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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비신자와 지역사회를 위한 ‘착한 교회’ 꿈이있는 교회
- 2017년 4월호

전라북도 익산시는 인구 30만의 작은 도시다. 원불교의 중심지이며 각종 이단 세력이 득세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또한 이슬람 할랄식품 공장이 대규모로 들어선다는 소문도 들린다. 2006년 1월, 이곳에 30대 중반의 노지훈 목사는 꿈이있는교회를 개척했다.
노 목사의 개척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기독교 인구는 전체의 34%로 많이 있었지만, 지역사회에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는 교회에 대하여 사람들이 갖는 시각은 부정적이었다. 기독교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지 않으면 부흥은커녕 전도조차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겨자씨프로젝트
노 목사는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다. 그의 눈에 교회 인근 아파트 단지가 들어왔다. 생활 형편이 어려운 분들이 모여 사는 단지였다. 노인과 장애인들의 전동보조기구들이 단지 내 구석에 자리해 있었다. 놀이터는 밤이 되면 불량 청소년들이 담배 피고 술 마시는 우범 지역으로 변했다. 길거리는 쓰레기장이 연상될 정도로 지저분했다.
이러한 지역사회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던 노 목사는 CHE(Community Health Evangelism) 비전세미나에 참석했다. 그리고 지역사회를 섬기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목회로 미국의 교계를 움직이고 있는 ‘세이비어교회’를 모델로 삼고, 꿈이있는교회를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때 시작된 사역이 ‘겨자씨프로젝트’다. 겨자씨프로젝트는 불신자들이 가득한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한다. 착한 교회의 모습으로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성도는 섬김과 봉사로 다른 이들을 돌보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이미지를 만드는 일에 힘쓰고, 교회는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착한 공동체’의 이미지를 회복해 나간다. 
노 목사는 겨자씨프로젝트를 성도 중심의 사역으로 만들었다. 성도들의 자발적인 헌신과 봉사 없이는 불가능한 사역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렙사스(LepSAS) 성인학습 기법을 도입했다. 렙사스는 Le(Learner Centered)-학습자 중심, P(Prob- lem Posing)-문제 도출, S(Self-Discovery)-스스로 발견하기, A(Action Oriented)-행동지향적, S(Spirit Guided)-성령의 인도의 줄임말이다. 한마디로 학습자 스스로 문제를 도출하고 발견해 행동하게 하는데, 이때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하도록 하는 것이다. 학습자들이 교육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스스로 생각함으로써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는 교육기법이다. 
렙사스 교육을 받은 성도들은 스스로 지역사회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이를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일을 결정한다. 그 후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봉사할지 서로 의견을 조율한다. 이때 기도하며 성령의 지혜를 간구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사역이 결정되면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사역을 감당한다.
겨자씨프로젝트는 거창하지 않다. 그 지역의 필요에 따라 교회가 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한 것부터 섬기기 시작한다. 꿈이있는교회의 사역은 아파트 단지 내를 청소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 뒤 버스 정류장도 청소하고, 길바닥에 붙어 있던 껌도 제거했다. 농수로에 널려 있던 폐비닐과 폐병들을 수거하고, 불법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에는 꽃밭도 만들었다. 교회의 사역들로 정화된 거리만큼 교회의 이미지도 회복되었다.
노 목사는 겨자씨프로젝트를 실행할 때의 유의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지속적이어야 한다. 길거리 청소, 방역 사역은 동일한 기간에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둘째, 총체적이어야 한다. 사역이 신체적·사회적·정서적·영적 영역 가운데 어디에 목적을 두고 있는지 신중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셋째, 기도로 준비하고 기도로 진행해야 한다. 기도가 없는 사역은 보여 주기 위한 일밖에 되지 않는다. 넷째, 지역을 위한 섬김이 전도를 위한 조작적인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진심으로 긍휼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다섯째, 하나님께서 그 지역을 사랑하시고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 품으로 돌아오길 바라신다는 동기부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여섯째, 신중한 계획과 충분한 토론을 거쳐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일곱째, 처음에는 간단하고 단기간에 끝나는 것들부터 시작한다. 처음부터 장기 프로젝트를 하면 결과도 늦고, 참여자들이 쉽게 지치기 때문이다. 여덟째, 겨자씨프로젝트는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해야 한다. 외부의 도움을 받게 되면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지 자원으로 진행해야 한다. 아홉째,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해서 구상, 계획, 실천, 평가까지 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열 번째로는 겨자씨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영적인 영향을 끼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회나 단체의 이름이 아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을 해야 한다.
겨자씨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꿈이있는교회는 지역 주민들에게 ‘착한 교회’라는 칭찬을 받는 교회가 되었다. 교회가 방문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문을 열어 주는 불신자들이 늘어났다. “방역 사역은 지역 주민들의 대문을 열어 주는 것이 큰 역할을 합니다. 요즘 시대에 교회에서 찾아왔다고 하면 문을 열어 주는 곳이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방역을 해 준다고 하면 다 열어 줍니다. 어떤 분들은 문 열고 서서 기다리고 계시기도 합니다. 자기 집은 빼고 그냥 지나칠까 봐 우리를 맞을 준비를 하고 계시는 거죠.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교회가 하면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오랫동안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던 교회가 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교회가 되었다. 지역 주민들은 노 목사를 주거복지 거버넌스 위원회(아파트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지자체, 사회복지관, 주민자치센터, 경찰서, 시의원 등과 함께 협력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협력 단체)에 초대했다. 현재 노 목사는 불신자들 사이에서 위원장으로 추대되어 마을을 섬기고 있다. 목사가 불신자들의 추천으로 위원장이 된 것은 익산 지역에서 놀라운 일이다. 그만큼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교회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두 겨자씨프로젝트로 이룬 일이다.
 
