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주말 아침, 동네 카페에서 들려온 젊은 주부들의 웃음 섞인 대화다. “OO네 애국자인 거 아시죠?” “그러니까요, 훈장 줘야 한다니까!” 잠깐의 여유를 즐기며 수다를 나누는 그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대화마다 현실에 대한 피로감이 엿보였다. “더 낳고 싶기는 한데 둘째는 꿈도 못 꾸죠. 요즘 같은 세상에….” 

관심 – 속한 세상에 마음의 길을 내다

무슨 애국을 했고 왜 훈장을 받아야 하는지 곧 알 수 있었다. 임신과 출산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농담이 단순히 웃고 넘길 이야기가 아니라는 데서 우리의 고민이 시작된다. 2023년 대한민국의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 수준인 2.1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 매년 신생아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출생아 수는 23만 명으로 전년 대비 1만 9200명 감소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2070년에는 총인구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소멸되는 국가가 될 거라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문제는 단지 개인의 선택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주택, 교육, 고용 환경 등 복합적인 사회 구조적 문제가 얽혀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OECD 국가 중에서도 장시간 노동과 높은 교육비, 비싼 주거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한국의 현실은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꺼리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인구 감소가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면서 노동력 부족과 경제 성장률 둔화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세대 간 부양 부담은 급증한다. 이는 단순히 인구구조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명확한데 해결책은 아직 요원하다. 정부는 출산 장려금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 이러한 정책이 급락하는 출산율을 다만 어느 정도라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 것이 애국”이라는 뼈 있는 농담은 진심의 감탄이 돼 가고 있다. 

교회도 이 인구 절벽의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현재 한국 교회의 주일예배 참석자의 평균 연령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젊은 세대의 교회 참여율은 급격히 감소 중이다.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국 교회 주일예배 참석자의 36% 이상이 60세 이상으로 나타났고, 20대 이하의 교인 비율은 10% 이하로 떨어졌다는 보고가 있다(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 2023. 2). 이는 일반적인 인구 통계에 대비해서 약 5%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한국 교회가 대한민국 사회보다 더 빠른 고령화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5년 뒤엔 10명 중 4명이 고령 성도가 될 것이다. 

교회 내 출산율도 예외는 아니다. 신자들 가정에서 자녀를 낳고 키우는 일이 점점 더 어려운 현실이 돼 가고 있으며, 이는 교회의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든다. 특히, 교회는 전통적으로 다음 세대를 중요한 사역의 대상으로 여겨 왔다. 어린이, 청소년, 청년이 믿음의 공동체로 자라나는 것이 교회의 중요한 임무였고, 이는 교회의 존재 이유와도 직결된다. 그러나 인구 절벽 현상은 이러한 교회의 사명을 실현하는 데 심각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 게다가 교회 안의 다음 세대는 일반 학령인구 대비 두 배나 빠르게 줄고 있는 실정이다(목회데이터연구소, 2024 한국 교회 키워드). 교회에서 제공하는 주일학교 프로그램이나 교육 시설이 아무리 잘 갖춰져 있어도, 학령인구 자체가 줄고 있으니 처음부터 힘겨운 싸움을 하는 것과 같다. 

또 교회의 신앙 공동체 자체가 변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전통적인 신자가 점차 고령화되면서 예배와 활동 참여가 상대적으로 빈약해지고 있다. 고령화된 신자가 많은 교회는 새로운 성도층 형성이 어려우며, 이는 결국 교회 성장에 큰 장애물이 된다. 교회는 더 이상 단순히 예배와 교리 교육을 넘어 사회적, 경제적 문제까지 다루는 종합적인 지원의 장이 돼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교회의 존속과 성장, 그리고 신앙 공동체의 미래는 단지 교인 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가 어떻게 시대의 변화에 맞춰, 그 안에서 믿음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사회와 문화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는 교회가 인구 절벽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달라진 인구 구성과 급격한 사회 변화를 눈앞에 둔 교회가 세상을 끌어안는 첫걸음은 어떻게 시작될 수 있을까?

