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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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진단 2020년  04월호 세계 기독교 신앙 산실, 영국 교회 세계 교회는 지금

영국은 교회 역사에서 명실공히 가장 많은 기독교적 문화와 유산, 전통을 가진 나라로 세계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던 나라다. 종교개혁 이전 시대부터 개혁의 여명을 밝혔고 종교개혁 이후에는 영적 대각성 운동 및 세계 선교를 주도했다. 그러나 한때 세계의 기독교 신앙 및 선교를 주도하는데 가장 영향력 있던 영국 교회가 오늘날은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영국의 신자들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고 교회마다 신자들이 없어서 문을 닫는 실정이다. 영국 사람들 중에 매주 교회 출석 인구는 전체의 3%가 조금 넘는 정도다. 즉, 영국인 100명 중 3명, 청소년은 1000명 중 3명이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실정이다. 영국 교인들의 평균 나이가 63세라니 영국 교회의 미래를 어둡게 평가할 수밖에 없는 통계다. 게다가 현재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가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지난 30년간 약 1만 개의 영국 교회가 문을 닫았다고 하고 이런 속도로 가면 2050년도에는 영국에 교회 자체가 사라지고 없어질 것이라고 일간지 〈가디언〉이 기사를 낼 정도다. 교인들이 없어 문을 닫은 교회 건물은 카페나 이슬람 기도 처소로 팔리고 있어 영국을 방문하는 기독교 신자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한편으로는 최근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영국 교회는 여전히 급감하며 하향세이지만, 복음주의 교회들 중심으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반가운 통계도 보인다. 영국의 10대들이 교회로 돌아오고 있다는 희망적인 보도가 나온다. 현재 영국의 한인 교회와 선교 단체를 중심으로 노방 전도 및 가가호호 방문 전도 팀을 꾸려 전도하는 팀들도 늘고 있고 함께하는 영국인 신자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무엇보다 영국인 목회자들이 위기감을 깨닫고 교단을 초월해 모여 연합으로 기도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국이 새롭게 변하고 있다. 영국의 재복음화를 위한 기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영국 교회와 교단에 대한 간략히 소개한다. 영국 교회는 유럽의 여느 나라와 다르게 가톨릭보다 개신교회가 더 많다. 가톨릭이 17%를 차지하고, 개신교인 영국 성공회는 54%로 가장 많으며, 스코틀랜드를 중심으로 한 장로교가 5%, 침례교 2%, 회중교회 1%, 영국개혁교회(United Reformed Church)가 1% 그리고 그 외 소수 교단들이 있다.

1534년 영국의 왕 헨리 8세가 교황의 우위를 거부하고 로마 가톨릭에서 나와서 창립한 성공회는 영국 국교는 아니지만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그렇지만 영국 성공회가 한 교단이라 할지라도 내부를 들여다보면 다양한 신학을 가지기에 어느 한 가지 성격으로 규정하기는 곤란하다. 일반적으로 제도 및 성격 면에서 가톨릭과 많이 유사한 ‘고교회파’(High Church)와 개신교 성격이 강한 ‘저교회파’(Low Church)로 구분되고, 그 안에서도 내부의 소리가 다양하다. 따라서 영국 성공회의 목회자들을 살펴볼 때 고교회파 목사들은 가톨릭 신부와 비슷하고, 저교회파 목회자들은 일반 개신교 목사들과 비슷하다는 것이 이채롭다. 그래서 영국 성공회의 목회자들을 이야기할 때 이러한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영국 성공회가 ‘동성애와 동성 결혼’에 대해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다양성 때문이기도 하다.

영국은 네 개의 국가 곧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 아일랜드로 구성된다. 스코틀랜드는 종교개혁이 일어나 장로교회가 정착이 됐는데, 영국 성공회의 경우처럼 주교가 아닌 노회, 즉 목사와 장로로 구성된 지방 기구로 나누어져 있다. 웨일즈도 18세기 중반의 신앙 부흥 운동의 영향으로 칼뱅주의 감리교라 부르는 웨일즈 장로교회가 주도한다. 아일랜드는 종교개혁의 영향에서 벗어나 로마 가톨릭 교회가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북 아일랜드로 나누어진 후에는 영국 성공회와 스코틀랜드 장로교가 많아졌다. 이 외에도 영국 교회가 분열될 당시 침례교와, 청교도의 열망을 반영한 회중 교회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영국 내의 교단이 다양하듯 영국 교회 목회자들도 마찬가지로 다양할 수밖에 없다. 영국은 기독교라는 하나의 거대한 우산 아래에 많고 다양한 교단이 있어서 그것을 일반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면이 발생한다.

