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는 교회를 옮긴다는 성도가 밝히지 않은 숨은 이유를 찾고,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

Q 교회의 중직자가 대형 교회로의 수평 이동을 희망합니다. 작은 교회에서 신앙이 정체되는 것 같다는 말에 복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성도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고, 교회에서 그분이 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에 두려움도 있습니다. 또한 성도가 더 좋은 환경에서 신앙이 성장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 버티는 것이 더 좋은지도 판단하지 못하겠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성도와 목회에 도움이 되는 결정일까요?

A 질문자는 작은 교회를 목회하는 한국의 목회자들에게 가장 힘들고 가슴 아픈 문제를 제기하셨습니다. 제가 아는 A교회는 개척한 지 15년이 넘어가는 전형적인 작은 교회입니다. 이 교회는 개척하던 시점부터 넉넉하지는 않지만 어려움 없이 목회자 사례금을 지급했고, 힘든 순간들이 있긴 했으나 담임 목회자가 순수하고 신실했기에 비교적 견실하게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지는 못했고, 지금까지도 작은 교회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A교회의 담임목사는 질문자가 제기한 문제로 인해 마음의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최근 세 가정이 교회를 떠났습니다. 한 가정은 개척 멤버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가정으로 먼 곳에서 출석하던 부부였습니다. 그들은 교회가 자리를 잡았으니 떠날 때가 되었다는 이유로 교회를 옮겼습니다. 다른 한 가정은 대학 입시를 앞둔 아이의 장래를 위해 옮긴다는 이유로 교회를 떠났습니다. 또 다른 가정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에게 좀 더 좋은 신앙 교육을 하기 위해 주일학교 교육 체제가 잘 갖추어진 교회로 옮긴다는 이유로 교회를 떠났습니다.

필자는 이와 같은 표면적인 이유들도 물론 중요하고 무시할 수 없으나, 떠나간 세 가정이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은 숨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담임 목회자의 설교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담임 목회자 혹은 목회자 사모 등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았거나 실망했기 때문에 교회를 떠났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이 숨은 이유가 해결되면 앞에 열거한 표면적인 이유들을 극복하고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에서 필자는 먼저 작은 교회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는 몇 가지 이유를 정리하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의 생각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또한 목회자의 자기반성적인 관점에서 생각함으로써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부분까지도 솔직하게 드러내고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담임 목회자의 설교

상당수의 성도들이 작은 교회를 떠나는 숨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담임 목회자의 설교가 이들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설교가 재미없고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교회를 떠날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설교를 통해 전해야 할 내용은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설교는 단순한 주제를 반복해서 전달해야 합니다. 모든 설교에서 중심축을 이루는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복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대신 지고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그 예수님을 믿음으로 영접하면 구원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값없는 은혜로 구원을 얻었다면 구원받은 자로서의 삶을 살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교는 이 두 명제를 반복해서 선포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하루 세 끼 똑같은 음식만 먹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같은 재료에 대해서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요리 방식들이 등장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설교의 두 가지 주제를 질리지 않게 반복해 전하려면 많은 장치가 필요합니다.

사실 성경도 두 가지 진리를 전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들을 사용합니다. 교리와 율법의 형태로 말하기도 하고, 역사를 통해 말하기도 합니다. 시를 통해 말하기도 하고, 환상을 통해 말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성경의 저자들마다 문체, 성향, 살아온 배경, 직업, 성격 등이 모두 다릅니다. 성경은 이처럼 다양한 장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단순한 가르침들을 반복해서 전하고 있습니다.

