저지른 결과인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 문제를 율법적으로 접근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불필요한 죄책감의 문제도 분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죄를 짓는 이유에 대한 설명에서, ‘죄를 짓는 것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아담과 하와에게 다가온 죄의 유혹을 생각하면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나면서부터 주어진 인간의 욕구를 어떻게 통제하고 조절하느냐에 의해 죄에 빠질 수도, 죄를 극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2장의 주제인 교만은 상대방을 얕잡아 보는 태도로 나타난다. 일례로, 목회자가 교만에 빠지는 이유는 목회자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곧 오늘날의 목회자를 구약의 제사장과 같은 신분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으로 누구든지 예수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성도를 제사장이라 부른다. 일반 성도와 목회자가 평등한 관계이며, 단지 목회자는 스스로 목회자라는 ‘역할’을 수행할 뿐이라는 자기 인식이 분명할 때, 교만에 빠지지 않는다. 또한 저자가 언급하는 ‘교만이 만든 가짜 겸손’은 자기 경시 혹은 자기 비하를 겸손으로 착각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렇게 목회자가 가짜 겸손에 빠지는 이유는 일종의 ‘두려움’ 때문으로 보인다. 목회자 스스로가 깊은 자아 성찰에서 우러나오는 겸손이 아니라, 목회직 자체가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으므로 무조건 겸손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에서 비롯된 가짜 겸손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목회자는 성도들 앞에서는 겸손의 모습을 나타내지만, 자신의 가정이나 혹은 자신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는 난폭한 인간으로 변할 수 있다. 자신만을 생각하는 목회자의 자기 중심성이 교만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 저자의 주장대로 목회자는 자신을 주목하는 데서 벗어나서 항상 하나님만을 의식하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3장은 시기의 본질을 잘 꿰뚫고 있다. 사울이 다윗을 시기한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시기는 처음에는 내면에서 시작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점점 더 확장돼 실제적인 말과 행동이라는 외면으로 표현된다. 타인과의 비교 의식이 한편으로는 교만을, 다른 한편으로는 시기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이 둘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타인을 시기하는 이유는 성공에 대한 과도한 욕망이나 자신이 남보다 나음을 증명하려는 헛된 욕망에서 비롯된다. 결국 스스로 이미 하나님의 은혜 안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시기에서 벗어날 수 있고 마음의 평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4장의 주제인 분노의 사례로, 가인의 사건이 소환된다. 저자는 “스스로 수용되지 않는 상황에 노출됐을 때 나오는 반응”을 분노라고 규정하는데, 사실 상황이 자기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은 때로 하나님의 섭리일 수가 있다. 그런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스로 자존심만을 강하게 내세울 때 분노가 일어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상황을 통제하려는 욕구가 강한 사람일수록 분노에 노출되기 쉽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한 모든 분노가 죄가 아니라, “하나님의 분노하심”의 사례를 통해 죄가 되는 분노와 의로운 분노를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주목할 만하다.

5장의 주제인 ‘나태’에 관한 저자의 설명은 일반적인 인식을 뛰어넘는다. 보통 ‘나태’는 ‘게으름’과 ‘무기력’을 포함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중독’이 나태에 포함된다고 여기지 않는다. 일중독은 오히려 열정, 성실, 근면이라는 긍정적 가치가 포함된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일중독이 ‘노동을 자기중심적으로 사용’하고, 자신의 ‘우월함을 증명’하는 데 모든 열정을 바친다는 점에서 ‘자기 소명을 갉아먹는 사람만큼이나 나태한 사람’으로 규정한다. 어쩌면 오늘날 한국 교회 목회자들은 ‘일중독’과 ‘게으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목회직 자체가 한없이 일할 수도 있지만, 한없이 게으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비전과 목표 달성을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노동과 휴식의 균형’을 추구하는 그 자체로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유의미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게으름과 일중독의 양극단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6장에서 탐욕을 ‘하나님의 공급을 신뢰할 수 없는’ 상태로 정의하는데, 이는 결국 탐욕의 본질이 ‘하나님에 대한 불신앙’임을 보여 준다. 황금만능주의가 지배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마음은 ‘자족함’이다. 이미 경제적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리고 돈의 가치가 다른 모든 가치를 능가하는 시대에, 자족함의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리스도인이 자기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천국에 대한 소망이고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확신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자족감을 갖는 문제는 단순히 마음의 문제이기 이전에 영적 문제요 신앙의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

7장에서 저자는 음식 문제를 영적 문제로 다루고 있다. 특히 ‘음식에 대한 집착’과 ‘음식에 대한 까탈’ 모두가 탐식에 해당된다는 저자의 분석은 ‘먹방’에 열광하는 현시대 성도들에게 음식의 긍정성과 위험성 모두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내에서 ‘음식 신학’(food theology)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향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8장에서 저자는 정욕을 ‘대상과 하나님을 무시하는 성적 욕구’로 정의한다. 성욕 자체는 선한 것이지만, 성욕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정욕이라는 죄가 된다는 것이다. 현시대 성의 타락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게 노출되고 있다. 성의 타락을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수용하거나 미화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정욕의 죄는 목회자가 지속적으로 진지하게 다뤄야 할 중요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목회자들까지도 성적 탈선의 위험 가운데 있다는 사실은 이 죄가 얼마나 현대인의 생활 속에 깊이 침투해 있는지를 알게 해 주는 대목이다. 목회자는 동료 그룹이나 멘토와의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스트레스를 경감시킬 수 있다. 또한 부부간 사랑의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다. 

나가는 말

현시대는 탈근대 문화의 영향으로 죄를 상대화하는 경향이 있다. 선악의 판단 기준이 상대화된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죄의 실재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려는 노력 역시 시대착오적인 시도로 여기는 분위기 또한 존재한다. 이런 경향은 개인과 사회에 분명하게 드러나는 죄의 실재를 깊이 직면하지 못하게 하고, 죄를 추상적으로만 생각하게 함으로써 죄에 대해 둔감하게 만든다. 이런 현실 가운데서, 본서는 개인적 차원에서 일곱 가지 죄의 본질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본서는 죄에 빠지기 쉬운 사회문화적 배경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이 점은 향후의 연구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오늘날 일곱 가지 죄의 유혹이 현대사회 문화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농후한 것을 고려하면, 더더욱 죄 문제에 대한 사회 문화적 차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서는 그동안 도덕적 상대주의가 팽배한 세상에서 죄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경각심을 제공한다. 인간을 타락시키고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하는 죄의 실재를 분명히 인식하게 함으로써 진정한 자유의 삶, 삶의 질이 보장되는 행복한 삶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승호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윤리학 교수. 영국 켄트대학교(Ph.D.). 저서로 《신학자의 얀 후스 기행》, 《이중직 목회》 등이 있다.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