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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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진단 2018년  06월호 목회자에게 월요일이란? 3인 3색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작년에 실시한 조사에서 “지난 월요일에 무엇을 했는지”라는 질문에 목회자들은 ‘집에서 휴식’ 54%, ‘기도와 묵상’ 28%, ‘설교 준비’ 26%, ‘교회 사역’ 21%, ‘교육/세미나’ 21% 등의 순으로 대답했다. 2012년 결과와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기도와 묵상’이 53%에서 28%로 대폭 하락했고, 대신 교육/세미나, 취미 활동, 가족과 놀러감 등 외부 활동이 상당히 증가한 것이다. 월요일을 어떻게 사용해야 안식을 누리며 경건을 유지할 수 있을까? 정답은 없다. 월요일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유익할지 현장에 있는 목회자들의 의견과 사례를 들어보았다.

 

축복과 안식이 있는 월요일이 되길

김동환  목자교회 담임목사

라이프웨이 리서치(Life Way Research)의 연구에 따르면 42% 목회자들이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일을 한다. 이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 기도와 묵상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모두 포기한 채 일에 몰두한다는 이야기다.

크리스토퍼 스미스와 존 패티슨은 그들의 저서 《슬로처치》에서 21세기 교회가 슬로처치가 되기를 권면하면서 스페인어 ‘케렌시아(Querencia)’라는 낱말을 소개한다. ‘케렌시아’는 ‘특유의 휴식 공간’을 뜻하는 단어로 ‘살아남은 자들의 휴식처’라고 번역할 수도 있다.

필자는 1995년에 교회를 개척한 이후 지금까지 쉬지 않고 목회를 해 왔다. 월요일은 그런 우리 부부에게 달리던 길을 잠시 멈추어 서서 여유를 가지고 숨을 고르는 시간이었고, 정서적 쉼을 누리는 날이었다. 월요일은 우리에게 마치 케렌시아와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계획 없이 쉼을 갖는 것은 목회의 맥을 끊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우리 부부는 월요일 새벽기도회를 평소보다 강조하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했다. 성도들이 한 주간을 시작하는 첫날 첫 시간을 주님과의 은혜로운 만남으로 시작하도록 인도한다. 필자 역시 한 시간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새벽기도회를 마친 후 1시간 이상 강단에서 말씀 묵상과 기도로 주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며 축복의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한 시간 동안 주변을 산책한 뒤 아침식사를 한다. 아내는 월요일 어머니 기도회(오전 10-11시)와 성경 통독 그룹을 인도(오전 11-12시)하고, 담임목사인 나는 목양실에서 말씀 묵상을 통해 다음 주일 설교 기초를 다듬으며 한 주간 목회 일정을 점검한다.

그 다음 아내와 함께 야외로 나가서 점심식사, 또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기도 하고, 서점에 들러 책 구경도 하고, 가끔씩 의미 있는 영화를 보기도 한다. 때로는 친구 목회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가까운 동산에 오르면서 작은 야생초들을 관찰하며 그들과 대화를 하고, 글을 쓰면서 순수한 마음의 정원을 꾸미며 안식을 취하기도 한다.

4월이 찾아온 지 열흘이 지난 후에야 
게으른 발걸음 재촉하여 앞동산에 올라간다. 
길목에 민들레 한 뿌리 싱싱한 초록손으로 
여섯 개의 동그란 노랑꽃송이 흔들며 인사하길래 
얼마나 고마운지 가까이 다가앉아 인사 건넨다. 
축복해요. 사랑해요. 참 예쁘네요.
조금 더 올라가니 세 잎 클로버 잎들 가지런히 앉아 
생글생글 웃는 모습 얼마나 귀여운지 
발걸음 멈추고 인사한다. 얘들아, 안녕!
몇 발자국 더 옮기니 어린 봄쑥들이 파릇파릇 일어나고 
그사이에 보라색 작은 개불영꽃들 
반짝반짝 별처럼 빛을 비추고 있다. 
이토록 깜찍한 아름다움을 여기서 발견하다니…
동산 다 올라가서 파랗게 펼쳐진 하늘 향해 
큰 숨 쏟아내고 봄 향 가득 들이키니 
세상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목회자들은 저마다 목회 현장이 다르고 목회 스타일도 다르다. 그러므로 목회자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효과적으로 안식을 취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목회의 맥이 끊어지지 않도록 완전히 안식하지는 않았다. 많은 목회자들이 지속되어야 하는 목회를 재충전할 수 있는 축복의 날, 평강의 날로 월요일을 보냈으면 좋겠다. 모든 목회자들을 축복한다.

