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개척의 시대적 요구과 전략적 접근의 중요성

21세기 한국 사회는 급속한 도시화와 더불어 저출산·고령화, 다문화, 탈종교화, 세속주의 심화 등 복합적인 사회 변동 속에 놓여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반적인 종교 구조에 심각한 도전을 야기하고 있으며, 특히 기독교 교회 공동체의 사회적 영향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기존 교회의 사역 방식은 점차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보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교회 개척 및 사역 패러다임이 요구된다. 특히 개척교회와 미자립 교회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교회 공동체와 목회자들은 ‘한국 교회 내 양극화’라는 현실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고유한 강점과 지역적 특수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교회 개척 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생존을 위한 대응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와 지역사회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해 나가는 교회 공동체로서의 사명을 감당하는 일이다. 따라서 특정 지역사회에서의 교회 개척과 사역을 계획할 때,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은 필수적인 선결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교회 개척은 더 이상 목회자의 개인적 열정이나 사명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명확한 개척 목표의 설정, 지역 및 사역 대상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밀한 분석, 개척 멤버와 공동체가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의 구체화, 지속 가능한 지역 맞춤형 사역 기획 등 통합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에 본고에서는 실제적인 교회 개척 전략 수립을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여섯 가지 대 핵심 요소를 제안하고자 한다. (1) 목회자와 사모의 교회 개척 목표 설정, (2) 교회 개척 지역환경 및 대상 분석, (3) 지역 맞춤형 사역 방향 기획, (4) 개척 멤버 발굴, (5) 재정 조달 계획, (6) 개척 및 사역 중장기 계획 및 로드맵 수립. 이러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교회 개척의 전략을 보다 체계적이고 실제적으로 구상하고자 한다. 

교회 개척 전략의 6대 핵심 요소

1.    목회자와 사모의 교회 개척 목표 설정
교회 개척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단순한 외적 성장이나 교세 확장을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특정 지역과 공동체를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명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목회자의 영적인 비전에서 비롯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목회자는 단지 소명의 감정적 확신을 넘어서, 명확한 지향점을 갖춘 개척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먼저 “왜 이 지역에서 교회를 개척하려 하는가?”, “이 지역사회의 어떤 영적·사회적 필요를 채우려 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개척 이유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러한 목표 설정은 목회자 개인의 계획이나 의지만으로 이뤄질 수 없으며, 함께 사역할 사모와 가족 구성원의 충분한 동의와 참여가 병행돼야 한다. 

교회 개척은 목회자 개인만의 사역이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감당하는 영적 여정이다. 개척 초기의 불확실성과 경제적 어려움, 정착 과정에서의 긴장감 등을 함께 견뎌야 하는 가족의 수용과 헌신은, 교회 개척 사역의 지속성과 건강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다. 

2.    교회 개척 지역 환경 및 대상 분석
교회 개척에 있어 지역 환경과 사역 대상에 대한 철저한 분석은 전략 수립의 기초이자 핵심적인 과정이다. 단순히 지리적 조건이나 인구 수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이 지닌 사회·문화적 특성과 영적 요구를 다각도로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구 구조(연령대, 가족 형태, 직업군), 종교 분포(기독교 수용성, 타 종교의 영향력), 사회 계층별 특성, 문화적 감수성, 기존 지역 교회의 사역 현황 등을 분석함으로써, 교회 개척의 방향성과 접근 방식이 보다 구체화되고 실제적인 틀을 갖추게 된다. 

이를 위해 통계청, 지방자치단체, 지역 교육청 등에서 제공하는 공개 자료를 활용한 기초 조사,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같은 양적 조사, 면담이나 참여 관찰을 통한 질적 조사 등을 병행함으로써, 지역 환경에 대한 입체적 이해가 가능해진다. 전문적인 분석이 어렵다면, 최소한 지역 특성에 대한 SWOT 분석이라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지역 분석을 토대로, 개척교회의 사역 방식이 지역 환경에 적합한 형태로 구체화될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신학교의 교육과정 안에서 이러한 분석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체계적인 훈련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3.    지역 맞춤형 사역 방향 기획
교회 개척 이후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지속 가능한 사역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특성과 사역 대상을 고려한 맞춤형 사역 기획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히 기존 프로그램 나열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개척 교회가 지닌 비전을 지역 안에서 실제로 구현해 가기 위한 전략적 계획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차별화된 예배, 제자훈련, 지역 봉사, 다음 세대 교육, 선교 등 각 사역 영역에서 지역 특성과 교회 철학, 인적 자원 구성에 부합하는 구체적이고 차별화된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소그룹 셀 중심, 팀 사역 중심, 일대일 멘토링 방식 등 교회 상황에 맞는 다양한 운영 방식을 적용할 수 있으며, 개척교회만이 감당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향이어야 한다. 이러한 지역 맞춤형 기획력은 잠재적 출석 성도들에게 “왜 이 교회여야 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이유일 수 있다.  

