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식사와 함께하는 가족예배 모습.
스위스는 26개 주(州)로 이루어진 연방국가다. 스위스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종교적 분열을 내부에서 품으면서 절충과 합의라는 요령과 기지로 평화롭게 공존해 온 유럽의 드문 나라다. 짧은 지면에서 스무 개가 넘는 주들이 각기 로마 가톨릭 신앙 혹은 개혁 신앙을 국교로 채택하며 복잡다단하게 펼쳐 온 스위스 교회의 역사를 자세히 다룰 수는 없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약 300년간 로마 가톨릭 교회를 국교로 가진 주에서는 개신교인이 살지 못하고, 개신교회를 국교로 가진 주에서는 가톨릭 교인이 거주하지 못하다가 19세기 초부터 조금씩 공존이 허용되었다.
19세기 후반 들어 전통적인 가톨릭 주에도 개신교회가 세워지고(루체른 주에 가면 오래 된 예배당들이 가톨릭 성당이다), 개신교 전통의 주에도 로마 가톨릭교회가 들어섰다(예컨대 필자가 담임하는 사목구의 예배당은 각각 1000년과 500년이 조금 안 된 건물이고 같은 지역 가톨릭 성당은 지어진 지 아직 70년이 안 된 건물이다).
드문 예지만, 20세기 들어 마음대로 이사를 다니고 많은 이민자가 들어왔어도, 아직도 가톨릭 전통의 주에서는 가톨릭 교인이 다수고, 개혁 전통의 주에서는 개신교인이 다수다.
100년 동안 연맹 체제를 유지하다가, 올해 1월 1일부터 하나의 교회 이름을 가지게 된 ‘스위스 복음개혁교회’(여기서 ‘복음’은 독일어권 용례의 ‘개신교’를 의미한다)
1는, 24개 주교회와 2개 자유교회의 연합체다. 스위스 개혁교회가 하나인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이 이름은, 급변하는 스위스 사회에 통일된 이미지와 대화 창구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붙여졌다. 16세기 이래 입법, 행정, 재정 등의 기본 단위는 여전히 각각의 주(州) 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