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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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설교 2019년  08월호 귀납 – 연역의 통합적 설교 창간 30주년 특별 기획 7가지 설교 형태와 작성법

신앙 공동체 속으로, 하얀 거짓말을 통하여…

본문: 여호수아 9:1-27

 귀납-연역의 통합적 설교는 전통적인 설교와 새로운 설교학의 강점들을 살려 접목시킨다는 점에서 둘의 통합을 이루는 설교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설교가 주안점을 두었던 ‘본문성’과 새로운 설교학의 강조점이 ‘청중성’을 함께 연결짓는 설교이기에 목회 현장에서 매우 활용도가 높고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설교의 방법론이 될 것이다.

여기서 지면 관계상 귀납-연역의 통합적 설교의 전체 과정, 즉 ‘본문에서 설교에 이르는 전 프로세스’를 설명하기 보다는 귀납-연역의 통합적 설교를 위한 ‘설교의 아웃라인 형식’을 작성하는 것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  

1단계: 설교 본문과 제목 작성

귀납-연역의 통합적인 설교의 아웃라인을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설교의 본문 정하기와 설교의 제목 정하기다. 설교를 위한 본문의 범위를 어디까지 정할 것인지는 쉬운 작업이 아니다. 특히 필자가 선택한 본문은 역사서 가운데 내러티브 본문이다. 내러티브 본문의 특성상 본문의 범위는 전체적인 플롯의 내용을 다 담아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을 문학적인 문단(literary unit)이라고 말한다. 기브온 사람들의 거짓말이 주된 내용이 되고 있는 본문의 문학적인 문단은 9장 전체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아서 본문은 여호수아 9:1-27로 정했다.

1단계의 또 한 가지 과제는 제목 정하기다. 보는 문화가 강조되는 시대를 향하여 나아 갈수록 감각적인 제목을 잡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예배를 위하여 교회에 온 성도들이 주보를 받고 제일 먼저 눈여겨보게 되는 것 중에 하나가 제목이다. 제목을 통하여 설교의 이미지화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설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될 것이다. 이렇게 제목은 청중에게 설교를 듣고 싶도록 구미를 당겨 주는 역할을 감당한다.

고민 끝에 필자는 기브온 사람들이 신앙 공동체 안에서 간절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과 그러한 열망을 위하여 거짓말을 사용한 것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신앙 공동체 속으로, 하얀 거짓말을 통하여’로 잡았다.

여기서 특히 강조하려는 점은 신앙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 싶은 열망으로 하는 거짓말이 하얀 거짓말이라는 점에 있다. 하얀 거짓말은 노골적인 거짓말과 전혀 다른 차원의 거짓말이다. 하얀 거짓말이란 거짓말이 나쁜 것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암시하려는 의도를 담아내고 있다.

2단계: 본문 이탈 현상의 위험 진술

두 번째 단계는 본문에 대한 이탈 현상에 관한 것이다. 본문에 대한 이탈 현상이란 설교자들이 본문을 다루게 될 때 흔히 범하게 되는 함정(pitfall)을 찾는 것이다. 본문의 중심 주제나 핵심 메시지를 놓치고 본문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갈 수 있는 지점을 점검해 본다. 본문 이탈 현상들이 수없이 많겠지만, 흔히 범하게 되는 것은 단순 적용이나 지나친 모범론적 접근이다. 특히 구약의 역사서나 내러티브 본문을 다루게 될 때, 이러한 함정에 더 쉽게 빠진다.

예를 들어 본문에서 말하는 바를 역사적인 문맥이나 정경적인 차원을 염두에 두지 않고 아주 단순한 적용이나 직접 적용을 하는 경우에는 본문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다윗이 우리아를 죽이고 밧세바를 취하는 죄를 범하자 나단이 그를 책망하는 본문에서 나단 같은 선포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지나친 단순화의 오류에 빠진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권면에서 나단의 비유적 접근이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선포를 위한 규범이 될 수는 없다.

또 한 가지 내러티브 본문을 설교할 때 흔히 범하는 함정은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측면을 간과한 채, 성경의 인물을 오늘날의 성도를 위한 모범으로 제시하여 적용하는 도덕화(moralizing)의 경향으로 흐르는 것이다. 주로 성경 인물들의 장점과 단점에 초점을 두고 해야 할 의무와 피해야 할 교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설교를 진행한다.

