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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기독교 변증의 도구로서 영화의 역할을 묻다
- 2017년 9월호

기독교 철학자이며 복음주의 운동가였던 프란시스 쉐퍼(Francis A. Schaeffer)는 현대사회에서 영화가 어떻게 기독교 사상을 전파하고 지지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주었다. 쉐퍼는 1976년, 아들 프랭키 쉐퍼(Frank E. Schaeffer, Jr)와 함께 자신의 명저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How Should We Then Live?)를 카메라에 담아 동명의 영화로 만들었다. 그는 북아메리카 전역을 순회강연할 때 이 영화를 함께 상영한 일이 있었는데 청중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전기 작가 콜린 듀리에즈는 이렇게 전한다.

쉐퍼는 그 영화 시리즈가 방영되는 북아메리카 전역으로 돌아다니며 세미나 강사로 활동했으며, 가는 곳마다 청중이 차고 넘쳤다. 1977년에 18개 도시를 돌며 첫 순회강연을 할 때는, 열 시간 반이나 되는 영화 상영에 열렬한 반응이 뒤따랐다. 오클랜드에서 약 4,500명, 시카고에서 3,900명, 로스앤젤레스에서 6,600명, 그리고 토론토에서 4,400명이 각각 참석했다. 이 영화 시리즈는 유럽 여러 지역에서도 상영되었으며, 영국에서는 교회와 기독교 단체들이 지방별로 그것을 주관했다.1

결코 쉽게 읽혀지지 않는 이 책을 영화화한 것은 쉐퍼의 문화관 중 중요한 특징인 ‘변증학’을 몸소 실천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변증학’이란 일종의 기독교 신앙을 ‘변호’하는 것을 뜻한다. 쉐퍼는 ‘변증학’의 목적을 방어(defense)와 전달(communication)이라고 말한바 있다. 방어는 비기독교 혹은 반기독교적 메시지로부터 기독교 신앙을 보호하기 위한 논증적 방어다. 그러나 쉐퍼는 그의 다양한 저술과 강연, 영화 제작 활동이 의미하듯이 방어보다 전달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어떤 특정한 세대가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기독교를 전달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던 것이다.2 쉐퍼의 이 같은 변증학은 일종의 ‘문화 선교’ 혹은 ‘영상 선교’로서 대중문화 안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기독교 진리를 문화로 전달하는 지혜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우리가 영화 〈예수는 역사다〉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시카고 트리뷴〉 기자 출신의 기독교 변증가 리 스트로벨(Lee Strobel) 목사의 동명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예수는 역사다〉(The Case for Christ, 2017)는 예수 부활 사건에 대한 철저한 기독교 변증의 성격을 분명히 한 기독교 대중 영화다. 
특히 영화계의 성수기인 여름방학을 맞아 개봉한 블록버스터 영화들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 잡은 점이 놀랍다. 7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스파이더맨: 홈커밍〉이나 천만 흥행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우리나라 영화 〈군함도〉와 같은 여름 특수를 노린 대형 영화들 사이에서 생존한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모른다.

