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특집

1인 가구 증가 현황과 진단
- 2017년 1월호

대중 미디어에 비친 1인 가구 시대
1인 가구 시대가 되었다. 그것을 보여 주듯 요즘 텔레비전을 보면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보여 주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다. MBC에서 방영하는 ‘나 혼자 산다’는 벌써 3년째 금요일 밤의 황금 시간대를 점하고 있다. 다양한 연령대의 혼자 사는 연예인들이 일상의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고, 이들이 엮어 가는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이 밋밋한 프로그램이 뭘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보는 인기 프로그램이 된 지 오래다.
SBS에서는 최근 ‘미운 우리 새끼’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 현재 인기가 최고다. 여기에는 싱글 남자 연예인 4명이 나오는데 진행에는 이들의 어머니가 나와서 말을 보탠다. 연예인 4명은 30대 후반과 40대, 그리고 50대에 진입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혼자 사는 남자들이다. 사회적으로는 성공한 이들인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엄마의 ‘미운 우리 새끼’다. 이 프로그램은 ‘다시 쓰는 육아 일기’라는 기획의도를 갖고 있다. 엄마들은 아들의 일상이 담긴 영상을 통해 아직 철이 없는 자식의 모습을 본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혼자 사는 사람들의 형태와 특징을 아주 잘 잡아내고 있다. 사는 모양과 함께 이들의 심리까지도 상당히 꿰뚫어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실제를 토대로 만들어지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외에도 최근에 혼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소재로 다루는 드라마도 꽤 인기가 있다. JTBC에서 방영했던 ‘청춘시대’라는 드라마는 젊은 여성 4명이 함께 사는 집을 배경으로 한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청춘의 자화상도 의미 있지만 집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공동체라는 것도 흥미롭다. 특히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는 장면이나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해결해 가는 장면도 이 시대에 주목할 부분이다.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해 우리의 주목을 끌었던 또 다른 드라마는 tvN의 ‘혼술남녀’다. 혼자 술을 마신다는 의미의 ‘혼술’은 이제 사회적 트렌드다. 혼술 뿐 아니라 혼자 밥을 먹는다는 ‘혼밥’, 또는 혼자 영화를 본다는 ‘혼영’도 젊은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이며, 또 자리를 잡은 사회적 경향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노량진 스타강사인 진정석이라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일에 최고다. 그런데 그에게 하나의 원칙이 있다면 모든 것이 ‘고퀄리티’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항상 저녁에 고급 식당에서 좋은 음식을 먹으며 혼자서 한 잔의 술을 마신다. 모든 것을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 귀에 이어폰을 꽂고 고급스러운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 그때 그가 남긴 대사가 유명하다. “굳이 떠들지 않아도 되는 이 시간이, 이 고독이 좋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이어서 더욱 좋다.” 어떻게 보면 혼자 산다는 것의 이상을 그가 보여 주는 것 같다.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자신이 이루고 싶었던 것, 상상했던 것을 투영하듯이 이 주인공을 통해 요즘 청춘들의 로망을 보는 것 같다.
1인 가구 시대의 현황
요즘을 1인 가구 시대라는 말을 한다. 혼자 산다는 것이 이제 어색하거나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아니, 이제 대세가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가 보여 주듯 이 시대에 혼자 산다는 것은 어쩌면 고급스러운 삶의 전형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러면 과연 1인 가구가 어느 정도나 될까.
