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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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2019년  04월호 말씀과 헌신으로 3040세대를 일으키는 무학교회 잃어버린 3040세대를 찾아서(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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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교회 7교구 가을수양회 찬양 모습


무학교회는 지금으로부터 72년 전인 1947년에 세워졌다. 긴 세월처럼 지역에 깊게 뿌리내린 교회다. 화려한 행사나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없지만 철저하게 복음적이면서 지역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는 건강한 교회다. 72년이라는 긴 세월을 자랑하는 교회라면 전통적인 사역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무학교회는 의외로 매우 도전적이다. 3040세대만을 따로 묶어서 교구로 만든, 가정 교구 내지는 세대 교구를 앞서 실행한 몇 안 되는 교회다. 세대 중심 교구는 최근에서야 서서히 한국 교회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무학교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이제는 3040교구가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이는 김창근 담임목사의 길고 깊은 고민의 결과다. 김 목사는 25년 전인 1995년에 무학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이제는 안정적인 목회를 추구할 만도 한데, 김 목사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닷가 마을에 대를 이어 어부의 일을 하는 한 가정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때는 그 지역에 대구가 많이 잡혔습니다. 그런데 기후가 변하면서 대구 대신 청어가 잡힙니다. 그물을 촘촘한 것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청어가 대구보다 작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들은 아버지 때부터 쓰던 그물이 좋다고 성긴 그물을 계속 고집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물고기가 안 잡힙니다. 그물 사이로 다 빠져나가는 거죠. 그래서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하나님, 제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저에게 이런 고난과 시련을 주십니까.’ 하나님이 문제입니까? 상황에 맞는 그물을 쓰지 못하는 그의 모습이 문제입니다.”

김 목사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우리는 모더니즘 이후의 시대를 살고 있다. 교회도 이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성장을 거듭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성장 후기의 목회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교회들이 성긴 그물을 던지고 있을 때 그물 사이로 가장 많이 빠져나간 이들이 3040세대다.

틀이 잡히기까지

무학교회의 3040세대가 교회에 정착하지 못한 이유는 다른 교회와 비슷하다. 김 목사가 본 3040세대는 물질적, 경쟁적, 성공 지향적인 시대의 물결에 강력하게 휩쓸리고 있었다. 거기다 굉장히 치열한 삶을 산다. 직장에서 일을 하는 중에도 꾸준히 스펙을 쌓아야 하고, 결혼과 자녀 양육의 짐도 가볍지 않다. 게다가 서울 시내의 주택 가격이 꾸준히 올라 서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젊은 세대들이 하나둘씩 서울을 벗어났다. 청년부를 졸업하고 올라간 장년부는 새내기 장년들이 적응하기에는 너무 구태의연했다. 차츰 교회와 멀어지는 이들이 늘었다.

결국 김 목사는 청년부를 지원했던 것처럼 3040세대를 지원하기로 결심한다. 첫 시작은 2003년도에 청년부 내의 신혼공동체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3040세대의 정체성 혼란은 여전했고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이후로도 여러 방법으로 청장년 사역을 시도했지만 실패를 반복한다.

하지만 김 목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변화도 없고 결과도 없었지만, 꾸준히 지원하고 시도했다. 설상가상으로 교회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해 보지 않은 사역을 하려니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전도회나 일반 교구는 해가 바뀔 때마다 3040세대를 상급 연령대 모임으로 올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 목사는 꿋꿋이 버텼다. 일단 그들이 건실히 자리매김할 때까지는 확실하게 지지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권사 가운데 3040세대를 가장 잘 섬길 수 있는 이를 선별해 지도 권사로 세웠다. 사실 교회로서 이것은 큰 희생이다. 권사 한 사람이 교회에서 담당할 수 있는 사역이 굉장히 많은데 3040세대 전담으로 세운 것이다.

2014년 부터는 지역 기반으로 편성된 구역과 달리 3040세대는 연령을 기준으로 교구를 편성했다. 부장을 파송하고, 재정을 지원하고, 선별한 전임목사를 지도자로 임명했다. 모양은 갖추었지만 처음부터 잘 정착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끝까지 보살피고 들어주고 격려해 주고 기다려 주니 결국 그들 사이에 공동체성이 생기고, 교회 내에 안전하게 뿌리를 내렸다. 그렇게 무학교회의 3040세대 공동체인 7교구가 만들어졌다.

복음의 내용과 적용

7교구가 확실히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앞선 담당목사 부임 이후다. 7교구 전임목사는 작년까지 5년 동안 3040세대를 섬겼다. 처음에는 그들의 원망과 불평을 들어주는 것이 그의 주된 사역이었다. 터져 나오는 불만을 묵묵히 들어주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을 가르치고 기도하도록 도전했다. 세대를 끊임없이 독려해서 이들을 기도 모임과 말씀 수련회로 강력히 이끌었다. 그리고 공동체성이 생길 때까지 모아 주고, 훈련하고, 돌보아 주었다. 김 목사는 3040사역의 두 축은 ‘복음’과 ‘담당교역자’라고 말했다. 