다양한 영국 교회이긴 하지만, 교단을 초월해 보편적인 영국 교회 목회자에 대해 다루기로 한다. 영국 교회 목회자들의 영국 내에서의 위상은 어떠한지,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목회 사역과 일상은 어떠한지, 설교 준비는 어떻게 하는지, 교회 내에서 담임목사와 부목사와의 관계는 어떠한지 등의 단상을 적고자 한다.
 

영국에서 영국 목회자의 위상

영국 내에서 목회자에 대한 인식과 위상은 어떠할까? 영국 사람들은 성직자 및 목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다. 겉으로 보면 목사를 지역 사회의 인사로 존중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알고 보면 성직자의 위상은 영국 내에서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번은 지역 교회 침례교 목회자 연합 모임에 참석해서 이 문제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영국 사회에서 목회자가 도덕성 실추와 몇몇 추문 사건으로 신뢰를 잃어 큰 위기로 여기고 있었다.

시작은 2010년 유럽의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 성적 학대 사건 및 성추문 사건이다. 이 문제는 유럽 전역의 큰 이슈로 부각됐다. 영국 런던에서는 해당 문제에 대한 로마 가톨릭 교회의 책임을 물어 교황의 퇴위를 요구하는 항의 시위 사태로 발전하기도 했다.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이 사건을 다루는 등 일련의 소동을 통해 사회적 문제가 돼 성직자들의 권위가 그때부터 크게 추락했다. 그 이후로도 크고 작은 목회자 관련 추문들이 계속 발생했고, 이러한 사건들은 영국 목회자들의 신뢰성과 권위에 큰 타격을 입혔다. 영국의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가 성직자들에 대한 불신이기도 하다.

영국 교회 목사들은 지역 사회에서뿐만 아니라 교회 내에서도 권위를 크게 상실한 듯 보인다. 필자는 런던을 비롯한 크고 작은 도시 교회 목회자들과 교제하면서 그들을 지켜본 결과 교회 내에서 목회자의 위상이 매우 낮다는 것을 알았다. 표면적으로는 교회의 대표이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그냥 교회의 직원이거나 회중의 한 사람으로 어떤 결정권도 갖지 못하는 사람처럼 보일 때가 많았다. 물론 규모가 큰 성공회의 경우는 조금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영국 교회 교인들은 목회자와 교인들의 수직적인 관계를 싫어한다. 목사가 지나치게 교회의 일에 관여하는 자체를 싫어한다. 목사는 예배를 인도하며 설교를 하는 정도이지 목회자가 교회의 모든 것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흥미롭게도 목회자 또한 교인들의 그러한 생각을 괘념치 않는다. 목사 자신도 신분적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교인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 그래서인지 영국 교회에서는 대부분 ‘목사’라는 호칭을 사용하기보다는 그냥 이름을 부른다.