지역을 위한 다른 사역들
꿈이있는교회는 ‘안녕하세요’라는 사역도 하고 있다. 전화로 안부를 묻는 사역이다. 작은 교회는 노인을 위한 사역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재정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거노인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노인을 위한 사역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안녕하세요’ 사역이다. 성도 한 명이 독거노인 한 분과 결연을 맺고, 일주일에 한두 번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독거노인의 공허한 마음을 만져 주는 것이다. 독거노인의 건강 상태도 살피고, 과일이나 국거리를 사 드리기도 한다. 혹시 위급한 상황이나 교회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생기면 주민센터 복지과에 연락해 해결한다.
‘8주간의 기적’이라는 사역도 하고 있다. 8주간의 기적은 주부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내 대안을 제시하는 사역이다. 모임을 통해 주부들에게 필요한 것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한다.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쌀뜨물과 베이킹 소다 등을 섞어 발효시킨 천연세제 만드는 법, 아토피 아동을 위해 베란다에서 유기농 채소를 재배하는 방법, 수족구 예방법, 공간을 활용해 수납하는 기술, 효과적인 자녀 교육법, 부부 관계 개선법 등을 알려 준다. 노 목사는 이 사역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8주간의 기적은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우리 교회에서 한다는 것을 주민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이런 것도 알려 줘?’ 하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갖습니다. 생활에서 필요한 것들을 주제로 다루기 때문에 모든 연령층에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방방곡곡에 겨자씨가 뿌려지길
겨자씨프로젝트는 주님께서 흘리신 보혈의 피로 세워진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역할을 감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결과 지역 주민들은 교회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고, 지역사회에 교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꿈이있는교회의 사역으로 지역사회가 변화되고, 교회의 이미지가 회복되는 것을 보고 익산에 있는 몇몇 교회들이 지역사회를 섬기기 위한 겨자씨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이 전국 방방곡곡에 생기기를 소망한다. 아주 작지만 뿌리를 내리고 시간이 지나면 그늘을 제공하고 새들이 깃드는 겨자씨처럼 지역의 쉼(영적, 육체적)을 제공하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는 꿈이있는교회의 비전이 계속해서 확장되기를 기대해 본다.  

:: 필자 정보 - 글 배태훈 객원기자 · 사진 꿈이있는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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