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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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19년  10월호35-40대 후반 싱글, 이들은 어떤 존재인가 싱글 성도와 함께하는 교회

 몇 년 전이었다. 교회 청년들 중에 나이 많은 그룹의 초청을 받았다. 함께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자는 제안이었다. 가보니 30대 중반을 넘긴 이들이었다. 가장 나이가 많은 이는 40대 중반이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남선교회나 여전도회에 속해야 할 나이인데 아직 결혼을 안 했기 때문에 청년부에 남았다고 한다. 그러나 청년부 내에서도 스무살 청년과 어울리는 것이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들끼리 소그룹을 만들어 예배 후 소그룹 활동을 하고 있었다.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

10명 정도 되는 이들은 성경 공부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예수님은 누구인가’로 시작되는 성경 공부는 벌써 10번도 넘게 했다고 한다. 그래서 교재를 가지고 하는 성경 공부는 그만 두고 이제는 동네 맛집을 알아보고 밥을 먹으러 다닌다고 한다. 다들 직장인이라 경제적 어려움은 없었다. 매 주일 함께 모여 맛집 찾아가서 먹는 식사비 정도는 부담이 없다. 개중에는 회사 중간 간부도 있어서 지체들에게 가끔 밥을 사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날도 맛있는 저녁을 일찍 먹고는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위아래로 10살 정도 차이가 나는 이들은 서로 형, 오빠, 동생 하면서 대화했고,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여러 생각들도 나누었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조언도 빠지지 않았다. “연애는 이렇게 해야 한다”에서 “네가 연애를 못하는 이유는 이런 문제 때문이다”까지 솔직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이들의 화제에서 결혼과 연애는 아직 졸업하지 못했다. 어른인 듯하지만 아직 결혼을 하지 못했기에 자신을 미완의 존재로 인식하는 것 같았다. 미혼자들의 이러한 자기 인식은 일반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가정의 가치를 중시하는 교회에서 더욱 비중 있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요즘 대부분의 교회에는 이런 그룹들이 존재한다. 아직 결혼을 안 했다고 하는 미혼과 결혼을 안 하겠다는 독신 사이의 사람들이다. 여기에 더해서 결혼을 경험했지만 지금은 혼자인 ‘돌싱’도 있다. 이들은 30대 중반을 넘어서 40대까지 이른다. 역사가 오래된 교회에는 반드시 이런 나이 많은 청년들이 있다. 나이로는 이미 남녀선교회에 속해야 하지만 결혼을 안 했거나 결혼을 했지만 아직 햇수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이 청년부를 고수하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그 교회의 주일 학교를 거쳐 청년으로 성장한 사람들이기에 아직 청년부가 편하다. 특히 이들은 기존 세대와는 다른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있고, 신앙생활도 이전 세대와는 다르다. 그래서 남녀선교회에 올라가는 것이 부담스럽다. 전혀 다른 이들과 만나 함께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공동체에서 벗어나느니 청년부의 틀 안에 있는 것을 더 편하게 느낀다.

3말 4초 미혼 인구 증가

점점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요즘은 20대에 결혼하는 커플이 아주 드문 경우가 되었다. 30대 결혼이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오히려 30대 중반이 적당한 결혼 연령처럼 여겨진다. 그나마 이제는 결혼을 하기만 해도 다행이다. 어르신들을 만나면 결혼하지 않은 자녀들 걱정이 주요 화제에 오른다. 그러나 수년 내에 결혼이라는 이야기조차 안 하게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미혼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30대 미혼 인구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5년 사이에 7.1%가 늘어 36.3%가 미혼이다. 특히 30대 후반(35-39세)의 미혼 인구 증가율이 5년 전인 2010년보다 6.5% 증가했고, 40대 미혼 인구는 5.7% 증가했다. 무엇보다 남성의 경우엔 40대 미혼 인구가 7.3%로 30대보다도 높았다.

