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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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2018년  01월호 실종된 복음을 찾아서 목회자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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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먼 가이슬러/ 두란노/ 451쪽/ 19,000원


한국대학생선교회(CCC)의 대표였던 고 김준곤 목사는 생전에 ‘백문일답’이라 하여 우리 삶의 모든 문제의 답이 예수 그리스도임을 강변하는 연설을 자주했다. 대학생 집회에 참여한 청년들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그 모든 질문의 답이 ‘예수 그리스도’임을 강조했던 것이다. “우리의 삶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이 땅의 모든 교회가 무릎 꿇어야 하는 분은 누구입니까?”, “지금 우리가 이곳에 모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 목사가 던지는 모든 질문에 대해 청년들은 소리 높여 “예수 그리스도”를 외쳤다. 노먼 가이슬러의 《구약성경 개론》을 읽으며, 문득 고 김준곤 목사가 청년들과 함께 목 놓아 외치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구약성경 개론》을 통해 가이슬러 박사가 동일한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이다. 

성경의 모든 것은 그리스도를 향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책의 부제가 말하듯이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구약을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가이슬러는 특별히 성경 각 권의 개요를 다루는 부분에서 각각의 책에 담긴 기독론적 목적을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사무엘서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말이 사무엘서에서 가장 먼저 사용된 점을 언급하며 사무엘서가 장차 오실 메시아를 주요 주제로 다루고 있음을 지적한다. 시편 같은 경우, 그리스도의 생애와 사역 전부를 시편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하며, 구약에서 가장 메시아적인 책으로 시편을 꼽기도 한다.

책의 서두에서도 말하듯이 가이슬러는 성경이 말하는 모든 내용과 성경에 대한 모든 질문에 결국 그리스도로 답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독자로 하여금 구약성경 전체가 어떻게 예수의 구속 사역과 관련되는지를 드러낸다. 예수님은 성경의 모든 내용이 예수님 자신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눅 24:44). 가이슬러는 《구약성경 개론》을 통해 어떻게 구약성경의 모든 내용이 예수님에 대해 기록하는지를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한 안내를 제공한다.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

이 책이 지니는 이러한 그리스도 중심적 성경 이해로 인해 필자는 이 책을 모든 설교자에게 권하는 바이다. 성경 전체를 그리스도 중심으로 바라보고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설교자가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덕목이다. 말씀을 준비하는 데 있어 신학적 해석의 정수는 그리스도 중심적 성경 이해다. 구약의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가르침은 가이슬러가 이야기하듯 구속사적 흐름 속에서 그리스도라는 정점을 향해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하나의 과정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거대 담론적 신학 이해가 실종될 때, 성경 해석은 열심히 노를 저으나 같은 자리를 뱅글뱅글 도는 길 잃은 돛단배가 된다.

물론 성경의 모든 본문을 천편일률적으로 무리하게 그리스도와 연결시키는 것 전부가 신학적 해석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리스도 중심적 구속 신학이 없으면, 성경은 도덕적 교훈 수준으로 전락하게 되므로 그리스도 중심적 신학 해석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10여 년 동안 정보 통신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성도들의 설교에 대한 이해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내용의 설교를 언제든지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큰 장점이다. 다양한 삶이 있기에, 다양한 주제의 설교에 대한 당위성이 많은 사람에게 찬성표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설교는 다양해졌고 화려해졌다. 설교자는 다양한 삶의 주제를 말한다.

하지만 이런 가시적인 부유함과 대조적으로 성도들은 그에 걸맞은 성숙과는 거리가 멀어졌고, 오히려 영혼의 갈증을 호소한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한국 교회 강단에는 피상적인 성도들의 요구(felt needs) 외에 그들의 근원적 필요(real needs)에 대한 분명한 통찰과 분별이 요구된다. 아우성치는 영혼의 근원적 필요가 무엇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고 옥한흠 목사는 한국 교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복음의 실종임을 지적하며 개탄했다.  설교의 홍수 속에서도 성도들이 설교를 통해 그리스도를 듣고 묵상할 기회는 오히려 희박해졌다. 이로 인해 메시지의 홍수 속에서 영적 갈증이 더해가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한국 교회 강단에서는 그리스도가 주제로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도덕과 윤리, 희망과 긍정을 전한다 해도 성경의 주인공을 제쳐 놓으면 의미가 퇴색된다.

다시 우리에게 그리스도가 바르게 전해지길 소망한다. 모든 성경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것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명제를 가이슬러의 《구약성경 개론》을 통해 다시금 깨닫기를 바란다. 또한 그러한 온전한 이해 가운데 한국 교회의 강단에도 다시금 그리스도에 대한 메시지가 가득하게 되기를 소원해 본다.

송태근 삼일교회 담임목사. 풀러신학대학원(D.Min.). 저서로 《줌인 마가복음》, 《쾌도난마 사무엘 상·하》 등이 있다.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