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는 책의 종교다. 이것은 로마교회와 개신교를 구분하는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다. 종교개혁 이전만 하더라도 성경은 신자들에게 닫힌 책이었다. 예배 시간에 화려하게 장식된 성경 책을 향해 무릎을 꿇거나 기도하는 신자가 많았지만 그 책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 신자는 거의 없었다. 성경 책 자체가 엄청나게 비쌌을 뿐 아니라 라틴어로 기록돼 있어서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은 사람만이 성경을 읽을 수 있었다. 성경을 허락 없이 번역하는 경우에는 화형을 당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성경 번역의 선구자였던 윌리엄 틴델이다. 

종교개혁이 신자의 삶에 가져온 가장 중요한 변화는 성도들이 어디서든지 원하기만 하면 성경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전 신자들은 설교자의 설교 내용이 진리인지 거짓인지 분별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했다. 이로 인해 교회 안에는 여러 가지 비성경적인 전통이나 미신이 점진적으로 가득 차게 됐다. 하지만 신자들이 각자 성경을 읽게 되자 진리를 깨닫게 됐고 교회는 말씀의 진리에 따라 개혁될 수 있었다. 

초기 한국 교회의 성장 배경에도 성경이 있었다. 선교사들은 일찍부터 한글의 탁월성을 잘 파악했다. 대표적인 예로 언어에 뛰어났던 스코틀랜드 선교사 존 로스는 한국 사람도 하지 않았던 한글 사전과 한글 문법책을 만주에서 편찬했다. 그 결과 선교사가 조선 땅에 들어오기 전에 성경이 먼저 번역될 수 있었다. 그 유명한 1907년 대부흥운동은 성경을 공부하는 사경회에서 시작됐다. 한국 교회에는 성경을 읽고 공부하는 전통이 일찍부터 뿌리를 내렸으며, 1980년대부터 불기 시작했던 QT 운동도 교회 안에 보편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책을 읽지 않는 시대가 됐다. 이미 우리나라는 성인 중에서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비율이 60%를 넘어서고 있다. 이 점에 있어서 신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목사들은 과연 책을 많이 읽을까? 별로 차이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나마 신자들은 성경이라도 읽는 점에서 조금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자라면 평소에 성경을 읽지 않더라도 성경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은 갖고 있을 것이다. 

성경 읽기도 예전만큼 힘을 얻지 못하는 것 같다. 이는 한국 교회의 쇠퇴와 연결된다. 요즘 신학생은 예전에 비해서 성경에 대한 지식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주일학교 교육의 약화로 요즘 세대는 성경 지식이 매우 빈약하다. 실제로 야곱의 아들과 예수님의 아버지를 구분 못 하는, 요셉을 모르는 세대가 등장하고 있다. 성경을 읽어도 이해되지 않고, 이해되지 않으니 재미가 없고, 재미가 없으니 읽으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성경을 배워야겠다는 열정은 있으나 정기적으로 읽지는 않는다. 아니 성경을 읽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성경: 기록된 하나님 말씀

교회 안에서 성경 읽기가 회복되려면 성경 자체에 대한 정확하고 명료한 인식이 필요하다. 성경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분명하지 않으니 성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흐릴 수밖에 없다. 성경이 무엇인지 물으면 대부분의 신자는 ‘하나님 말씀’이라고 막연하게 답할 것이다. 그런데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라고 질문하면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성경에는 하나님 말씀뿐만 아니라 인간의 말, 심지어 사탄의 말(“이 돌을 명하여 떡 덩이가 되게 하라”)도 들어 있는데 어떻게 성경 전체가 하나님 말씀일 수 있는가라고 질문하면 당황하기도 한다.

하나님 말씀은 하나님과 그분 뜻의 계시라고 할 수 있다. 그중 일부는 창조와 섭리를 통해서 계시됐지만 우리의 구원과는 무관한 계시다. 창조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우리가 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해 감사할 수 있지만 그것을 통해서 구원받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은 여러 가지 특별 계시를 통해 구원에 이르는 지식을 당신 백성에게 전하셨다. 어떤 경우에는 꿈이나 환상으로 나타나시기도 하고, 홍해를 마르게 하는 기적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시고, 선지자들에게 직접 말씀하기도 하셨다. 

