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에 관한 최근 연구 동향은?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았던 주제들, 저작 연대나 상황, 본문 구조, 배경 문제, 플라톤주의나 유대 묵시문헌과 같은 세계관에 대한 논의, 히브리서의 구약 사용의 문제 등이 꾸준히 연구돼 오고 있다.

최근 주목할 변화는 히브리서와 바울 신학의 조화로운 이해에 대한 연구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바울과 히브리서에 나타난 십자가형과 수치심”, “히브리서와 바울 사이에 공유된 구원론적 개념”, “바울서신과 히브리서에 나타난 권력과 메시아주의” 등과 같이 히브리서와 바울 전통을 연속선상에서 보려고 하는 논문들이 올해 발표되기도 했다.


최근 연구가 “히브리서는 바울 서신과 모순된다”고 말한 마르틴 루터의 평가와는 다른 방향처럼 느껴진다.

루터가 모순적이라고 생각했던 본문은 히브리서의 경고 말씀들이다. 대표적으로 히브리서 6장은 구약에 등장하는 언약적 복과 저주의 언어를 통해 순종의 선순환과 불순종의 악순환에 대해 말한다. 순종하는 하나님의 백성은 좋은 열매를 내는 땅이 복을 받아 더 많은 열매를 내는 것처럼 더 많은 복을 누리게 된다. 불순종과 저주의 순환도 마찬가지다. 그 방향으로 계속되는 수레바퀴를 따라가면 저주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는 한 번의 죄, 실수에 대한 되돌릴 수 없는 결과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다. 죄의 방향으로 계속가면 결국 저주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바울이 말한 것과 같이 육을 따라 사는 삶이 향하는 종국에 대한 경고의 말씀이다.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롬 8:6).

뿐만 아니라 성도의 삶을 통해 배우고 온전해가는 믿음을 강조하는 히브리서와 칭의와 분리될 수 없는 의에 순종하는 삶을 강조하는 바울 서신들을 비교할 때도 바울 전통과 히브리서 사이의 연속성을 발견할 수 있다.

 
히브리서 연구에서 주목해야 하는 중요한 논의는 무엇인가?

배경적인 논의다. 히브리서 독자들의 상황에 대한 이해가 히브리서 메시지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결정짓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연구자는 히브리서 독자들이 믿음 때문에 받는 고난 속에 있고, 그 고난 때문에 낙심하고 지쳐 있다고 본다. 저자가 계속해서 지쳐서 흘러 떠내려가는 것, 뒤로 처지는 것에 대해 경고하기 때문이다. 나도 이에 동의한다.

반면 기존의 연구와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자가 히브리서 도 갈라디아서나 로마서에서처럼 구원을 받으려면 할례를 받고, 율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유대주의자들을 맞닥뜨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믿음만 붙잡아야 한다는 말씀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히브리서 독자가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자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인 성전이 이방인들에게 짓밟히고 무너진 상황 속에서 하나님이 신실하신 분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이다.

히브리서는 그렇게 유대인으로서 정체성이 흔들리는 자들을 향해 하나님을 변증한다.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이시고, 창조 때부터 가지고 계셨던 계획을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맛보게 하셨고, 종말에 우리 성도들을 통해 온전히 이루시는 분이심을 역설한다.

이렇게 이해하면 유대주의적인 요소가 의미 없다는 메시지가 반대가 된다. 제사와 율법 등은 좋은 것이고, 광야에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하나님께 나아올 수 있도록 했던 것이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안식에 들어가기에 실패했기에, 하나님이 사람의 손으로 만든 성막, 짐승의 피로 드리는 제사, 인간 제사장보다 더 좋은 하늘 성막, 예수의 피, 대제사장 되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셔서 우리를 안식에 들어갈 수 있게 하신 것이다. 이처럼 히브리서는 낙심하고 지쳐있는 성도들을 향해 절대 이스라엘을 버리지 않으시고 약속을 끝까지 지키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을 강조하며 온전함을 향해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나아가라고 위로하고 권면하는 책으로 읽을 수 있게 된다.


박사 학위 논문에서 히브리서에 나타난 종말론을 주제로 연구하게 된 이유는?

히브리서의 종말론은 히브리서를 이해하는 틀이라고 할 수 있다. 히브리서의 메시지가 종말론적 소망을 뼈대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여 이를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따라 해석이 완전히 달라진다. 유대인들의 구원사적 이해 속에 종말의 모습을 히브리서가 담고 있다는 견해인가? 이원론적인 이해 속에서 초월적이고 비역사적이고 영적인 하늘 세계에 대한 종말을 그리고 있다는 견해인가?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히브리서가 완전히 다른 책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히브리서를 읽어보면 수직적인 구조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땅의 성막과 하늘의 성막, 인간 제사장이 드리는 동물 제사와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이 자신으로 드리는 제사, 진동하는 하늘과 땅과 흔들리지 않는 왕국 등이 대조된다. 많은 학자가 이러한 대조를 물질/땅의 것과 영/하늘의 것이라는 이분법을 틀로 삼아 히브리서가 초역사적이고 비물질적인 유업이라는 종말을 그리고 있다는 이해를 제시했다.

