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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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2021년  05월호 교회 개척자와 다양한 후원 그룹 준비 양현표 교수의 교회개척론 시리즈(9)

교회 개척은 혼자 할 수 있는 사역이 아니다. 아니, 하나님의 모든 일은 어느 한 개인에 의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러 개인이 연합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다. 이 말은 하나님께서는 성부, 성자, 성령 삼위가 연합하여 일하신다는 의미다. 교회 개척이라는 하나님의 일이 어느 한 사람의 독단적인 사역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교회 개척에는 반드시 여러 사람의 도움과 후원이 필요하다. 사실 모든 성도는 교회 개척을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자원을 드려야 할 책임이 있다. 교회 개척 사역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하나님의 인적 물적 자원(resource)들이 연합하여 이루어지는 위대한 종합 사역이다.

그런데 그러한 자원들의 연합이 저절로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교회 개척자가 하늘만 쳐다보면서 기도한다고 해서 자원들이 모이는 것은 아니다. 물론 하나님의 간섭과 섭리를 기대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그러한 자원들의 연합을 위해서 전략을 세우고 발품을 파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가능한 빨리(신학생 시절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목회자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그 맡김이 인간의 책임까지도 무시하는 맡김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으신다” 혹은 “하나님께서 인도하신다”라는 확신은 분명 목회자들에게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적 노력이라는 책임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 세상의 전문직들은 그 직위를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피나는 노력을 한다. 세상 사람들은 아주 하찮아 보이는 작은 노점을 열기 위해서도 상당 기간 전부터 자본을 모으고 관련된 기술을 연마한다. 그런데 목회자들은 신학 교육을 받는 것으로 자신의 책임을 다 했다고 여기고, 정작 자신의 목회 현장을 위해서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겨 버린다. 이는 정녕 옳지 않은 자세로서, 자칫 목회를 요행수로 보는 위험성에 빠질 수 있다.

교회 개척자는 교회 개척을 위해 자원을 모으는 후원자 그룹을 준비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후원자 그룹은 재정 후원 그룹이다. 그러나 그 외에도 물품 후원 그룹, 인력 후원 그룹, 기도 후원 그룹, 그리고 멘토 후원 그룹 정도는 필수적으로 준비해야만 한다. 이런 후원 그룹은 하루아침에 마련되지 않는다. 때문에 최대한 이른 시간부터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서 필자는 교회 개척자가 후원 그룹을 마련할 때 고려할 사항 몇 가지를 언급하려 한다. 첫째는 모든 후원 그룹 마련은 관계에 기초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교회 개척자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 후원자가 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목회자의 관계는 대개 개척자의 과거 사역지에서 맺어진다. 

따라서 목회자는 현재의 사역지에서의 인간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 물론 미래의 유익을 염두에 두고 관계를 맺어서는 안 되겠지만 목회자로서 지금의 현장에서 인간관계에 성실하고 희생적이어야 함에는 두말할 이유가 없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역사하신다. 지금의 관계를 후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사용하실지 모를 일이다.

두 번째로 후원을 요청하는 데 다소 공격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교회 개척자의 후원 요청은 그 동기가 호의호식에 있지 않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려는 데 있다. 그렇다면 후원을 요청하는 데 조금은 담대해야 한다. 시편 50:10은 “이는 삼림의 짐승들과 뭇 산의 가축이 다 내 것이며”라고 했다. 세상 만물이 하나님의 것이다. 누군가에게 주신 것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일을 위해 맡겨 놓으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니 교회 개척자의 동기만 바르다면, 후원을 요청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후원을 요청하는 자세가 무례하거나 복과 화를 들먹이며 회유하거나 겁박해서는 안 되며, 목회 현장에서의 윤리를 저버려서도 안 된다.