이것은 1인 가구 증가에도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1인 가구의 비율은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1956만 가구 가운데 1인 가구가 520만으로 27.2%를 차지해 2, 3, 4인 가구를 제치고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 뒤를 2인 가구 26.1%(499만), 3인 가구 21.5%(410만)가 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1인 가구의 증가 속도다. 5년에 한 번씩 조사되는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990년에서 2005년까지 가장 많은 가구 유형은 4인 가구였다. 그런데 2005년 갑자기 2인 가구가 3인 가구를 뛰어 넘어 1위에 올랐고, 다시 5년 뒤에는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유형이 된 것이다.

‘가정’이라는 일반적인 틀이 깨어지고 있다. 20대 중반부터 혼기를 시작해서 30세에 이르기 전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40대에 이르면 중고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있는 가정의 형태는 이미 없다. 나이가 들면 결혼해야 한다는 공식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것이다.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까지의 1인 가구를 이해하려면 세대를 구분지어 이해해야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만의 문화와 가치관이 있다.

X-세대의 기성화

현재 40대는 1970년대에 태어난 이들이다. 이들이 20대의 문화소비자였을 당시 대중문화는 요동쳤다. 대표적인 인물은 서태지다. 소위 문화대통령이라고 불리는 그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그룹으로 가요계에 나타났다.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의상으로 나타난 이들은 대중음악계에 힙합이라는 장르를 소개했다. 기발한 모습에 생소한 음악을 들고 나온 이들에게 대중은 열광했다. 이들은 대중문화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1992년에 데뷔하여 1996년 1월에 은퇴했으니 활동 기간이 길지는 않다. 그러나 영향력은 대단했다. 이후에 등장하는 가수들은 점점 더 파격적인 의상을 입었고, 기존의 틀을 깨는 것이 훨씬 자주, 그리고 수월했다.

40대들은 이때 서태지의 세례를 받은 이들이다. 기존 틀을 깨는 데 주저함이 없다. 오히려 기존 틀을 깨는 것이 일상이 된 세대들이다. 청소년들이, 그리고 청년들이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90년대 중반 노란 머리를 한 청년들이 교회에 나타났을 때의 충격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이들은 또 1997년 IMF를 겪었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부모님들의 실패를 함께 겪은 세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IMF 이후 우리 세대가 겪은 변화다. 기존 공동체 중심의 삶이 무너지고 각자도생의 시대가 열렸다.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졌고, 살아남기 위한 무한경쟁만 남았다. 이것은 직장에서만이 아니라 학교에서도 적용됐다. 학교가 내신 위주의 목숨을 건 등급제로 바뀌었다. 또 1998년에 이해찬 의원이 교육부장관이 되며 교육의 틀을 깼다. 소위 이야기하는 해찬들 세대가 등장한 것이다. 공부는 좀 모자라도 하나만 잘하면 대학 간다는 등식이 등장했다. 분명 성적의 틀을 깨고자 했을 텐데 오히려 양극화만 가져왔다. 공부를 포기할 명분만 주었다.

현재의 40대들은 정말 파란만장한 시대를 보냈다. 기존의 가르침이 그 효용성을 잃어버린 세대를 살았다. 변화가 주어진 운명이었다. 이에 따라 이들도 변화를 일상으로 삼았다. 그래서 언론이나 학계에서 이들을 지명하여 ‘X-세대’라고 했다. 별다른 의미가 아니다. 정의하기 어렵고, 알 수도 없다고 해서 X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정의로 같은 시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세대가 등장했고, 자연스럽게 이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세대는 한 세대로 끝나지 않았다. 더 거세게 급물살을 탔다. 그 다음 세대는 ‘Y-세대’라고 했다. 알파벳의 순서를 따라서 X 다음에 Y라는 의미다. 아주 단순하게 붙인 이름이지만 여기에는 극적인 이 시대의 의미가 담겨 있다. X-세대도 알 수 없었지만 실은 그 다음 세대는 더 알 수가 없다는 의미로 그 연장선상에서 Y-세대라고 부른 것이다. 그 세대를 정의할 수 없다는 자포자기의 느낌을 실은 것이다. 바로 이 Y-세대가 지금의 30대를 구성한다.