이러한 견해에서는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에서 누린 안식은 영원하고 초월적인 안식의 상징일 따름이다. 땅의 성막, 제사, 제사장은 이상적인 하늘 세계의 그림자일 뿐이다. 진동하는 하늘과 땅과 흔들리지 않은 왕국은 플라토니즘과 유사한 공간-존재론적 이원론의 개념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이해가 과연 적합한 히브리서의 해석인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했다. 이보다는 유대 묵시 문학의 특징 속에서 이를 해석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유대 묵시 문학의 특징은 무엇인가?

1895년에 헤르만 궁켈이 사용하기 시작한 “우르자잇엔자잇”(Urzeit-Endzeit, 태초-종말)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종말은 창조를 반영한다” 혹은 “태초는 종말과 부합한다”는 뜻으로 유대 묵시 문학을 가장 잘 설명한다. 한 마디로 종말이 창조로 회귀하는 것은 아니지만 창조를 반영하고 있고 완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대 묵시 문학의 종말론을 연구하면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그림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님이 창조 때 인간과 세상을 향해 가지셨던 뜻이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부분적으로 이뤄졌고, 그것이 종말에 온전히 성취될 것이다.” 창조와 이스라엘의 역사와 종말이 하나님의 구원사의 연속성 속에서 이해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관 속에서 흥미로운 패턴들이 관찰된다. 이스라엘의 제사장으로서의 정체성이 첫 번째 제사장인 아담과의 연결되고, 아담의 자손으로서 누리게 될 종말론적 성전은 첫 성소인 에덴의 회복과 연관된다. 종말에 받게 될 복은 아담의 죄 때문에 생긴 죽음의 저주가 극복되고, 잃어버렸던 안식과 영광을 되찾고 저주 받았던 창조 세계가 회복되는 것으로 그려진다. 이런 묵시문학의 종말론적인 이해와 패턴이 히브리서의 메시지를 이해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유대 묵시문학의 체계는 어떻게 히브리서의 종말론과 연결되는가?

유대 묵시문학적 종말론의 틀과 유사한 이해가 히브리서의 종말론에서 발견된다. 창조와 이스라엘 역사와 종말이 구원사적인 연속성에서 전개된다. 예를 들면 히브리서 3:7-4:13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가라고 권고하는데, 민수기 14장의 사건을 배경으로 한 시편 95편의 경고를 인용하면서 광야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한 실패를 되풀이 하지 말라고 권면한다. 이후 저자는 창세기 2:2를 인용하면서 시편 95편이 말하는 안식이 창조 후 가지신 하나님의 안식에 참여하는 행위와 동일시한다.

이에 대해 이분법적인 종말론을 가진 자들은 이스라엘의 역사로부터 교훈을 이끌어내려고 시편 95편을 인용했고, 창 2:2은 마지막 때 신자들에게 주어지는 안식이 하늘에 속한 초월적인 안식임을 강조하기 위해 인용했다고 설명한다. 종말론적 안식이 초월적인 하늘의 안식이기에 이스라엘이 땅에서 누린 안식은 이에 대한 예표일 뿐이라는 전제가 포함된 견해다. 하지만 본문이 말하는 안식은 이러한 예표가 아니다. 창조 후 하나님의 안식으로 창세 때 아담이 누렸던 안식이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에서 부분적이고 제한적으로 누렸던 안식이며, 종말에 성도들에게 성취될 안식이다.

시편 95편에서 다윗은 민수기 14장의 가데스바네아 사건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가나안 정탐꾼의 보고를 받고 애굽으로 돌아가자며 하나님을 배반한 광야 1세대 백성이 들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는 말씀을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가지 못하리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히브리서 저자는 이를 민수기 20장의 므리바 사건(40년간 광야 생활을 하다 40년 만에 다시 가데스 바네아에 임했을 때 일어난 사건으로 민수기 14장과 초반부가 거의 일치한다), 가나안에 들어간 2세대 백성의 이야기에 방점을 두고 논의를 진행한다. “거기서 너희 열조가 나를 시험하여 증험하고 사십 년 동안 나의 행사를 보았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이 세대에 노하여 가로되 …”(히 3:9-10a). 헬라어 원문을 보면 히브리서 기자는 광야 40년의 시간이 하나님의 노가 지속된 시간이 아니라 이스라엘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목격한 시간으로 해석하며, 시편 95편의 “그 세대”를 “이 세대”로 수정한다.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한 것을 1세대 백성이 아니라, 가나안에 들어갔어도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가지 못한 2세대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선조들은 불순종으로 들어가지 못한 그 안식에 너희는 들어가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처럼 히브리서 저자는 독자들을 광야 이스라엘 백성과 병행 관계에 놓는다. 40년 광야 기간 동안 죄의 유혹(특별히 세상의 주는 쾌락을 지칭함)으로 마음이 완악해져 가고, 순종을 배우지 못한 이스라엘 백성처럼 되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하나님 의존성을 배워야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즉, 창조 때 아담이 놓쳤던 안식, 이스라엘 선조들이 불순종으로 들어가지 못했던 안식이 종말을 맞이할 성도들에게는 남아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논문에서 언급한 히브리서 12장의 해석과는 어떻게 연관되는가?

