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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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진단 2019년  10월호신세대의 이름은 간단함, 병맛, 솔직함이다 베스트셀러 읽기

기사 메인 사진 임홍택/ 웨일북 / 336쪽 / 14,000원


이 책은 그 신세대인 ‘90년대생들’의 언어 생활부터 소비 성향은 물론 가치관까지 파헤친다. 저자가 이를 통해 독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는 “그들은 왜 ‘9급 공무원’의 길을 택했을까”라고 묻는다. 실제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생’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2011년 약 18만 5000명에서 2016년에는 약 25만 7000명으로 38.9% 가량 증가했다. 그런데 이들의 공무원 시험 최종 합격률은 2016년 기준 1.8%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된 90년대 출생의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9급 공무원 세대’라고도 할 수 있는 90년대생들이 이전 세대들과 어떠한 차이가 있으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아가 우리는 어떤 눈으로 이들을 바라봐야 하는지 밝힌다.

저자에 의하면 90년대생들은 ‘꼰대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9급 공시생이 된다. 오늘날 ‘꼰대’라는 단어는 특정 성별과 세대를 뛰어넘어 “보다 서열이나 신분이 높다고 여기고, 자기가 옳다는 생각으로 남에게 충고하는 걸, 또 남을 무시하고 멸시하고 등한시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자”를 지칭한다. 꼰대들은 본인의 과거 경험에 비추어 현재를 마음대로 판단한다. 하여 그들에게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요즘 세대”는 세상의 힘든 일들은 하기도 전에 포기하고, 도전하고자 하는 의지나 패기도 없으며, 근성 따위는 없고, 편한 직업만 찾는 이들로 비친다.

90년대생들은 그들이 자라온 학교와 주변에서 이러한 ‘꼰대질’ 속에 살아왔고, 이제는 사회인이 되어 직장의 꼰대들과 직접 마주하게 되었다. 이 책은 90년대생들이 이 ‘꼰대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방식을 취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꼰대의 세상은 어떻게 이들을 받아들여야 할지 답을 찾는다.

저자에 따르면 90년대생들은 9급 공무원을 원하는 세대가 되었다. “70년대생들이 IMF 외환위기 시절 정리해고를 당하고 취업의 직격탄을 맞은 모습을 본 80년대생들이 선택한 길은 ‘자기 계발’이었다. 사회와 기업이라는 울타리가 사라진 현실 속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밖에 없었고, 자신의 조직 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토익은 필수가 되었고, 취업 5종 세트가 등장하였으며, 자기 계발이라는 단어는 사회적인 유행어가 되었다. 80년대생들의 자기 계발에는 안정적인 조직 생활이 전제가 되어 있었다. 비록 사오정(45세면 정년 퇴직)이나 오륙도(56세까지 직장을 다니면 도둑놈)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긴 했지만, 어찌 되었든 취업 후 한동안은 안정적인 조직 생활이 가능했던 것이다”(p.26).

하지만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 위기는 이러한 안정성조차 사라지게 만들었다. 이는 1997년에 발생한 IMF 외환 위기와 다르게 구조조정에 있어서 일종의 성역을 날려 버렸다. 기존의 구조조정이 기업 내에서 임금 수준이 높은 임원과 중간 관리자에 한정되었던 것에 반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구조조정은 사원을 포함한 전 직급이 대상이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기 계발은 더 이상 빛을 볼 수 없었다.

2012년 방송된 SBS 〈세대 공감 1억 퀴즈쇼〉의 장래 희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공무원이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조사는 전국 초등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공무원은 전체의 42.5%, 연예인은 38.8%, 운동선수는 10.6%, 기타 8.1%로 집계되었다.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있다. 2013년 경남 초등학생의 가정 생활 및 학교 생활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설문 대상 921명 중 교사 및 공무원을 희망한 학생은 29.3%에 달했다. 예술가가 16.9%, 연예인이 12.5%, 정치인이 7.8%였다(p.38).