설교자는 성경 본문이 지닌 다양한 장치들을 세심하게 연구해 이해한 후, 그 이해한 결과를 설교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설교가 단순한 진리를 전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전달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성도들은 자연스레 다음 설교를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필자는 협동목사로 섬기는 교회에서 한 달에 한 번, 주일 예배 설교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고린도전서를 60회 이상 설교했고, 현재는 고린도후서를 30회 가까이 설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도들이 모든 설교를 흥미 있게 경청하고 다음 설교를 기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설교할 수 있는 성경이 66권이나 됩니다. 66권 모두 성도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설교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성도들이 담임목사의 설교에 흥미를 느끼고 성경을 더 깊이 알아가고 있다는 보람을 느끼면 어지간해서는 교회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솔직하게 말하면 작은 교회(사실 이 문제는 작은 교회만의 문제는 아닙니다)를 목양하는 목사의 설교 내용이 너무 빈약해 성도들이 설교에 대한 흥미를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인터넷이 발달해 흥미를 끌 수 있는 명 설교들을 얼마든지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개신교는 예전을 중시하는 로마 가톨릭교에 대항해 말씀, 곧 설교의 중요성에 사활을 걸고 나온 분파입니다. 그러므로 개신교가 설교를 통해 성도들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많은 교회의 설교가 충분한 연구 없이 전달되고 있습니다. 또한 본문 한두 군데 읽고 내용은 설교자 자신이 생각했던 것들로 채워 넣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처럼 자기가 가진 사상을 가지고는 청중을 사로잡을 수 없습니다. 준비 없이, 설교자의 진지한 고민 없이 전달되는 설교는 절대로 영혼 속으로 파고 들어가지 못하고 그냥 귓전을 맴돌다가 날아가 버립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결국 성도들은 설교와 예배에 흥미를 잃게 되고, 교회 생활이 재미없어집니다. 그러다 교회를 떠날 적절한 구실이 발견되면, 그것을 기회 삼아 미련 없이 떠납니다.

 

구조적인 문제를 극복하라

작은 교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목회자의 성경 연구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담임목사 혼자 교회 안의 모든 예배 설교를 맡아야 하고 기타 행정 업무, 심방 업무까지 다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깊이 있는 성경 연구를 위한 시간을 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게다가 작은 교회의 경우 목사들에게 주어지는 사례비가 너무 낮아서 연구를 위한 주석서나 서적들을 구입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성경 연구를 소홀히 하다 보면 나중에는 성경을 연구하는 마음도, 연구하는 법도 잊어버리고, 연구할 엄두가 나지 않고 또 귀찮아집니다.

너무나 많은 현장 목회자들이 동료 목회자들과 어울려 운동하고 여행 가고 식사하고 노는 것은 기꺼이 해도 공부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현장에서는 공부하는 것이 구태의연하게 느껴지고 목회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누가 감히 담임목사에게 공부하라고 훈계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성경을 연구하지 않으면 목회자로서의 생명은 사실상 끝납니다. 많은 목회자들이 이런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사력을 다해 이 딜레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성도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습니다. 듣는 성도들의 숫자가 적다고 해서, 또 시골이나 농촌 지역의 성도들이라고 해서 설교를 가볍게 준비해서는 안 됩니다. 할 수만 있으면 원문 분석을 하고 주석들을 정독해 바른 해석의 방법을 숙지하는 등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사례금이 모자라서 책을 구입할 형편이 안 되면 신학대학교 도서관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풍부한 자료의 도움을 받으면서 준비할 수 있습니다. 작은 교회의 목회자들은 상대적으로 시간을 자유롭게 낼 수가 있기 때문에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도서관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목회자의 이런 노력이 성도들의 속마음을 헤아림으로써 성도들을 실질적으로 배려하는 조치이자 성도들에 대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성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 사력을 다해 노력하는 것, 이것이 바로 성도들에 대한 사랑 아니겠습니까?

 

