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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2020년 09월호 제프 A. 메더스의 《겸손한 칼빈주의》 전문가의 책 읽기

기사 메인 사진 ‘동그란 네모’와 같이 ‘겸손한 칼빈주의’는 그 자체로 모순어법, 말이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린다. 칼빈주의자들은 하나님 앞에서는 겸손한 모습을 보이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교만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제프 메더스는 “겸손한 칼빈주의가 진정한 칼빈주의다”라고 단언한다(p. 242).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진정한 칼빈주의 신학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칼빈주의가 최고로 내세우는 예수 그리스도가 종의 모습으로 섬기셨다면 칼빈주의자들은 더욱 낮은 자리에서 섬겨야 한다. 그렇기에 교만한 칼빈주의는 얼토당토않는 모순일 수밖에 없다(pp. 78-79).

이 책에서 반복되는 단어는 겸손, 사랑, 은혜, 감사, 예수 그리스도다. 칼빈주의를 설명하는 다른 책에도 이러한 단어들은 단골 손님이다. 하지만 그런 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이 말들이 머리뿐만 아니라 정말 가슴에까지 와닿도록 설명해 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헤드 칼빈주의’(Head Calvinism)가 아니라 ‘하트 칼빈주의’(Heart Calvinism)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보여 주고 있다(p. 31).

예수님 없는 칼빈주의?

이 책은 첫 장(章)부터 매우 흥미롭게 시작한다. 천국에는 은사주의자, 성공회 교인, 감리교인, 침례교인 등이 있지만, 칼빈주의자들은 오직 자신들만이 천국에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는 지어낸 ―그러나 뼈 있는― 농담으로 시작한다(pp. 20-21). 저자는 이렇게 교만한 모습이 바로 자기 자신의 옛 모습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칼빈주의 교리를 처음 접했을 때 곧장 그것과 사랑에 빠졌다. 칼빈주의 5대 교리를 열렬하게 옹호하는 논쟁적인 사람이 되었다. 문제는 그러는 사이에 하나님과의 교제보다 ‘칼빈주의 사상’을, 이웃 사랑보다 ‘칼빈주의 교리&rsqu

: 우병훈 고신대학교 신학과 교수. 미국 칼빈신학교(Ph.D). 저서로 《처음 만나는 루터》, 《기독교 윤리학》 등이 있다. 필자의 다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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