어린이를 포함한 청소년들의 장래 희망은 그 시대의 사회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는 자화상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의 틀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목표를 향해 정진하게 된다. “작가로도 활동 중인 문유석 부장판사는 ‘변한 것은 세대가 아니라 시대’라는 말을 통해 인간은 누구나 주어진 여건 하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며, 요즘의 젊은이들 또한 저성장 시대에 맞는 생존 전략, 행복 전략을 본능적으로 찾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p.40).

그러면, 90년대생들은 어떤 세대인가? 저자에 의하면 “동일한 세대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조각 중 하나는 ‘동일한 경험’이다. 이러한 세대의 경험은 국가적인 단위의 제도 변화 혹은 대형 사건을 통해 일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1987년 민주 항쟁을 통한 직선제 개헌과 같은 정치적인 변화나 1997년 일어난 IMF 외환위기 같은 경제적인 변화가 이에 해당한다”(p.42).

이러한 대형 사건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동시에 특정 세대의 경험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어떤 동년배 집단이 이러한 대형 사건과 사회적 변화로 고유한 사유, 감정, 행동을 가지게 될 때, 비로소 그들은 같은 의식을 지닌 세대가 될 조건을 갖추게 된다.

그리고 ‘동시 출생 집단’은 사회적·문화적·역사적으로도 비슷한 경험을 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가치관, 인생관, 교육 수준이나 문화적 혜택 등에서 유사점을 가지게 된다. 중요한 것은 젊은 시절의 경험이 각인되면 시간이 지나서도 그것이 유지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비슷한 시기에 출생했다는 것은 어떤 역사적 사건과 상황을 생애 주기의 동일한 단계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경험할 가능성을 높인다. “한 세대의 역사적, 문화적 경험의 공유는 다른 세대와 구분되는 그 세대 특유의 사고방식이나 행위 유형을 형성하는 기초로 작용한다”(p.43).

저자에 따르면 90년대생의 첫 번째 특징은 ‘간단함’이다. 바로 모든 ‘길고 복잡한’ 것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피해야 할 일종의 악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와 같은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 습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떤 문화에서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열쇠는 언어에 있게 마련이다. 생각과 느낌을 남과 주고받기 위해 동원하는 수단이 바로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단함을 추구하는 90년대생들의 언어 습관에는 축약형 은어인 ‘줄임말’이 자주 나타난다”(pp.69-70).

80년대생들이 10대 청소년이었던 1990년대의 경우는 PC통신과 휴대폰, 호출기(삐삐) 등의 등장과 함께 이와 관련한 줄임말이 늘어났다. 대표적으로 ‘어솨요’(어서 오세요), ‘방가’(반가위요), ‘일케’(이렇게) 등이 있다. 하지만 90년대생들의 줄임말은 기존의 청소년 교실 은어와 PC통신 문화를 넘어서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기에 이른다. “90년대생들의 줄임말은 기존의 PC통신과 채팅 문화가 인터넷과 게임 문화로 확대되어 전승되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온라인 중심의 가상 세계와 오프라인 중심의 현실 세계가 결합한 줄임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p.71).

90년대생들이 경험하고 활동하는 모든 영역에서 이러한 줄임말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정 카테고리를 넘어서 기업의 고유 브랜드까지 모든 것은 이미 모조리 줄여서 불린다고 봐도 무방하다. 파리바게뜨를 ‘빠바’라고 부르고, 미스터피자를 ‘미피’라고 부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세대의 줄임말들은 그 범위가 무한대로 확장되면서, 기존의 모든 단어에 급속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줄임말은 단순히 그들만이 공유하는 문화를 넘어 전제 언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심지어 이제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한국어 줄임말을 배우고 익히는 시대가 되었다”(p.73).

90년대생의 두 번째 특징은 ‘병맛’ 문화로 일컬어지는 ‘재미’다. “80년대생 이전의 세대들이 소위 ‘삶의 목적’을 추구했다면, 90년대생들은 ‘삶의 유희’를 추구한다. 이들은 내용 여하를 막론하고 질서라는 것을 답답하고 숨 막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p.97).

