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 {{x.scr_name}}
  • 미분류

특집 2018년  01월호 영적 리더의 성숙 과정 목회자, 자신을 비추다

기사 메인 사진

임경철 교수


우리는 역사와 경험을 통해 리더의 중요성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한 명의 정치 지도자에 의해 국가의 운명이 좌우되고 도시와 마을, 각 단체와 개교회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지역 교회나 선교 단체에서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지역 교회의 리더인 담임목사가 변화되면 교회는 반드시 변화되고, 담임목사가 성장하면 교회는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그러나 반대의 상황이 되면 공동체는 원치 않는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성경적 리더십 이론은 ‘자질론’과 ‘개발론’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자질론은 리더가 되기 위한 성경적인 자질, 성품, 인격에 관한 말씀과 필요한 기술만을 열거하는 데 치중되어 있다. 반면에 개발론에 관해서는 거의 연구되지 않아 성경적이면서 실제적인 그리고 하나의 체계를 갖춘 리더십 개발 이론과 방법론을 찾아보기 어렵다. 자질론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관점에서 연구되고 저작된 서적들이 많이 있지만, 개발론에 관한 연구는 그 역사가 길지 않아 미국적 상황에서 저술된 클린턴(J. Robert Clinton)의 《지도자 평생 개발론》(Leadership Emergence Theory) 외에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21세기는 급변하고 불안정한 시대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군사, 종교 등 국가의 전 분야에 걸쳐서 리더십 위기의 시대를 맞고 있다. 전 세계 매스컴은 연일 쏟아져 나오는 각 나라 지도자들의 부도덕, 부정부패, 스캔들과 같은 이슈들로 차고 넘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과연 이 시대에 필요한 영적 리더는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성장하고 성숙해 가야 하는가? 그에 대해서 클린턴의 《지도자 평생 개발론》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영적 리더의 6단계 성숙 과정

클린턴 박사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받고 자신의 소명을 끝까지 잘 마무리한 영적 리더 400여 명의 일생을 전기적 방법으로 연구했다. 그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영적 리더가 출생해 어떤 성숙 과정을 거쳐 하나님의 소명을 이루고, 어떻게 마무리했는지의 과정을 아래의 <그림1>과 같이 6단계 리더의 성숙 과정1으로 설명한다.

1. 국면 I 
국면I은 ‘하나님의 주권적 기초(Sovereign Foundation) 단계’라고 한다. 하나님께서 리더의 가정, 상황, 출생 시기 등의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섭리적으로 역사하시는 단계다. 때때로 어떤 지도자들은 가정이나 환경이 자신에게 경건치 못한 영향을 준 경우, 하나님께서 그것을 통해 역사하셨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그러나 개인적 성품의 특징과 삶의 경험들은 좋건 나쁘건 간에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개 성품의 특징들이 리더에게 주신 은사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된다. 회고적 자기성찰을 통해 국면I을 돌아보면 하나님의 섭리적 예비하심을 확인할 수 있다. 그로 인해 하나님의 주권에 대해 한층 깊은 감사를 하게 된다.2

국면I에서는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리더의 삶에 기초를 놓으신다. 잠재적인 리더는 이 국면에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들을 통제하거나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리더가 할 수 있는 반응은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기초를 놓으시는 가운데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깨닫는 것이다. 특히 하나님이 그 기초들을 통해 내 삶을 인도하신다고 생각하고 현재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해야 한다.3
     
2. 국면 II
국면II는 ‘내적 삶의 성장(Inner-Life Growth) 단계’이라고 하는데, 기초 단계의 다음 단계다. 리더로 부상할 사람은 이 시기에 보다 더 개인적이고 실제적인 방법으로 하나님을 알게 된다. 리더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기도의 중요성을 배우며,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순종하면서 시험(test)을 통해 성장한다. 이러한 시험들 중에 어떤 것은 리더를 성장시키는 결정적인 경험이 된다.

개인적인 내적 삶의 성장과 더불어 부상하는 리더는 예외 없이 어떤 종류의 사역에 참여하게 된다. 리더는 사역을 통해 새로운 교훈들을 배우고, 그것을 주의 깊게 간직하게 된다. 그러나 리더가 사역에 참여해 새로운 교훈들을 배운다 할지라도 이 단계의 주된 강조점은 내적인 삶의 성장이다.4  

국면II의 중요한 개발 과제는 리더로서의 잠재력 확장과 성품 형성이다. 하나님께서는 잠재적인 리더들로 하여금 시험을 경험하게 하시는데, 리더는 이런 기초적인 시험들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여러 교훈들을 배워야 한다. 이러한 시험들을 통해 잠재력이 확장되고, 보다 큰 책임을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된다.5