월요일만큼은 멍 때리자!

오웅식  대연성결교회 목사

보통의 직장인과 다르게 목회자들에게 주말은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기보다 상당한 부담감을 주는 날이다. 교회에서 중요한 사역들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토요일에는 훈련 사역들을 비롯해서 성도들의 결혼식과 크고 작은 모임이 진행되고, 주일 설교 준비로 고군분투해야 한다. 주일에는 오전부터 교육부서 예배, 장년예배, 오후예배를 인도하고 여러 친교 모임과 회의를 갖는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온 몸의 진액을 쏟은 듯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목회자가 오로지 하나님만 생각하며 주일을 보낼 수 있다면, 전혀 피곤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목회자는 늘 성도들을 살피고, 예배가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전체를 살펴야 하기 때문에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예배는 분명 은혜가 있는 기쁨의 축제다. 하지만 취미로 운동을 하는 사람과 업(業)으로 하는 운동선수가 운동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다르듯이, 목회자는 주일에 대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부담감을 느낀다. 그래서 많은 교회에서 월요일을 목회자들이 쉬는 날로 정하고 있는 것이다. 월요일이 쉬는 날이라고 하지만, 교회 행사나 장례가 생기면 목회자는 언제든 교회로 달려가야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교단에 속한 목회자의 정기 모임도 있다.

그렇다면 목회자들은 월요일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어떤 목회자들은 주일 설교가 끝나고 말씀의 은혜가 가장 충만할 때인 주일 저녁부터 다음 주 설교 준비를 시작해 월요일까지 초안을 잡는다고 한다. 또 기도원에 들어가서 오로지 기도와 말씀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낸다는 분들도 있다.

현대 목회자들은 과거와 달리 SNS를 이용해 성도들과 소통하며 거의 24시간 긴장 속에서 업무(?)를 본다. 어느 회사에서는 퇴근 후에 일을 생각하지 말고 온전히 쉬라고 ‘카톡 금지’를 하는 곳도 있다고 하지만, 목회자들의 스마트폰은 새벽이고 밤이고 월요일이고 가리지 않고 울린다.

필자는 그래서 목회자들이 월요일만큼은 평소의 짐들을 내려놓고, 주말에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가족에게 집중하며 개인적으로도 쉼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우 월요일 오전에는 아이들을 학교와 어린이집까지 배웅한 후 혼자 카페에 가서 무작정 시간을 보낸다. 휘핑크림을 잔뜩 올린 달달한 음료를 마시며 그냥 멍하게 사색에 빠지기도 하고, 노트북에 아무 글이나 쓰면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낸다. 오후에는 마트에 가서 이것저것 세상 구경도 하고, 종종 두 아들을 데리고 목욕탕에 가기도 간다. 

아무 생각 없이 넋을 놓고 있는 모습을 흔히 ‘멍 때린다’고 표현한다. 누구나 한 번쯤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할 때 멍하게 있다가 한소리씩 들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을 때 집중력이 높아지고, 창의력이 발휘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뇌의 정상적인 활동을 위해 ‘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각종 전자 기기로 쉴 틈 없는 뇌에 휴식을 주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멍 때리기 대회’가 한강에서 4년째 열렸다. 이처럼 쉼 없이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는 현대인에게 ‘쉼’이라는 것은 그 어느 일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는 참으로 중요한 과제다.

아르키메데스는 ‘부력’의 의미를 목욕탕 안에 들어가 쉼을 누릴 때 발견했다. 뉴턴은 사과나무 아래에서 휴식을 취할 때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며 역사적인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 이처럼 ‘쉼’에는 우리가 바쁘게 사느라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하고 생각나게 하는 창조적인 힘이 있다. ‘쉼’은 우리에게 육체적인 힘을 주기도 하지만, 뇌의 활동을 증진시켜서 창조적인 능력까지도 준다.