핵심 – 주의 말씀에 길을 묻다

인생의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답인 성경은 출산과 인구 문제에 관해 몇 가지 힌트를 주고 있다. 먼저 생육과 번성은 하나님의 근본적 명령이라는 것이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라는 창세기의 명령은 인류에게 주어진 첫 번째 사명이었음을 비혼에 관한 글에서 이미 밝힌 바 있다(창 1:28). 혼돈하고 공허한 세상에 말씀이 있자 질서 있고 풍요로운 세상이 됐다. 각종 다양한 생물이 각기 그 종류대로 충만하게 존재하는 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사실을 창세기 초반부의 창조 기사는 반복하여 말한다. 한편 시편을 보면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어서 마치 장사의 수중에 있는 화살같이, 화살통에 가득한 화살같이 복된 존재라고 노래하고 있다(시 127:3-5). 농경이나 목축을 업으로 하던 고대 사회에서 많은 자식이 노동력과 군사력의 척도가 됐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시인은 자녀를 단순한 인적 자원으로만 말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귀중한 선물로 보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편 성경은 동시에 통계학적 수치와 조사에 대한 균형 잡힌 믿음이 필요함을 말씀한다. 구약 최초의 인구조사라 할 수 있는 민수기 1장을 보면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회중 각 남자의 수를 그들의 종족과 조상의 가문에 따라’ 계수하라고 하나님은 명하신다(민 1:2). 애굽에서 400년 동안 노예 생활을 해 왔던 유대인들에게 그들의 뿌리를 기억하여 언약 백성인 것을 확인시키신 것이다. 이 인구조사는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기 전에 선결돼야 했던 중요한 하늘 백성의 정체성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님의 명령이었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더 이상 노예가 아니라 ‘이스라엘’이라고 하는 하나님의 소유가 된 국가의 조직과 체제를 갖추고 당당히 출애굽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윗의 인구조사를 보자. “다윗이 인구를 조사한 후에 그의 마음에 자책하고 다윗이 여호와께 아뢰되,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라고 고백한다(삼하 24:10). 다윗은 자신의 업적과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자만에 빠져 스스로 인구조사를 단행했고, 그로 인해 많은 백성이 여호와의 아픈 징계를 받게 된다(삼하 24:15). 통계적 자료를 통해 계획을 세우는 것은 필요하고 유익하지만, 교만한 동기로 세를 과시하거나 혹은 그 반대로 우리는 약소하다고 핑계돼며 하나님의 능력과 계획을 멸시하는 통로가 돼서도 안 된다. 기드온의 삼백 용사는 수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크신 계획에 대한 분명한 믿음이 절실함을 모든 독자에게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삿 7:7). 

하나님은 능하신 분이시다. 우리의 한계가 오히려 여호와께서 일하실 기회가 되기도 한다. 주께서는 많은 수에 감동받지 않으시고 오히려 적더라도 믿음의 확신을 가지고 나아오는 자를 기뻐하신다. 생육과 번성은 하나님의 근본적 계획이고 명령이지만, 적은 수가 절대로 하나님의 계획에 손상을 줄 수 없다. 

중심 – 말씀에 비추어 갈피를 잡다 

그렇다면 ‘인구 절벽’의 문제 앞에서 교회는 어떤 태도와 결정을 실행해야 할까? 자녀를 갖지 않기로 결정하는 부부가 늘어나는 세태 속에서 출산 장려가 교회의 첫 번째 표어가 돼야 마땅한가? 줄어드는 다음 세대와 성도의 노령화가 주는 경고와 기회는 무엇인가?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아니하는 교회와 가정으로 서기 위해 우리는 말씀과 상황 모두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이다. 