3. 국면 III
국면III은 ‘사역 성숙(Ministry Maturing) 단계’다. 부상하는 리더는 다른 사람들을 돕는 데 초점을 두면서, 자신의 영적인 은사를 사용해 사역을 실험적으로 시작한다. 때때로 사역을 시작하는 리더는 보다 효과적인 사역을 준비하기 위해 무형식 훈련이나 공식 훈련을 받게 된다. 이 단계에서 떠오르는 리더의 초점은 사역이다. 대부분의 교훈들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하는 것이나, 자신의 개인적인 삶의 부족함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리더에게는 계속해서 내적인 삶의 성숙을 위한 시험들이 요구된다. 이 개발 단계에서는 내면의 성숙을 위한 시험, 사역적 교훈들을 얻기 위한 사역의 시작이라는 특징이 두드러진다.6

국면III의 중요한 개발 과제는 두 가지다. 첫째로 효과적으로 사역하기 위해 은사와 기술을 확인하고, 개발하고, 계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둘째로 그리스도 몸에 대한 경험적인 이해와 개발이다. 교회 안에서 맺게 되는 부정적인 관계와 긍정적인 관계에 대한 교훈을 이 시기에 얻어야 한다.7

4. 국면 IV
국면IV는 ‘삶의 성숙(Life Maturing) 단계’다. 리더는 사역 성숙 단계에서 자신의 은사를 발견하고 계속해서 사용하면서 우선순위 감각을 얻게 된다. 사역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되어 결과적으로 성숙한 열매를 맺게 된다. 이 단계에서 리더는 고립, 위기, 갈등, 소명, 경험의 새로운 의미를 알게 된다. ‘사역은 존재(삶과 인격)에서 흘러나온다’는 원리가 실현되는 단계이며, 리더의 성품이 원만하고 성숙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8 

국면IV의 중요한 개발 과제는 하나님의 영적 권위를 경험적으로 깊이 깨닫는 것이다. 리더는 하나님과의 교제를 기본적인 것으로 여기고, 그것을 사역의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여겨야 한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사역이 더 깊어지고 합당한 열매를 맺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리더는 이 국면에서 겪는 심층적 경험에 긍정적으로 순응해야 하며, 결과적으로 이러한 경험들은 하나님과의 교제를 깊어지게 해 지속적으로 효과적인 사역을 하는 데 기초가 된다.9

5. 국면 V
국면V는 ‘수렴(Convergence) 단계’로 하나님에 의해 자신의 은사에 가장 맞는 사역으로 인도되고 사역이 극대화된다. 수렴의 역할은 리더가 자신의 은사가 아니거나 적합하지 않은 사역을 하지 않도록 해 주는 것이다. 또한 리더가 최고로 잘할 수 있는 적합한 사역으로 인도해 준다. 이 국면에서 인격의 성숙과 사역의 성숙이 어우러지면서 리더의 잠재력은 최고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리더들이 실제로 수렴 단계를 경험하지 못한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 리더가 자신의 리더십 개발에 소홀하기 때문이다. 둘째, 조직이 리더를 잠재력 개발이 제한되는 위치에 방치하기 때문이다. 셋째, 때때로 하나님이 이해할 수 없는 섭리로 그렇게 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렴이 실현되면 리더의 잠재력은 최고 수준으로 극대화될 수 있다.10

이 시기의 중요한 개발 과제는 사역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역할과 위치로 가는 것이다. 이전의 여러 단계에서 개발해 온 능력을 활용하는 사역으로 이끄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순종하는 것이다. 수렴 자체가 최종 목표는 아니지만 노력해 달성해야 한다. 수렴은 리더가 하나님께 계속해서 순종함으로써 얻어지는 부산물이다.11

6. 국면 VI
국면VI은 매우 적은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데, ‘후광(Afterglow) 혹은 축제(Celebration) 단계’다. 일생을 통한 사역과 성장의 열매가 매우 광범위한 차원에서 영향력을 미치게 되는 절정의 시기라 할 수 있다. 리더의 생애에서 이 단계는 공식적인 위치나 책임에서 은퇴하는 단계다. 그러나 후광의 단계에 있는 리더는 일생 동안 많은 사람과 관계를 형성해 왔으며, 이를 통해 계속해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리더가 남긴 사역의 성취를 보고 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알게 되고 그를 찾아오게 된다. 리더의 생애를 통해 축적된 지혜의 보고는 계속해서 많은 사람에게 유익을 끼치게 된다.12 

국면VI는 축제의 시기로 특별한 개발 과제는 없다. 전 생애의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낼 수 있도록 인도하신 주님의 성실하심에 영광을 돌리는 단계다.13