‘예수를 신화’로 믿는 세상을 향해
영화통합전산망에 나타난 개봉 20일째를 맞은 〈예수는 역사다〉의 흥행 기록은 14만 4,755명에 달한다. 극장 개봉 첫날 전국 197개 스크린에서 293회 상영한 것으로 시작해 거둔 결과다. 개봉 첫날 1,703개 스크린을 확보해 1일 상영 횟수 9,117회를 기록한 〈스파이더맨: 홈커밍〉이나 무려 2,027개 스크린을 확보하며 개봉 첫날 상영 횟수 1만 176회라는 한국 영화 역사상 스크린 수 최대 확보 기록을 갈아치운 〈군함도〉와는 비교할 바가 못 되지만 평소 기독교 영화를 대하는 기독교인의 태도나 영화 시장의 상황을 생각해 볼 때 의미 있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온갖 광고를 동원한 대형 영화를 보기 위해 줄을 설 수는 있어도 신앙을 증진시킬 수 있고 전도 또한 가능한 기독교 영화에 대해서는 인색한 한국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떠올릴 때 10만 명이 넘는 인원을 동원한 일은 이 영화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하게 하는 요인이다. 더군다나 하루 전회 상영을 하지 않고 조조나 심야와 같이 관객의 수요가 높지 않은 시간대에 집중 배정받아서 이룬 결과라는 점은 홀대받는 기독교 문화의 현실 속에서도 기독교 영화의 희망적인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고무적인 일이다. 기독교 영화 관객 10만 명은 일반 영화 100만 명에 맞먹는 스코어에 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02년에 번역 발간된 원작 도서 또한 종교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면서 영화의 관심이 점점 확산되어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은 기독교 미디어 콘텐츠 또한 ‘원 소스 멀티 유즈’(one-source multi-use) 방식의 다양하며 역동적인 방향으로 상호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철저히 기독교 영화를 표방했음에도 이 영화가 주목할 만큼 흥행한 이유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한국 교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복음주의적 신념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복음주의는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로서 온 세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인간의 머릿속에서 나온 상상과 추론의 결과물이 아니란 점을 믿는다. 또한 지구상의 일부 사람들이 일으킨 심리적 현상으로 환원시킬 수도 없으며, 단순히 인간 삶에 통찰력을 제공하거나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는 설화나 전설과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믿는다. 이러한 점 때문에 예수의 역사성은 세계의 복음주의 교회가 존립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2002년 동아일보 출판사에서 번역 발간한 서적 《예수는 신화다》에 대한 한국 기독교계의 강한 저항은 예수의 역사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반증한다. 1999년 영국에서 출판된 디모시 프리크(Timothy Freke)와 피터 갠디(Peter Gandy)의 공저 《예수는 신화다》(The Jesus Mysteries)는 예수의 생애가 고대 이집트의 신화적인 인물 오시리스(Osiris)와 유사하다는 사실에 착안해 예수의 신화성을 주장했다. 오시리스 신화는 오시리스가 아우인 세트(Seth)의 모략으로 인해 죽임을 당하지만 아내 이시스(Isis)의 도움으로 부활하게 되고 모든 죽은 자의 심판관이 된다는 고대 이집트의 신화다. 이 신화가 후대에 예수의 부활 사상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 《예수는 신화다》의 주된 주장이다.
오시리스 신화의 연장선에서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바라보는 관점은 예수의 역사성 자체를 거부했고, 예수 이야기는 단지 그것을 수용하는 사람들에게만 의미 있는 허구의 산물이라 치부했다. 한국의 기독교계는 공분했고 이 책을 출간한 동아일보 출판사는 교계의 항의에 마지못해 4쇄 1만 부를 끝으로 절판의 수순을 밟았다. 이 책은 2009년 다른 출판사에 의해 다시 출간되었지만, 예수의 십자가 사건과 부활이 역사적 사실임을 인정하는 한국 교회의 태도는 지금까지 흐트러짐 없이 지속되고 있다. 
 
예수 부활에 대한 의심을 영화로 변증하다
이렇듯 세상에는 기독교가 인간이 필요에 따라 만든 사회적·심리적 산물일 뿐이며 예수의 부활은 과학적·합리적 사고에 견주어 보았을 때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더 나아가서 그것이 거짓임을 증명하려는 사람들도 곧잘 있어 왔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강경한 무신론자 혹은 반기독교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았던 사람들이 신앙을 갖는 경우를 우리는 심심치 않게 본다는 사실이다. 부흥집회와 같이 교회의 특별한 행사 때 가장 주목받는 것은 과거 무신론자였다가 예수를 믿게 된 성도들의 간증이다. 자신이 얼마나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했었는지, 교회를 싫어했지만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교회로 돌아왔는지 고백하는 성도의 간증은 그 자체가 극적인 드라마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기독교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강경한 무신론자의 회심만큼 좋은 소재는 없다. ‘돌아온 탕자’(눅 15장)의 비유처럼 기독교에 대해서 비판적인 사람이 신앙을 찾고 교회로 돌아오는 일은 외형적으로는 극적인 감동을 줄 수 있고, 내면적으로는 기독교인 자신이 믿는 신앙이 옳다는 확신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존 건(Jon Gunn) 감독의 최신작 〈예수는 역사다〉는 예수의 역사성을 부인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가짜임을 증명하려는 철저한 무신론자의 회심을 통해 예수 부활의 사실과 신앙적 진실을 밝히는 대표적인 기독교 변증 영화라 할 수 있다.
미국 중부 최대 일간신문인 〈시카고 트리뷴〉의 인정받는 기자 리 스트로벨(마이클 보겔 분)은 자신의 아내(에리카 크리스텐슨 분)가 예수를 믿고 신앙생활에 열심인 것을 보며 불만을 품게 된다. 객관적 사실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기자 생활에 익숙한 그의 입장에서 볼 때 아내가 믿는 기독교는 비합리적이며 미신적인 사고방식으로 가득한 구시대적 유물로 보였다. 스트로벨 기자는 특종을 내겠다는 직업정신과 교회에 빼앗긴 아내를 되찾겠다는 사적인 감정이 결합된 가운데 기독교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료(fact)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사실이 아닐 경우 세상의 교회를 충격에 빠뜨릴 수 있는 기독교의 핵심, 그것은 예수의 부활이 거짓임을 밝혀내는 일이었다. 물론 의도와 다르게 그는 무신론자였다가 믿게 된 또 한 명의 성도가 된다.
 