세 번째로 후원을 요청하면 누군가가 후원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인지해야 한다. 가만히 있는데 누군가 알아서 도와주지는 않는다. 후원을 요청하는 것은 교회 개척자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자원(resource)이 없거나 후원자가 되려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다. 다만 교회 개척자가 후원을 요청하지 않거나 잘못 요청하기 때문이다(약 4:2-3, “… 너희가 얻지 못함은 구하지 아니하기 때문이요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때로 교회 개척자의 기질과 성격 때문에 차마 후원을 요청하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기질은 교회 개척자로서 싸워서 극복해야만 하는 기질이다. 각자의 기질 중에는 활용해 발전시켜야 할 기질과 싸워서 극복해야 할 기질이 있다. 

내성적이고 부끄러워하고 아쉬운 소리를 못하는 기질은 교회 개척자로서 싸워서 극복해야 하는 기질이라고 본다. 흔히 엘리야의 경우처럼 까마귀의 공급을 간증하는데, 실상은 자신이 발로 뛰어 후원을 마련하는 것이 더 귀하고 놀라운 간증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제 물품 후원 그룹, 인력 후원 그룹, 기도 후원 그룹, 그리고 멘토 후원 그룹에 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재정 후원 그룹에 대해서는 〈목회와신학〉 제379호 “교회 개척자와 재정”을 참고하길 바란다.) 이러한 후원 그룹들은 단지 교회 개척자뿐 아니라 모든 목회자가 자신의 미래 목회를 위해 준비해야만 하는 것들이라고 믿는다.

물품 후원 그룹 준비

교회 개척자는 물품 후원 그룹을 준비해야 한다. 물품 후원 그룹이란 말 그대로 물품으로 교회 개척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교회를 개척하는 데는 필요한 비품과 물품이 많다. 작게는 비치용 성경, 찬송에서 시작해 의자, 강대상, 크게는 차량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것들이 다수다. 교회 개척자가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 준비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전체적인 계획을 갖고 비품 마련에 임해야 한다. 개척 교회 역시 교회이기에 물리적 교회로서 필수품들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비품들은 실제로 재정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따라서 누군가가 작은 비품이라도 한 가지 헌물해 준다면 교회 개척자에겐 큰 도움이 된다.

교회 개척자가 굳이 성전주의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즉 교회 개척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개척 초기 과정에서 교회의 모든 비품을 성물이라 여겨서 무조건 새것, 화려한 것, 값비싼 것, 그리고 최고의 것으로 마련할 필요는 없다는 소리다. 비품 자체에 거룩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비품을 거룩한 용도로 사용하기에 거룩해지는 것이기에, 형편에 맞게 중고품이나 저렴한 가격의 비품을 마련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다. 

처음에 시설이나 비품에 투자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어떻게든 3년 이상을 버티기 문제라는 것을 교회 개척자들은 인식해야 한다. 때문에 비품에 대한 투자보다는 생존에 대한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자세를 가질 때 물품 후원자들을 보다 쉽게 모집할 수 있으며, 물품 후원자들 역시 큰 부담 없이 동참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인력 후원 그룹 준비

인력 후원 그룹이란 필요할 때 교회 개척자가 동원해 활용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의미한다. 개척 교회가 작은 행사라도 하려면 인력이 필요한데 이럴 때 동원할 수 있는 후원 그룹을 말한다. 당연히 인력 후원 그룹은 소속 교인들이 아니다.

필자의 제자가 개척한 교회의 설립 예배에 초청을 받아 간 적이 있다. 당연히 그날의 주인공은 그 제자였다. 그런데 주인공인 그가 땀을 뻘뻘 흘리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행사에 필요한 사소한 복사부터 시작해 골목길에 방향 표지 안내 종이를 붙이는 것까지, 여기저기에서 필요한 일들을 혼자서 감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귀중하고 의미 있는 예배가 그에게는 건성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때 필자는, 이 제자가 이러한 중대한 현장에서 자신을 도와줄 인력 후원 그룹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개척 교회에서 어떤 행사를 계획하든 인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때문에 인력 후원 그룹은 교회 개척자에게 자신감을 주는 든든한 버팀목 자원이 된다.