다음 일례를 소개하면 영국 교인들의 목회자에 대한 생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에 필자가 사는 케임브리지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교회의 영국 목회자와 만날 약속이 있어 그 교회를 찾아 갔다. 출석 교인이 150명정도로 영국에서는 작지 않은 교회이지만 놀라웠던 것은 그와 대화할 목양실이 없었던 것이다. 목사는 교회의 직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사무실 구석의 인쇄기 옆의 책상으로 인도해 여기가 자기 자리라고 했다. 우리는 그곳 구석에 앉아 대화를 했는데,  인쇄기 소리에 집중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필자는 영국 교회 목회자와 대화하면서 그들이 받는 사례가 궁금해졌다. 그 목회자는 친절하게 답변을 했는데, 교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영국 교회 목회자의 사례는 2만 5000파운드(한화 약 3800만원)라고 했다. 한 달에 300만 원 받는 정도다. 자신의 경우는 조금 많이 받는 경우로 2만 8000파운드라고 했다. 이러한 연봉은 영국의 대졸자 직장 연봉 초봉에 해당한다. 물론 사택이 제공되기에 집세에 대한 부담은 없다. 그리고 영국의 성공회 및 대부분 교단에서는 목회자의 사례를 교회에서 받지 않고 속해 있는 교단에서 받는다. 즉, 지교회에서 담임목회자의 목회비를 부담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교인들도 담임목회자의 연봉이 얼마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연봉 지급 기준도 우리와는 다르다. 오랫동안 목회를 했다고 해서 연봉이 오르지 않는다. 도시와 농촌, 자립 교회와 미자립 교회와 상관없이 목회비는 동일하다. 단 부양 가족과 도시의 생활비를 고려해 지급한다. 이런 현상으로 많은 목회자가 도시 목회보다 오히려 지역의 작은 교회를 선호하기도 한다. 그리고 교인들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없어 보이기까지 했다. 그래서인지 목회자 아내가 일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지인인 영국 감리교 목사도 아내가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한다. 목회자 지망생이 적은 이유도 이중의 하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 교회 목사의 위상이 추락하는 실정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목사’는 지역사회에서 공식적으로는 아직까지 신뢰와 존중을 받고 있는 직업이다. 여느 유럽처럼 영국도 직장을 옮기거나 다른 일에 추천서가 필요한데 사회적으로 정직하고 명망 있는 인사들의 추천을 선호한다. 주로 이 부류에는 법률인, 의료인이 있는데 목회자가 여전히 리스트에 포함됐다.
 

영국 교회 목회자가 되기까지

오늘날 영국 교회 목사 지원자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교회 안에서는 목회 소명을 받고 목사 후보생이 되기를 원하는 지원자가 여전히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어느 교회에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한 사람이 있다면 일단 그 교회의 세례 교인으로 일정기간 멤버십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교회 담임목사를 찾아가 면담을 해야 한다. 담임목사는 충분히 그의 소명을 확인 후 당회에 알린다. 당회는 지원한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까지 면접한다. 배우자 및 자식들의 면접도 심층적으로 진행한다. 혹 여기에서 가족이 동의하지 않고 반대가 있다면 심사에서 거절이 된다. 당회에서 통과가 되면 전 교인에 보고를 하고 공개 찬반 투표를 한다. 투표 결과 찬성이 과반을 넘으면 비로소 노회에 문서가 제출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목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외적 소명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 사람의 됨됨이와 헌신 정도, 성품을 가장 면밀하게 살펴보기에 목회자가 되는 과정은 까다롭다고 볼 수 있다.

노회에 보고가 되면 노회 소속의 목사와 장로들이 후보생을 개인 면접하게 되고 일정 기간 소양 교육을 한다. 목사 후보생으로 노회가 지정해 주는 지역 교회에 가서 예배를 인도하게 한다. 예배 인도도 엄격한 심사 과정이다. 그러한 모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노회는 보고서를 작성해 의견을 모은 후 후보생이 목회자가 되기에 합당하다 생각이 되면 상위 기관인 총회로 서류를 보낸다. 서류를 접수한 총회는 더 엄밀하게 후보생을 관찰한다. 총회는 전국의 목사 후보생들을 모아 합숙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목회자의 인성을 주로 파악하며 평가한다.

이러한 까다로운 심사를 거친 후 총회는 각 후보생에 대한 자료를 작성해서 여러 지방회로 보낸다. 놀라운 점은 이때 대부분의 목사 후보생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필자가 스코틀랜드에 있을 때 교단 총회는 교단 내의 교회에 목회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도 20명의 목회자 후보생이 지원했는데 그중 4명만을 합격시키고 나머지는 모두 탈락시켰던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의아해서 총회 담당자에게 물어보았는데, 목회자가 현실적으로 부족한 실정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뽑지 않고 신중을 기해 합당한 목회자를 선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이러한 일련의 까다롭고 엄격한 심사에서 최종적으로 통과한 사람들이 총회가 추천하는 신학교에 가서 목회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목회자 후보생의 생계는 교단이 책임지고 생계비도 지급한다. 목회자 양성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교단이 책임진다. 그리고 교단 신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은 교단에서 지역 교회를 알선하기도 하고, 목사 후보생이 원하는 지역 교회에 지원도 하게 된다. 그 지역 교회는 투표를 거쳐 자신들의 목사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영국 성공회 및 일부의 교단에서는 교단 소유의 사택을 주고 목사 가족의 생활비를 책임지고, 타 교단 및 독립 교회의 경우는 지교회가 모든 것을 감당한다.
 

