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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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2019년  03월호 3040세대의 삶 속 아픔을 품어 주는 치유하는교회 잃어버린 3040세대를 찾아서(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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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는교회 9교구 전체 모임


치유하는교회는 1969년 강서구 화곡동에서 화곡동교회라는 이름으로 창립되었다. 김의식 목사는 2000년에 이곳의 3대 담임 목회자로 부임했다. 김 목사가 부임하던 때 교회는 크고 작은 분쟁들로 인해 어수선했다.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프린스턴신학대학원과 시카고신학대학원에서 상담과 치유를 전공한 김 목사는 치유 목회를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자 힘썼다. 10년 정도 지나자 성도들의 아픔과 상처가 많이 치유되었고 교회도 부흥기에 접어들었다. 기존 교회 건물이 성도들을 더 이상 수용하기가 힘들었기에 교회 설립 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새로운 성전을 건축했고 2012년에 헌당했다. 그 해에 교회 이름도 ‘치유하는교회’로 변경했다.

치유하는교회라는 이름은 김 목사의 목회 철학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사야서 53장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악만을 담당하신 것이 아닙니다. 영혼의 죄악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 육신의 질병까지 다 치유하셨습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영적으로 은혜받고, 육적으로 축복받으라는 말은 했지만, 마음을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교회마다 불화와 분쟁이 끊이지 않는 원인입니다.” 그래서 김 목사는 ‘마음의 치유’에 집중해서 목회하기로 했다. 인간의 통전적인 회복 즉, 영혼의 죄악과 마음의 상처, 육신의 질병에서 치유되고 주님 안의 행복한 신앙생활을 회복시키기 위한 치유 목회를 시작한 것이다.

교회 전체의 변화를 통한 3040세대의 유입

김 목사는 치유 목회를 위해 메시지부터 변화시켰다. “이론을 가르치려는 지식적이고 율법적인 설교로는 판단만 잘하는 성도를 길러 낼 수도 있습니다. 가슴으로 느끼고 삶의 변화를 이루어 내며 섬김으로 열매 맺는 성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웃음과 눈물이 담긴 치유 메시지를 전해야 합니다. 한 방울의 물이 계속해서 떨어지면 바위가 파이듯이 지속적인 메시지는 강퍅하고 완악한 심령을 뚫고 변화시킵니다.” 그래서 치유하는교회는 성도들에게 들려지는, 그리고 그들의 삶을 직접 강타하는 설교를 지향한다.

두 번째로 마음의 치유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치유 동산’이라는 2박 3일 간 진행되는 개인 치유 프로그램부터, 부부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부부 행복 동산’, 12주 동안 진행되는 ‘아버지학교’, 이혼, 비혼, 사별 성도를 대상으로 하는 ‘주바라기 세미나’ 등 전 성도를 위한 다양한 자체 행사를 진행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치유 목회에 집중하는 동안 학생에서부터 청장년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젊은 세대가 유입되었다. 시대 상황과 필요를 정확히 읽고 그것을 위한 메시지와 목회를 진행하자 그들이 반응한 것이다. 김 목사는 3040세대가 교회를 떠나간 이유는 교회가 그들의 필요에 무관심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교회가 젊은 세대의 필요를 채우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세대는 자기에게 이득이 되면 관심을 가지고, 도움이 안 되면 멀어지는 실용주의적 사고를 가집니다. 3040세대가 다시금 복음으로 뛰어들게 하기 위해선 그들의 가슴에 와닿는 삶의 메시지를 전하고, 뜨거운 예배를 드리게 해야 합니다. 화석화된 예배로는 그들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치유하는교회는 1부만 전통적인 형식의 예배를 드리고, 나머지 2부에서 4부까지는 열린 예배를 드린다. 뜨거운 찬양과 기도, 말씀을 통해 성령 충만한 예배를 드리려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성도들이 예배만 드리고 돌아가게 하지 않는다. 들은 말씀을 가지고 세상 가운데서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서 양육한다.