결론 및 실제적 제언

필자는 클린턴 박사의 리더의 성숙 과정에 대한 고찰을 마치며, 현재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개발과 성숙에 필요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리더는 내적 성숙의 단계에서 정직성(integrity)이 형성되어야 한다. 정직성의 문제는 전 생애 동안 리더의 사역과 소명의 성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마지막 단계인 후광(축제) 단계에서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오늘날 많은 교회의 문제는 목회자의 정직성 결여로 인해 돌출된 것이 대부분이다. 하나님이 정직한 사람을 축복하신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알고 있으면서도 욕심이나 정욕에 이끌려 정직성을 져버리는 현상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둘째, 리더는 사역 성숙에서 수렴에 이르는 단계에서 목회자로서 훈련되고 성숙되어야 한다. 그래야 소명을 효과적으로 성취하고 열매를 풍성히 맺을 수 있다. 단순히 말해서 목회 사역은 복음을 전해 영혼을 구령하고, 구원받은 영혼들을 효과적으로 양육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다시 전도하고 재생산하게 해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리더들이 목회의 첫 단추인 전도 훈련을 받지 않는다. 

필자는 평생 동안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사역을 하다가 은퇴했는데, 많은 신학교의 커리큘럼이 신학을 교육하는 과목들로 가득 차서 그것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이러한 커리큘럼 속에서는 목회 현장에 꼭 필요한 실제 훈련(전도, 양육, 설교, 상담, 기도, 소그룹, 성경 교육 등)을 충분하게 숙달하고 졸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셋째, 사역 성숙 단계에서 양육과 훈련을 통해 성숙과 수렴에 이르러야 한다. 예수께서는 마태복음 28:19-20에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 가르쳐 지키도록 하라”라고 말씀하셨다. 일반적으로 가르치는 것을 교육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서구식 교육에 익숙해져 있다. 신학교도 서구식으로 교육하는데, 이러한 학교 시스템은 단시간에 지식을 전수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께서 하신 교육과 훈련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교육만 한 것이 아니라 훈련시키셨다. 즉, 그 제자들을 가르치기(교육)만 한 것이 아니라 가르쳐 지키도록 훈련하신 후에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라고 명령하셨다. 그러므로 리더는 단순히 교회에서 성경 말씀을 설교하거나 가르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성도들이 가르침을 받은 말씀들을 지키도록, 즉 지킬 수 있을 때까지 양육하고 훈련해야 한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지상 명령을 효과적으로 성취하기 위해서 효과적인 교육과 훈련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리더가 사역의 성숙과 수렴 단계에 이르려면 효과적으로 제자를 삼을 수 있는 성경적 목회 구조를 가져야 한다. 사도 바울은 목회서신인 디모데후서 2:2에서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에게 부탁하라 저희가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라고 말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영적 4세대, 즉 사도 바울(1세대)과 영적 아들인 디모데(2세대)와 충성된 사람(3세대)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4세대)이 있음을 가르쳐 준다. 

바울은 사도행전 16:1-3에서 디모데를 만난 이후로 함께 다니면서 영적 아버지로서 그를 훈련시켰고, 이제는 에베소교회의 목회자로서 사역하는 디모데에게 충성된 사람들을 가르쳐서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고 제자를 삼으라고 명령한다. 이러한 성경적인 목회 구조가 한 교회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교회에는 디모데가 충성된 사람들을 가르치는 직접 사역, 충성된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는 간접 사역이 모두 필요하다. 영적 4세대를 통해 제자를 삼는 사역은 성경적이며 효과적이다. 한 지역 교회가 일꾼(리더)들을 키워내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하려면 이러한 목회 구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바울은 제자 디모데에게 목회 사역을 이와 같이 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사실 한 목회자가 혼자서 교회의 모든 목회 사역(전도, 양육, 심방, 상담, 훈련, 교육 등)을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쉽게 탈진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제자 삼는 간접 목회를 하지 않는 데 기인한다. 전체 성도들이 잘 훈련되어 교회의 여러 가지 사역을 분담하게 하면, 목회자의 탈진도 예방하고 교회도 효과적으로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다. 

다섯째, 리더가 수렴 단계에 이르러서 사역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부르심과 은사에 부응하는 사역 철학이 정립되어야 한다. 클린턴은 은사를 타고난 재능과 획득된 기술, 영적 은사로 분류한다. 그리고 리더는 수렴 단계에서 타고난 재능과 획득된 기술과 영적 은사들이 최고로 성숙한 경지에 이름과 동시에 자신만의 독특한 사역 철학이 형성되어 사역의 효과(열매)가 극대화된다고 했다. 그러나 많은 목회자가 신학대학이나 신학대학원(목회학 석사) 과정에서도 자신의 부르심과 은사에 적합한 사역 철학이 무엇인지 정립하지 못한 채 목회 현장에 투입된다. 때문에 목회 사역에서 효과적인 열매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은사를 극대화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목회 철학을 정립하지 못한 목회자들은 목회의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목회 세미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임경철 글로벌리더십개발원 원장,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은퇴 교수. 풀러신학교(Ph.D.).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