영국 교회 목회자의 일상

영국 교회 목사들의 목회 업무와 사역은 어떨까? 영국 교회 목사들은 사역에 어떻게 시간을 할애하면서 보낼까? 이 부분도 그야말로 사람마다, 교회의 규모에 따라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한국 교회 대부분의 목회자들처럼 살인적인 스케줄로 바쁘지 않다는 것이다. 필자는 작은 지역 교회부터 규모가 있는 교회까지 몇몇 지역 교회 목회자들을 찾아 목회자의 일상과 관련해서 질문을 해서 그들의 일상을 소상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중 한 목회자의 일상을 소개하자면, 월요일에는 주로 주일에 오지 않은 교인들을 심방하고 오후에는 교회 리더 미팅(격주에 한번)이 있으며 화요일에는 설교 준비로 시간을 보내고 특별한 가정 일이나 다른 업무들을 하고, 수요일에는 외부 업무들(경목 업무, 신학교 강의)을 보며 목요일에는 심방을 하고 토들러 그룹(아이들 엄마 그룹) 성경 공부를 인도한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온종일 비번으로 쉬고, 토요일에는 집에서 설교 준비 및 예배 준비를 하며, 주일에는 오전 예배 및 교제 후에 귀가한다. 교회 저녁 예배가 있을 경우 참석한다. 교회가 시내가 아닌 경우 대개 교회 근처에 사택이 있기에 교회 사무실에 출근하기보다는 대부분의 시간을 사택에서 보낸다.

이야기를 듣다가 교회 신앙 프로그램으로 ‘전체 교인 기도회’에 대해 물었더니 그는 자기가 5년 전 교회에 부임할 때는 기도회가 없었는데, 자신이 기도회를 만들었다고 자랑처럼 이야기했다. 그마저도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며, 기도회가 없는 교회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영국 교회 전반적인 상황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비교적 규모가 있는 교회 상황이 그렇다면 작은 교회의 경우에는 어떨지 궁금해졌다. 사실 작은 외곽 교회는 목회자가 없는 교회가 대부분이고 한 목회자가 다섯 개, 여섯 개 지역 교회를 순회하면서 목회하는 형편이니 사정이 더 열악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런던의 영국 성공회이지만 복음적인 교회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성장하는 교회의 신앙 프로그램과 사역은 많이 달랐다. 우선 그 교회는 담임목사 외에 전임사역자가 10여 명이 있었고, 교회에 각종 소그룹 신앙 프로그램이 많았다. 남성 그룹, 여성 그룹, 청년 그룹, 토들러 그룹 등 소그룹으로 구분해서 성경 공부 및 기도회를 병행했다. 전체 성경 공부는 수요일 오전과 저녁에 진행한다. 직장인들을 위해 성경 공부 전후로 저녁식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성경 공부는 일반적 주입식과는 달리 성경을 돌아가면서 읽고 토론하는 성격이 강했다. 이 중 성경을 더 깊이 알기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신청을 받고 일대일 성경 공부를 연결해 주기도 한다.
 

영국 교회 목회자의 설교와 설교 준비

영국 교회 목회자들은 어떻게 설교 준비를 하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을까? 이 부분도 몇몇 지역 교회 목회자들을 찾아 물었다. 또 이곳에서 목사들을 위해 간혹 열리는 콘퍼런스에 참여해서 그들이 어떻게 설교를 준비하는지 들을 수 있었다.

영국 교회 목사들은 주중에 설교가 많지 않아 몇 편만 준비하면 되기에 설교를 준비하는 시간이 많았다. 한 큰 교회 목회자는 일주일에 여러 곳에서 10편 가까이 설교한다고 말했지만, 자신은 2편의 설교만 준비해서 다양한 회중에게 설교하지 10편의 설교를 만들지 않는다고 했다. 영국 교회 목사들은 일반적으로 설교에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 같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는 매년 네 차례 영국 교회 목사들을 초청해서 설교를 듣는데 설교에 많은 공을 들인 흔적들이 보인다. 무엇보다 필자가 만난 대부분의 설교자들은 여러 버전의 성경, 주석뿐만 아니라 원어 성경을 참조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제 설교보다는 강해 설교를 선호하고, 1년 계획을 가지고 설교하는 목사들도 많이 보았다. 설교 작성에 있어서는 대지·소지를 구성해서 논리적으로 설교하는 것을 좋아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내러티브 방식으로 설교하는 영국 교회 목사를 많이 보지 못했다.