1. 생명의 가치를 확인하라
통계적 생명가치(Value of Statistical Life, VSL)는 환경, 교통, 건강 관련 정책을 평가할 때, 인간 생명의 경제적 가치를 계산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평균 사망자 수를 줄이기 위해서 사회구성원이 함께 지불할 용의(Willingness to Pay, WTP)가 있는 금액으로써 쉽게 말하면 사람의 목숨 값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S)은 2000년대 초반 디젤 차량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논의하면서 규제를 통해 매년 약 1만 명의 조기 사망을 방지할 수 있다고 예측했고 이를 VSL로 환산했다. 이를 통해 규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생명 값이 규제 시행 비용을 훨씬 초과한다는 계산 값을 들어 정책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이처럼 통계적 생명가치를 여러 방편으로 계산하여 정책 결정 시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다. 그러나 생명의 가치를 숫자로 표현하는 것은 독특한 생명을 비용이나 효용으로 다루게 만들 위험이 늘 있다. 모든 정책 결정에서 생명의 존귀함을 고려한 도덕적 판단이 배제된다면, 정책의 정당성은 훼손되고 인간 사회의 근본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 
생명은 하나님이 주신 가장 귀한 선물로 그 자체로 존귀하다. 통계에서 숫자 1로 표시된 각 사람은 같은 이 하나 없이 독특하고 고귀하다. 통계적 방법으로는 온전히 다룰 수 없는 윤리적 기준과 도덕성이 필요한 이유다. 따라서 숫자 이면의 각 생명을 존귀하게 여기는 태도를 교회는 늘 견지해야 한다. 2000년대 들어 통계 자료들이 목회 현장에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교회 내외의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목회 전략을 세우고, 신도들의 요구를 파악하며, 교회 성장 및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신앙적 열정과 영적인 지도력만으로 운영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접근법이 도입되면서 목회의 효율성과 실질적 효과가 높아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통계는 목회의 본질적 기준이 될 수 없다. 결정을 보조하는 도구일 뿐이다. 통계 자료에 근거해 특정 세대나 부류, 상황을 위한 관심과 투자를 늘린다면, 효용성은 차치하고 목회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 한때 다음 세대가 줄고 있다는 통계 자료를 근거로 교회학교와 청소년에 대한 투자와 관심을 늘렸던 많은 교회가 이제는 비슷한 자료를 근거 삼아 소위 3040세대에게 관심을 돌리고 있어 다음 세대에 관한 목회 관심도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목회데이터연구소, 기독교 통계 253호, 한국 교회 주요 지표 추적). 
목회는 트렌드가 아니다. 통계적 변화를 추적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사회가 이렇게 변하니 따라가는 정도가 아닌 굳은 사회를 바꾸어 내는 꿈을 꾸는 목회여야 한다. 이는 한 생명에 대한 사랑의 헌신에서 시작된다. 주께서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고 하셨다(요 10:10). 주님은 이 땅에 구원할 자가 단 한 사람이어도 오실 분이다. 통계적 타당성을 따지지 않으신다. 주께서 양의 형편을 알고 양이 주를 알기 때문이다(요 10:14). 그 생명의 가치를 안다면, 목양의 방향성은 시대를 타지 않는다. 내 앞에 놓인 성도가 어린이이건 노인이건 다르지 않다. 아이가 줄어드는 교회나 노인이 늘어나는 교회를 걱정할 것이 아니다. 바울은 목양이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는 것이라 설파했다(골 1:28-29). 단 한 사람이라도 주의 사람으로 온전히 자라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더 많은 어린이가 몰려오거나 노인만 남은 청중석에 젊은이들이 몰려오게 만드는 일은 오히려 쉬울 수 있다. 

2. 공동체의 역할을 재정비하라
출산을 거부하는 인구 절벽의 문제는 개인적 선택이라기보다는 사회 전반의 공동체성 약화와 그에 따른 불확실성의 확산에 있다. 가족 중심의 공동체가 해체되고 출산과 양육의 부담이 개인에게 전가되고 있으며, 전통적 상호 돌봄과 지원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핵개인 사회’의 여파가 몰고 온 결과다. 도시화와 그에 따른 경쟁 중심의 문화는 ‘우리’가 아니라 ‘각자’의 생존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종교 시설이 아니다. 의지할 수 있는 존재다. 한국 교회는 비대해진 몸집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화의 과정을 거치며 공동체성을 상당히 상실했다. 조직과 경영 원리로 굴러가는 2차 집단이 돼 갔다. 이때야말로 교회를 처음 디자인하신 하나님의 의도에 따라 하늘 가족으로서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이 땅에서 소망을 줄 수 있는, 기댈 수 있는 공동체로 거듭나야만 할 때다. 
초기 교회 성도들은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주었다(행 2:44-45). 마가 다락방에서 일어난 성령의 강림으로 믿는 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명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을 방문했다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남아 새로운 교회의 탄생과 성장에 함께했던 사람들로 인해 초대교회는 여러 가지 실제적 문제를 맞이하게 됐다. 그들이 묵을 방, 먹을 양식, 마실 물이 필요했으며, 여비가 다 떨어진 이들의 경제적 필요 또한 시급한 문제였을 것이다. 그때 많은 믿는 자들이 자신의 것을 자신 것이라 주장하지 않고 통용하는 상호 돌봄과 공동체적 지원이 불꽃처럼 일어났다. 나중에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를 책망하며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서로를 도와야 하지 않겠냐며 교회의 교회다움을 회복할 것을 권면하기도 했다(고전 12:26). 한편 그는 “너희가 서로 짐을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고 외치기도 했다(갈 6:2). 
하나님 나라는 죽어서 가는 천국만이 아니다. 이 땅에서 함께 하늘의 원리로 사는 자들이 있어 하나님의 통치가 눈에 보이는 걸음을 걸을 때 그곳이 하나님 나라가 된다. 인구 절벽 문제는 국가 정책과 지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영원한 가치를 나누는 공동체가 함께 출산과 양육의 책임을 나누며 서로를 돌아보고 사랑과 선행을 격려할 때 가능해진다(히 10:24-25). 교회는 종교 기관이 아니다. 하나님 나라 백성의 공동체다. 초대교회가 행했던 물질적, 정서적, 영적 돌봄을 따라 배우며, 현대 교회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새 계명을 실천해야 한다(요 13:34-35). 

