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랄랄레로 트랄랄라, 퉁퉁퉁퉁퉁퉁퉁퉁퉁 사후르.” 지난 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무의미한 소리를 내며 기괴한 AI 캐릭터를 따라하는 놀이가 대유행이었다. 상어, 통나무, 악어, 비행기 등이 사람의 몸과 뒤섞인 이미지에 이탈리아어처럼 들리는 무의미한 리듬을 입힌 AI 생성물을 보고 놀이화한 것이었다. 이를 이른바 ‘이탈리안 브레인롯’(Italian Brainrot; 이탈리아식 뇌썩음 영상)이라 부른다. 이러한 저품질의 무의미한 영상을 장기간 시청하면 사고력과 같은 지적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 속에서, ‘뇌가 썩는다’는 뜻의 ‘브레인롯’이 붙었다. 이 ‘브레인롯’은 옥스퍼드가 2024년에 올해의 단어로 선정할 만큼, 저품질 디지털 콘텐츠의 과도한 소비 현상이 얼마나 확산됐는지를 보여준다.
올해는 유사하지만 또 다른 유형의 영상이 숏폼 플랫폼을 채웠다. 과일이 사람의 표정과 몸을 가진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들은 서로 사랑하고 배신하며 불륜이나 폭력을 행하다가 복수한다. 커다란 눈을 가진 만화풍 캐릭터와 선정적이고 엽기적인 사건이 결합된, 일종의 AI 과일 막장 드라마인 셈이다. 내용은 유치하지만 상당한 인기를 끌었고, 비슷한 콘텐츠가 더 많이 양산됐다.
이러한 콘텐츠를 ‘AI 슬롭’(AI slop)이라고 부른다. 슬롭은 영어로 동물 사료나 질척한 찌꺼기를 뜻한다. 여기에 AI가 결합되면서, 생성형 AI로 대량 생산된 저품질의 글·그림·영상 등을 경멸적으로 부르는 멸칭이 됐다. AI 슬롭은 미국 사전 메리엄-웹스터에 2025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될 만큼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동시에 범람하는 AI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 역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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