얼마 전 통계청은 2015년 인구 주택 총조사 결과를 일부 발표했다. 그중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던 부분은 1인 가구의 급증이다. 우리나라 총 가구 수는 1956만이다. 이중 1인 가구가 520만으로 전체의 27.2%를 차지해 1위가 되었다. 이후로 2인 가구가 499만으로 26.1%, 3인 가구가 410만으로 21.5%, 4인 가구가 359만 가구로 18.8%, 그리고 5인 이상 가구가 122만으로 6.4%였다. 1인 가구가 가장 많게 된 것은 처음이다. 5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985년까지만 해도 가장 주된 가구는 5인 이상 가구였다. 1980년 통계를 보면 5인 이상 가구가 49.9%였다. 그런데 그 이후 1990년부터 2005년까지 4인 가구가 가장 많게 나타났고, 2010년 조사에서는 2인 가구가 24.6%로 많았다. 그리고 다시 5년 만에 1인 가구가 가장 많아진 것이다. 약 25년의 흐름을 보면 가구의 유형이 급하게 변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족 그림을 그릴 때를 생각해 보자. 아마 1980년대까지만 해도 아이들은 부모에 아이 3명 정도를 그리거나, 많은 경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그림에 넣었을 것이다. 더 붙인다면 아마 삼촌이나 이모에, 객식구까지도 가족으로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부모에 아이 2명으로 줄어들었고, 요즘은 부모에 아이 1명이라고 볼 수 있다. 아마 이것이 보통 전형적인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러한 그림에 들어가지 않는 가구가 절반 이상이 된다. 인구수로는 절반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 가구 비율로 보면 1인 가구와 2인 가구를 합치면 53.3%에 이르러 절반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이제 가구 유형의 변화와 함께 가족의 변화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상당히 급격하며 외국에 비해서도 아주 빠른 속도다. 미국의 경우 1인 가구의 비율이 10% 늘어나는데 40년이 걸렸다. 1970년 17.1%에서 2010년 26.7%로 늘어났으니 40년 동안 9.6%가 증가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2000년에 15.5%였는데 2012년에 25.3%로 12년 만에 9.8%가 늘어났다고 한다. 미국이 40년 걸린 것을 우리나라는 10년 만에 쫓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1인 가구의 비율은 아직 다른 앞선 나라에 비하면 그렇게 높은 비율이 아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은 우리와 비슷하지만 1인 가구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경우는 스웨덴이 47%이고 노르웨이 같은 경우는 38%이다. 이런 나라들을 보면 1인 가구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래는 암울하고, 반면에 아이들에 대한 투자는 더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결혼의 트렌드는 더욱 증가하고, 역시 이것은 1인 가구의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 유형과 분석
1인 가구의 유형을 나누어서 살펴보면 이 현상의 핵심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1인 가구를 결혼의 중심으로 놓고 볼 수 있다. 첫째는 미혼의 가구, 둘째는 과혼으로 결혼 이후를 사는 가구, 그리고 셋째는 노혼으로 노령 인구에서의 1인 가구이다. 이 셋을 나누어서 살펴보면
1인 가구 등장의 원인과 현상을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미혼의 가구이다. 아무래도 1인 가구의 숫자가 가장 많다. 특히 30대에 18.3%, 20대에 17%가 모여 있다. 아마 이들은 많은 부분 결혼을 아직 못한 세대들일 것이다. 이들의 특징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는 자신의 삶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으로 결혼을 미루고 사는 사람들이다. 안정된 직장에 여유로운 삶을 살지만 굳이 결혼으로 이 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드라마 ‘혼술남녀’의 진정석이 이들의 롤모델일 수 있다.
하지만 이때의 1인 가구가 모두 이렇게 풍요로운 것은 아니다. 노명우는 ‘나 혼자 산다가 당연한 세상’이라는 글에서 싱글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초라한 싱글과 화려한 싱글, 그리고 완벽한 싱글이다. 초라한 싱글은 궁상맞고 홀아비 냄새가 날 것만 같다고 한다. 이들은 아직 결혼하지 못한 불완전하고 초라하며 도태한 인생으로 그려진다. 화려한 싱글은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변한 지금 싱글의 자발적인 반작용으로 좀 더 적극적이고 화려하게 인생을 즐기는 이들이라고 한다. 완벽한 싱글은 싱글의 진화가 만들어낸 개념으로 싱글 그 자체를 완벽하고 독립적 존재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어쩌면 화려한 싱글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결혼 자체가 포기된 초라한 싱글일 수 있다. 요즘 이야기하는 젊은이들의 포기된 삶을 생각해 보면 결국 이들이 N포세대의 대변인이 될 수 있다. 결혼은 포기했지만 부모님의 집에 머물기에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둘째는 과혼(결혼을 넘어섰다는 의미로 이렇게 이름을 붙여 보았다)이다. 최근 결혼이 유지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한 해에 이혼은 보통 11만 건 가량이 이루어진다. 매년 22만 명이 결혼에 실패하고 혼자가 된다. 물론 이 가운데 다시 결혼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돌아온 싱글로 남게 될 것이다. 실제적으로 2012년 기준 1인 가구를 혼인상태별로 나누어 보면 미혼 44.6%, 유배우 12.8%, 사별 28.8%, 이혼 13.8%에 이른다. 결국 미혼보다도 결혼 이후 싱글이 된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유배우(有配偶)다. 결혼을 해 상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사는 사람들이 12.8%나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소위 이야기하는 기러기 가족이나 별거, 또는 직장이나 다른 여러 이유로 인해서 떨어져 사는 사람들이다. 물론 30% 가까이는 사별로 인해서 이렇게 된 것이지만 그 외 26.8%에 이르는 사람들은 이혼이나 기타 이유로 별거 중인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통계청의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35년에는 1인 가구의 비율이 미혼이 33.8%, 유배우 18.6%, 사별 30.4%, 이혼 17.2%가 될 것으로 보여 점점 미혼보다 과혼의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주목할 부분은 이혼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가 46.9세, 여자가 43.3세다. 