히브리서 12:26-29은 하늘과 땅의 진동 후 임하게 될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그린다. 이에 대해 많은 학자가 창조 세계의 하늘과 땅이 진동하여 사라지고 멸망할 것이고, 초월적이고 영적이며 하늘의 세계만이 흔들리지 않는 나라로 영존함을 묘사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히브리서가 영적/하늘의 세계와 물질적/땅의 세계로 나누는 이원론적 우주관을 가지고 있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본문 가운데 핵심 단어인 ‘크레마티조’와 ‘메타테시스’를 보면 위의 해석이 뒤집어진다. 먼저 25절에서 하늘과 땅의 진동을 일으키는 ‘경고’라고 번역된 크레마티조는 ‘어떤 일을 다루다, 처리하다’라는 의미로, 주어가 하나님인 경우에는 ‘신탁하다, 계시하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경고라는 특정한 의미에 제한되는 단어가 아니다. 실제로 26-28절이 하나님의 약속에 대해서 말하고 있음을 생각할 때, 크레마티조를 경고보다는 계시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개역개정이 27절에서 ‘변동될 것’이라고 번역한 ‘메타테시스’에 대해서 많은 영어 성경이 ‘사라질 것/ 멸망할 것’이라고 번역한다. 이원론적 우주관을 대변하는 번역이다. 하지만 메타테시스는 ‘옮기다, 바뀌다, 변하다’는 뜻으로 에녹이 땅에 하늘로 옮겨진 것(창 5:24), 땅의 지계석을 옮기는 것(신 27:17) 등으로 사용됐다. 이 단어는 한 번도 대상물의 멸망을 뜻하는 용법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결국 개역개정의 ‘변동될 것’이라는 표현처럼 하늘과 땅이 흔들려서 변화를 이룬다고 해석해야 것이 합당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하늘과 땅이 진동된다”는 본문은 학개의 인용구다. 학개는 바벨론에서 돌아온 백성이 스룹바벨 성전을 완공한 후, 이전의 솔로몬 성전에 비해 초라한 현실에 실망해 우는 자들을 향해 “만군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조금 있으면 내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육지를 진동시킬 것이요”(2:6)라고 선포한다. 하늘과 땅과 바다와 육지가 흔들려서 그 흔들린 곳이 하나님이 그의 백성과 함께 거할 성전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단순히 사람이 만든 건물이 아니라 온 세상이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이 살 성전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히브리서에서는 “하늘과 땅과 바다와 육지” 가운데 바다와 육지를 생략한다. 그러면서 “~뿐만 아니라, ~도”(οὐ μόνον… ἀλλὰ καί)라는 표현을 사용해, “땅만 아니라 하늘도 진동하리라”고 한다. 이는 히브리서가 말하는 하늘이 창조 세계의 하나가 아님을 구분하기 위함이다. 히브리서는 그 하늘이 하나님 보좌가 있는 하늘임을 표현하며, 종말론적인 성전이 하늘 세계까지 포함한 것이라는 확장된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늘이 진동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유대 묵시문학적 배경을 살펴보면, 하늘 세계가 아담의 죄 때문에 들려 올라가 버렸다가 종말 때 다시 내려오는 그림이 그려진다. 요한계시록에서 새 예루살렘이 내려오는 모습처럼 말이다(계 21:1-2).