3.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라
인구 절벽의 문제는 자칫 우리의 관심과 초점을 결혼 적령기 청년이나 젊은 부부에게만 맞출 위험성이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문제는 특정 세대나 일부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향한 도전이다. 인구 절벽 문제에 대응한다면서 모든 정책과 자원이 젊은 세대에게만 집중돼 노인층이나 기성세대가 소외감을 느끼거나 뒷배경에 머무르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이 문제야말로 모든 세대가 함께 상호 순복하며 돌보는 전 세대적 참여가 필요하다. “그리스도 안에서는 너희 모두가 하나이니라”고 바울은 말했다(갈 3:28). 교회에 여러 지체가 있지만 모두에게 독특하고 중요한 역할이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고전 12:12-14). 그래서 바울은 교회 안의 다양한 세대에게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권면을 통해 모든 연령대가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며 서로를 필요로 하는 공동체를 이루도록 가르쳤다(딛 2:2-6). 
교회 안의 다양한 세대가 자신의 역할을 알고, 믿고, 행하고, 협력하도록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는 목회가 절실하다. 그러기 위한 가르침도 필요하지만 그럴 수 있는 사역의 돗자리를 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노인 세대에게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역을 맡기라. 같은 직업을 가진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서로를 멘토링하는 직군별 모임, 혈연을 넘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관계가 세워지도록 하는 자매 기도 모임, 공직 은퇴자들이 임신과 출산에 관한 정부 정책과 지원에 대해 상담/소개/연결하는 일을 돕는 소그룹을 구성할 수도 있다. 사역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사역의 주체가 되도록 전 연령대를 세우라. 

열심 – 단단한 마음으로 힘 있게 걷다

인구 절벽이라는 시대적 도전은 교회가 지역 사회를 섬기며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교회는 종교 기관을 넘어 지역 사회의 필요를 채우는 중심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특히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교회는 생명을 살리고, 세대 간 화합을 이루며,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인구 절벽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아래는 인구 절벽 시대를 사는 모든 이들을 위해 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목회적 노력의 몇 가지 예다.

1. 출산과 육아 지원 
• 영아 돌봄 서비스 제공: 교회 내에서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영아 돌봄 시설을 운영한다. 
• 부모 교육 프로그램: 출산과 육아를 준비하는 가정에게 신앙적 격려와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 육아 물품 공유: 지역사회 내 어려운 가정을 위해 기저귀, 아동복, 장난감 등을 나누는 나눔 창고를 마련한다. 

2. 고령층 지원 
• 노인 복지 사역: 독거노인이나 도움이 필요한 고령층에게 정기적인 방문과 식사 배달, 정서적 돌봄을 제공한다. 
• 기술 교육: 스마트폰 사용법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쳐 노인층이 현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세대 간 연결 프로그램: 젊은 세대와 노인층이 교류할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고립감을 줄이고, 상호 존중의 문화를 형성한다. 

3. 경제적 부담 경감
• 무료 상담 서비스: 재정, 법률, 또는 가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위한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 생활 지원: 지역 내 저소득 가정을 위해 식료품과 생필품을 제공하거나, 긴급 구호를 위한 기금을 운영한다. 

4. 교육과 사회 참여 지원 
• 방과 후 학교 운영: 맞벌이 가정의 자녀를 위한 학습 지원과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진로 상담 및 취업 지원: 젊은 세대에게 진로 탐색과 직업 교육을 제공하며, 지역 기업과 연계해 취업 기회를 확대한다. 

미국 일부 교회에서는 주중 특정 시간을 정해 부모들이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모들은 이 시간을 활용해 휴식을 취하거나 일을 할 수 있으며, 아이들은 교회의 안전한 환경 속에서 돌봄과 교육을 받는다. 이는 부모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모델로, 한국 교회에서도 충분히 도입 가능하다. 한국의 일부 교회는 지역 내 독거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방문 사역을 진행하며, 영적·정서적 위로와 실질적인 도움(식사 제공, 집안 정리 등)을 제공한다. 이는 고령화 시대에 교회가 지역사회의 필요를 채우는 중요한 역할이다. 

일본의 한 교회는 젊은 세대와 노년층을 연결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노인들은 자신의 삶의 경험과 신앙적 지혜를 나누고, 젊은 세대는 기술적 도움을 제공하며, 세대 간 단절을 해소하고 상호 유익을 얻는 구조를 만들어 냈다. 

교회는 단순히 예배를 드리는 종교 시설이 아니라 생명의 문화를 세우는 영적 공동체로 회복돼야 한다. 지역 사회의 필요에 귀를 기울이고, 섬김의 본을 보일 때 교회는 단순한 종교적 기관을 넘어 지역 사회의 진정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다(마 5:14). 교회가 지역 사회를 위한 실제적인 돌봄과 지원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비출 때, 인구 절벽이라는 시대적 도전 앞에서도 소망과 생명을 나누는 공동체로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