부활 사건의 취재 과정을 지켜보다
영화 〈예수는 역사다〉는 기자라는 주인공의 직업적 특성을 살려서 만든 신앙 드라마다. 외형적으로는 두 가지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예수의 역사성을 수용하면서 신앙 안에서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는 깔때기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윗부분은 넓어서 서로 다른 여러 갈등을 담아내지만 결국에는 하나의 좁은 구멍으로 흘러 들어가게 함으로써 한 가지의 주제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첫째는 경찰관 살인미수로 인해 징역형을 살게 된 흑인 전과자 ‘힉스 사건’을 다루는 주인공의 자세와 오보로 인한 갈등 양상이 예수의 역사성을 찾아가는 모습과 결합되어 영화 표면을 둘러싸고 있다.
‘힉스 사건’은 남녀 흑인 간의 말다툼을 중단시키기 위해 개입한 백인 경찰관이 현장에서 힉스라는 이름의 흑인 용의자의 총에 맞아 쓰러진 사건이다. 주변에서 발견된 권총에는 범인으로 검거된 힉스의 지문이 잔뜩 묻어 있는데다 힉스는 폭력전과가 있으며, 무엇보다도 자신이 총을 쐈다고 인정했다. 스트로벨 기자는 힉스가 경찰관을 쏜 사건을 신속히 보도했고, 기사는 신문 1면에 대서특필된 가운데 부상당한 경찰관은 훈장을 받기까지 했다.
누가 봐도 명확한 사건을 기자가 잘 보도했다고 판단되었지만 결국에는 경찰관의 상의 포켓에 있었던 펜총 오발 사건이었음이 밝혀지고, 힉스는 유죄로 답변할 경우 형기를 단축시켜서 풀려나게 해 준다는 경찰과 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자는 오보를 내고 만 것이다.
이것은 기자가 사건을 다룰 때 가져야 하는 자세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기도 했다. 영화는 스트로벨 기자가 근무하는 신문사 내부 전경을 비출 때마다 벽에 쓰여 있는 문구 하나를 지속적으로 보여 주었다. “If  Your Mother Says She Loves You, Check It Out!”(만일 당신의 어머니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이 맞는지 확인하시오!)
미국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사실을 전달하는 기자가 되기 위해 반드시 가져야 할 자세를 가르칠 때 이 문구가 사용된다. 기자들에게는 ‘건강한 회의주의’가 필요하다. 가짜 뉴스가 판을 치는 요즘 중요시되는 ‘팩트 체크’(fact-check) 말이다. 이 문구는 내가 쓰는 기사가 정말 맞는지 의심하고 확인해 보라는 뜻이면서, 거듭된 확인이야말로 사실에 다가가는 가장 정확한 방법임을 아울러 나타낸다.
영화가 ‘힉스 사건’을 다루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예수 사건’을 다루는 기자의 접근 방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첫째는 철저한 증거 수집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 증거를 통해 총체적인 이해를 갖게 하는 객관적인 사실이 무엇인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선입관을 배제해야만 진실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전과를 가진 흑인과 그의 지문이 묻어 있는 권총이 발견된 것만으로 경찰관을 쐈다고 본 것은 증거 수집을 철저하게 하지 못한 결과와 흑인에 대한 부정적 선입관이 작용한 결과다.
〈예수는 역사다〉는 ‘힉스 사건’을 ‘예수 사건’으로 옮겨 과연 예수의 부활이 상식을 가장한 오류나 선입관에 의해 잘못 판단되고 있지는 않는지를 증거 중심으로 조사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추론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부분은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스트로벨 기자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인터뷰하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수 부활의 역사성과 사실성을 증명하기 위해 기자가 인터뷰한 중요 인물들은 원작에서 밝혔듯이 현존하는 전문가들이다. 하나의 사건을 여러 가지 다른 접근을 통해 분석했을 때도 동일한 결과가 도출된다면 그것이 명백한 역사적 사실임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임이 분명하다.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영화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통해 예수 부활에 대한 사실이 무조건 믿어야 하는 개인의 신앙적 결단의 문제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기록을 통해 증명되고 수용되는 합리적 사항일 수 있음을 은연중에 깨닫는다. 이것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을 신화로 접근하거나 신비주의적 대상으로 바라보려는 현대인의 시각에 대해서도 전환을 요구하는 일이다.
