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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답을 알고 있다》 2002년 대한민국에 화제를 불러일으킨 책 제목이다.1 자의식이 없는 물에 무슨 질문이 있고, 뇌가 없는 물이 무슨 답을 알고 있다는 것일까? 이 제목의 책을 세상에 선사한 일본인 작가 에모토 마사루(江本 勝)에 의하면, 클래식같이 감미로운 음악이나 사랑 같은 긍정적 단어에 노출된 물은 그 결정 구조가 아름답고 정갈하게 바뀐다. 하지만 헤비메탈이나 욕을 들려준 물의 결정은 기괴하고 흉측하게 변한다. 그의 말이 옳다면 몸의 약 70%가 물로 이루어진 인간도 좋은 말을 듣느냐 나쁜 말을 듣느냐에 따라 건강에 무시하지 못할 차이가 생긴다. 심지어 귀가 없는 채소나 과일나무에 모차르트나 바흐의 음악을 들려주어도 생육에 큰 도움이 된다.
당시 에모토 마사루의 설명이 워낙 특이하고 충격적이었으며,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나오는 물 결정 사진은 경탄을 일으켰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는 곧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고, 이듬해 2권까지 출판될 정도로 폭발적 반응을 끌어냈다. 저자의 주장이 사랑과 감사의 본질적 중요성, 긍정적 언어의 힘에 대한 믿음을 고취했다는 점에서 당시 독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좋게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곧이어 해당 분야에서 저자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이 책이 충분한 실험과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이비 과학이라는 비판도 일어났다.2
《물은 답을 알고 있다》가 일으킨 찬반 논쟁을 보면서, 어떻게 이 얇고 단순한 책이 대중의 열렬한 반응을 끌어냈을까가 궁금했다. 그 현상을 분석하는 방식은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성공 이면에는 진실함이 무의미하게 흩어져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 우리의 언어가 실제 삶에서 차이와 변화의 촉매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기대가 깔려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를 뒤집어 표현하자면, 우리는 사랑이나 감사와 같은 ‘달달한’ 말의 무기력함을 경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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