4.    개척 멤버 발굴
교회 개척의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지속되려면 목회자 혼자만의 사역이 아닌 공동체적 개척 모델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개척에 함께 참여할 사역 멤버의 구성은 매우 중요하다. 개척 멤버는 단순한 교인이 아니라, 교회 개척의 비전과 사명에 헌신하며, 다양한 역할을 분담해 실질적인 사역을 감당하는 동역자다. 

이들은 예배 인도, 행정, 환영과 양육, 다음 세대 사역, 찬양, 미디어 등 각 영역에서 실제적인 역할을 맡아 개척 교회의 기초를 세우는 데 핵심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따라서 교회 개척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부터 개척 멤버를 발굴하고, 그들과 비전을 공유하며 체계적인 준비 과정을 함께하는 일이 중요하다. 

5.    재정 조달 계획 
교회 개척에서 재정 계획과 펀딩 전략의 수립은 사역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다. 초기에는 예배 장소 임대, 장비 구입, 홍보, 사역 운영 등 다양한 지출이 발생하므로, 이를 감당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재정 준비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단순히 헌금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재정 로드맵과 단계별 예산 추산, 구체적인 모금 전략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또한, 교회 개척의 비전을 공유하는 후원 교회, 노회, 선교 단체, 개인 후원자 등 외부 자원을 적극적으로 연계하고, 신뢰 기반의 펀딩 구조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고신총회의 ‘국내전도부’는 전략적인 교회 개척 지원을 위해 전국 개척교회를 전수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의 정책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교단별 상황과 지역적 맥락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해당 조사에 따르면 교회 개척 시 다음과 같은 경향이 나타난다. 개척 목회자의 자비 부담금은 평균 4110만 원, 개척 멤버 및 초기 교인의 부담금은 평균 1492만 원, 모교회의 개척 지원금은 평균 3223만 원, 노회의 지원금은 평균 2333만 원, 그리고 기타 후원금으로 평균 1949만 원으로 조사됐다.¹ 또한 재정 자립률 측면에서 살펴보면, 개척교회의 26.7%만이 재정 자립을 달성한 반면, 73.3%는 여전히 재정 미자립 상태에서 사역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² 이러한 조사 결과는 교회 개척에 있어 재정 조달과 준비가 얼마나 현실적이며 중요한 요소인지를 보여 준다. 따라서 개척 준비 과정에서 단순한 열정만으로 접근하기보다, 구체적이고 철저한 재정 계획과 준비가 병행돼야 하며, 이는 개척 사역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 

6.    개척 및 사역 중장기 계획 및 로드맵 수립
교회 개척은 장기적인 안목 속에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 성장해 가는 여정이다. 이를 위해 개척 초기부터 중장기 사역 계획과 로드맵을 수립해 사역의 방향성과 시기를 체계적으로 구분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계획은 단순한 행정 일정표를 넘어, 교회의 비전과 사역 철학이 시간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발전해 갈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청사진’이 돼야 한다. 예를 들면 개척 1기-2기-3기 등을 3년 또는 5년 단위로 나누어 단계적 사역을 구분하는 방식은, 공동체의 변화와 성장 과정을 보다 명확하게 인식하고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물론 실제 사역 현장은 수많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로 인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보완해 가는 것과, 애초에 중장기적 방향성 없이 즉흥적으로 사역하는 것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따라서 개척교회는 단기적 과업뿐 아니라 장기적 성장 비전과 실천 전략이 통합된 중장기 계획과 로드맵을 반드시 마련한 채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략적 교회 개척의 중요성과 자가 체크리스트

건강한 교회 개척은 단순히 예배당을 마련하거나 예배를 드리는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나라를 지역 사회 속에 실제로 구현해 나가는 거룩한 사명이며 적극적인 영혼 구원과 전도의 실천이다. 이를 위해서는 초기 개척 계획 단계부터 분명한 방향성과 전략적 접근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21세기 한국 사회는 복합적이고 다변화된 환경을 특징이기에, 과거의 전통적 방식만으로는 교회 개척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요구와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하고, 실천 가능한 사역 구조를 설계하는 전략적 교회 개척이 요청된다. 

이에 본고에서는 실제적인 교회 개척 전략 수립을 위하여 기본적으로 살펴봐야 할 6대 핵심 요소를 제안했다. 이러한 전략적 접근은 교회 개척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강한 개척교회 및 신앙 공동체 형성의 기반이 될 것이다. 더불어 위의 6대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한 자가 점검 체크리스트를 아래와 같이 간단히 제시하니, 교회 개척을 준비하거나 이미 진행 중인 이들이 주요 측면을 점검해 나가는 데 참고하길 바란다.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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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현철, 《개척교회 현장, 핵심 리포트》(생명의양식, 2023), p. 64.
2)    앞의 책, p. 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