또한 인력 후원 그룹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회 개척자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마중물 역할이란 교회 방문자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역할을 의미한다. 실제로 개척 교회는 아주 소수가 모여 예배드릴 확률이 높다. 심지어 목사 부부만 예배 드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문자가 있다면 어색함과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일전에 수요 예배를 드리기 위해 동네의 작은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런데 목사 부부 외에 아무도 없어서 순간 당황했으며, 예배 시간 내내 이 시간이 빨리 끝나기만 기다렸던 적이 있다. 교회 개척을 가르치는 교수가 이 정도인데 일반 교인의 경우 더할 것이다(물론 그 예배 참석을 계기로 필자와 그 개척 교회 목사는 얼마 후에 식사 교제와 더불어 친교를 나누었다). 

그러나 비록 본 교회 소속은 아니지만 자원하여 예배에 동참함으로 방문자에게 안정감을 주고 교회 성장에 밑거름이 될 마중물 역할의 인력 후원 그룹이 있다면 교회 분위기와 성장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교회 개척자는 이러한 한시적 개척 멤버 역할을 감당하는 인력 후원 그룹을 준비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

기도 후원 그룹 준비

모든 목회는 영적 전쟁이다. 교회 개척은 더더욱 영적 전쟁이다. 교회가 하나 세워지는 것은 하나님 나라가 그만큼 확장되는 일을 의미한다. 이처럼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 것을 사탄이 그저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교회 개척 과정은 단지 가시적인 상황과의 분투가 아니라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엡 6:12)하는 싸움이다. 그것들과 싸우는 교회 개척자의 무기는 무엇인가? 바로 기도다.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막 9:29)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사도 바울은 “우리의 싸우는 무기는 육신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어떤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후 10:4)라고 했다. 기도가 바로 하나님의 능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 개척자는 기도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 기도 없는 교회 개척은 분명 실패한다. 그렇기에 “Pray, and Pray More”라는 구호는 교회 개척 현장에서 공공연한 금언이다.

그런데 어떤 전쟁도 홀로 전장에서 싸울 수는 없다. 홀로 전쟁에 나가면 승리할 수 없다. 전쟁은 부대와 부대가 싸우는 것이다. 즉 교회 개척자에게는 영적 전쟁터에서 같이 싸워 줄 동지들이 필요하다. 교회 개척자의 동지는 교회 개척자를 위해 기도해 주는 기도 후원자들이다. 

바로 여기에, 교회 개척자가 자신에게 던져야만 하는 심각한 질문이 있다. 그것은 “나를 위해, 내 목회를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도해 주는 동지가 몇 명이나 되는가?”라는 질문이다. 당연히 그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강력한 영적 능력이며 영적 전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

필자는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가족을 제외한 사람 중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기도해 주는 기도 동역자 10명을 가진 자는 손을 들라는 질문을 꼭 한다. 70여 명의 학생 중에 손을 든 학생은 놀랍게도 10명도 되지 않는다. 총신대 신대원에는 한 학년에 6개 반이 있는데, 6개 반 모두에서 같은 결과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여러분! 여러분이 가려고 하는 길이 어떤 길인지 아십니까? 그런데 여러분을 위해 기도해주는 동지 10명도 만들어 놓지 않고 지금 신학교 3학년이 되었습니까?”라고 도전한다. 

교회 개척자여! 당신이 지금 하려는 일이 얼마나 도전적이고 위험한 일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그런데 당신에게 지금 몇 명의 영적 전우들이 있는가? 기도 후원자는 선교사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교회 개척자, 그리고 모든 지역 교회 목회자들에게 더욱 필요하다. 평생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는 영적 동지 써클을 만들어야 한다. 