또한 바룩2서에서는 하나님의 계시가 있을 때 진동이 일어나는 것으로 표현한다. 그러니까 하늘이 진동한다는 의미는 하늘이 변화된다는 의미보다는 하나님의 보좌가 있는 하늘이 계시된다고 이해할 수 있다. 결국 하늘과 회복되어진 이 땅의 창조 세계가 합해져 모든 공간이 하나님과 그의 백성이 함께 사는 성전이 된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부연하면 이러한 개념은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진 AD 70년 이후에 나타난다. 그 전에는 이스라엘이 성취할 종말론적인 유업을 가나안 땅, 예루살렘 성전으로 생각했다. 감히 하늘 세계를 생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하늘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땅에서 이뤄지기를 소망했다. 땅에서 드리는 예배가 하늘에서 들려지는 천사들의 예배와 연결되는 정도의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진 이후, 이러한 개념에 변화가 생긴다. 예루살렘 성전이 이방인들에 의해 무너지고, 짓밟히는 현실을 마주하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려고 했던 것이 그 성전이 아니라는 생각한다. 본래적인 무엇이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유대 문헌은 에덴 동산은 하늘 세계가 내려와서 땅에 맞닿은 부분이라고 그린다. 그런데 아담의 죄로 인해 그 하늘 세계가 다시 올라가 버린 것이다. 그러나 종말이 되면 그 하늘 세계가 다시 한 번 계시되고 나타난 것이고, 그 하늘 세계와 회복된 창조 세계가 합쳐져서 영원한 유업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히브리서의 아들 됨”(〈교회와문화〉 48, 2022)에서 히브리서 1-2장이 그리스도의 신성을 드러내는 기독론적 논의가 아니라, 모든 하나님의 아들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아들 됨의 원리를 담고 있다고 본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앞에서 논의한 종말론이 히브리서의 뼈대 같은 배경이라고 한다면, 히브리서의 중심 메시지는 아들 됨이다. 히브리서 1-2장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천사와 비교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12장은 하나님의 아들들인 우리가 아버지 하나님의 훈육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아버지의 상속자로서 당연히 훈육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두 장은 핵심적인 세 개념을 공유하는데, 이를 통해 서로 연결하여 함께 읽어야 할 공통주제를 담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그 세 개념은 바로 즐거움, 의, 유업이다. 히브리서 1:9에 인용된 시 45은 아들에 대해 논의하면서 하나님에게 기름부음을 받은 왕을 언급하고 있다. “하나님이 즐거움의 기름을 주께 부어.” 이 왕은 사방에 대적으로 둘러싸인 와중에도 하나님의 구원을 신뢰하고 기다리는 사람이며 그것을 의를 사랑한다고 묘사된다. 의를 선택하고 불의를 미워한 이 하나님의 아들은 영광을 유업으로 얻고 즐거움을 얻게 된다.

12장에서 즐거움/기쁨은 아버지의 훈육에 연단 받은 아들들에게 주어지는 것(12:11)으로 묘사된다. 11절에서 저자는 아버지의 훈육이 당시에는 슬퍼 보이나, 그것이 즐거움과 함께 오는 의와 평강의 열매를 맺는다고 말하고 있다. 뒤따라오는 12-13절에서 저자는 이사야 35:5을 인용하고 있다. 이사야 35장에서 선지자는 이방인들의 압제를 견디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보응과 회복에 대한 소망을 선포하고 있다. 현재 주어진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이 구원이심을 믿는 하나님 의존성을 “의”라고 표현하며 이렇게 의를 선택한 아들들은 아버지의 뜻대로 잘 훈육 받아 그의 유업을 상속받고 즐거움을 얻게 될 것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히 히브리서 1-2장은 예수님을 맏아들이며 선구자(아르케고스,2:10)라고 말하여 이러한 아들 됨의 길을 먼저 가서 보여주셨음을 말한다. 이처럼 1-2장을 모든 아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아들 됨의 원리를 담고 있는 것이라 이해하게 될 때, 본문이 담고 있는 내용의 보다 적합한 이해에 도달하게 된다.

첨언하면 예수님, 하나님의 아들은 천사와 비교된다. 그러나 자주 오해되는 것과 같이 그의 신성이 천사와의 비교의 초점이 아니다. 비교대상인 천사들은 1:7, 14에서 섬기는 영임이 강조된다. 반면에 하나님의 상속자인 아들은 잠시 동안 천사보다 못하게 돼 죽음의 고난을 받는다. 그리고 그 후에 높임을 받은 존재로 묘사된다. 죽음을 맛볼 수 있는 연약한 육체를 입은 것이 하나님의 아들들에게 주어진 시험의 기회라는 개념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2장은 시편 8편을 인용함으로 예수님이 우리와 똑같은 육체를 입고 오셔서 바로 하나님께서 아담을 향해 가지셨던 그 계획과 뜻을 성취하셨음을 강조한다.
 

히브리서 강해 설교를 준비하는 목회자를 위한 조언을 하자면?

히브리서는 각 구절을 조각조각 보게 되면 도통 그 전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 난해한 책이 된다. 믿음 장이라고 불리는 11장을 제외하고는 설교 본문으로 잘 사용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든 성경의 본문이 그러하겠지만, 히브리서의 본문으로 강해 설교를 하고자 할 때에는 더욱 더 전체 그림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