목회자는 분명 늘 하나님을 의지하며 기도와 말씀의 삶을 살아야 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도 창조 후 일곱째 날(창 2:2-3)에는 온전히 안식하셨듯이, 주일까지의 모든 사역을 최선을 다해 마친 후 월요일만큼은 온전한 ‘쉼’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월요일을 효율적으로 보내야 한다

최영택  한사랑교회  담임목사

목회자에게는 화요일부터 주일까지가 근무일이다. 또 근무 시간은 새벽 4시부터 밤까지다. 새벽기도회 준비부터 시작해 새벽기도회 인도, 개인 기도, 아침 산책 겸 운동, 오전 근무, 오후 근무 그리고 수요일 저녁 예배, 금요일 저녁 예배, 주일은 낮 예배와 더불어 기도회까지 있다. 토요일 저녁도 주일 예배 준비를 위한 회의로 여유가 없다. 주일 오후 예배가 끝난 후 출석 상황을 확인하고 전화하고 별일 없으면 그제야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목회자는 월요일을 잘 보내야 한다. 

월요일을 어떻게 보내야 하느냐 보다는 실제로 어떻게 보내는지 간단히 정리해 보려고 한다. 목회자가 일주일 중에 본인 의지대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날은 월요일밖에 없다. 월요일에 목회자의 시간을 뺏으려고 시도하는 분들도 있지만, 될 수 있으면 월요일은 약속을 피한다. 교회를 개척하고 6년쯤 지나자, 월요일만 되면 체하거나 머리가 아파 누워 있는 날들이 많았다. 그러다 월요일에는 잠시 일은 잊어버리고 마음을 편하게 하고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로 노력하면서 차차 나아졌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월요일 사용법에 대한 나름의 규칙이 생겼다.

첫째 주 월요일에는 교역자 월례회(지방회, 노회)가 열린다. 가급적이면 참석해 목회자들과 만나고, 친한 목회자 부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여러 가지 일들로 관계가 맺어진 부담 없는 사이라 편하게 만날 수 있다.

둘째 주 월요일에는 서점에 간다. 기독교 서점에 가고, 일반 대형 서점에도 간다. 중고 서점 나들이도 나간다. 신간을 살펴보고 목록에 올려 두었던 책도 사고, 문구나 음악 CD 등도 살펴본다. 나름대로 수집하는 책들이 들어왔는지 중고 서점도 2곳 정도는 고정적으로 찾아간다. 사람들 틈에서 편하고 느긋하게 여유 있는 마음으로 시간을 보낸다.

셋째 주 월요일에는 기도원에 가서 수요일 오전까지 머문다. 기도도 하고 산책도 하며 생각을 정리한다. 전후 한 달의 일정들도 이 시간에 점검한다. 다음 달 교회에서 진행할 QT 교재의 한 달 분을 준비하고 매주 설교 주제와 초안도 구상한다. 틈틈이 월간지와 주간지도 훑어보고, 빨리 끝나면 책도 읽는다.

넷째 주 월요일에는 보고 싶었던 전시회나 영화를 보러간다. 자코메티 전시회, 수묵화 전시회, 기독교 성화 전시회 등도 찾아다닌다. 예술의 전당이나 인사동에서 하는 전시회도 보고, 가끔은 도록도 구입한다. 시간이 되면 보고 싶었던 영화도 보러간다. 그러나 그 이상은 여유가 미치지 못한다.

둘째 주와 넷째 주는 일정이 바뀌기도 하고 섞이기도 한다. 아내와는 첫째 주만 동행한다. 서로 취미나 취향도 다르고, 아내는 형제들과의 일이 많아 함께하기가 쉽지 않다. 서로를 충분히 인정하고 편하게 각각 시간을 보낸다.

물론 누구를 만나든, 어디에 가든 목회자로서의 소명과 사명에서 벗어날 수 없고 벗어나고 싶지도 않다. 그래도 월요일은 될 수 있는 한 나 자신에게 몰두해서 시간을 보낸다.  

김동환, 오웅식, 최영택 김동환 목자교회 담임목사, 오웅식 대연성결교회 목사, 최영택 한사랑교회  담임목사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