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시절 네덜란드의 교수님 댁에서 본 가정예배의 모습은 지극히 인상적이었다. 목회자나 신학자가 아니라 철학과에서 현대 사회 사상을 가르치시는 분이었는데, 고등학생인 큰 딸의 입교문답을 한 달 내내 집에서 직접 준비시켰다. 아침에는 어린 두 아들과 성경을 함께 읽고 나서야 출근길에 나서시곤 했다. 그가 속한 개혁주의 전통은 자녀 신앙 교육의 1차적인 책임이 교회가 아니라 가정에 있다고 보는데,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한편 오늘날 한국 교회는 선교학자인 에디 깁스가 말한 “제3세대 위기 증후군”을 겪고 있다. 신앙은 대물림이 됐지만, 그 깊이와 헌신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기독교 가정에서 3세대에 이르러 명목상 신앙이 극대화되고 있다. 교회는 유지되지만, 신앙은 삶을 형성하지 못하는 상태다.
아브라함 가정의 3세대 모습은 깁스의 경고가 기우가 아님을 보여 준다. 에서는 애초부터 아브라함의 언약에 대한 관심이 없다. 야곱은 그 언약을 세속적인 성공으로 해석한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아마도 이삭과 리브가에게서 시작됐을 것이다. 오늘날에는 이 위기를 주로 사회 변화, 입시 제도, 교육 환경, 미디어의 영향, 문화의 세속화에 돌린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 가정이 신앙의 요람 역할을 망각했거나 잃어버린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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