기독교 변증의 가치는 이 지점에서 발휘된다. 무신론자가 기독교 변증가와의 논쟁에서 졌다고 바로 기독교 신앙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전 12:3)라는 말씀처럼 기독교 신앙을 갖는 일은 하나님의 은혜이며 이성적 이해를 넘어서는 신비의 성격을 내포한다. 그러나 기독교 변증이 무신론자들이 즐겨 쓰는 언어인 ‘사실과 합리성’을 통해 진리를 전파하기에 그들의 관심을 끌고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접촉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영적 드라마로서의 신앙
또 한 가지 영화 〈예수는 역사다〉는 예수 부활에 대한 전문가들의 기독교 변증 작업을 중심에 놓으면서도 주인공 스트로벨 가정에 임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아울러 보여 줌으로써 전통적인 기독교 드라마를 통해 전달받을 수 있는 감동의 요소를 갖고 있다. 이것은 자칫 딱딱하게 읽혀질 수 있는 기독교 변증 영화의 대중성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예수 부활의 사실성을 증언하는 전문가들의 언어는 학술적이며 지성적인 접근을 통해 관객을 설득한다. 반면 주인공의 아내와 가정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신앙의 일들은 일상적인 언어와 감동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영화는 식당에서 스트로벨의 어린 딸이 음식물에 목이 막혀 죽을 뻔한 응급 상황에서 신실한 간호사인 알피 데이비스(L. 스콧 콜드웰)를 등장시킴으로써 무신론 가정을 만지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게 만든다. 흑인 중년의 간호사인 데이비스는 다른 식당으로 가려던 생각을 바꿔 지금의 식당에 온 사실부터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뜻이 있음을 언급한다. 결정적으로 데이비스는 스트로벨 부인의 신앙적 멘토 역할을 지속적으로 함으로써 강경한 무신론자인 남편을 둔 초보 기독교인의 아내가 어떻게 굳건한 신앙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 주었다. 현실에 바탕을 둔 기독교 대중영화에서 주인공을 돕는 신앙의 조력자는 자주 등장하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하나님의 모습을 등장시키기 어려운 영화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대신하는 역할을 신앙의 조력자들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존 건 감독이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것은 매우 잘된 일이다. 그는 현대 대중의 기호를 맞추면서 기독교 변증 영화를 제작하는 데 고민하며 능력을 증진시켜 온 연출자이기 때문이다. 그의 첫 번째 영화였던 〈체이서〉(Mercy Streets, 2000)는 사기꾼인 동생이 범죄에 연루되어 생명에 위협을 받으며 쫓기다 성공회 부제인 쌍둥이 형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면서 발생하는 형제 간의 갈등과 신앙에 대한 논쟁을 다루었다. 감독 나름대로의 세속적 형식 속에 신앙의 면모를 갖추려는 노력을 보였지만, 일반 대중과 교회 그 어느 편에도 지지를 받지 못한 가운데 제작비도 건지지 못하고 잊혀졌다.
그를 작품성이나 신앙 양쪽 모두 인정받게 만든 영화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빛나는 미라 소르비노를 주연으로 내세워 만든 영화 〈단델리온 더스트〉(Like Dandelion Dust, 2009)다. 〈단델리온 더스트〉는 친모 가정과 입양 가정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솔로몬의 지혜로 풀어 보는 영화다.
기독교 변증으로서 감동적인 신앙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존 건 감독의 도전은 〈예수는 역사다〉를 통해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1) 콜린 듀리에즈, 《프란시스 쉐퍼》, 홍병룡 옮김(서울: 복있는 사람, 2009), p.325.
2) 성인경 엮음, 《프란시스 쉐퍼 읽기》(서울: 예영커뮤니케이션, 1996), pp.119-122.

:: 필자 정보 - 강진구
고신대학교 국제문화선교학과 교수, 영화평론가. 한남대학교대학원(Ph.D., 기독교학과). 공저로 《감성 세대의 영화 읽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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