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양극화일 것이다. 양극화는 주로 경제와 이념적 차원에서 자주 언급되지만, 교회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교회 규모에 따른 양극화는 오늘날 사역자들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한국 교회 전체의 영적 활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더욱이 성장하는 교회는 소수인 반면, 더 많은 교회가 수적 감소와 함께 생존의 문제를 고민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양극화를 대형 교회의 팽창주의나 소형 교회의 무능함 때문으로 본다면 그것은 너무 단순한 편향적 진단이다. 교회의 양극화 문제 극복을 위해서는 교회가 서로 연대하고 사역하는 방안을 추구할 뿐 아니라 해법을 위한 더 근본적 기반인 상생과 협력의 신학적 원리를 모색해야 한다.
공교회적 원리
교회들의 상호 협력을 위한 가장 중요한 신학적 원리는 지극히 당연하지만 공교회성(the Catholicity of the Church)에 있다. 우리는 예배 때마다 사도신경을 고백하며 “거룩한 공교회와 성도의 교제”를 믿는다고 공표한다. 니케아신경은 이를 더욱 명확하게 “하나의 거룩하고 사도적인 교회를 믿는다”라고 표현한다. 공교회 또는 보편적 교회라는 표현은 AD 2세기경 안디옥교회의 감독이었던 교부 이그나티우스가 서머나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나온다. 그의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신 곳에 보편적 교회(the Catholic Church)가 있으며, 감독의 지도가 없이는 세례나 애찬은 허용되지 않는다”라는 선언은 이단과 박해의 위협에 대응해 교회의 통일성과 보편성을 강조한다.
1 이는 모든 교회의 근원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적 전승에 있음을 보여 준다. 종교개혁자 칼뱅은 교회의 표지로서 공교회성을 이렇게 말한다.
“보편적 교회는 모든 민족에서 모인 무리들이다. 비록 서로가 멀리 흩어져 있지만, 이 교회는 거룩한 교리의 한 진리에 동의하며, 공통 신앙의 끈으로 서로 매여 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