가령 창세기 22장에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드리는 장면을 설교하면, 아브라함처럼 우리도 순종해야 한다는 식으로 진행한다. 한마디로 아브라함의 순종을 예찬하는 것이다. 22장의 강조가 그저 아브라함의 신앙을 예찬하도록 쓰인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아브라함의 순종이 대단한 것은 사실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브라함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의 대가인 시드니 그레이다누스는 22장의 메인 아이디어를 다음과 같이 삼았다. “여호와께서 번제물을 준비하셔서 이삭/이스라엘을 살리신다.”1 그는 “아브라함처럼 우리도 순종해야 한다”는 지나친 도덕화의 경향을 탈피하여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측면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필자가 본문으로 택한 여호수아 9장에서 주의해야 할 함정으로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 적용이다. 기브온 사람들이 언약 백성이 되려는 선한 의도를 가졌다고 해도 그들의 거짓말은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행동이니 피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기브온 족속들의 거짓말이 발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언약 백성의 일원이 되는 장면이나, 그들이 가나안 연합군들에 의해 공격을 받을 때에 여호수아로 하여금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 싸우게 하시는 대목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갖게 만든다. 거짓말을 정당화해서는 안 되지만, 여호수아 9장의 초점은 거짓말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규명하려는 데 있지 않다. 

• 단순 적용: 기브온 사람들처럼 남을 속이는 행동(거짓말)은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죄이기에 피해야 한다.

3단계: 본문의 아웃라인 작성

귀납-연역의 통합적 설교 아웃라인 세 번째는 본문의 개요를 적어 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여호수아 9장이 내러티브 본문이기에 ‘발단-전개-절정-결과’의 플롯(plot) 구조를 따라갈 수 있다. 김창훈 교수는 여호수아 9장을 플롯 구조를 따라서 설교할 것을 제안한다.

A. 발단: 가나안 족속들이 이스라엘을 대항해서 단합하다(1-2절)
B. 전개: 기브온 민족이 믿음의 결단으로 투항하다(3-13절)
C. 절정: 기브온 민족에게 속아서 계약을 체결하다(4-18절)
D. 결과: 기브온 민족이 살아남다(19-27절)2
 
그러나 필자는 플롯 구조를 그대로 나열하기보다 플롯 구조를 ‘갈등-전환점-해결’의 3단계로 간략하게 축소해서 제안한다.

A. 갈등(혹은 문제의 발생): 기브온 사람들의 거짓말에 속아 이스라엘이 화친 조약을 체결하다(1-21절).
1. 기브온 족속의 거짓된 제의(1-13절)
2. 여호와께 묻지 않고 화친 조약을 체결하는 이스라엘(14-21절)
B. 전환점: 하나님은 기브온 사람들의 (하얀) 거짓말보다 그들의 중심(믿음)을 보신다(9-10, 22-25절).
1. 신앙적 고백(9-10절)
2. 기브온 사람들의 진심(22-25절)
C. 해결: 하나님께서 기브온 사람들을 참된 예배자로 세우신다(26-27절).
1. 여호수아의 조치(26절)
2. 기브온 사람들이 여호와의 제단을 섬기는 종으로 변화(27절)

4단계: 본문의 중심 주제와 중심 목표 진술

4단계는 본문의 다양한 내용을 정리하는 하나의 중심 주제와 중심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중심 주제가 과녁이라면, 중심 목표는 화살이라고 할 수 있다. 본문의 과녁은 무엇이고, 그 과녁을 겨냥하는 화살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설교는 주제와 목표 없이 쏘아대는 산탄이 아니라, 본문의 핵심을 관통해 가는 저자의 분명한 하나의 초점과 의도를 달성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토마스 롱은 본문의 중심 주제를 ‘초점 진술’(focus statement)이라 하고, 본문의 중심 목표를 ‘기능 진술’(function statement)이라고 말한다.

여호수아 9장의 주해적인 ‘중심 주제’는 ‘기브온 족속의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것이 되어야 한다. 또한 본문의 ‘중심 목표’는 ‘언약 백성인 이스라엘의 허물에도 불구하고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을 그 어떤 경우에도 확신하며 나아가는 것’으로 정할 수 있다. 언약 백성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은혜로 형성된 사람들이지만 매순간 율법주의의 덫에 사로잡히는 것에 대한 처방으로 이러한 확신이 매우 의미 있는 본문의 목표로 설정될 수 있다. 

• 주해적 중심 주제: 하나님께서 기브온의 허물(예, 하얀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중심을 보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 본문의 중심 목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기브온의 허물(예: 하얀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중심을 보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신다는 것을 확신케 한다.

5단계: 설교의 중심 주제와 중심 목표 진술

4단계와 5단계는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설교란 본문이 말하게 하는 작업이기에 본문의 중심 주제와 중심 목표는 그대로 설교의 중심 주제와 중심 목표로 이어져야 한다. 단, 차이가 있다면 본문의 중심 주제와 중심 목표는 ‘그때’(then)(과거)의 이야기에 근거하고 있는 데 반해 설교의 중심 주제와 중심 목표는 현재의 시대를 사는 청중을 향한 ‘오늘’(now)의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중심 내용과 중심 목표는 그대로 있을지라도 시제와 대상을 현재를 염두에 둔 진술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 설교적 중심 주제: 하나님께서 하얀 거짓말보다 중심을 보시고 은혜를 베푸신다.
• 설교의 중심 목표: 하나님께서 하얀 거짓말보다 중심으로 보시고 은혜를 베푸심을 확신케 한다.