실제로 9교구(30대 장년 세대로 이루어진 교구) 담당목회자인 김성무 목사는 유입된 3040세대 중 대부분이 ‘목사님의 설교가 들려서 온 이들’이라고 말한다. “요즘 30대 가정들은 그냥 집에서 가깝다고 해서 교회를 가지 않습니다. 심방을 다니며 물어보면 대부분 유튜브로 설교도 몇 번씩 들어보고, 예배도 한두 번 드려보고, 그렇게 주변 교회를 2-3개월간 탐색한 후에야 한 곳에 정착합니다. 사실 3040사역도 예배와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습니다. 교회가 예배를 빼고 제도와 장치로 승부를 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결국 담임목사님의 들리게끔 전하는 메시지와 뜨거운 예배가 3040사역의 가장 기본입니다.”

3040세대를 한곳에 모으다

그렇게 한두 명씩 모이다 보니 3040세대의 재적만 500명 가까이 되었다. 교회는 그들을 따로 묶어 교구로 만들기로 했다. 기존 교구의 크고 작은 반발들이 있었지만 담임목회자가 먼저 결단했고, 전 교회가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3040세대를 모은 이유를 김의식 목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젊은이들이 부모님 세대와 함께할 때 신앙을 배울 것 같지만 사실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들 세대 내에서 공유하고 해결해야 할 고민들이 많습니다. 현대인들은 많은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특히 젊은 세대가 가장 심합니다. 출산, 직장 생활, 가족 관계 등에서 샌드위치가 된 이들을 잘 보살피지 않는다면, 망가진 이들의 신앙을 회복시키는 데 평생이 걸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다행히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같은 세대를 묶어 주자 물 만난 물고기처럼 살아났다. 교구 내 소그룹인 목장에 모여 서로의 삶을 나누었다. 특별한 콘텐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주일에 들었던 설교를 교재로 만들어 일주일 동안 어떻게 적용해 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나눈다. 그리고 삶의 은혜와 기도 제목을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많은 게 준비되어 있어도 대화가 통해야 실질적인 목장 모임이 될 것인데, 많은 것을 준비하지 않아도 공감과 소통이 가능하니 풍성한 공동체가 되었다. 치유의 차원에서도 누군가가 알아준다는 것이 굉장히 큰 자원이 된다. 게다가 동일한 어려움을 겪고도 잘 극복해 낸 승리한 가정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 신앙을 배우는 장도 되었다.

이것이 수적인 부흥으로 이어졌다. 3040교구는 3년 만에 배가가 되었다. 작년부터는 30대와 40대를 나눌 수밖에 없게 되었다. 30대로 이루어진 9교구와 40대로 이루어진 8교구로 세분했다. 교회적으로 이것은 큰 힘이 되었다. 특별히 교회의 고령화가 심각해지는 상황인데 치유하는교회의 예배는 한눈으로 봐도 젊은 층들이 많았다. 활기를 유지하는 교회가 된 것이다.

가정의 실제 삶을 들여다보다

김성무 목사는 이렇게 분화된 9교구에 2018년에 부임했다. 9교구에 오기 전에는 치유하는교회 청년부에서 5년간 사역했다. 이것이 처음 만들어진 9교구를 섬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30대의 많은 수가 이미 김성무 목사의 청년부를 거쳐 간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쉽게 연락이 닿지 않았던 이들이나, 장년 교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이들과도 유대감이 있었기에 다시 9교구로 불러들일 수 있었다.

김성무 목사는 교구원들의 실제적인 필요를 듣는 것으로 사역을 시작했다. 가가호호 방문하는 것이 방법이었다. 2018년에만 150가정 이상을 심방했다. 사실 갓난아이가 있는 30대 신혼부부의 집은 심방의 불모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청년부 출신이거나 믿음 생활을 해 본 경험이 있는 부부들은 의외로 가정 심방에 열려 있었다. 한 가정당 기본 세 시간을 심방 소요 시간으로 계획하고 시작했다. 충분히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시간을 비우고 시작한 것이다.