영국 교회는 주일학교가 있는 교회라면 대부분 예배 시간에 어린이 설교(Children’s Talk) 시간을 갖는다. 예배 중간에 아이들을 회중석 앞으로 초대해서 5분에서 7분 정도 아이들만을 위한 설교를 한다. 설교 내용은 아이들을 위해 쉽게 준비한다. 이는 전체 회중에게도 같은 주제의 설교를 쉽게 풀어 설명하는 효과도 있다.
 

영국 교회 담임목사와 협력목사

영국 교회에도 담임목사와 협력목사가 있다. 그런데 한국의 담임목사와 부목사 개념과는 많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교회 전체를 책임지는 목사를 담임 목사(Senior Pastor)라고 하고, 동역하는 목사를 ‘Co-Pastor’, ‘Associate Pastor’ 와 ‘Assistant Pastor’로 구분한다. 목사를 구분하는 것도 교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Co-Pastor는 ‘동사 목사’로서 교회에서 같은 권위와 책임을 가지며 일한다. ‘Associate 목사’는 Assistant와 같은 뉘앙스지만 교단에 따라 역할과 책임이 다르기도 하다. 대개 ‘Associate 목사’는 신학교를 졸업했거나 목사 안수를 받은 경험이 풍부한 목사로서 교회의 사역을 돕는 경우가 많고, Assistant 목사는 안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신학교에 다니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로 교회의 일정 파트를 맡아 섬기는 경우가 많다. 어떤 면에서는 한국의 부목사와 교육 전도사 개념과 비슷할 수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완전히 다를 수도 있어 보인다.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교회처럼 Senior Pastor(이하 담임목사)와 Associate와 Assistant 목사(이하 협력목사)는 결코 서열로 나누어진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다. 역할과 책임이 다를 뿐이지 서열 및 계급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역할이 다르기에 서로 맡겨진 부분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의 영역을 침범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함께 교회를 섬기면서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으면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언제든 문제를 제기하고 설득의 과정을 통해 의견을 조율해 간다.

필자는 오랫동안 영국 목사들의 협력을 보면서 한국 교회의 동역 시스템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을 경험했다. 대부분 담임목사와 협력목사와의 사이도 나쁘지 않다. 한마디로 팀 사역에 가깝다. 서로의 장점을 최대화하려고 하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 그렇기 때문에 물론 담임목사의 전횡으로 협력목사가 괴로움을 받지도 않는다. 필자가 지역교회 목사들과 대화하면서 일부 한국 교회 목사들의 갑을관계 또는 상명하복 관계를 이야기하자 깜짝 놀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담임목사와 협력목사의 갈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잘 아는 지역교회의 목사는 협력목사로 인해 교회가 많은 고생을 겪었다고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갈등이 생길 때는 대부분 일 차원보다는 신학과 목회 철학의 차이인 경우가 많다. 협력목사의 설교 횟수가 결코 적지 않은데 한 강단에서 전혀 다른 방향의 설교가 행해질 때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렇다고 담임목사가 임의로 해고할 수도 없다. 교인들의 동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에게 이야기해 주었던 담임목사의 경우는 협력목사의 다른 신학으로 오랫동안 갈등을 겪다가 결국 협력목사가 자진해서 사임을 했고, 다음 협력목사를 뽑을 때는 1년간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고 말해 주었다.

지금까지 영국 교회 목사들에 대한 필자의 단상을 적으며 영국 교회 목회자들에 대한 연민과 존중을 아울러 가지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영국 목사들로부터 소박함과 겸손을 배우기를 바라는 마음과 또 한편으로는 영국 교회 목사들이 한국 교회 목사들의 헌신과 열정적인 리더십을 배우기를 바라는 마음이 함께 들었다.

홍순조 영국 케임브리지한인교회 담임목사. 총신대학교 목회전문대학원(Th.M.).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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