‘복음’은 3040세대뿐 아니라 모든 세대의 사역에서 가장 중요한 축이다. 3040세대에게 필요한 사역이야 많겠지만 무학교회는 먼저 복음을 그들에게 넣는 일을 시작했다. 김 목사는 저수지 이론을 말한다. “큰 댐은 물을 채우는 데만 3-4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물이 가득 찰 때까지 계속 채우면 그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봉사, 사역, 섬김은 복음의 물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들입니다.” 

3040세대가 모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고, 외부의 압력에서 보호하며, 지속적으로 말씀과 기도를 하게 하니 그들이 교회에 뿌리내렸다.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가 회복되자 부부 관계, 자녀와의 관계 회복되었다는 간증이 생기고, 1시간이 넘는 거리에도 교회를 떠나지 않고 찾아오는 부부도 생겼다. 바쁜 삶 때문에 잠시 떠나있던 복음의 자리로 그들을 부르는 것이 가장 주된 교회의 소명이었다.

3040세대 사역에서 중요한 또 한 가지는 담당교역자의 헌신이다. 김 목사는 말했다.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하며 배운 것이 있습니다. 담임 목회자의 지원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아무리 3040세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교회 내에서 강조해도 지도자가 세워지지 않으니 계속 무너졌습니다. 그 와중에 3040의 상처는 더욱 깊어졌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세워진 담당교역자가 앞장서서 열정적으로 그들에게 헌신하니 공동체가 완성되었습니다.”

현재 7교구를 담당하는 윤신일 목사도 그와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를 한다. “3040세대는 말은 안 해도 목회자가 이 사역에 헌신하는지 안 하는지를 다 압니다. 자기들도 치열하게 살다가 교회에 왔는데 담당교역자가 힘들다는 이유로 대충 사역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무도 따라오지 않습니다. 담당교역자로서 쉽지는 않지만 이 사역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면 결국 힘들어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렇게 헌신할 때 주변에 따라오는 젊은 세대들이 생기는 것을 봅니다.”

7교구 사역, 그들의 자발성

지금 무학교회 7교구에는 500―600명 정도의 재적 성도가 있고, 300가정이 예배와 교육부서 봉사 등의 교회 활동에 참여하며, 그중 120가정이 정기적으로 7교구 모임에 참여한다. 주일에는 연합 모임이다. 오후 1시 30분에 20분간 찬양으로 모임을 시작한다. 찬양팀은 그야말로 가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어쩔 때는 어린 아이들도 함께 찬양팀으로 참여하는 등 가족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찬양 이후에는 담당목사가 짧게 말씀을 전한다. 전체 예배에 참여한 후 모이는 것이기에 무거운 말씀을 나누지는 않고, 교회의 표어와 연계해서 3040세대에게 맞는 주제들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올해 무학교회의 표어는 ‘예배대행진’이다. 그래서 7교구는 1월 ‘가정예배’, 2월에는 ‘가정을 통해서 흐르는 신앙’, 3월에는 ‘예배가 어떻게 가정의 삶에서 실현되어야 하는지’를 다루었다.

이렇게 짧은 말씀이 끝난 후에는 함께 기도하고, 1시간 가량의 소그룹 모임을 진행한다. 소그룹 모임 후에는 리더들의 피드백과 기도회, 또 그 이후에는 임원들이 모여 전체 운영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주일 하루를 보낸다.

주중 모임도 있다. 수요일에는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1시에 주부 모임을 가진다. 남성들은 토요일 오후 10시에 제자 훈련을 한다. 두 모임은 교회가 주도한 게 아니라 3040세대들의 자발적인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담당교역자인 윤 목사는 말한다. “3040사역만의 재미가 있습니다. 다들 성장한 이들이고, 사회에서도 주축이 된 분들입니다. 억지로 당길 필요 없이 모일 수 있는 환경만 마련해 주고, 말씀만 꾸준히 전하다 보면 자발적으로 모든 일이 진행됩니다. 7교구에서는 현재 주중 모임, 축구 모임, 1년 성경 통독 등 많은 사역이 진행되고 있는데, 모두 자발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저는 거기 참여만 할 뿐입니다. 3040사역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문화이고, 삶의 양식입니다. 말씀만 올바르게 넣어 주면 교회와 사회를 이끌어 갈 성도들이 탄생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지금이 목회할 만한 때

김 목사는 인터뷰 중 3040사역이 미래를 위한 교회의 핵심 사역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가장 영향을 크게 받는 세대인 만큼, 이들을 위한 목회를 하는 것이 교회의 변화를 위해서도 주요한 전략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3040세대가 자라는 만큼 부모와 자녀, 그리고 교회도 자랄 것이다.

“지금이 어떤 면에서는 목회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급속도로 성장하던 시기에는 성장 일변도의 목회를 추구하기 쉬웠습니다. 때로는 병든 목회를 했고, 그 부작용도 심했습니다. 이제야 성장에서 눈을 돌릴 수 있게 되었고, 올바른 목회를 실현할 때가 되었습니다. 3040세대는 그 첫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뿌리가 없고 절망적이고 외로운 시대에 맞서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거대한 우주와 사회 앞에 한없이 작은 자기를 발견하고 답을 찾지 못하는 세대입니다. 복음과 공동체가 그들의 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준다면 잠시 주춤한 한국 교회의 큰 가능성이 될 것입니다.”

송지훈 <목회와신학> 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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