특별 계시를 통해서 나타난 하나님의 뜻은 두 가지 방식으로 후세대에게 전달됐다. 하나는 구전을 통해 전달됐고 다른 하나는 기록으로 전달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구전을 통한 특별 계시는 점점 흐려지다가 결국 사라졌고, 기록된 계시만 남게 됐다. 이 기록된 계시를 성경이라 한다. 따라서 성경은 기록된 하나님 말씀이고 이 말씀에 근거해 선포된 말씀을 설교라고 하며, 이 말씀이 성례로 시행될 때 보이는 말씀(the visible word)이라고 한다. 보이는 말씀, 선포된 말씀, 기록된 말씀은 궁극적으로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말씀, 예수 그리스도를 지향해야 한다. 이것은 성경을 읽는 성도들이 알아야 할 기본 지식이다.

최고의 규범

성경이 기록된 하나님 말씀이라는 말은 기본적으로 성경의 제1저자가 하나님임을 의미한다. 물론 성경은 선지자나 사도들이 기록했다. 하지만 만약 그들만이 최종 저자라면 성경은 온전한 하나님의 말씀일 수 없고 신뢰할 수도 없다. 우리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모든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됐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그 속에는 어떤 오류도 있을 수 없고 성경이 말하는 바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 성경이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그 속에 담긴 내용도 참된 진리임을 확신할 수 있다. 

정확무오한 하나님 말씀으로서 성경은 신자들에게 신앙과 행위의 유일한 최고 규범이 된다. 이는 성경을 읽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지침이 돼야 한다. 최고의 규범으로서 성경은 다른 책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다른 책들도 어떤 중요한 진리를 담고 있다. 이를 읽는 사람들에게 많은 유익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을 읽는 독자들이 그 내용을 그대로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걷기가 몸에 좋다는 것을 탁월하게 설명하는 책을 읽고 나서 그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이 결정하는 문제다. 그 책 내용대로 따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도덕적 책임을 가지지 않는다. 

성경은 건강백과 사전과 다르다.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성경은 믿음과 삶에 있어서 최고의 절대적 규범이기 때문에 이를 읽고 그 내용을 아는 순간 독자는 그 내용을 진리로 믿고 순종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따라서 성경을 읽을 때 단지 호기심이나 궁금증으로 성경을 읽어서는 안 된다. 신자들이 어떤 문제에 대해서 하나님의 뜻을 정말 알고 싶어서 성경을 읽어서 그 뜻을 알았다면 그것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순종하려는 태도가 있어야 한다. 

성경의 주된 내용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고, 믿음과 삶에 있어서 절대적인 기준이라는 사실은 어떻게 성경을 읽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또 하나의 지침을 제공한다. 이를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은 다음과 같이 잘 정리했다. 

제3문: 성경이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사람이 하나님에 대해 믿어야 할 것과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요구하시는 의무입니다.

소교리문답의 세 번째 질문은 성경의 핵심 내용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이것은 성경을 읽고 이해할 때 대단히 중요하다. 어떤 책을 읽을 때 그 책의 중심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읽는 것과 모르고 읽는 것은 차이가 크다. 성경을 열심히 읽는다고 해서 그 중심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성경과 같이 방대한 책을 무턱대고 그냥 읽다 보면 그 안에서 헤매기 쉽다. 성경의 중심 내용을 벗어나서 지엽적인 내용에 매달리면 이단이나 사이비에 쉽게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성경을 읽기 전에 성경의 핵심 내용이 무엇이지 먼저 알아야 한다.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라고 하면 당연히 성경의 핵심 내용도 ‘하나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성경을 읽을 때 신자들은 무엇보다도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그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시는지 알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차야 한다. 