평균 결혼 생활 기간은 14.6년으로 짧지 않은 결혼 생활을 하고 나서 이혼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제적으로 결혼을 가장 많이 하는 연령대는 남자를 기준으로 40대 후반, 40대 초반, 그리고 50대 초반 등이다. 또한 이혼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녀의 유무는 고려사항이 되지 않는다. 자녀가 있는 사람들의 이혼이 오히려 더 많아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배경으로 1인 가구를 연령대 별로 나누어 보았을 때 20대부터 50대까지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즉 미혼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 이혼이나 실제적 이혼상태에 있는 이들로 인해서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이 나이 때에 자살이 많다는 것이다. 40대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50대의 자살이다. 특히 남자들의 경우 여자보다 이 나이대에 3배 가량 많다. 사회학의 대부로 볼 수 있는 뒤르케임은 이혼과 자살을 같은 원인에서 나오는 두 가지 현상으로 보았다. 그것은 결국 사회의 규범이 무너지고 사회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나타는 현상이다. 이렇게 보았을 때 이 나이 때에 이혼과 자살이 병행해서 증가한다는 것은 결코 쉽게 볼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특히 1인 가구로 홀로 남겨진 이들의 삶을 생각해 보면 이 둘은 다른 일이 될 수 없다. 어쩌면 이 나이대의 1인 가구는 위기의 상징일 수 있다.
세 번째 1인 가구 현상의 유형은 노혼이다. 나이가 들어서 결혼이 해지되는 경우다. 보통 사별로 인해서 혼자 지내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 과거 같으면 자녀들이 같이 살겠지만 요즘은 나이가 드셔도 혼자 지내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 여기에 요즘 이야기하는 황혼이혼까지 더해지고 있다. 사별이든 이혼이든 이 나이 때의 1인 가구 비중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오히려 20대와 30대의 비율은 줄어들고 있고, 50대부터는 늘어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1인 가구의 비율이 높은 상위 3지역은 강원, 전남, 경북 지역으로 젊은 사람들보다는 나이 드신 분들이 더 많이 사는 지역이다. 이 연령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때다.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화려한 싱글과는 거리가 멀다. 혼자 된 것이 오히려 경제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야기할 것이다. 요즘은 그래도 연급수급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사회복지 혜택도 늘어났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풍요로운 삶과는 거리가 있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보면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1인 가구에 대한 선입견이 많이 줄어들게 된다. 화려한 싱글로 자신의 삶을 누리며 사는, 그래서 가족이라는 형태도 포기하고 사는 이기적인 인간형에서 벗어나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나 내몰리는 형태의 1인 가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부분에서는 가난과도 연결되어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고 볼 수 있다.
1인 가구로 인해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
다음은 1인 가구로 인해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1인 가구들에 대한 인식 또는 스스로의 자의식이 변화되었다. 우리는 보통 결혼을 매개로 하는 가족의 구성을 나이가 차면 이루어야 하는 필수로 보았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가져야 사람이 완성되는 것으로 여긴 것이다. 이제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자 사는 것이 부족함이 아니라 자신감으로 보이기도 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노명우는 ‘싱글의 위상은 달라지고 있다. 더 이상 싱글은 불완전한 존재도, 비주류도 아니다. 싱글은 이제 주류이자 중심으로 이동했고, 싱글은 그 자체로 완성이자 종착지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가정을 중심 사회의 기본이 무너지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결혼과 가정에 대한 환상이 깨어진 지는 오래다. 높은 이혼율은 법적 결혼이 주는 부담을 더해주고, 자녀 양육의 부담도 크다. 자녀 양육 비용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굳이 법적인 결혼이라는 틀에 들어갈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다. 결국 결혼에 대한 포기로 나타나는 1인 가구는 이 사회의 비정상적인 상황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이들이 늘어나면서 이것은 비정상이 아니라 정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스스로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둘째, 사회에서 받아들이는 것은 소비 문화의 변화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며 ‘나 홀로 소비’ 문화가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과거 혼자라고 하면 대부분 외로움이나 고독을 많이 떠올렸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자신을 위하는 생활패턴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위한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한다. 그래서 혼자라는 의미의 싱글(single)과 소비자라는 의미의 컨슈머(consumer)라는 단어를 합쳐서 ‘싱글슈머’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요즘과 같이 불경기로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때에 싱글슈머의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시장은 이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는 싱글슈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한다.