인터넷상에서 병맛의 개념을 가장 널리 표방하는 방식은 웹툰으로, ‘병맛 만화’로도 불린다. 병맛 만화의 특징은 대충 그린 듯한 그림체, 비정상적인 이야기 구성 및 내용이다. 이야기가 시작되고 전개되다가 절정 및 새로운 전환을 보여 주고, 병맛스러운 결말을 짓는다는 뜻이다.

“병맛이라는 개념이 유행하게 된 이유를 완전무결함만 살아남는 답답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와 스스로를 패배자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의 증가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경기침체로 자기 비하에 빠진 청년층이 스스로를 병맛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획일화된 기성품만을 내놓는 교육 제도에 대한 반동 또는 일반적이지 않은 자신의 취향에 대한 소극적인 표현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한 1980년대까지는 비범한 인물의 성공 스토리가 공감을 얻어냈다면, 2000년 이후는 패배의식을 지닌 청년들의 정서를 반영하는 병맛 개념이 공감을 얻어 내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pp.98-99). 그 이유가 무엇이든, 중요한 것은 초기에 만화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정되던 ‘병맛 문화’가 빠르게 주류 문화로 편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90년대생을 대표하는 마지막 특징은 ‘정직함’이다. 사실 정직함은 예부터 이어져 내려온 보편적인 가치 중 하나로 특히 신세대를 지칭하는 표현 중 하나였다. “하지만 90년대생들에게 정직함이란 기존 세대의 정직함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정직함이란 성품이 정직하다거나, 어떤 사실에 대해 솔직하거나 순수하다는 ‘Honest’와 다르다. 나누지 않고 완전한 상태, 온전함이라는 뜻의 ‘Integrity’에 가깝다. 그들은 이제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분야에서 완전무결한 정직을 요구한다. 당연히 혈연, 지연, 학연은 일종의 적폐다”(p.110).

90년대생들이 공무원을 원하는 이유는 많지만,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완전무결한 정직을 요구하는 새로운 세대에게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공정한 채용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90년대생들이 정직함을 요구하는 대상은 특정 개인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정직함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요구한다.

“90년대생들은 부당함과 비합리적인 상황에 과감히 이슈를 제기한다. 이러한 이슈 제기를 통해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화이트 불편러라고 부른다. 정의로운 예민함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라고 여긴다. 그러다 보니 ‘프로 불편러’란 말도 등장했다”(p.124).

저자에 따르면, 사회 부조리에 적극적으로 바른 소리를 내는 불편러들의 증가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러한 정의로운 예민함은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를 강화한다거나 타인에게 자신의 선호를 강요하거나 부당하게 참견한다면 꼰대질과 다를 게 없어진다”(p.125).

90년대생들은 분명히 이전 세대와 다르다. 그들은 ‘저녁이 있는 삶’을 꿈꾼다.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기보다는 최소한 인간답게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연봉, 복리 후생, 지리적 위치, 사회적 위상 등 회사 선택의 기준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90년대생들은 무엇보다 ‘일과 삶의 양립’이 가능한가를 으뜸으로 둔다”(p.157). 한마디로 그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세대이다.

2007년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 〈경영의 새 화두: 일과 생활의 균형〉에서 국내 대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직장 생활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급여 수준, 고용 안정성, 승진 등을 뒤로하고 ‘일과 생활의 균형’이 1위로 꼽혔다. 90년대생들이 조직에 유입되기 전부터 국내 직장인들은 ‘워라밸’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았던 것이다(p.159).

이 책은 끝으로 이렇게 묻는다. “새로운 세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저자는 청년이나 청년 세대에게 부여된 명칭이 전 세계적으로 유사하다고 말한다. 20세기 말부터 유행하는 청년 세대의 명칭은 거의 예외 없이 수동적이고 부정적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그 특성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기성 세대와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자라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세대를 제대로 알기 위한 기성세대의 노력이 절실하다”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기성 세대는 현대 사회의 문화는 과거와 다르다는 점과 새로운 문화의 담당자는 그들 자신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광택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저서로 《나를 단련하는 책읽기》, 《고전의 숲에서 하나님을 만나기》 등이 있다.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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