포기를 익힌 세대

이들 세대는 어른이 되었을 때 포기하는 것부터 배웠다. 취직이 어려웠고, 그에 따라 연애도, 결혼도, 아이도 포기해야 했다. 3포로 시작했으나 5포, 7포, 이제는 N포 세대라고 한다.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세는 것조차 포기했다. 50대만 해도 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취직이 되었다. 단지 어느 회사에, 어느 직종에 취직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을 뿐이다. 좀 더 좋은 조건에서 직장생활을 할 것인지, 자신의 비전과 소명을 따라 살 것인지를 고민했다. 삶의 의미와 이 사회를 향한 소명이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현재의 40대만 해도 생존이 중요한 부분이었다. 취직 자체가 어려웠다. 대학을 졸업한다는 것이 꼭 미래에 대한 보증수표가 되지는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특이한 점 중에 하나는 자기계발서가 항상 베스트셀러에 있었다는 것이다. 성공학이라고 하는 책들, 특히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 처세술 등이 도서 베스트셀러에 항상 자리하고 있었다. 가끔은 베스트셀러 목록의 대부분을 이런 책들이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책들이 사라졌다. 성공이 노력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의미인 것 같다. 오히려 그 자리에 위로의 책들이 들어섰다. 대표적인 책을 꼽으라면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이다.

이 책은 2010년에 발간되었다. 당시 이 책이 나오면서 봇물이 터진 듯 청춘들이 아프다고 이야기했다. 그동안 청년들에게 꿈을 가지고 열심히 살라고 했는데 성공은 불가능했다. 자기계발서를 보면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자신들은 그렇게 성공했다고 한다. 10년 전 청춘들은 그 책을 따라했는데 성공할 수가 없었다. 좌절했고 절망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한다. 너희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청춘들은 다 아픈 거라고 한다. 거기서 위로를 얻은 이들이 고백하기 시작했다. 나도 아프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자기계발서는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사라지고 위로를 전하는 책들이 몰려왔다. 이것은 힐링산업으로 발전해 힐링콘서트 등도 유행을 했다. 이제 강연 목록에서도 성공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졌다. 위로가 제일 큰 화두가 되었다.

이러한 힐링산업의 발전은 오늘날 성공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큰 위로를 주고, 상처를 싸매 주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이 세대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당신들은 이제 성공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성공은 우리 전 세대로 끝났습니다. 이제 상처를 추스르고 마음을 달래세요. 당신이 바라는 그것을 빨리 포기하세요. 그게 마음의 평안을 얻는 방법입니다.” 이게 바로 힐링산업의 주요 메시지다. 이는 이 시대를 반영한다.

이번 특집에서 살펴보고 있는 3말 4초(30대 말 40대 초), 더 확장해서 40대 후반까지에 속하는 이들은 기존의 틀에 자신을 맞추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틀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앞 세대가 공동체를 중시하고, 집단주의 문화에 익숙한 반면 이들은 반대로 개인주의에 더 익숙하다. 또 이들은 성공 중심의 사회를 지나서 N포 시대를 살고 있다. 의미가 아니라 서바이벌, 즉 생존이 절체절명의 삶의 가치였다. 평범한 삶으로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었기에 대박을 추구했고, 지금도 그 대박이 없으면 삶은 너무 어렵다.

이들에게 결혼은 결국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 되었다. 나 하나 살아남기도 어려운 이 시대에 결혼을 하여 배우자를 챙기고, 아이들을 키울 자신이 없다. 더군다나 나이가 차면 결혼해서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관습의 틀도 이들을 묶을 수가 없다. 부모의 성화도, 주변 사람들의 관심도 이들을 바꿀 수가 없다. 단지 상처만 줄 뿐이다.