담임 목회자와의 관계

다음으로 성도들이 작은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담임 목회자와의 관계에서 겪는 어려움 때문입니다. 대형 교회의 경우에는 교역자가 다수이기 때문에 어느 특정한 교역자에 대한 성도의 기대가 1/n로 분산될 수 있고, 성도들의 숫자는 교역자들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성도에 대한 교역자의 기대도 1/n+로 더 넓게 분산될 수 있습니다. 성도가 한 교역자에게 실망했어도 기댈 수 있는 다른 교역자가 있고, 이는 교역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큰 교회는 교역자와 성도에 대한 실망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장치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 명의 교역자가 지도하는 작은 교회의 경우, 성도에게 있어서 담임 목회자는 이 성도가 교역자와 맺을 수 있는 관계의 전부입니다. 그러므로 이 관계가 틀어지면 전부 망가지는 것이고, 틀어진 관계가 회복되지 않으면 교회를 떠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또한 교역자의 입장에서도 비중이 있는 한 명의 성도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고 무거울 수 있습니다. 이 기대치가 충족되지 않으면 대형 교회의 경우보다 실망감이 클 수 있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A교회가 바로 이러한 경우였습니다. 자녀의 대학 입시 지원을 구실로 교회를 떠난 성도 가정의 남자 집사는 담임목사가 출타하는 경우 예배 사회까지 맡아서 인도할 정도로 비중 있는 위치였고, 부인인 여 집사는 교육학 전공자로서 주일학교 교육의 핵심이었습니다. 제3자가 볼 때는 먼 거리를 이동해 주일날 나오는 것만으로도 기특하게 보였는데, 교회를 운영해야 할 담임 목회자의 입장에서는 주방 봉사 등과 같은 교회 봉사에 좀 더 시간을 내지 못한 것이 못마땅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표현하지 않아도 겉으로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담임 목회자의 이런 마음이 전달되지 않았을 리 없습니다. 이 가정은 바로 이 부분이 문제가 되어 10년 이상 몸담았던 교회를 떠나기에 이르렀습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는 의도적으로 너그럽게 포용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는 건물도, 교육 환경도, 심지어 설교의 수준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작은 교회에 성도들이 출석해 주는 것만으로도 기특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더불어 그 마음이 성도들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는 몇 명이 모이든지 일단 모임이 형성되면 성도들이 가족과 같은 분위기 안에서 즐겁게 교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담임 목회자 자신도 빨리 교회를 부흥시켜야겠다는 부담을 털어 버리고 몇 명이라도 하나님이 주신 성도들을 만나는 기쁨이 있어야 합니다. 교회 생활은 재미있어야 하고 만남은 신나야 합니다. 봉사나 헌금을 좀 더 하고 못하는 것은 본질적인 것이 아닙니다. 특히 담임 목회자의 얼굴에 자신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나타나서는 안 됩니다.
설령 애지중지하던 성도가 교회를 떠나서 대형 교회로 간다 해도 머물러 줄 것을 애원하기 보다는 흔쾌한 마음으로 보내야 합니다. 어차피 성도들은 목회자의 사람들이 아닙니다. 실제로 목회자가 성도들의 신앙생활 여정을 실질적으로 지도하기도 어렵고 또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성도들의 신앙생활을 실질적으로 지도하실 분은 그리스도뿐입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고 그리스도의 사람들입니다.

또한 어떤 성도도 영원히 곁에 둘 수 없습니다. 일정한 기간 동안 하나님이 맡기신 성도들을 측면에서 도와주고 교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다가 하나님이 “그만하면 네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판단하셔서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시면 그대로 순종하면 됩니다.

사도 바울은 혼자 지중해 전역을 복음화하다시피 했는데, 한 교회에 가장 길게 머물렀던 기간이 에베소교회에서의 3년 정도이고 다른 곳에서는 일 년 반, 또는 몇 개월 정도밖에는 머물지 않았습니다. 바울이 성도들을 자기 곁에 영원히 둘 사람들로 생각했다면 엄청난 상처를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훈련시킨 다음에 하나님이 옮기라 하시면 미련 없이 떠났습니다. 이는 다른 시각에서 보면 성도들이 바울을 떠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중국의 어느 한인 교회에 집회를 인도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 담임 목회자가 고충을 털어 놓은 적이 있습니다. 한인 교회에는 주로 기업의 주재원들이 많이 출석하는데, 주재원들은 주기적으로 근무지를 옮기기 때문에 가르쳐서 일꾼으로 일할 만하게 만들어 놓으면 떠나서 곁에 견실하게 남아 있는 성도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성도들을 훈련시켜서 파송하는 마음으로 목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습니다.