김의식 목사는 김성무 목사를 9교구에 배치하기 전에 치유상담학을 전공하도록 했다. 그것은 9교구의 심방 사역이 진행되는 동안 진가를 발휘한다. 김의식 목사는 말한다. “함께 다니는 심방 권사님들이 담당목사님 자랑을 많이 합니다. 심방 현장에서 형식보다도 실제적인 삶의 어려움과 신앙생활의 아픔을 끌어내서 치유해 주니 심방의 자리가 늘 눈물바다라고 합니다. 구태의연하게 교회에서 드렸던 예배를 다시 드리는 형식적이고 습관적인 심방은 아무런 유익이 없습니다. 그들의 아픔을 끌어내고 치유하고 말씀으로 결단하도록 해야 삶의 위기 속에서 성도들을 영적으로 일으킬 수 있습니다.”

김성무 목사는 심방을 통해 30대 성도들의 실제 삶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었다. 여러 커플의 이혼 위기 상담도 진행했고, 외도 상담, 육아 우울증 상담 등 그가 찾아간 심방의 자리는 실제 삶의 현장이었다. 거기서 알게 된 그들의 아픔과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이 치유하는 교회의 ‘신혼 가정부’에서 진행하는 ‘신혼부부 학교’의 커리큘럼이 되었다. 교회 내 30대들의 조직망을 확보한 것은 덤이었다. 한 가정을 방문하고 나면 다른 신혼 가정을 추천받았다. 기존 가정을 통해 연락하니 소통도 더 원활히 이루어졌다. 말하지 않아도 먼저 교회 내 비슷한 아픔이 있는 가정을 연결해 주니 교구 전체의 공동체성도 회복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알게 된 3040세대의 가장 시급한 필요는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인정, 공감, 이해의 세 가지였다. 김성무 목사는 교회에 잘 나오지 않는 이들에게 직접 이유를 물어보았다고 한다. 상황이 어려운 것은 둘째 치고, 교회에 나가려고 하다가도 ‘우리 때는 애 둘 데리고 새벽기도에 나오고 주방 봉사도 했다’는 등의 소리가 상처가 되어 발길을 끊었다는 대답이 많았다. 이들을 만나면서 교회적 차원에서 지지하는 분위기만 형성해 준다면 3040세대는 더 없이 성장할 것이라 확신했다고 한다.

김의식 목사는 말한다. “30대가 가장 많이 말하는 어려움은 윗세대가 자신들을 이해해 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들이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이들을 지원하고, 그들 스스로 그 상처를 공동체 내에서 극복해 갈 때, 지금의 3040세대는 다음 세대를 공감하고 섬기며 세워 주는 첫 세대가 될 것입니다.”

교회적 차원의 지지가 필요하다

치유하는교회는 3040세대를 향한 지지를 교구 형성과 전담 사역자 배치, 예산 지원 및 이들의 편의를 위한 교회 환경 조성이라는 실질적인 방법으로 표현했다. 이 모든 일은 담임목회자 차원의 결단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김성무 목사는 “담임목사님이 믿고 투자한 만큼, 어떻게 보면 그 이상의 열매가 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처음 생겨난 30대 교구도 실체는 없었다. 그러한 존재를 위해 인력을 투입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모험일 것이다. 하지만 사역자 한 명이 발 벗고 나서서 직접 문 두드리니 건강하고 활기 넘치는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김의식 목사는 말한다. “신앙이나 목회나 어떤 이론도 현실을 떠나 있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셔서 복음의 역사를 이루고 열매 맺었던 것처럼 우리 목회자들도 그래야 합니다. 성도들의 삶의 현장으로 뛰어들어서 그들을 섬겨야 합니다.”

송지훈 <목회와신학> 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