서로 기도해 주기로 거룩한 계약을 맺은 후원 그룹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기도 동지 그룹을 정기적인 기도 편지 등을 통해서 관리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멘토 후원 그룹 준비

앞에서 홀로 전장에 나가면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말로 하면,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독불장군은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장군이 되기 위해서는 참모가 필요하고 병사가 필요하다. 장군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조언과 의견이 필요하다. 소위 말해서 멘토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다. 교회 개척자 역시 하나님 나라의 한 장수다. 장수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조언과 의견이 필요하다. 굳이 “의논이 없으면 경영이 무너지고 지략이 많으면 경영이 성립하느니라”(잠 15:22)라는 성경 말씀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교회 개척자를 포함해 모든 인간은 자신의 성장과 일의 성취를 위해 멘토를 필요로 한다.

누구를 멘토라고 하는가? 멘토는 “외부에서 나를 바라보는 관점으로 말해 주는 사람”을 말한다. 듣고 싶은 말이 아니라 필요한 말을 해 주는 사람이다. 이얼리와 구티에르즈(Dave Earley and Ben Gutierrez)는 “우리 모두는 우리의 삶을 위해 외부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관점을 말해 주는 사람을 인생 가운데서 필요로 한다. 우리는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말해 주는 사람이 아닌,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 주는 사람들이 필요하다”1고 말했다. 바로 멘토의 필요성을 말한 것이다.

특별히 목회자에게는 멘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왜냐하면 목회자는 다른 사람의 영혼과 육신을 동시에 다루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목회자들은 대체로 멘토를 두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하나님의 멘토링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인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대단히 위험하다. 왜냐하면 어느 인간도 하나님의 뜻을 완벽하게 알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하나님의 뜻대로만 하겠다는 말은 매우 영적이고 믿음에 기초한 말임에는 분명하나, 한편으로는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말과 같은 매우 위험한 뜻이다. 때문에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는 그 내용에 대한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그것이 잘못되었다면 그 결과는 목회자 자신뿐 아니라 그가 목양하는 사람들의 영혼에까지 엄청난 파괴력을 주기 때문이다. 모든 목회자, 아무리 영적인 목회자라 하더라도 그럴 위험성은 충분하다.

어느 목회자는 성경대로만 하면 된다는 주장을 하면서 인간 멘토의 필요성을 거부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또한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왜냐하면 ‘성경대로만’이라는 기준은 이미 ‘해석된’ 성경이기 때문이다. 즉 성경대로 한다는 말은 자신이 해석한 성경대로 한다는 말이다. 오직 하나님만이 성경 자체일 뿐 모든 인간은 그 성경의 해석자일 뿐이다. 때문에 성경에 대해 그릇된 해석을 할 여지가 목회자에게 얼마든지 있다. 실제로 성경을 다르게 해석함으로 여러 종파가 생겨났고, 심지어 이단까지도 출현했다. 따라서 ‘성경대로만’이라고 할 때 ‘어떻게 해석된 성경대로’인지가 문제가 된다. 따라서 그 해석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성경에는 모든 시대 모든 사람의 신앙과 삶을 위한 원리가 나와 있을 뿐 구체적인 적용은 그 시대 목회자에게 맡겨 놓았다는 사실로 인해 목회자는 멘토가 더욱 필요하다. 사실 성경이 쓰인 시대와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매우 다르다. 성경에는 이 시대, 이 지역, 그리고 어느 특정인을 위한 구체적 정황이 기록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시대에 적용할 수 있는 하나님 나라의 원리와 윤리를 추출할 뿐이다. 즉 목회 현장의 각종 상황에 대한 세부 지침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성경의 수많은 인물, 사건, 그리고 내용을 통해 하나의 원리를 추출해 그 원리를 각자의 특정한 환경에서 적용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목회자는 이러한 적용에 대한 방향과 지침을 세상과 성도들에게 주는 자다. 목회자는 성경의 원리 추출과 적용에서 죄성과 미성숙, 그리고 지혜의 부족으로 인해 실수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성도들을 오도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따라서 그 적용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러한 검증을 위해 목회자에게 멘토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실제로 목회자들이 멘토를 갖는 데 익숙하지 않은 듯하다. 멘토가 되어 주고 멘토링을 해 주는 데는 익숙하지만, 멘티(mentee)가 되어 멘토링을 받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 오히려 멘토링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자존심을 상해하는 것 같다. 담임 목회자가 된 후 목회자가 스스로 멘티가 되려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그를 위한 멘토로 나서지 않는다. 스스로 머리 숙여 배우려 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그를 가르칠 수 없다. 때문에 목회자는 스스로 조언을 즐겨 듣고 그것을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목회자가 기도하면서 믿음으로 나아가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의 조언을 무시해서는 결코 안 된다.