6단계: 본문의 중심 주제와 관련된 현대인의 필요 진술

6단계는 현대인의 필요(contemporary need)를 설정하는 것이다. 현대인의 필요가 점검되어야 하는 이유는 설교가 그저 본문에 대하여(about the Bible)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본문을 통하여(through the Bible) 시대의 청중에게 말을 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현대인에게 오늘 본문이 어떤 필요를 채워 주는 메시지인지를 분명히 할수록 설교는 청중과의 연결 작업, 즉 적실성(relevance)이 더욱 용이해질 것이다.

설교자는 본문의 중심 주제인 ‘하나님은 인생의 허물에도 불구하고 은혜의 위대한 드라마를 연출하신다’는 것이 현대인들의 부족한 점을 메워 주는 메시지가 될 수 있는지에 답해야 한다.

현대인의 필요로 다음의 두 가지를 제안한다. 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사용하거나 아니면 두 가지 모두를 하나로 녹여서 설교의 서론에서 문제 제기나 갈등의 포인트를 만드는 데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 현대인의 필요1: 하나님께서 인생들의 허물(하얀 거짓말)을 따라 판단하신다는 편협한 생각에 대해서
• 현대인의 필요2: 차가운 공의의 잣대를 따뜻한 긍휼의 잣대로 우선시하는 율법주의적 태도에 대해서

7단계: 설교의 아웃라인 작성

마지막 7번째 단계는 설교문의 아웃라인을 간략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이 간략한 아웃라인을 보기만 해도 설교가 어디로 가는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7단계에 살을 붙이고 옷을 입히면 온전한 설교문이 된다. 설교를 위한 아웃라인을 1-2쪽 정도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설교에 있어서 원고에 사로잡히지 않는 자유로움과 안정감을 위해서다. 설교문 전체를 가지고 단 위에 설 수 있고 설교문 전체를 다 암기해서 설교할 수도 있다.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이 있다. 전자의 장점은 원고가 있어서 실수할 위험으로부터 안정감을 주지만, 원고에 메일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린다. 후자의 경우는 원고를 모두 외웠기 때문에 설교 전달에 있어서 청중과의 소통(혹은 eye contact)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으나, 암기한 것을 잊어버린다면 낭패를 보게 된다.

필자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둘의 절충안이다. 설교를 위한 전체 원고를 작성하되 그 요약이 될 간략한 아웃라인을 가지고 단 위에 올라간다면 자유로움과 안정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포획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제 간략한 아웃라인은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보겠다.

 
I. 서론:  하얀 거짓말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새빨간 거짓말과는 사뭇 다르다. 두 종류의 거짓말은 구별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 하얀 거짓말을 하는 인생과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인생도 하나로 취급되서는 안 된다.
하나님 안에서 모든 하얀 거짓말(허물)도 용서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신앙적 결벽증에 사로잡힌 성도들이 의외로 많다. 율법주의적인 신앙에 너무나 깊이 물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리에게 기브온 사람들이 거짓말을 통하여 언약 백성의 자리로 들어오는 이야기는 어떤 교훈을 제시하는가? 

II. 본론 갈등(혹은 문제의 발생): 기브온 사람들의 거짓말에 속아 이스라엘이 화친 조약을 체결하다(1-21절).
1. 기브온 족속의 거짓된 제의(1-13절)
2. 여호와께 묻지 않고 화친 조약을 체결하는 이스라엘(14-21절)
전환점: 하나님은 기브온 사람들의 (하얀) 거짓말보다 그들의 중심(믿음)을 보신다(9-10, 22-25절).
 1. 신앙적 고백(9-10절)
2. 기브온 사람들의 진심(22-25절)
해결: 하나님께서 기브온 사람들을 참된 예배자로 세우신다(26-27절).
1. 여호수아의 조치(26절)
2. 기브온 사람들이 여호와의 제단을 섬기는 종으로 변화(27절) 

III. 결론: 하나님은 인생의 허물에도 불구하고 은혜로 역사하신다. 이를 확신하며 우리가 서 있는 그 어떤 절망의 자리에서도 주님의 이름을 부르자. 설사 내 앞에 펼쳐진 어두운 상황이 내 실수의 결과라고 해도 하나님은 중심으로 그분 앞으로 나오는 자를 외면하시지 않는다. 이 사실을 확신하며 그 어떤 연약함과 실수의 자리에서도 담대히 그분의 긍휼과 자비를 구하는 자리로 나아가자. 
 


 
1) 시드니 그레이다누스, 《창세기 프리칭 예수》, 강정주 옮김 (서울: CLC, 2010), p.310.
2) 김창훈, 《천국을 경험하고 천국을 확장하자》,  (서울: 호밀리아, 2011), pp.141-152.


 

 

 

 

이우제 백석대학교 실천신학대학원 원장. 스텔런보쉬대학교 (Th.D). 저서로 《테마가 있는 설교》, 《성경적 삶의 변화를 위한 설교》 등이 있다.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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