싱글이 살 수 있는 사회

미국의 사회학자 클라이넨버그는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에서 이제 1인 가구들이 늘어나고, 결혼을 안 했거나 이혼이나 사별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아니 실제적으로는 이미 일찍부터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1인 가구가 가장 보편적인 형태가 되었다. 특히 유럽 북구 국가들인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의 나라들은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도 성인의 50% 이상이 독신이라고 하며, 1인 가구의 비율도 28%가 된다고 한다. 이제 이러한 경향은 서구 사회에서는 보편적이며 오히려 안정화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싱글들이 늘어나는 데는 사회적 요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4가지 요인을 들었는데 첫째는 여성의 지위 상승이고, 둘째는 통신 혁명, 셋째는 대도시의 형성, 그리고 넷째는 엄청난 수명 연장(고령화)이라고 한다. 수명 연장으로 인해서 배우자와 사별하게 되는 경우도 점점 많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다. 어쨌거나 그가 지적하고 있는 나머지 세 가지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정확히 들어맞는다.

여성의 지위가 상승하면서 30, 40대 여성 대부분이 경제생활을 하고 있다. 남자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경제력을 갖게 된 것이다. 아버지에게 의존하다가 결혼하여 남편에게 의존해야 하는 과거의 형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통신 혁명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 발전하기 시작한 인터넷은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최고다. 인프라 측면에서도 그렇고 콘텐츠 역시 세계에서 최고라고 할 만하다. 그래서 혼자 살지만 고립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사람을 대면하고, 서로에게 친절해야 하는 상황이 더 힘들다. 혼자 있지만 사이버 상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공동체를 이루고,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셋째가 가장 중요한 측면이다. 대도시의 형성이다. 한국은 도시화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전체 인구의 약 20%가 몰려 있다. 여기에 수도권을 포함하면 40% 정도가 된다. 이렇게 사람들이 밀집되면서 도시의 편리함이 발전했다. 이제 더 이상 서로를 의존해야 할 일이 없다. 정서적으로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삶에 있어서도 그렇다. 1인 가구나 싱글들이 살아가는 데 이보다 좋은 환경은 없다. 간섭하는 사람도 없고, 상처를 주는 사람도 없다. 혼자 산다고 무시당할 일도 없고 파편화된 개인들 사이에 깊은 관계도 없다.

더구나 도시는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충분히 준다. 혼자 살 수 있는 주거 형태는 다양하게 마련됐다. 요즘 유행하는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은 이런 면에서는 최적화된 형태다. 눈치를 볼 필요 없이 혼자서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심지어 1인 중심의 식사가 가능한 식당들도 많이 생겨났다. 특히 남을 마주보지 않고 창 밖을 보며 식사하는 1인 좌석들이 점점 늘고 있다. 커피 전문점에 가면 중앙에 큰 탁자를 놓고, 각 개인들이 책을 보거나 인터넷을 즐기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클라이넨버그의 분석에 하나 더 얹는다면 복지가 이루어진 것이다. 《싱글라이프》의 저자 심경미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히 내어 놓는다. 그가 듣는 이야기 중 하나는 나이 들면 후회한다는 것이다. 곧, 자신이 늙어서 스스로를 돌볼 수 없을 때 자식이 없으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실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가장 큰 두려움이 아마 이 부분일 것 같다. 내가 아프거나, 돈이 없거나, 늙어서 거동이 불편해질 때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두려움이다. 우리나라처럼 가족이 바로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감당해 온 곳에서는 그런 두려움이 더 크다.

그런데 복지가 발달하면서 그런 두려움이 줄어들었다. 사실 자식이 나를 책임질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진 지는 이미 오래다. 자식보다는 보험을 든든히 들고, 노후를 위해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 그러니 굳이 결혼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얻으려는 시도는 무의미해졌다.