교회 개척자에게는 다양한 멘토로 구성된 멘토 후원 그룹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그룹을 만들기 위해 일찍부터(지금부터) 노력해야 한다. 누군가가 당신의 멘토가 되어 주겠다고 알아서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의 멘토가 되겠다고 나선다면, 아마도 그는 당신의 멘토 자격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때문에 교회 개척자는 직접 멘토를 찾아 나서는 발품을 팔아야만 한다. 어떤 사람을 멘토로 삼는가에 따라 자신과 교회의 운명이 결정된다.

그렇다면 교회 개척자는 어떤 멘토를 두어야 하는가? 브라이언트(James W. Bryant)와 브런슨(Mac Brunson)은 교회 개척자를 위한 멘토의 자격으로 다음 3가지를 꼽았다:2 소명에 대한 확실한 경험을 가진 사람, 주님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 신적 지혜와 성령의 열매를 맺고 있는 사람. 클립톤(Clint Clifton)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교회 개척자를 위한 멘토의 자격을 논했는데, 다음 5가지를 제시했다:3 1) 교회 개척 경험자, 2) 명백한 리더십 은사 소유자로서 경험과 역량에서 몇 발자국 앞서가는 자, 3)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로서 당신이 인정하는 자, 4) 당신에게 시간을 내줄 의지가 있는 자로서 한 달에 한두 번은 만날 수 있는 자, 5) 당신의 교회론, 목회철학 등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자. 필자는 구체적으로 다음 몇 가지 유형의 멘토가 교회 개척자, 나아가 모든 목회자에게 필요하다고 본다.

교회 개척자에게 필요한 첫 번째 유형의 멘토는 쓴소리를 해 주는 멘토다. 교회 개척자는 작은 상황 변화에 의해서도 감정의 기복이 심해질 수 있는 사람이다. 교인 단 한 명의 주일예배 출석 여부를 목회의 성공과 실패로 연결해 버린다. 교회 개척자는 여러 정황으로 인해 쉽게 실망하고, 착각하고, 때로는 교만해진다. 이러한 교회 개척자의 상태에 대해 객관적이고 차분하게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쓴소리 멘토가 필요하다.

교회 개척자에게 필요한 두 번째 유형의 멘토는 교회 개척 경험자 멘토다. 교회 개척 영역에는 많은 경험자들이 존재한다. 이제 막 개척한 교회, 개척하여 현재 성장하는 교회, 개척했지만 정체 상태의 교회, 혹은 문을 닫은 교회가 있으며, 목회자들이 있다. 이런 모든 유형의 목회자들이 교회 개척자의 멘토가 될 수 있다. 교회 개척에 실패한 목사를 방문해 실제적인 경험담을 습득해야 한다. 교회 개척 전문가, 기관, 모델 등을 방문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야 한다. 좋은 모델의 개척 교회를 경험하는 것이야말로 교회 개척자에게 진정으로 유익한 일이다. 외형적으로 성공했다고 보이는 교회의 목회자들만 볼 것이 아니라, 교회 개척을통해 바르게 목회하는 목회자들의 조언을 들어야 한다.

