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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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설교 2020년  12월호창조론과 물질주의 심층기획 창조론에 담긴 신학적 의미

쇠망치는 물질인가 정신인가? 유물론 비판에 앞서 학생들에게 물었다. 물질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아니다. 망치는 정신의 산물이다. 쇠를 주먹만큼 공중에 던진다고 해서 망치가 되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처럼 단순한 도구도 특정 목적을 위한 설계의 결과다. 거기에는 정신만이 제공할 수 있는 모양, 즉 형상이 필요하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물질에서 비롯되어 그것으로 끝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지금 산천은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해가 짧아져 기온이 떨어지니 당연하다고 한다면 정서가 메말랐음을 드러낼 뿐이다. 인간 의식과 지식의 오묘함을 뇌파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무모하다. 양심과 종교적 신앙은 결코 신경 물질 작용의 결과로 이해될 수 없다. 미세 조정이나 지적 설계를 거론하지 않아도 물질주의 단순성을 드러내기는 어렵지 않다. 유물론적 세계관과 거기서 파생되는 물질주의로는 가장 단순한 대상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어 놓을 수 없다. 

문화와 역사는 말해 무엇하랴. 이런 실마리들을 따라가보면 창조론의 신빙성은 유물론보다 훨씬 높다. 

물질주의와 창조론의 대립

흔히 창조론은 진화론에 맞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질주의와의 대립이 더 근본적이다. 물질주의는 자연주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자연이라는 말 자체가 ‘스스로 그러하다’는 의미다. 세상이 저절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 어떤 근본적인 원인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질주의는 물질이 자연을 존재하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실체라고 믿는다. 물질이 모든 존재의 원천이며 그것의 발전이 역사라고 보며, 그것이 영원히 지속된다고 주장한다.1 

물질주의는 넓게 퍼져 있다. 윤회 사상을 토대로 하는 동양의 세계관은 근본적으로 물질주의적이다. 서양의 경우 물질주의는 고대와 중세의 관념론과 유신론을 벗어난 세속적 근대에 지배적인 세계관이 되었다.

신국원 총신대학교 신학과 명예교수. 네덜란드자유대학교(Ph.D.). 저서로 《니고데모의 안경》, 《지금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등이 있다.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