 

자녀의 신앙 교육

성도들이 대형 교회로 옮기고자 하는 또 하나의 강력한 이유는 자녀의 신앙 교육 문제입니다. 이 문제가 제기되면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주눅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성도들의 숫자 자체가 적기에 아이들 숫자가 많지 않습니다. 주일학교가 운영되려면 또래 친구들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가르칠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고, 재정도 부족합니다. 시대에 맞는 교육을 위한 교육 기자재들의 가격이 고가여서 재정이 열악한 작은 교회가 감당하기가 벅찰 때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녀에 대한 신앙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도는 주일학교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 교회로 옮기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이 점에 있어서 작은 교회가 지닌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신앙 교육은 지식 교육이 아니라 영적인 교육인 동시에 인성을 기르는 교육이며, 지혜를 가르치는 교육입니다. 신앙 교육은 구원의 복음이 바르게 소개되어야 하고, 구원받은 자들이 바른 인성을 가지고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를 바르게 형성해 가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기독교 교육의 본질적인 요소들을 가르치는 데 작은 교회가 불리한 것만은 아니며, 오히려 작은 교회를 잘 활용하면 양질의 신앙 교육이 가능합니다.

대형 교회 주일학교는 학생 수가 많기에 학년을 세밀하게 나누어 같은 학년이나 또래들을 모아서 가르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학습 능력을 기준으로 나누어 놓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현대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교회 교육도 과연 그럴까요? 사실상 교회 교육은 학년을 이처럼 세분화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세분화하는 것이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구원의 복음은 철학 이론과는 달리 유치원 아이들조차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고 쉽기에 구태여 학년을 나누어 가르칠 필요가 없습니다. 어린아이나 어른이나, 유치원 학생이나 박사학위 소지자나 극히 단순하고 명료하고 쉬운 복음을 듣고 구원을 받습니다.

그러면 그리스도인의 바른 삶에 관한 교육은 어떨까요? 이 교육도 또래 학습보다는 학년 구별을 철폐한 학습이 훨씬 좋습니다. 바른 삶이란 곧 인간관계를 바르게 맺어가는 법을 가르치는 것인데, 인간관계에서 또래와의 관계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아래 사람과의 관계, 윗사람과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작은 교회 환경이 유리합니다.

 

전인 교육 방법

전인 교육을 구현하기 위해 작은 교회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주일학교 학생들을 학년 구별이 없이 가르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이 학년을 나누어 놓고 가르치는 것보다 전인적인 인성과 관계를 가르치는 데 더 유리합니다. 어차피 학생 수가 적으니 그렇게 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것이 교회 교육에는 더 좋다는 것입니다.

장년 성도가 50명가량 출석하는 독일 교회를 목회한 적이 있는데, 그때 주일학교 담당 전도사가 주일에 유치부 연령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한 반에 모아 놓고 설교를 했습니다.

그런데 설교 시간이 성인 예배 설교보다도 더 긴 40분이나 되었습니다. 전도사는 큰 도화지에 인물 그림 하나 달랑 그려서 붙여 놓고, 창세기에 있는 족장들 이야기를 성경에 있는 그대로 쭉 해 주면서 학생들의 생활과 관련시켜 설명해 주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유치부 연령 아이들부터 고등학교 학생들까지 40분 동안 집중해서 듣고, 한결 같이 재미있게 여겼다는 것입니다.

예배 후에는 형과 누나들이 어린 동생들을 도와서 함께 자리정돈과 청소를 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보기가 좋았습니다. 진정한 전인적인 인성과 관계 교육이 이루어진 것이지요. 이런 방식으로 얼마든지 작은 교회 주일학교를 살려낼 수 있습니다.

둘째는 네덜란드 개혁교회가 사용하는 방법으로, 2살 이하의 영아들만 따로 엄마와 함께 영아실에 있게 하고 나머지 모든 연령층이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목사님이 설교하시는 시간만 초등학교 연령층의 아이들을 따로 모아 설교 주제에 맞추어서 시청각 자료를 이용한 설명을 해 주고, 설교가 끝나면 다시 본 예배에 들어와서 남은 예배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들을 위해서는 주중에 교리문답 교육 시간을 별도로 가집니다. 어린아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조용히 예배를 드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설교 시간을 빼면 나머지는 찬송을 부르고 헌금을 하고 성찬을 진행하는 등 지루한 시간들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부담이 없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전인적인 인성 및 관계 그리고 공동체 훈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이런 방법은 작은 교회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정리하겠습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는 사력을 다해 성경을 깊고 넓게 연구해 진리를 알고자 하는 성도들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어야 합니다. 또한 더 너그러운 마음과 애틋한 사랑으로 성도들을 품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작은 교회가 지닌 장점들을 최대한 활용해 효율적인 교회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방법들이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