성경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하나님께 대한 순종이기 때문에 소교리 문답은 이 두 가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제시한다. 간단히 말해서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이시고 그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도덕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교리문답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을 설명하는 제1부와 도덕법의 요약인 십계명과 그 십계명과 연관된 은혜의 외적인 수단(말씀, 성례, 기도)을 다루는 제2부로 구성된다. 

이 점에서 소위 ‘오늘 나에게 주시는 말씀’이라는 개념은 점검받을 필요가 있다. 이같은 사고방식은 성경을 읽는 신자로 하여금 개인주의에 빠지게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나와 관계없는 성경 내용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게 된다. 자기중심적 성경 읽기는 성경을 경건 서적의 수준으로 떨어뜨릴 뿐이다. 물론 그런 성경 읽기가 신앙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 말씀으로 읽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즉 오늘날 성경 읽기의 가장 큰 문제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성경 시대와 가장 가까이 살았던 교부들의 성경 읽기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상당수 교부들에게 성경을 읽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하나님이 누구신지 더 깊이 아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하나님이 누구신가에 대한 묵상으로 가득 차 있다. 물론 우리도 하나님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된 관심은 역시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용서하시는 하나님’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하지만 교부들의 하나님은 성경 읽기를 통해 최종적으로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교제로 나아가기를 원했다. 

도덕법과 은혜의 수단 중 기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교회에서 강조를 많이 하지만 성례의 중요성은 무시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 간단히 언급할 필요가 있다. 아쉽게도 오늘날 교회에서 성례는 잘 가르치지도 않고 제대로 시행도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교회의 모습은 성경 읽기에도 영향을 크게 미친다. 예를 들어 홍해 사건은 신약의 관점에서 볼 때 세례와 분리돼 해석될 수 없다(고전 10:1-2). 노아의 홍수 역시 마찬가지다(벧 3:21). 세례의 관점을 놓치면 노아 홍수나 홍해의 기적은 그냥 신화나 역사에 불과할 뿐이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이야기(눅 24장) 역시 성찬의 의미가 빠지면 그냥 감동적인 스토리에 지나지 않는다.

성경의 주된 목적

성경의 주된 내용과 목적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성경의 목적을 아주 선명하게 설명했다. 

“또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딤후 3:15-17).

성경의 목적은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가르쳐서 우리로 하여금 구원에 이르게 하고, 그분의 뜻을 가르쳐서 우리로 하여금 모든 선한 일을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성경을 읽을 때 이 목적을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성경을 많이 안다고 해서 구원에 대한 지식이 느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예수님에 대한 지식도 구원에 이르게 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에 태어났다는 것은 참된 지식이지만 이 지식이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예수님의 탄생에 있어서 더 중요한 지식은 예수님께서 성령으로 잉태돼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셨다는 것이고, 이 지식은 우리로 하여금 구원에 이르게 한다. 

타락 이후 인간은 선에 대한 지식을 상실했다. 그 결과 인간은 무엇이 진정한 선인지 제대로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성경을 통해 참된 선을 배워야 한다. 구원도 중요하지만 선행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선행이 없어도 구원을 받는다는 말이나 구원받은 사람이 죄를 전혀 짓지 않는다는 말은 거짓이고 구원받은 사람은 저절로 선을 행할 수밖에 없다는 말도 부적절한 말이다. 구원받은 신자들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면서 성경을 통해 선이 무엇인지, 선을 행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늘 배워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

성경의 목적은 성경을 어떻게 읽는 것에 대한 중요한 지침이 된다. 보통 성경을 많이 읽다 보면 언젠가는 저절로 깨닫게 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부적절한 말이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고 우리의 구원을 위한 책이라면 그에 걸맞게 성경을 읽어야 한다. 웨스트민스터 대교리문답은 여기에 대해서 아주 중요한 지침을 제공한다. 제157문답은 말씀이 구원을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되기 위해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을 읽어야 하는가라고 질문한 후에 다음과 같이 대답을 제공한다. 