삼성증권 보고서에 보면 한 카드사의 조사가 나오는데 1인 가구 소비액이 2006년 16조 원에서 2010년 60조 원으로 증가했으며, 2030년에는 194조 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 정도 규모면 앞으로 1인 가구의 소비는 전체 소비 규모에서 2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다보니 시장에서는 1인 가구를 위한 제품이 나오고 있고, 식당과 같은 곳에서도 1인이 누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있다. 특히 소규모 상품이 잘 나오고 있는 편의점이 혜택을 입으며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가격 면에서는 일반 슈퍼마켓보다 비싸지만 접근이 용이하고 도시락과 같이 혼자인 사람이 이용하기 편한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편리하다. 따라서 요즘은 편의점의 제품들이 다양해지고 더욱 고급화되고 있다. 이렇듯 1인 가구라는 새로운 트렌드는 시장을 중심으로 사회를 다양하게 만들어 준다. 기존 4인 가구를 중심으로 했던 상품들이 1인 가구 중심으로 옮기고 기존의 상품에서 대안으로 나타나고 있다.
셋째, 1인 가구의 양면성이 만들어낸 사회현상이다. 가정을 부정하는 이기적 동기가 크게 작용하는 1인 가구를 선택한 이들이지만 동시에 이들은 공동체적 삶을 추구하고 있다. 1인 가구가 일찍 발달한 일본에서는 마치 중고등학생들이 이용하는 독서실과 같은 형태의 식당이 있다. 조리실을 중심으로 하여 칸막이가 쳐진 1인 식탁에서 밥을 먹는다. 주변 사람들과는 완전히 차단이 되어서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다. 심지어 앞면도 칸막이가 쳐 있어서 식당 종업원과 마주하지 않는다. 앞에서 칸막이가 올려지며 주문을 하고, 음식도 이 칸막이가 올려지면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 문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식당이나 커피 전문점에 커다란 식탁이나 탁자가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밥이나 커피를 받아서 개별 탁자가 아니라 이 공동의 테이블에 앉는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곁에서, 또는 마주보며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는데도 어색함이 없다. 공동체 지향적인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바로 앞이나 옆에 앉아 있는 그 사람도 신경 쓰지 않겠다는 칸막이 식당보다 더한 자기중심적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오늘날 1인 가구 중심의 이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습의 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트렌드 중에 하나는 소셜다이닝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공동식사 내지는 사회적 식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은 혼자의 삶에 지켜움을 느낀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식사하는 자리를 갖는 것이다. 여기는 커다란 구속력은 없다. 비정규적인 모임을 만들고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기도 하며 대화를 나눈다. 대표적인 예를 든다면 집밥(www.zipbob.net)이라는 네트워크이다. 이 사이트의 회원들은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모임을 주선하기도 하고 참석하기도 한다. 이들은 모여서 함께 식사하며 나눈다. 이 사이트에 보면 매주 100여 개의 모임이 만들어진다고 하고, 누적 건수로는 벌써 2만 7000건에 이른다고 한다.
또 다른 트렌드라면 셰어드 하우스이다. 한 집에서 공동의 거실과 식당을 가지고, 각자의 방을 갖는 형태이다. 서로의 간섭은 피하지만 공동의 삶은 함께 누리는 형태이다. 요즘 이런 느슨한 형태의 공동체 생활이 늘어나고 있고 심지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이 두 현상은 어쩌면 극도로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삶의 형태에서 공동체로 나아가는 1인가구의 이중적 태도를 보여 준다. 이것은 1인 가구가 가족이라는 틀은 깼지만 또 다른 공동체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보여 준다. 어쩌면 이것은 대체가족이나 대안가족의 형태로 이해될 수 있다. 개인적 삶은 중요하지만 동시에 가족이 주었던 연대도 갖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이다.
1인 가구 시대, 새로운 목회의 도전
목회의 입장에서 보면 1인 가구의 증가는 새로운 도전이다. 교회의 프로그램은 거의 기존의 4인 가구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이제 1인 가구가 27.2%에 이르러 가장 많고, 2인 가구까지 합치면 절반이 넘어가고 있는데 이러한 패러다임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제 교회는 어떻게 보면 가족 중심의 모든 프로그램에 대해서 새롭게 재고해 보아야 할지 모르겠다. 새로운 도전에 기존 가정 중심의 가치관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주어진다.

:: 필자 정보 -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사회학 교수. 마르부르크대학교(Dr.theol.). 저서로 《목회사회학- 현대사회 속의 기독교회와 생활신앙》, 《세상을 사는 그리스도인》등이 있다.

인신모독성 댓글, 광고성 댓글은 관리자가 임의로 삭제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품위를 지키는 댓글 문화를 이룹시다.
                          

독자의견 리스트