교회 개척자에게 필요한 세 번째 유형의 멘토는 전문가, 교수, 동료 목회자 멘토다. 특별히 교회 개척자에게는 동료 멘토가 필요하다. 동료와의 교제가 없으면 두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 데, 첫째는 정보에서 단절되고, 둘째는 교회 개척자가 직면하기 쉬운 외로움과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정보에서 단절된다는 것은 그만큼 뒤처진다는 의미다. 개척 교회 목회자일수록 움직이고 만나고 들음으로 생각의 폭을 넓혀야 한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기 생각과 철학과 방법에만 매이면 안 된다. 동시에 외로움과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교회 개척 목회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실제로 외로움과 두려움은 교회 개척자의 최대의 적이다. 

진정으로 교회 개척자는 ‘혼자’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교회 개척자들 중에는 목회가 잘되지 않을 경우 동료들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은둔자가 되는 자들이 많다. 자존감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교회 개척 상황이 어려울수록 동료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잡다한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갖고 교제함으로써 정보를 얻고 자존감 상실을 극복해야 한다.

교회 개척자에게 필요한 마지막 유형의 멘토는 ‘존재를 위한 멘토’(how-to-be mentor)다. 멘토의 유형에는 ‘존재를 위한 멘토’와 ‘행함을 위한 멘토’(how-to-do mentor)가 있다. 존재를 위한 멘토는 한 인간의 존재 양식을 위해 필요한 멘토다. 행함을 위한 멘토는 어떤 결정이나 선택을 위해 필요한 멘토다. 목회자는 보통 행함을 위한 멘토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한 수 배우려는 자세다. 그러나 자신의 성품이나 습관 그리고 기질과 자세에 관해 말해 주는 멘토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어떤 일의 실패는 방법 선택이나 결정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대체로 목회자의 성품과 자세 때문에 발생한다. 

예를 들어, 아무리 좋은 방법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목회자의 품성이 이기적이면 그 방법은 분명 실패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대체로 목회자들은 자신의 존재 양식 때문에 실패한 일을 상황과 방법, 그리고 잘못된 선택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목회자는 선택과 결정을 위한 멘토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성품을 점검하기 위한 멘토 역시 필요하다. 누구나 자기 자신이 모르는 성품과 기질의 결점들이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성품의 단점이 있다. 그러한 단점을 들을 수 있는 통로를 목회자는 자발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교회 개척자는 후원 그룹을 준비해야 한다. 이 일은 결코 혼자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교회 개척자들이 실패하는가? 그들이 믿음이 없어서 실패했다고 보지 않는다. 교회 개척자는 보다 치밀하고 정교하게 교회 개척에 접근해야만 한다. 후원 그룹을 준비해야 한다. 교회를 론칭한 다음에 자원이 공급되지 않아 당황하고, 그때 가서야 자원을 후원받기 위해 동분서주 우왕좌왕해서는 이미 늦다. 후원 그룹의 준비부터 교회 개척이다. 

최선의 전략과 발품을 팔아 다양한 후원 그룹을 준비하고 조직화해야 한다. “하나님 백성은 교회 개척자의 삶의 헌신이 그들의 후원과 물질적 도움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참여할 것이다.”4 그럼에도 교회 개척자들이여! 하나님을 최우선으로 삼아라. 그가 신비로운 방법으로 후원자들을 보내실 것이다. 



1)    Dave Earley & Ben Gutierrez, Ministry Is: How to Serve Jesus with Passion and Confidence (Nashville: B&H Academic, 2010), p. 126.
2)    James W. Bryant & Mac Brunson, The New Guidebook for Pastors (Nashville: B & H Publishing Group, 2007), p. 33
3)    Clint Clifton, Church Planting Thresholds: A Gospel-centered Guide (San Bernardino,CA: New City Network, 2016), pp. 32-33.
4)    Ed Stetzer, Planting Missional Church (Nashville: B&H Books, 2006), p. 225.

양현표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실천신학 교수. 남침례신학대학원(Ph.D.). 저서로 《사도적 교회개척》이 있다.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