“성경은 존귀하게 여기고 경외하는 마음을 가지고(with an high and reverent esteem of them), 성경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고¹ 하나님만이 우리로 하여금 성경을 깨닫게 하실 수 있다는 굳은 확신을 가지고, 거기에 계시돼 있는 하나님의 뜻을 알고, 믿고, 순종하고자 하는 열망을(desire) 가지고, 부지런히 성경의 내용 및 의도에 주의하면서, 묵상과 적용과 자기 부정과 기도로 읽어야 합니다.” 

성경은 이해하기 어려운가?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우리의 구원의 위해 절대적 규범이라고 하더라도 그 핵심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우면 성경은 신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 주제는 교회사에서 늘 큰 논쟁이 됐고 종교개혁 시대에 절정에 이르렀다. 초대교회 당시 영지주의자들은 성경은 본질적으로 어려운 책이라고 주장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신비로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특별한 해석 방법이 있어야 하고,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올바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종교개혁 당시에 로마교회 역시 영지주의와 유사하게 성경은 어려운 책이어서 교회, 더욱 구체적으로 교황만이 최고의 해석 권리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교육을 받지 못한 일반 신자들은 성경을 읽으면 안 되고 사제들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경 번역이 금지된 이유도 이와 같은 주장에 기반한다. 
영지주의나 로마교회의 주장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성경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는 점이 상당히 많다. 100년 전에 기록된 책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 2천 년 전에 기록된 책을 어떻게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인가? 실제로 읽어 보면 성경이 어렵다는 느낌을 자주 가질 것이다. 서점에는 성경 주석이 계속 판매되고 있으며, 해마다 성경 해석과 관련된 논문과 전문서적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성경이 이해하기 쉽다면 왜 그런 연구들이 필요하겠는가? 

로마교회의 가르침에 대항해 종교개혁가들은 성경의 명료성(conspicuity)을 강하게 주장했다. 명료성의 기본적인 의미는 성경의 핵심 의미가 감춰 있지 않고 드러나 있다는 뜻이다. 명료성에 대해 오해가 많은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탁월하게 설명했다. 

“성경에 있는 모든 것은 그 자체로 똑같이 명료하지는 않으며 모든 사람에게 분명하지도 않다. 그러나 구원을 위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하고, 믿어야 하고, 순종해야 하는 것은 성경 이곳저곳에서 분명하게 설명되고 공개됐기 때문에, 배운 사람뿐만 아니라 못 배운 사람일지라도 일반적인 수단을 제대로 사용하면 그것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제1장 7항).

성경의 모든 내용이 쉬운 것은 아니다. 아무리 쉬워 보여도 어떤 사람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구원을 위해서 믿어야 하고 순종해야 하는 성경의 핵심 내용은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충분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신자들은 평소에 성경을 배우기 위해서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 성경을 10년 넘게 연구한 어떤 신학박사는 예수님을 실패한 유대인 혁명가라고 확신하지만, 시골에 사는 80세 넘은 할머니도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믿고 자신의 구주로 영접할 수 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믿기 위해서 전문적인 신학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설교와 성경 읽기

성경 읽기가 아무리 유익하다고 해도 설교의 중요성을 약화해서는 안 된다. 성경의 많은 내용은 여전히 어렵기 때문에 신실한 설교자의 도움이 매우 필요하다. 대교리문답 155문답은 “말씀이 어떻게 구원을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됩니까?”라는 질문에 “하나님의 성령은 말씀을 읽는 것, 특히 말씀의 설교를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용하신다”라고 답을 한다. 

따라서 성경 읽기와 설교 듣기는 같이 가야 한다. 이를 위해 성경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설교자는 교인들보다 훨씬 더 부지런히 성경을 깊이 읽고 연구해야 할 것이다. 설교의 기본도 성경 읽기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2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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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베드로후서 1:19-21. 
2) 설교자들이 어떻게 성경 본문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음 책을 참고하라. 이성호, 《설교는 생각보다 쉽게 늘지 않는다》(좋은씨앗, 2023), pp. 5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