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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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2018년  08월호 생명과 기쁨, 그리고 충만함으로의 환기 목회자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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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베넷/ 복있는사람/ 372쪽/ 19,500원


몇기쁨으로 나의 갈 길을 마칠 때까지 열심을 내어 그 길을 가게 하시고,
모든 면에서 그리스도인의 능력을 보이게 하시며
모든 일에서 주 나의 하나님의 교훈을 빛내게 하소서.
- “영광받으시는 하나님” 중


“기도할 때에야 기도를 배울 수 있다.” 기도에 대해 이만큼 정확한 표현도 없을 것이다. 요즘 출간되는 기독교 서적 중 상당수가 ‘기도’라는 주제와 연관되어 있다. 매우 진부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목회자나 성도 모두에게 ‘기도’를 향한 목마름이 현저하다는 반증이다. 기도를 배우고 싶어 한다. 기도의 은혜를 누리고 싶어 한다. 기도의 더 깊은 세계로 들어가고자 하는 선한 욕구가 우리 안에 자리한다. 분명한 사실은 기도는 기도하면서 배워간다는 점이다. 하지만 좋은 가이드나 친절한 선배가 길잡이가 되어 준다면 어떨까? 조금 더 용기 있게, 격려와 응원 속에서 그 영적 도전을 새로이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D. A. 카슨은 그의 책에서 “성경적 사고에 근거한 끈질긴 영적 기도”가 모든 성도가 나아가야 할 바른 기도의 방향임을 제시하고, 결국 “기도와 성경 읽기를 하나로 묶는 것이 매우 적절한 방법”이라고 우리에게 환기시켜 준다. 팀 켈러 역시 “기도를 하려면 먼저 성경을 펴고 그 간구를 들으실 분에 관해 배워야 한다”고 말하며, “기도는 성경에 깊이 침잠하는 데서 비롯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우리는 하나님에게서 무엇인가를 얻어 내는 방식의 기도생활이 아닌, 본질적으로 성경적이며 인격적이고 관계적인 대화의 장으로 부름받는다. 건실한 기도의 세계로 말이다. 이는 개인의 주관적 체험이나 신비한 느낌에 정초하지 않는다. 마술이나 주문과 같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건전한 신학과 바른 성경 해석에 오롯하게 서 있는 기도의 삶이 결국 신앙인을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다.

여기에 이미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16세기 이래로 개신교사에 가장 선명한 족적을 남긴 이들, 바로 청교도들이다. 16세기 어간부터 마지막 청교도라고 불리는 찰스 해돈 스펄전의 시대까지 하나님의 말씀과 열렬한 기도생활을 그들만큼 사랑했던 이들이 또 있을까?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오랜 교훈처럼 우리가 청교도들의 삶 속에 녹아든 말씀과 기도의 열정을 한번쯤 헤아려 볼 수 있다면, 그 속에서 자극과 도전을 받아 우리 삶에 새로운 기도의 불길을 지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도의 골짜기》는 한 장 한 장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책이다. 그들의 기도 세계가 보여 주는 묵직함으로 인해 스스로를 반성하고 돌아보게 한다. 얼마나 표피적이고 즉물적인 기도생활에 머물러 있는지를 반성하게 만든다. 그러나 한 절 한 절, 따라 읽고 음미하며 함께 그 길을 걷고자 하니 거기에 ‘생명과 기쁨’이 있음을 느낀다. 저 믿음의 선배들이 바라보았던 하나님 나라의 광활함과 죄 된 인간(자기 자신)의 비천함, 그 속을 가로지르는 그리스도의 복음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점점 더 바빠지는 이 시대에, 기도조차 급하고 빠르게 쏟아내는 이때에, 조금 더 천천히 깊고 느리게 기도하도록 요청하는 책이다.

목회자들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게 되면, ‘설교’에 대해 비평받기가 힘들어진다. 설혹 적실한 비평을 듣는다손 치더라도 자신의 설교를 바꾸어 나가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목회자를 포함한 모든 성도들의 기도생활은 어떠한가? 이미 수 년, 수십 년간의 신앙 여정을 통해 대리석보다 더 단단하게 ‘기도의 패턴’이 정형화되어 있을 것이다. 늘 반복되는 제목과 내용, 맴맴 도는 패턴의 기도생활은 우리의 영혼을 부요하게 만들지 못한다. 한 번쯤 그 기도생활을 흔들어 줄 필요가 있다. 신선하고 맑은 공기를 우리 영혼에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영혼의 창을 활짝 열어 낯설지만 생명이 짙게 배인 공기가 들어오게 하자.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이와 같은 ‘생명과 기쁨, 그리고 충만함으로의 환기’를 선사해 준다.

청교도들이 성경 말씀에 천착했음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그들의 기도생활의 진면목을 ‘말씀과 기도의 결합’에서 확인하게 된다. 그들이 쏟아냈던 기도의 생명이 말씀의 생명과 얼마나 지근거리에 놓여 있는지 목도하면서 영적으로 충만한 기운과 벅찬 도전을 함께 받는다. 더불어 독자는 이 기도 속에 들어 있는 건실한 신학적 사고가 주는 유익을 매우 크게 느끼게 될 것이다. 이 기도를 따라 읽고, 함께 읊조리기만 해도 절로 마음과 생각 속에 기독교 진리의 광대함이 각인될 것이다. 말씀과 기도가 건실한 신학 안에서 조우(遭遇)해 찬란한 빛을 선사한다. 그 빛은 은혜롭게 우리를 감싸고 격려해 더욱 깊고, 더욱 감격스런 기도의 세계로 ? 하나님과 대면하는 바로 그 자리로 ? 우리를 이끌어 준다. 독자들이 천천히 곱씹으며 읽어 가면 좋겠다. 결코 빠르지 않게 읽어야 하는 책이다. 그래서 이 분주한 세상 속에서 유일한 생명 되신 하나님과의 진한 사랑의 관계를 천천히, 다시 세워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송태근 삼일교회 담임목사. 풀러신학대학원(D.Min.). 저서로 《줌인 마가복음》, 《쾌도난마 사무엘 상·하》 등이 있다.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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