싱글을 위한 교회 생활 플랫폼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에 이런 말이 있다. “1인 가구가 현대 사회의 본질적인 특성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혼자 사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덜어 주는 일에 더 공을 들인다면 어떻게 될까?”(p.294). 현대인은 결혼이 인생을 사는 데 필수 조건이 아니라 선택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살아나가는 것도 어려운데 가정을 꾸리는 일은 큰 위험이라고 여긴다. 거기에 지금 자신의 삶이 불만족스럽지 않다. 이걸 무너뜨리고 굳이 새로운 삶에 도전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1인 가구 또는 싱글에 대해 인식을 바꾸어야 할 때가 됐다. 특히 교회는 가정을 중시하면서 결혼을 ‘못한’ 사람들을 ‘미완의 존재’로 인식한다. 아직 결혼하지 못한 ‘미혼자’들을 완성되지 못한 사람이라고 낙인을 찍는다. 더군다나 이혼을 하거나 사별을 하여 싱글로 돌아온 이들에 대해서는 실패자로 여긴다. 실은 교회에서 이들은 지워진 사람들이다. 결혼을 안 해 청년부에 있자니 눈치가 보이고, 연령별 선교회로 올라가자니 섞이지 못한다. 제직이 되는 데도 한계를 가지고 있다. 총각 집사, 처녀 집사라는 말은 사라졌지만 교회에는 결혼을 안 했거나, 결혼 생활을 마친 사람들에 대해서 그렇게 너그럽지 않다. 즉 교회 생활에 참여할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현대 사회가 싱글들을 평범하게 받아들이고, 이들이 평범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가는 것처럼 교회도 이들을 평범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사회에서는 이들이 살아가는 데 편리하도록 1인 식당도 만들고, 코인 세탁소, 원룸, 오피스텔 등을 만든다. 편의점에 가거나 슈퍼에 가면 1인용 식품들이 다양하다. 인스턴트뿐만 아니라 간편 조리 음식까지 점점 발달하고 있다. 심지어 가전제품도 1인 가구에 맞게 나오고 있다. 1인용 전기밥솥이 나온 지는 이미 오래 전이고 1인용 세탁기까지 나와 있다. 사람들의 인식도 변했다. 이제 결혼이 삶의 중요한 기준이 아니다. 단지 삶의 방식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교회도 생각을 바꾸고 싱글들이 평범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아니 오히려 이들에게 맞는 교회 생활의 플랫폼을 마련해 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들의 고민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의 삶의 양식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가정을 포기한 이들에게 대체 가족과 같은 공동체를 형성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개인주의화된 이들이 소셜다이닝이나 셰어드하우스와 같이 임시적 공동체나 유사 가족 등을 찾고 있는데 교회가 이런 역할을 해 주는 것은 어떨까? 처음에 언급했던 성경 공부가 아니라 삶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 진지하지 않지만 삶을 나누고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그런 공동체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는 이들의 고민에 대해 응답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들 세대는 가정을 이루지 않고 사회에서 은퇴를 생각해야 한다. 조언을 얻을 데도 없고 뒤를 이어 줄 사람도 없다. 그런 이들은 삶의 의미를 만들어 가는 방식이 다를 것 같다. 이들에게 아버지와 같이, 어머니와 같이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라 친절한 교회 선배로 조언을 건넬 수 있는 일대일 멘토를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까? 일전에 교회 컨설팅을 할 때 30대 남자 성도와 50대 남자 성도의 멘토링을 제안한 적이 있다. 아버지를 잃은 세대는 삶을 물어볼 곳이 없다. 그래서 믿음의 선배에게 신앙, 삶, 사업, 직장 등에 대해 물어보고 싶어 한다.

생각을 열고 마음을 열면 새로운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정답만 가진 교회는 어느덧 주변의 소외된 사람들을 밀어내게 된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3말 4초, 또 40대 후반의 싱글들에 대해서 문을 열어야 한다. 이제 이런 세대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점점 다수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을 제외하고 목회를 한다는 것은 목회의 장을 잘라내는 어리석은 일이다. 이제 목회의 가능성을 열고 이들에게 맞는 복음의 형태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사회학 교수. 마르부르크대학교(Dr.theol.). 저서로 《목회사회학- 현대 사회 속의 기독교회와 생활신앙》, 《세상을 사는 그리스도인》등이 있다.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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