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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에 교회 개척을 준비하는 한 제자 목회자가 조언을 구하려고 찾아왔다. 전문직에서 일하다 뜻이 있어 신학교를 다녔고, 졸업 후 안수와 함께 교회 개척을 준비 중이었다. ‘왜 개척을 하려고 하느냐?’는 내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야심찬 비전들로 가득했다. 진리를 모르는 시대에 복음의 진수를 가르치겠다는 것뿐 아니라, 교회를 통해서 자립 청소년, 독거노인, 다문화 가정을 돕겠다는 포부가 함께했다. 그리고 교인들을 제자로 양육하기 위한 12주 커리큘럼과 정기적인 단기 선교에 헌신하는 교회로 만들겠다고 했다. 선교는 교회 개척과 함께해야 한다며 3년 내 선교사 후원 파송, 기독대안학교 설립 포부도 뒤따랐다.
필자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목사님이 개척을 위해 부름받은 자리는 어디입니까?” “그게 무슨 말인가요, 교수님?” 자신이 나눈 은혜에 호응하기보다 약간 낯선 질문을 받은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목사님께서 교회 개척의 소명을 느끼실 때, 목사님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하나님이 구체적으로 누구와 그리고 어디에서 신앙의 교제를 이루기 원한다고 보십니까? 하나님이 목사님을 왜 그들에게 보내신다고 생각하십니까?” 연속적인 질문을 들은 그는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그날의 대화는 더 이어지지 못했고, 나중에 들은 바로는 그가 개척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교회 문을 닫았다. 교회 개척은 나의 계획과 비전을 현실화하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이 보내신 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다시 발견하고, 하나님의 일에 참여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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